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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화산검가
작가 : 송진용
작품등록일 : 201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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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에서 쫓겨난 유하(柳河).
그가 홀로 강호를 주유하며 겪게 되는 모험과 사랑의 대서사시.
비정하고 비장한 세상 속에서 검 한 자루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운명과 맞서 나아가는 열혈의 사나이들, 그리고 뜨거운 여인들.
의리와 순정과 배신이 공존하는 세상에 홀로 뚝 떨어진 유하는
바로 당신의 지금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화산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모 속에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세상의 끝으로 가는 주인공.
그의 고독한 여정은 하나의 노래가 되고 시(詩)가 된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정의와 불의를 누가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세상을 상대로 홀로 싸워가는 한 인간의 처절한 고독이
아름답고 웅장한 서사(敍事) 속에서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승화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이 글이다.

 
2 화
작성일 : 16-08-17 15:48     조회 : 485     추천 : 0     분량 : 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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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무정귀(無情鬼)

 

 

 

 

 

 

 

 

 

 

 붉은 빛으로 더욱 물들어가는 몸.

 굵은 촛대에서 촛농이 떨어지고, 일렁이는 불꽃이 방안의 어둠을 흔들고 있을 때, 침상에서는 그것을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이 알음알음 흘러내렸다.

 낮게 가라앉았다가 화들짝 놀라 튀어오르고, 파르르 경련을 하다가 다시 가라앉아 흐느끼는 여체.

 일그러진 고운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단 숨을 턱턱 끊어내고 있는 붉은 입술 사이로 희고 가지런한 치아가 반짝였다.

 그녀의 몸 위에서 파도를 타듯 하던 사내의 움직임이 갑자기 격렬해졌다.

 이어서 급류처럼 쏟아져 나가는 경련.

 사내의 온몸 근육들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었다.

 그때를 기다렸던 듯, 여인이 붉은 입을 한껏 벌리며 자지러지는 비명을 토해냈다. 사내의 단단한 등을 꽉 움켜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부르르 떨리는 손톱이 사내의 몸뚱이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무거운 침묵.

 그 속에서 여인의 조각 같은 두 다리가 사내의 굵은 허벅지를 조이고 안간힘을 쓰듯 쓸어내렸다.

 세 차례나 거듭하고 나서야 단단하게 조이던 그것이 힘을 잃고 툭, 떨어졌지만 두 손은 여전히 사내의 등을 끌어안고 있었다.

 마지막 잔경련이 몇 차례 더 지나가고 비로소 여인의 손이 힘없이 풀렸다.

 “하아-”

 참았던 숨을 뜨겁게 뱉어낸 사내가 몸을 굴려 여인의 옆으로 떨어졌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가슴이 크게 오르내린다.

 사내는 사지의 힘을 빼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고, 여인도 그랬다.

 길고 긴 침묵이 얼마나 흘렀을까. 헐떡이던 숨결도 점차 가늘어졌다.

 여인이 비로소 몸을 돌려 사내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을 뻗어 단단한 알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단 숨결에 목덜미가 간지럽다.

 그래서일까, 사내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망념초(妄念草).”

 무감정한 어투.

 “칫.”

 곱게 눈을 흘긴 여인이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출렁이는 젖가슴과 활짝 벌어진 엉덩이의 부드러운 곡선이 드러나는 걸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등을 돌린 그녀가 몸을 굽히고 팔을 뻗어 탁자 위의 장죽을 집어들었다.

 촛불에 대고 몇 번 빨아 흰 연기를 뿜어내더니 사내의 입에 물려준다.

 사내는 누운 채 장죽을 빨았다. 그때마다 황동의 곰방에 담긴 검은 앵속(罌粟:아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몇 번 깊이 빨아들이고 난 사내의 눈에 힘이 풀렸다.

 “하아- 좋군.”

 “내 몸이? 아니면 망념초가?”

 “둘 다.”

 “칫.”

 다시 깊은 침묵.

 사내는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장죽을 천천히, 깊게 빨아들이고 내뱉었다.

 그런 사내의 팔을 끌어당겨 벤 여인이 장난치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젖꼭지를 간질였다.

 “그만.”

 사내의 지루하게 늘어지는 음성이 낮게 흘러나왔다.

 “이제 그만 해.”

 여인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왜? 벌써 시들해진 거야?”

 사내는 대꾸하지 않았다.

 가슴을 간질이던 여인의 손이 쓸듯이 천천히 내려가 아랫배를 지나 불두덩에 닿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쿵쿵거리는 거친 발소리가 낭하를 건너왔다.

 방문 앞에서 뚝 멈추더니 잠깐의 적막이 흘렀다.

 쾅, 쾅!

 이내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걸걸한 욕설이 뒤따라 쏟아져 들어왔다.

