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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스탯 업
작가 : 구유
작품등록일 : 201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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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기대를 저버린 불량품 시드.
온갖 멸시와 무시를 받던 그가 죽음의 위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각성한다.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기사, 시드의 폭풍성장기.
[레벨 업! 스태이터스를 분배하시겠습니까?]

 
제 27 화
작성일 : 16-08-18 10:04     조회 : 543     추천 : 0     분량 : 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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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날이 밝자마자 출발할 것 같던 시드는 어찌 된 일인지 해가 중천에 걸렸음에도 아직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시드의 목소리에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몰골로 산맥을 내려갔다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텐데.”

 고개를 내려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쳐다봤다.

 아직 몸이 자라지 않았을 때 입은 옷과 갑옷이 너덜너덜해진 채 시드의 몸에 걸쳐져 있었다.

 갑옷을 비롯해 상의는 작고 추레했지만 그나마 봐줄 만은 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바지였다.

 성한 곳보다 찢어지고 터진 부분이 더 많은 데다 작아서 무릎까지밖에 오질 않았다.

 만약 이대로 마을에 내려갔다가는 미친놈으로 오인받고 말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시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일단 내려가자마자 옷부터 구해야겠군.”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몬스터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을 수도 있지만, 시드는 옷을 만드는 방법 따위는 알지 못 할뿐더러 악취도 너무 심했다.

 “이제 남은 건…….”

 아직도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는지 시드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심각해졌다.

 “대체 어디로 가야 하냐는 건데.”

 시드가 구름산맥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구름산맥으로 올 때조차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온 것에 불과했으니 길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반테스로 가는 길도 알 수 없는 판국에, 그라고스로 가는 길 또한 알 리가 만무했다.

 심지어 시드는 그라고스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시드가 아는 것이라곤 그저 아반테스의 서쪽에 존재하는 왕국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뿐.

 “이 문제도 일단 내려가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나?”

 미간을 찌푸린 채 기억을 더듬었다.

 최대한 아반테스가 있는 방향이라 생각되는 곳을 찾아 그곳보다 서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숨을 내쉰 시드가 드디어 걸음을 옮겼다.

 

 ***

 

 “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우람한 근육질의 사내가 거대한 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콰득-!

 검에 맞은 드룩 한 마리가 아래위로 나뉘며 피를 쏟았다.

 “지금 모여 있는 몬스터들의 가죽만 모아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걸세. 물론, 그전에 죽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옆에 있던 푸근한 인상의 중년인이 차분한 말투와 함께 머스킷의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앙-!

 굉음과 함께 발사된 납탄이 지팡이를 든 있는 여인의 뒤를 노리고 있던 드룩의 머리를 관통했다.

 깜짝 놀란 여인이 뒤돌아 드룩의 시체를 확인하고는 머스킷을 들고 있는 사내를 향해 윙크했다.

 “고마워요, 제노스!”

 “별 말씀을.”

 제노스라 불린 중년인이 마주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노닥거릴 시간이 어디 있어! 그럴 틈 있으면 한 마리라도 더 죽여! 안 그러면 내일은 저세상에서 원 없이 노닥거리는 수가 있어!”

 근육질 사내, 카론이 둘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였다.

 “모두 비켜!”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러자 몬스터와 싸우고 있던 세 사람이 황급히 몸을 피했다.

 “모여서, 터져라!”

 다시 한 번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고 놀라운 일이 생겼다.

 세 사람이 피한 자리에 있던 드룩 일곱 마리가 그 말대로 한 덩어리로 서로 뭉치더니 그대로 터져 나간 것이다.

 콰앙-!

 폭음과 함께 드룩의 살점이 허공으로 퍼져 나갔다.

 마치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파편을 그대로 얻어맞은 세 명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친 남자에게 다가왔다.

 “내가 그거 쓰지 말라고 했지, 거스!”

 “시끄러워! 내 마음이야!”

 여인이 몸에 붙어 있는 드룩의 살점을 떼어내며 소리치자 거스라 불린 남자는 알 바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 이이… 변태 같은 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여인이 거스에게 검을 휘두르며 달려가려 했다.

 “참아, 실란. 이런 일 한두 번 당하는 것도 아니고, 모습이야 어쨌든 거스 덕에 모두 죽일 수 있잖아?”

 “아니, 카론. 더는 못 참겠어. 우리가 이런 개 같은 곳에 온 건, 다 저 자식의 말 때문이잖아! 뭐? 몬스터 가죽을 모아서 파는 부수입만으로도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야, 이 자식아! 가죽을 팔자는 놈이 이렇게 터트려 죽이냐?”

