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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2098 고스트 스쿼드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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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의 장비로 무장한 사설용병회사(PMC)가 군과 정보조직을 대신하는 현대.

법적으로는 일개 PMC(사설용병회사)에 불과한 GNS지만
실상은 폐지된 국정원을 대신하는 실세 정보국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군과 경찰에서 속칭 ‘골든 가디언’이라 부르는 일부요원들은
유사시 해당지역의 군경을 임의로 동원하거나 지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제 11 화
작성일 : 16-08-17 10:08     조회 : 792     추천 : 0     분량 : 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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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심 혀를 내두르며 앰뷸런스에서 내린 장우혁은 뒤에 세워둔 작전차량 범퍼에 걸터앉아 임성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황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한예린의 입을 막는 것도 급한 일이었다. 임성수는 신호가 가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나다, 상황은?

 “수색 중입니다, 정황상 목표가 외노자 구역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귀찮게 됐군.

 “클리너 팀이 체포한 중국인들을 심문하는 중이고 현장에서 찾아낸 플래시드라이브와 중국어 자료들도 분석 중입니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 여자 도보 이동속도가 시속 54킬로미터까지 나왔다더군. 그것도 11분 이상 같은 속도를 유지했어. 촬영된 동영상 화질이 좋지 않아서 정확한 분석은 어려운데 1차 보고로는 BLEEX(외골격 로봇수트) 같은 주력보조 장치를 착용한 것 같지 않다더군.

 “초능력이라도 가졌다는 겁니까?”

 -아니, 그보다는 순간적으로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생각하는 편이 나을 거야. 아니면 유전자조작을 생각해볼 수 있고.

 “네?”

 -미국 인젠이 유전자 조작으로 슈퍼솔저를 만들어냈다는 설은 진작부터 솔솔 흘러나오고 있었거든, 블랙워터의 ‘옐로우 재킷’이 그 슈퍼 솔저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이야기인데 꽤나 설득력이 있어. 자네도 알다시피 그것들 전투력이 상상초월이거든.

 명실 공히 세계 최대의 PMC인 블랙워터가 자랑하는 최강 전투부대 옐로우 재킷(맹독을 가진 북아메리카 말벌)은 그 이름에 걸맞게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총 24명으로 이루어진 정예부대였다.

 최초로 외부에 알려진 건 8년 전쯤이었는데 내전 중인 앙골라에서 옐로우 재킷 단독으로 앙골라 정규군 2개 대대를 불과 여섯 시간 만에 괴멸시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중동과 중남미 마약상 토벌전에서 선보인 파괴력은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막강했다.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자네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겠나?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충분히 가능하고 또 그럴 수 있는 회사였다. 임성수가 다시 말했다.

 -아무도 단언할 수 없어.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세. 그리고… 그 기자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선선히 함구하지는 않을 텐데?

 “원산을 취재하게 해달라는 조건을 달더군요. 현지에 투입되는 GNS와 동행시켜 달랍니다.”

 -흐음, 배짱 대박인 아가씨일세. 다른 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뭔데?

 “저더러 남자친구가 되라더군요.”

 -응?

 임성수의 목소리는 잠시 끊어졌다가 금방 너털웃음으로 이어졌다.

 -하하하, 천하의 푸른 늑대가 쩔쩔매는 아가씨라… 이거 재미있군.

 “너무 멀리 가지 마십쇼.”

 -후후, 그래그래. 그러지. 하하하. 일단 원산문제는 내가 처리하도록 하겠네. 기획실에 오더를 내려놓도록 하지, 우리인력이 투입될 때 동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세. 그리고… 그 아가씨 프리랜서라면서?

 “예, 주로 YBC와 거래하는데, 정직원은 아니더군요.”

 -그럼 MBS가 보도국 정직원으로 채용하도록 해봐. 미래에너지 주력기업의 정직원이 되면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레벨 자체가 달라지고 모든 타워에 출입이 가능해지니까 나라도 혹할 거야. 기왕 비용을 대는 취재라면 MBS 기획방송 정도로 나가는 편이 나을 것이고… 그 아가씨 통제하기도 쉬워질 게야. 아, 물론 자네와 생활도 가능하고 말이야.