 “염병할 짓이라니! 이봐, 아직까지 그 짓이 안 끝난 거냐? 어지간히 해 두고 기어 나와 봐라, 염병할!”

 사내는 대꾸하지 않았다. 여인도 듣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사내의 알몸을 쓰다듬을 뿐이다.

 문밖의 고함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안 나오냐? 부수고 들어갈 테다!”

 문을 두드리고 있는 자는 서른 남짓 먹어 보이는 거친 행색의 사내였다.

 검은 얼굴을 온통 뒤덮은 거칠거칠한 수염. 퉁방울 같은 눈과 주먹코.

 여기저기 상처 자국들로 일그러진 두터운 입술과 굵은 목을 가진 자다.

 그자가 정말 문을 부수기라도 할 듯 검은 털이 숭숭 박혀 있는 몽둥이 같은 팔을 뻗었을 때였다.

 방문이 왈칵 열리고, 버티고 선 사내의 모습이 두 눈 가득 들어왔다. 눈부신 알몸 그대로였다.

 “어라?”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

 “어지간하면 나도 너의 이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아. 그나저나 보기 흉하다. 그 아랫도리라도 좀 가리지?”

 사내의 무심히 바라보는 눈길에 주눅이 든 텁석부리가 변명하듯 급히 말했다.

 “당삼과 육괴가 뒈졌다. 어때? 이만하면 내가 네 흥을 깬 이유가 되겠지?”

 “…….”

 “호위가 다섯 놈씩이나 달라붙어 있었어. 빌어먹을. 우리가 산 정보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단 말이다.”

 “어디냐?”

 감정 없이 던지는 사내의 질문에 비로소 텁석부리가 히죽 웃었다.

 

 툭.

 열 냥짜리 은괴 하나가 침상에 떨어졌다.

 검은 마의를 걸치고 철검을 집어든 사내는 여전히 무뚝뚝하기만 했다.

 여인이 침상 위에 사지를 뻗고 누운 채 그런 사내를 빤히 바라보았다.

 훤히 드러난 둥근 젖가슴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았고, 잘록한 허리와 앙증맞은 배꼽과 그 아래의 거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슬쩍 한 무릎을 세우며 콧소리로 칭얼댄다.

 “또 올 거지?”

 “떠난다.”

 “응?”

 여인의 눈이 커졌다.

 “떠난다고? 누구 마음대로?”

 발딱 일어나 앉으며 매섭게 노려보지만 사내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다는 듯 등을 돌린다.

 “내가 이따위 돈을 바란 줄 알아!”

 꽝!

 여인의 신경질적인 고함과 함께 은괴가 방문에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그러나 사내는 돌아보지 않았다.

 저벅저벅 걸어 기루 밖으로 나가더니 홍등과 청등으로 온통 휘황찬란한 밤거리를 느릿느릿 걸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창문이 벌컥 열리고 여인의 앙칼진 고함소리가 쏟아져 내렸다.

 “바보! 나쁜 놈! 가서 뒈져버려! 다시는 오지 마! 온다고 해도 이제 다시는 상대해 주지 않을 테야! 멍청이!”

 마지막 절규는 흐느낌에 묻혀갔다.

 하지만 사내는 여전히 돌아보지 않았다.

 제 보폭 그대로 느릿느릿 멀어질 뿐이다.

 

 ***

 

 황도(皇都) 북경에서 남쪽으로 이백 여리 떨어진 곳.

 조물주가 대패로 밀어낸 것 같은 화북평원의 남쪽에 산이 하나 삐죽 솟아 있다. 야트막하나 숲이 우거져서 깊은 산중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제운산(帝雲山)이다.

 사방이 온통 탁 트인 평원인지라 남송현 내에서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산다운 산이기도 한 그곳은 아직 새벽이 찾아오기 전의 어둠에 파묻혀 있었다.

 그 어둠 속에 다섯 사내가 모여 주위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저기 온다.”

 그 중 한 놈의 말에 나머지 네 사내가 일제히 돌아보았다.

 검은 마의에 철검을 허리에 매달고 있는 목석같은 사내의 모습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놈. 죽는 소리를 한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어슬렁거리고 나타나다니.”

 그를 불러냈던 검은 얼굴의 텁석부리 사내가 이를 뿌드득 갈며 노려보았다.

 왕걸주(王杰周)라는 자인데, 화북 지방의 음지에 기생하는 자 치고는 제법 악바리로 이름을 떨치는 잡놈이다.

 다들 왕 노대라고 부르며 두려워한다.

 “썩을 놈. 날 훤히 밝은 다음에 피를 볼 작정인 거냐? 그때쯤이면 죄다 달아나고 쥐새끼 하나 잡을 수 없을걸?”

 왕걸주가 매섭게 노려보지만 검은 마의의 사내는 태연했다. 태평해 보이기까지 하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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