 카론이 뛰쳐나가려는 실란의 몸을 붙잡자 그녀가 몸부림치며 거스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그것도 맞는 말이네만… 그래도 지금은 좀 참는 것이 좋겠네.”

 옆으로 다가온 제노스가 흥분한 실란을 말렸다.

 “하지만 제노스!”

 “내 말 듣게. 자칫 소리를 듣고 몬스터들이 몰려올까 두렵네.”

 제노스가 고개를 저으며 조심히 말하자 실란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제노스의 말이 옳았다.

 방금 상대한 드룩은 겨우 열 마리.

 카론을 포함한 네 사람은 충분히 강하다고 자부할 실력은 되었기에 그 정도는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몬스터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행은 벌써 3일째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그나마 약한 드룩만 나오고 있다만, 언제 그보다 강한 몬스터가 출현할지 모른다.

 “알았어요, 제노스. 이 얘긴 일단 구름산맥을 빠져나간 후에 하기로 하죠.”

 얼굴에 살짝 두려움이 스쳐 지나간 실란이 한숨을 내쉬며 몸에서 힘을 뺐다.

 “그래.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거스? 네 말대로 떼돈을 벌 수 있다 해서 이곳으로 왔다만… 3일이 지난 지금까지 돈이 될 만한 것은 아직 얻지 못했는데? 네놈이 다 터트려 죽여 버리는 바람에 말이야.”

 카론이 무거운 음성으로 물었다.

 거스는 카론의 말마저 무시할 수 없었는지 혀를 찬 뒤 입을 열었다.

 “며칠만 더 있자고. 내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놈의 정보 타령은 그만하는 것이 좋겠군. 그런 불확실한 정보로 벌써 몇 번이나 위기를 겪었네. 더는 일행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어.”

 제노스가 거스의 말을 끊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고. 그냥 돌아가? 이번 일을 위해 우리는 전 재산을 쏟아부었어. 정보비, 식량, 기타 물품들을 준비하느라 말이지! 그걸 모두 헛수고로 만들자는 말이야?”

 “그건 네놈 때문이잖아!”

 말을 듣고 있던 실란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네가 그딴 마법만 쓰지 않았어도 벌써 투자금은 회수하고도 남았을 거란 걸 몰라?”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굴이 새빨개졌다.

 거스는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듯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카론이 결심한 듯 일행을 향해 말했다.

 “복귀한다.”

 제노스와 실란이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화색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카론!”

 하지만 거스는 생각이 달랐는지 카론을 향해 소리쳤다.

 “조용히 해라, 거스. 난 이 결정을 바꿀 생각 따윈 추호도 없어. 네가 뭔가를 정, 하고 싶다면 너 혼자 해라.”

 카론이 거스를 노려봤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카론의 눈동자에 거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젠장, 알았다. 네 말대로 하지.”

 거스는 분한지 몸을 떨었지만 혼자 이곳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결국은 굴복하여 카론의 말대로 구름산맥을 벗어나기로 했다.

 “좋아. 이대로 산 밑으로 향한다. 제노스? 방향을 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카론의 요청에 제노스가 품속에서 지도를 꺼내 들었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이 맞다면 이쪽이네. 이틀 정도 걸어가면 숲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군.”

 제노스의 말에 카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출발하도록 하죠. 이 빌어먹을 곳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으니까.”

 말을 마친 카론과 일행이 이동을 시작하려던 때였다.

 부스럭-

 왼쪽의 수풀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움찔- 하고 놀란 일행이 자리에 멈춰 섰다.

 실란이 뭐라 말을 하려고 하자 제노스가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곤 어깨에 메고 있던 머스킷을 풀어 손에 들고 장전했다.

 딸깍-!

 긴장한 공기 사이로 공이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풀이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제노스가 그곳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만약 튀어나오는 것이 드룩이라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머리통이 박살날 것이다.

 카론과 실란, 거스도 각자의 무기를 꺼내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다가오던 무언가가 수풀을 뚫고 뛰쳐나왔다.

 동시에 제노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매캐한 연기와 함께 납탄이 무언가를 향해 날아갔다.

 “으앗!”

 수풀을 뚫고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사람의 형태를 한 것이 코앞까지 다가간 납탄을 피했다는 사실이다.

 “사람?”

 “이곳에 사람이?”

 깜짝 놀란 카론과 실란이 소리쳤다.

 “아, 놀래라.”

 가까스로 총알을 피한 사람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머스킷을 들고 있는 제노스를 노려봤다.

 “뭐야? 다짜고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흑발.

 날렵하게 생긴 몸매와 그 위에 걸쳐진 맞지 않는 옷.

 깜짝 놀란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키 큰 남자.

 당연하다는 듯이 나오는 반말.

 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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