 “예?”

 -요즘 연애는 바로 동거부터 시작하잖아. 그것도 아니라고 할 생각인가? 후후, 일단 데리고 살아봐. 두 사람이 지낼 만한 아파트를 하나 준비해 두도록 하지.

 “현장 프로토콜에 결함이 생깁니다. 달가운 일은 아닌데요?”

 -당분간만이야. 어차피 집에 자주 들어가지도 않잖아?

 “타워 출신이 아닙니다. 정직원 채용이 가능하겠습니까?”

 -이봐, 자넨 아무리 봐도 가끔 자네 위치를 잊어버리는 것 같아. 자넨 염라야, 염라. MBS는 미래에너지 계열사고.

 “죄송합니다.”

 -그것도 지시해 두지. 내일쯤 MBS 인사부에서 전화가 갈 거라고 전하게. 입만 잘 닥치게 만들어.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아가씨 이름이… 한예린이라고 했나?

 “예.”

 -후후, 이거 간만에 웃어보는군. 어쨌든 수고해. 변동사항이 생기면 즉시 보고해 주게나. 하하, 하하하하.

 임성수는 계속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다. 장우혁은 쓰게 입맛을 다셨다.

 그에게 과분할 만큼 매력 넘치고 마음에 드는 여자지만 신경 쓰이는 점이 없지 않았다.

 우선은 남자친구를 원한다기보다 왠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이 먼저 다가갔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고 그건 한예린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았다.

 ‘가까이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지.’

 일단 생각을 접고 박철희를 호출했다.

 “도깨비, 뭐 좀 나왔나?”

 -에리카에 대한 건 없습니다. 건진 건 국내에 들어온 트라이어드 조직원 일부의 명단입니다. 지방 외노자 구역과 서민 구역 대부분을 지배하에 두고 무기와 마약, 인신매매를 중심으로 현금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건 나중에 처리하자, 급한 건 에리카다.”

 -그거 말고는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도면 몇 장 찾아낸 게 전부입니다.

 “정부청사라… 올해 청사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뭐가 남았지?”

 -잠시만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지고 곧 대답이 돌아왔다.

 -11월 9일에 3사 CEO와 총리 연석회의가 있네요.

 “4주나 남았어. 너무 멀어.”

 -어차피 거긴 경비가 삼엄해서 어려울 겁니다, 저격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폭약은 그 여자 스타일이 아닙니다. 차라리 여자 밝히는 높은 양반들 찾아보는 게 빠를 것 같은데요?

 “그럴 수 있겠지, 하지만 여자 밝히는 인간들이 하나둘은 아니잖아.”

 -문제는 그거죠, 후후. 일단 현장에서 수거한 서류들 뒤져서 건질 게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젠장, 오늘도 잠자기 틀린 것 같군. 가용인력 총동원해라, 뭐든 찾아내.”

 -넵.

 “그리고… 일단은 회사와 정부기관 고위층에 미인계에 능한 특급 여자킬러가 고위층을 노린다는 긴급 보안회람 돌리도록, 특기사항 나오면 연락해라. 수고해.”

 -옛썰, 수고하십쇼. 아웃.

 무선을 끊어버린 장우혁은 어깨를 좌우로 돌려보며 느릿하게 범퍼에서 일어섰다.

 몇 안 되는 그의 지인 리스트에 ‘여자친구’ 씩이나 되는 거창한 이름으로 새로 등록된 골칫덩이를 돌려보내야 할 시간이었다.

 

 타워

 

 

 

 마지막 200미터를 전력질주로 달려 한 시간에 걸친 아침운동을 끝낸 장우혁은 공원 입구의 워킹레일 앞에서 허리를 꺾고 거친 숨을 가다듬었다.

 오래간만이지만 꽤 긴 휴식을 취했는데도 몸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여기저기서 삐꺽거렸다.

