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6장. 알 수 없는 마을.
작성일 : 17-07-17 23:58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394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뭔가 이상하다. 멀찍이 보이는 그는, 언제나처럼 다정하던 알렌이 아니었다. 뭔가 큰일이라도 있다는 듯 굳은 얼굴로 서두르는 그의 모습이 평소와 뭔가 달랐다.

 

 “......”

 

 유채언덕에서 서둘러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 날 기다리지 않고 어디론가 향하는 그에게 서운하면서도 뭔가 미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

 

 “알렌!”

 

 미자의 목소리를 못 들은 듯 서두르던 알렌이 문득 고개를 돌려 유채언덕을 살피다 뒤늦게 미자를 발견했다. 조금 전까지 굳어있던 얼굴은 어디로 가고 언제나처럼 다정한 그가 서둘러 미자의 곁으로 다가왔다.

 

 “미자, 미안해요. 나... 잠시 어딜 좀 다녀와야 하는데 언덕에서 기다리고 있어 줄 수 있어요? 금방 다녀올게요.”

 “........”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한데도, 자상하게도 미자에게 설명하느라 미자의 손을 붙든 그의 손이 긴장으로 촉촉이 젖어들어 가고 있었다.

 

 “....나도...”

 “네?”

 “나도 갈래요.”

 “......”

 

 알렌의 눈이 커지며 당황한 듯, 잠시 미자를 살폈다.

 

 “나도....”

 “안돼요.”

 

 같이 가자고 다정하게 손을 잡아 끌줄 알았던 그가, 단호하게 거절하며 미자의 손을 조금 더 힘을 줘 잡아 쥐었다.

 

 “나도... 간다고요. 나도 갈래요.”

 “여기서 기다려줘요. 정말, 금방 올 테니까.”

 “........”

 

 다짐을 받으려는 듯 미자의 두 손을 꽉 잡고 그녀의 두 눈동자를 번갈아 보며 힘 있게 말하는 알렌의 모습에, 미자는 오히려 혼란만 일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다짐 따위는 해주고 싶지 않았다.“.......”

 미자가 대답이 없자, 알렌은 그것을 승낙으로 여기고는 안심한 듯 달콤하게 웃었다. 그리곤 다정한 눈빛으로 가볍게 인사하며 서둘러 제 갈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갔다 올게요.”

 “........”

 

 대답하지 않았다.

 미자에게 등을 돌린 채, 서둘러 걸어가는 알렌의 등 뒤로 미자의 작은 중얼거림이 흘러내린다.

 

 “난, 대답하지 않았어. 기다린다고.”

 

 점점 멀어져 가는 알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자는 그제야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우린....”

 

 항상 저 언덕에서 만나, 저 언덕에서 머물다, 저 언덕에서 헤어졌지. 유채 언덕이 아닌 다른 곳은 같이 가 본적도, 가 볼 생각도 해 본적이 없어. 이상하지 정말...

 

 “...아흑!....”

 

 지끈지끈 머리가 정말이지 너무 아프다. 미자는 익숙해지지 않는 그 고통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가만가만 만져 주었다.

 

 “응?”

 

 멀찌감치 서두르던 알렌이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왼쪽에 있던 노란 잎의 나무를 살짝 만지더니 그대로 관통 하는 것이 보였다.

 

 “하아?”

 

 미자는 들키지 않기 위해 나무 뒤에 숨은 모양 그대로, 그 놀라운 관경을 보고야 말았다. 놀라움에 쩍 벌어졌던 미자의 입이, 웃음을 슬슬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집에 데려다 준다는 사람을 매몰차게 대하고 못 따라 오게 한 주제에, 오지 말라는 사람 따라간다며 난 나쁜 년이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거 너무 흥미진진하잖아?

 

 “그냥, 할래. 나쁜 년.”

 

 미자의 입에서 웃음이 자꾸 흘러 나왔다. 킥킥.

 알렌이 나무로 들어선 잠시 후, 미자가 곧 뒤따라 나무를 관통했다.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그저 알아야 할 것을 이제야 알았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모든 것을 아는 듯, 자연스럽기만 한 그를 뒤따르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응? 어디 갔지? 아! 저기 있군.”

 

 미자는 들키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나무 뒤로 숨으며, 제 딴에는 완벽한 척 잘도 따라 다녔지만, 그 어설픔이 옆에서 흘깃 보기만 해도 실소가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하지만 정작 알렌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미자의 어설픈 행동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또다시 나무 뒤 수풀로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알렌의 뒤를 따르는 미자의 얼굴은 두통으로 점점 더 일그러져 가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냉정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럴 수가....”

 

 그렇게 얼마간 더 걷고 나자, 알렌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 졌다. 마치 누군가를 찾기라도 하듯 주위를 둘러보다 급히 나무 덩굴이 칭칭 휘감긴 담장 너머로 들어섰다. 간격을 두고 조심스레 그 뒤를 따르던 미자는 눈앞의 벌어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게 만들었다.

 

 “이런 곳이 있다니....”

 

 수없이 많은 인파가 복작거리는 거리. 알록달록한 건물들.

 하늘에는 구름이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고, 또다시 하늘로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또 어떤 구름은 부슬비를 안개처럼 뿌려 햇빛에 반짝이는 무지개를 보이게 했다가, 거리를 눈 덮인 마을로 만들었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꿈에도 보지 못했던 알록달록한 요정의 마을이 눈앞에 펼쳐 진 것이다.

