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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3장. 고양이는 언제나 예측불허! [1]
작성일 : 17-07-17 23:46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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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있어야 할까? 언덕에 나가야 할까? 아직 어슴푸레한 새벽, 잠도 제대로 못자고 설치던 미자가 흐리멍덩한 눈으로 여전히 차가운 시멘트벽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다.

 

 “하아....”

 

 차가운 벽에 이마를 살짝 데며, 절로 한숨을 쉰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를 봐야할까? 아니면... 나가지 말아 버릴까?

 

 “음.......”

 

 알렌만 두고 도망 와 버렸으니, 사과를 해야 할까? 아니면... 나가지 말아야 할까? 하도 오랫동안 생각했더니, 이제 머리가 몽롱해져 온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아, 몰라.”

 

 귀찮다. 그냥 자야겠다, 마음먹고 두 눈을 꼬옥 감는다. 그러자 그런 미자의 귓가에 알렌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미자... 미자...’

 

 “으윽....”

 

 어제의 그 일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하다. 어제의 그 아찔했던 어색함. 그 서운했던 진도. 쯧. 민망함을 모르는 척, 한쪽에 접어두고 생각하니 이제 와서야 제대로 겹쳐지지 못한 진도가 몹시 서운하다. 살짝만 틀어졌어도 입술을 스칠 수도 있었을 것을, 쯧.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니, 고민하느라 잠을 못자서 눈언저리가 시커멓게 내려앉고 두 눈이 뻐근하다.

 

 “하아... 어쩌지?”

 

 결국, 미자는 뜬 눈으로 밤을 세웠고, 지금은 침대에서 일어나 머뭇머뭇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갈까? 말까? 전쟁 중이다.

 

 “....그냥, 가자.”

 

 더 이상의 생각은 무의미했다. 미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집밖으로 나서 자 마자, 엄청난 속도로 유채 언덕까지 전

 력질주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못 가게 자신의 발이라도 붙들까 서둘러 가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처녀의 모습이다 라고 하고 싶지만, 그저 꽁지에 불붙은 괭이 마냥 볼품 없을 뿐이다.

 

 “허억! 허억!”

 

 무서운 속도로 유채꽃 만발한 언덕에 올라서자, 그녀의 입에서 가쁜 숨이 세어 나온다.

 

 “허억... 아...하아... 하아... 힘들다...”

 

 한참을 뛰어서 그런가? 머리가 맑아진 기분이다. 어제의 고민도 쓸데없기만 하다. 뭐, 그런 걸로 고민을 했을까? 싶다가 다시 고민이 되려 하기에, 또 다시 아무 생각 없이 유채 언덕을 한 바퀴 뛰어 보는 미자다.

 

 “하아... 하아...”

 

 좋다. 역시 뛰는 건 좋다. 기분이 좋아진 미자는 가슴 한가득 유채꽃을 안아 들이며, 유채의 향을 한 가득 받아들인다. 조심조심 유채꽃 한 송이도 꺾이지 않게 자신의 품안의 꽃을 고이 놓아주며, 가슴 한가득 받아들인 유채 향에 더욱 매혹적으로 의기양양해 지는 그녀였다.

 

 “흐음....”

 

 그런데 오늘은 미자가 와도 너무 빨리 왔나보다. 나무를 한 바퀴 휘 돌아보아도, 알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긴 하늘의 어슴푸레함이 사라진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지금은 이른 아침이리라. 시간과 그 흐름에 얽매이지 않는 그녀는, 시간 따위 생각한 적 없어 그러려니 하고 있다.

 

 “그럼.... 기다려 볼까나?”

 

 어제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통통한 엉덩이를 들이밀려는 그때였다. 기다렸다는 듯, 비릿한 내 음을 머금은 강한 바람이, 미자에게 부딪혀 온다. 그 상쾌한 고요가 그녀에게 세차게 휘몰아 쳐 왔다.

 

 “아.... ”

 

 비릿하지만 차가운 내 음.

 미자는 바람이 실어온 향내에, 아련한 갈망을 느끼며 몸을 절로 떨었다. 몸뚱이에 소름이 돋는다. 무언가 정신 차리라는 듯, 그녀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이게, 무슨 냄새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에, 이상하게 맴도는 갈망을, 갈증을 느끼며 미자는 이상함에 머리를 내돌리고 있었다. 뭐지? 뭘까? 처음 맡는 냄새 인데, 그런데 처음이 아닌 것 같은 이 향기는... 알 수 없는 갈망이 미자를 부추기기 시작한다. 확인하라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확인해 보라고.

 찾을 것을 찾아야 한다고 걸음이 절로 내 디뎌지고 있었다. 유채언덕 너머에 저 커다란 산이 미자를 압박해 오고 있다.

 

 “으음....”

 

 커다란 힘이 강하게 미자를 내리 누르는 듯 해, 미자가 정신 차리려 도리질 치며 산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살폈다. 그때 또다시 미자를 부채질 하듯, 강한 바람이 비릿한 내 음을 몰고 휘몰아쳤고 미자는 바람결에 서서히 취하듯 몽롱해 지고 있었다. 몰려드는 갈망. 머리가 핑핑 돌아 버릴 것 같다. 취해 버린 듯 몸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다. 휘청휘청 정신 못 차리고 앞으로 나아간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녀를 끌어내는 곳으로 향해 간다. 확인해 보고자 한다.

 

 “내가 왜 이러지...”

