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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4인종의 다리
작가 : 밈밈밈
작품등록일 : 2017.6.4

여주가 차원이동 됨. 그 세계에서 열심히 구르며 인간, 용, 도깨비, 구미호 등, 이 네 종족을 만나 일어나는 이야기.

-전개 느립니다.

 
코 꿰다_24
작성일 : 17-07-16 03:11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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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희는 위니의 방이 넓어진 것에 기뻐했다. 위니가 원래 머물던 방은 시녀들 전용 건물의 독방이었는데, 굉장히 협소하고 창문이 작아 방 안의 공기가 몹시 나빴다. 그런 환경에 환자가 있는 것은 당연히 좋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위니의 새로운 방은 독방보다 5배 정도 컸고 창문도 커다라니 환기시키기 좋았다. 게다가 왕이 보내준 의사와 약은 위니에게 빠른 차도를 보였다. 백희는 그래지한에 대한 미웠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백희가 침대에 앉아있는 위니의 무릎 위에 음식을 올리며 말했다.

 

  "위니. 아~ 해요."

  "배, 배키님."

 

  위니의 손은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다. 고문 중 손톱이 뽑힘과 동시에 반항하느라 손가락이 부러지거나 살갗이 벗겨져 뼈가 드러났다. 그래서 위니는 한동안 손을 쓰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백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음식을 떠먹여 주는 것이었다.

 

  "자, 얼른. 아~!"

  "이, 이러지 않으셔도……."

  "아냐. 내가 먹여 줄거에요."

 

  백희가 씨익 웃자 위니의 볼이 발그레 붉어졌다. 위니는 얼굴을 붉히며 어쩔수 없다는 얼굴로 백희의 시중을 받았다. 처음 백희가 자신의 병수발을 들겠다고 했을 때 펄떡 뛰면서 그럴 수는 없다고 소리 높여 부르짖었다. 하지만 백희의 대쪽같은 고집에 위니는 결국 얌전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위니는 백희의 얼굴을 흘끗흘끗 쳐다보았다. 백희는 자신에게 음식을 먹이느라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위니는 백희의 얼굴을 자세히 훔쳐 볼 수 있었다.

 

  백희의 얼굴은 앳돼 보였다. 피부는 노랗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었다. 이마가 동그랗고 눈썹은 일자였다. 눈은 쌍커풀이 없고 총기가 가득했다. 검정색 눈동자는 유루린이 자주 말했던 것 처럼 밤을 닮아 있었다. 코의 모양은 말랑말랑해 보였고 입술은 자그마했다. 턱도 각지지 않고 부드러워 백희의 인상을 더욱 어리게 만들었다.

  위니는 고개를 숙였다. 백희를 관찰하다 보니 발끝부터 머리 끝까지 열이 오르는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본 백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위니를 쳐다보았다.

 

  "위니. 열이 오르나봐요."

  "아, 아니에요. 배키님. 금방 돌아올 거에요."

 

  위니는 백희에게 황급히 붕대감은 손을 휘저었다. 백희는 그런 위니를 바라보며 물수건을 준비해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위니는 아게한느에게 고문받던 때를 떠올렸다. 그 때는 여기서 죽는구나 싶었다. 광폭한 고문자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위니의 몸과 마음은 이미 죽어 있었다. 삶의 희망을 버렸을때, 위니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백희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였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위니 자신의 목소리도 울렸다.

 

  '나의 구세주.'

 

  몽롱한 얼굴로 잠시 회상을 한 위니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백희를 바라보았다. 백희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위니."

  "네. 배키님. 왜 그러세요?"

 

  백희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온 몸에 흉터 남으면 어떡하죠?"

 

  위니의 몸은 수많은 상처로 뒤덮혀 있었다. 떨어져 나갔던 살점들이 딱지를 만들며 재생되고 있었지만 필연적으로 흉터가 남을 것이 분명했다. 그만큼 깊고, 쓰라린 아픔이었다.