 

 “완전.... 환상적이다...”

 

 그의 뒤를 따르다 보면, 혹시나 그가 물구나무를 선다거나, 코를 판다거나, 오리걸음 같은 자세를 취하며 우스운 제스처로 비밀리에 길을 헤쳐 나갈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자신은 킥킥 웃으며 따라하려 마음먹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나온 노란 나뭇잎나무 외에는 별다른 것은 없었고. 그저 한참을 이리저리 걸었을 뿐이었다.

 

 “와아...”

 

 그런데 이런 곳이 나타난 것이다. 동물, 식물, 젊은것, 늙은것, 새, 물고기, 모든 것들이 눈앞에 보였다. 그들 모두가 뒤섞여 소통하는 그런 곳이었다.

 

 “하아....앗! 차거!”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걷던 그녀의 어깨위로 차가운 오색구름 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조금 전 봤었던 구름들과는 다른 이 오색구름은 내릴 땐 빗물이 되어 내리다 마을에 닿을 쯤 눈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어깨위에 내린 것도 눈이었지만, 미자의 맨살이 드러난 어깨에 닿자마나 체온에 순식간에 녹아 물이 되자 빠른 속도로 다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꽤액!!”

 “앗?!”

 

 미자는 넋 놓고 그런 구름을 바라보다, 그제야 눈앞에 새떼들이 줄지어 서서 미자를 노려보고 있는 걸 알았다. 생전 처음 보는 화려함에 정신이 나가 있던 미자 때문에, 새떼가 진로 방해를 받자 버럭 소리를 지른 것이다.

 

 “꽥! 비켜, 길 막지 말고!”

 

 제일 앞에 선 새가 멍하니 자신을 내려다보는 미자에게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꽤액 소리를 질렀다.

 

 “..하...아...?”

 

 새는 그저 꽤액 소리를 지른 것뿐인데 뭐라 뭐라 하는 소리가 미자의 귀로 다 들려왔다. 뭐지? 미자는 당황하면서도 두어 걸음 뒤로 피하며 길을 내 주었다.

 

 “미, 미안....”

 “이 두발짐승은 또 뭐야, 멍청이 서서.”

 “그러게 말이야. 하늘에 먹을 게 달렸나? 깔깔깔”

 

 떠들어 대고 있다. 꽥꽥 대면서. 그런데 미자는 그 소리를 또 다 알아듣고 있었다.

 

 “두..두발? ...너, 너희는 뭐니?”

 “......깔깔깔.”

 “깔깔깔”

 

 미자가 머뭇거리며 묻자, 새떼가 또다시 꽥꽥거리며 웃어대더니 몇 마리가 입을 모아 두서없이 또다시 떠들어댔다.

 

 “도도라나.”

 “너 네 두발 놈들이.”

 “뭐라나.”

 “도도. 깔깔깔!”

 

 미자는 꽥꽥 웃어대며 지나가는 도도 떼 들을 또 다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도도 (1681)년경 사라진(멸종 된) 새 이름이다. [자연의 빈자리] 발췌.)

 

 그녀를 비웃으며 멀어져 가는 도도들 뒷모습 뒤로, 저 멀리 길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알렌이 보였다. 그런 그를 보고 퍼뜩 정신 차린 미자가 숨결이 떨리도록 서둘러 뛰어가 봤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서 찾아낼 수가 없었다.

 뭐 이렇게 빠른 거야? 찾을 수 있게 여지를 줘야지. 나... 이제 여기서 이렇게 길을 잃는 거야?

 

 “어떡하지? 대체.... 여기가 어디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장. 함께 [4] 2017 / 7 / 31 296 0 6232   
19 19장. 함께 [3] 2017 / 7 / 31 263 0 5024   
18 18장. 함께 [2] 2017 / 7 / 31 268 0 4012   
17 17장. 함께 [1] 2017 / 7 / 31 275 0 4004   
16 16장. 너와 나의 거리[3] 2017 / 7 / 31 251 0 4706   
15 15장. 너와 나의 거리[2] 2017 / 7 / 31 278 0 4016   
14 14장. 너와 나의 거리[1] 2017 / 7 / 31 276 0 4004   
13 13장. 모든 것들의 마을. [7] 2017 / 7 / 31 270 0 4020   
12 12장. 모든 것들의 마을. [6] 2017 / 7 / 31 266 0 4013   
11 11장. 모든 것들의 마을. [5] 2017 / 7 / 31 280 0 4141   
10 10장. 모든 것들의 마을. [4] 2017 / 7 / 31 268 0 4008   
9 9장. 모든 것들의 마을. [3] 2017 / 7 / 31 272 0 4107   
8 8장. 모든 것들의 마을. [2] 2017 / 7 / 24 272 0 4111   
7 7장. 모든 것들의 마을. [1] 2017 / 7 / 24 258 0 4096   
6 6장. 알 수 없는 마을. 2017 / 7 / 17 277 0 3940   
5 5장. 알 수가 없다. 2017 / 7 / 17 270 0 4254   
4 4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2] 2017 / 7 / 17 280 0 5008   
3 3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1] 2017 / 7 / 17 286 0 4666   
2 2장. 그의 곁으로 2017 / 7 / 17 276 0 4506   
1 1장. 프롤로그 2017 / 7 / 17 465 0 481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