 

 힘없이 흔들리면서도 미자의 몸은 산으로 어기적어기적 걸어가고 있다.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의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머뭇거리는 마음과는 다르게 몸뚱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람을 따라 산 정상으로 향하고자 한다. 알렌과의 만남은 그렇게 까맣게 잊혀지고 있었다.

 

 언제나 느긋하게 유채언덕에서 지내던 미자에게 산을 타는 일은 꽤 힘이 들었다. 하지만, 꼭 확인해야 했다. 이 냄새의 출처를. 분명 정상위에는 깎아지는 듯 가파른 절벽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냄새는 대체 뭐지? 저 위에 뭔가가 있나? 뭐지? 뭐가 있는 거지? 위험하지는 않겠지?

 

 ‘미자, 위험하니 저 산위에는 올라가지 말아요.’

 

 미자는 알렌이 했던 말이 생각났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계속 올라갔다. 이 가슴을 아리는 갈망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꼭, 그녀의 손아귀에 쥐어야 하는데, 자꾸 세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손아귀에 없는 그것이 너무 허무해서, 허망할 지경인 그 무언가가 연신 그녀를 불러들이고 있었다.

 

 “미, 미자!”

 

 조금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일거야. 헉헉 거리며 간신히 산을 타는 그녀의 뒤로 알렌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미자!”

 

 알렌의 달콤한 얼굴이 사색이 되어, 서두르는 통에 네발로 달리듯이 손으로 산을 디뎌가며 미자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위험해요!”

 “알...렌..”

 

 알렌이 저렇게 놀라 달려올 만큼 이 산이 그렇게 위험하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미자는 뒤에서 애타게 부르는 알렌을 알면서도 자꾸만 산 정상으로 향하는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계속 오르고 있었다. 더 애타게 더 갈망하는 무언가가 저 산 위에 있는 것 같았다.

 

 “미자!”

 

 어느덧 미자의 뒤까지 따라온 알렌이 그녀의 손을 잡아채며 자신을 돌아보게 미자를 돌려 세웠다. 어찌나 뛰어 왔던지 그의 얼굴은 검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거친 숨이 왈칵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내가, 위험하다고.. 하아... 올라오지 말라고 ... 했었잖아요... 하아..”

 

 숨을 쉬는 건지,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거칠어진 숨을 내쉬며, 알렌은 처음으로 미간에 주름을 만들면서 미자를 탓하고 있었다.

 

 “그...래요. 하지만...”

 “그만, 하아... 하아... 내려가요. 미자.”

 

 당황한 듯, 초조한 듯 한 알렌에게는 미안하지만, 미자는 다시 올라가고픈 마음에 그에게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을 잡아오는 그의 따뜻한 손길에 올라가 보기 위해 반항하려던 미자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음.....”

 “걱정 했어요.”

 “...네... 음... 미안해요...”

 

 미자의 손을 꼬옥 쥔 알렌의 손길이 조금 더 다부지게, 그리고 조금 더 다정하게 미자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껴왔다. 알렌의 심각한 눈길아래, 미자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미자의 두 눈을 지그시 들여 다 보는 금빛의 눈동자.

 

 “저 위는 절벽이예요. 그 높이가 어마어마하고 바람 또한 너무 세서, 저 위에 올랐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이루 말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미자... 그러니 올라가지 말아요. 제발, 조심해 줘요. 미자가 이곳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내... 심정이 어땠는지, 미자는 모를 거예요.”

 “아... 미, 미안해요. 음... 걱정하게 해서.... ”

 “다신, 올라오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

 

 벌꿀이 흐르듯 달콤하던 알렌의 목소리가 조금 딱딱하다고 느껴졌다. 화가 났을까?

 

 “...알았어요.”

 

 더 이상 그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화가 난 듯 한 그도 매력적이지만, 그녀를 바라보며 달콤하게 웃어주는 알렌이 문득 그리워 미자는 어미를 쫒는 병아리 마냥 알렌의 말에 따르고 있다.

 

 “...그래요, 그럼 이만 내려가요.”

 

 알렌의 손길에 끌려 산을 걸어 내려가는 미자의 뒤통수가 저릿저릿하다. 무언가가 강하게 그녀를,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채고 내려가지 말라고, 더 있으라고, 더 올라오라고 당기는 것 같았지만, 미자의 손을 깍지 끼고 있는 알렌의 손길이 너무나도 달콤하여 모든 것을 등 돌리게 만들고 있다. 지금 이대로 라면, 그저 지금 이대로라면, 미자는 알렌만으로도 모든 게 다 좋을 듯 했다.

 

 “.........”

 

 하지만 그의 손길을 따라 걷던 걸음이, 한걸음이 되고, 두 걸음이 되고, 열 걸음이 될 즘, 미자의 눈길이 다시 산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머리칼이 쭈뼛 서 올라갈 만큼 그녀의 뒤통수를 끌어당기는 끌림. 가슴이 두근두근 격렬해져 오고 있다. 이 이상하리 만치,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마음은... 병일까?

 

 “하아....”

 

 한숨을 절로 내쉬며 미자는 깍지를 꼭 쥔 알렌의 손을 내려 다 본다. 등 뒤의 이끌림을 버리고 그의 따뜻한 손길을 택했다. 그것으로 되었다.

 

 ‘궁금함은 그냥 궁금함으로 남겨두자....’

 

 그렇게 알렌을 따라 산 중턱쯤 내려 왔을 때, 그녀의 눈에 무언가 하얀 것이 띄었다. 가깝지 않은 거리였다. 윤곽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 그런데도 미자의 눈에 확연히 띄었다. 마치 꼭 보아야 할 것을 봤다는 듯 당연한 느낌.

 

 “...아? ...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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