  위니는 씁슬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배키님. 저 같은건 이런 흉터 천개가 있어도 아무렇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지마요."

 

  백희의 입이 삐죽하고 나왔다. 온몸이 흉터로 도배 되는데 어느 누가 괜찮을까. 백희는 이 모든것이 자신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 백희의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거리자 위니는 어쩔 줄 몰라하며 백희를 달래었다.

 

 

 

  유루린은 자신의 방에서 용의 눈을 띄운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용은 파로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다만 몇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면, 멀리있는 무언가를 볼 때는 용의 눈동자가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만약 사람이 있는 곳에서 어떤것을 보고 싶다면 눈을 감고 듣기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자신의 방이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용의 눈동자를 띄웠다.

 

  한참을 보던 유루린이 눈을 감았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유루린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왕궁 곳곳이 아롱씨앗등으로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인간보다 월등한 용의 코에 맛있는 냄새가 이리저리 풍겨왔다.

 

  유루린은 자신의 창가로 다가가 밖을 쳐다보았다. 그의 방은 기사단장 전용 건물의 5층에 있었다. 유루린은 창 밖으로 보이는 훈련장을 바라보며 주위를 살폈다.

  유루린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다가 창가에 기다란 한쪽다리를 올렸다. 그리고 반대쪽 다리를 박차 올리며 창 밖으로 뛰어들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몸을 던진 사람은 순식간에 밑으로 떨어져 창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뛰어내렸던 사람이 다시 떠오르는 기이한 모습이 창문의 시야에 잡혔다. 그의 등뒤에 날개가 달려있었다.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잠시 날개짓을 하던 유루린은 쉭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백희는 위니를 보살피고 난 후 고단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동안 위니의 곁에서 밤을 지새우며 보살폈기 때문에 백희의 몸도 지쳐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던 위니는 제발 가서 쉬라며 백희의 등을 떠밀었다. 백희는 거절하려고 했으나 위니가 쩔쩔매면서 애원하는 모습에 어쩔수 없이 그녀의 방을 나왔다.

 

  왕궁은 어두웠다. 백희가 왕궁복도를 지날 때마다 뒤를 따르던 시녀들이 항상 있었지만 오늘은 아니였다. 시녀들은 오늘도 백희가 위니의 방에서 밤새 간호를 한다고 알고 있었다. 위니는 그녀들을 불러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백희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녀들의 잠을 깨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왕궁복도의 발소리는 백희의 것 밖에 없었다.

 

  다른사람들이 까무룩 잠이 들었을 무렵, 백희는 혼자서 천천히 왕궁복도를 걸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은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은하수가 펼쳐져 있었다. 한국이 아닌 로코에서의 여름을 보내게 된 백희의 감정은 복잡했다. 집이 그리웠다. 너무나도 그리웠지만 이 곳 로코의 여름 밤하늘은 아름다웠다.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며 복도 내부로 고개를 돌렸다. 어두운 왕궁복도를 거대아롱씨앗등이 차례로 밝히고 있었다. 가로등 같이, 하지만 더욱 아름답게 자연이 내려준 빛을 발하며 아롱씨앗은 복도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헤유."

 

  백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20년 평생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몰아서 겪는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러웠다. 충격적이고 힘든일을 겪고 나니 너무나도 가족이 그리웠다. 엄마, 아빠, 동생 백하. 보고싶었다. 안락하고 편안한 자신의 침대에서 잠 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밤을 닮은 레이디가 밤을 걷고 있군요."

 

  백희는 깜짝놀라 자신의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니 유루린이 백희와 세발자국 떨어진 곳에 서있었다. 백희가 눈을 크게 뜨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유루린? 언제?"

 

  언제부터 자신의 뒤에 서있었냐는 물음을 너무 놀라 짧게 줄여버린 백희를 보며 유루린이 살짝 웃었다. 유루린이 천천히 백희에게 다가갔다.

 

  "방금이지요."

  "방금이요?"

 

  백희는 이해가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복도 내에는 자신의 발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만약 유루린이 있었다면 두 개의 발소리가 나는것이 당연했다. 백희가 유루린의 발을 내려다 보았다. 발소리가 나지 않았다면 맨발이거나 양말을 신은채 걸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루린은 기사용 부츠를 신고 있었다.

  유루린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러십니까?"

  "아뇨. 제 뒤에 있었다면 발소리가 났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밤을 닮은 레이디가 너무 골똘히 생각에 빠지셔서 못들은건 아니고요?"

 

  그런가? 백희는 고개를 다시한번 반대쪽으로 갸우뚱 거렸다. 그 모습이 귀여운 유루린이 미소를 지으며 백희의 바로 앞에 섰다. 한참을 올려다 봐야 그 얼굴이 보이는 유루린이기에 백희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유루린의 얼굴이 잘 보였다. 하지만 유루린은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였다.

 

  "이런. 레이디께서 저를 피하시는 건가요?"

  "아니에요. 얼굴이 잘 안보여서 그랬어요."

  "그렇습니까?"

 

  유루린은 고개를 돌려 좌우를 살피더니 거대아롱씨앗등이 달려 있는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유루린의 얼굴이 환하게 드러났다. 백희가 미소지었다.

 

  "오, 잘보여요."

 

  유루린이 잔잔히 미소지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백희는 어색한 침묵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백희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자 유루린이 백희에게 손짓했다.

 

  "레이디. 제 쪽으로 가까이 와보시겠어요?"

 

  백희가 기쁘게 고개를 끄덕이며 유루린에게 다가갔다. 어색한 침묵이 사라질 기회인 것 같아서였다. 백희도 거대아롱씨앗등 밑에 섰고 그래서 백희의 얼굴도 환하게 드러났다.

 

  "왜요? 유루린?"

  "줄게 있습니다."

 

  유루린이 백희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백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루린이 잡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백희의 손에 이름모를 풀이 쥐어져 있었다. 백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올려다 보니 유루린이 낮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 약초를 달여서 꽃 같은 레이디에게 주세요."

  "이거요?"

  "네.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백희는 손에 쥐어진 약초를 내려다 보았다. 그냥 평범한 잡초처럼 보였다. 이게 무슨 약초지? 하는 얼굴로 백희가 고개를 들어 유루린을 쳐다보았다. 그때, 유루린의 눈동자 속 동공이 세로로 찢어진 것을 발견했다.

 

  "어?"

 

  하는 사이 백희가 눈을 한번 깜빡였다. 그러자 유루린의 동공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동그랗게 변해 있었다. 백희가 미미하게 인상을 쓰면서 '내가 잘못 봤나?' 하는 얼굴로 유루린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밤이라 아롱씨앗의 불빛이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일지도 몰랐다. 유루린의 저음이 들려왔다.

 

  "배키님."

  "네?"

  "저 유루린. 배키님이 눈물짓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뜬금없는 유루린의 말에 백희는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이게 갑자기 무슨소리인가 싶던 백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제가 요즘 좀 많이 울긴 했어요. 그죠?"

  "하하. 그렇긴 합니다만."

 

  백희는 혼자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맞아. 맞아. 좀 많이 울었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는걸. 위니가 저렇게 다쳤는데. 백희 혼자 속으로 생각을 하며 자연스럽게 고개를 몇번이고 끄덕였다. 그 모습에 유루린이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없는 곳에서도 눈물짓지 말아 주십시오."

  "네?"

  "저는 배키님이 항상 웃기를 바랍니다."

  "…하, 하하."

 

  백희가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웃자 유루린이 미소 지었다.

 

  "그럼 갈까요?"

  "어딜요?"

  "밤을 닮은 레이디의 방으로요."

  "엑?"

 

  백희가 한껏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유루린이 풋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갑시다!"

 

  백희는 씩씩한 걸음을 걸으며, 유루린은 그런 백희의 모습을 보고 눈웃음을 지으며 밤의 왕궁 복도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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