 아무래도 너무 오래 아침운동을 거른 것 같았다.

 워킹레일에 발을 올리고 웨스트 윙을 눌렀다. 빠르게 움직인 레일은 곧장 그의 아파트 앞에다 그를 내려놓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상의를 벗어 세탁기에 던지며 중얼거렸다.

 “블라인드 걷어.”

 출입구 건너편 전체를 가리고 있던 검은 블라인드가 사라지고 새파란 하늘이 전면유리를 가득 채웠다.

 아파트에 살림은 거의 없었다.

 회사가 준비한 80제곱미터짜리 원룸형 아파트인데, 전망 좋은 위치에 최고급 자재와 시설을 써서인지 월세는 대단히 비쌌다.

 그러나 그 값을 하는지는 의문이었다. 자동으로 청소와 빨래를 해준다는 것 이외에는 딱히 편리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만일 내 돈으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면 절대 입주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권총을 대충 수건에 싸 들고 욕실로 들어서려는데 하얀 김이 앞을 가렸다.

 “운동 끝났어?”

 졸다 깬 듯 살짝 갈리는 목소리, 아직 자는 줄 알았는데 한예린이 욕조 속에 누워 있었다.

 물속으로 길게 뻗은 다리가 유난히 늘씬하게 보였다.

 “어? 어.”

 그가 어정쩡하게 서 있자 한예린이 다리를 끌어당겨 욕조에 자리를 내며 말했다.

 “칫, 볼 거 다 본 처지에 뭘 내외를 하실까? 들어와.”

 찰랑거리는 수면 위로 어깨와 무릎에 맺힌 물방울이 영롱하게 반짝였다.

 “땀 냄새 날 텐데?”

 “난 남자 땀 냄새 좋다니까?”

 잠시 갈등하다가 그냥 한예린의 건너편으로 들어가 앉았다.

 뜨거운 물을 양손으로 떠서 머리에 몇 번 붓자 한예린이 욕조를 건너와 조용히 그의 목을 휘감았다.

 물속에서 한예린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매끄러운 피부를 쓰다듬으며 눈을 감았다. 뜨거운 물이 온몸을 나른하게 가라앉혔다.

 근 20일 가까이 정신없이 돌아쳐서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기는 했다.

 라오스와 필리핀에 연속해서 투입되었고 돌아오자마자 테러와 킬러 문제로 온통 시간을 빼앗겨 지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없었다.

 그나마 한예린의 정직원 채용을 축하하는 술자리를 가지면서 잠시나마 긴장을 푸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사실 지난 며칠 간간이 한예린과 함께 지내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둡고 무겁기만 한 그의 일상에 약간의 빛이 스며든 느낌, 밝고 매력적인 여자고 그녀와의 섹스도 최고였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예린이 그의 목에 키스하며 물었다.

 “무슨 생각해?”

 “니 몸매 예쁘다는 생각.”

 “칫, 거짓말.”

 한예린은 그대로 목 어름에 얼굴을 묻더니 가만히 그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아침부터 꼬시지 마, 인마.”

 “자기 일부는 반대로 이야기하는데?”

 한예린은 무릎으로 그의 아래를 슬쩍 건드렸다.

 마치 뱀처럼 매끄럽게 감기는 느낌, 그는 가볍게 키스를 하면서 생고무처럼 탄력 넘치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한손에 다 들어오지 않지만,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은 크기,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끌어당겼다.

 “나 지쳤어.”

 “뭐가 지쳐, 이렇게 쌩쌩한데.”

 한예린은 거침없이 그의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단단해진 그를 끌어다 천천히 자신의 몸에 밀어 넣었다.

 벌써 달아올랐는지 그녀의 몸은 그를 무섭게 빨아들였다.

 “하악…….”

 달뜬 신음, 서로의 몸에 깊숙이 진입한 뿌듯함이 온몸을 지배했다.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두 사람 모두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따뜻하다.”

 그가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이자 한예린은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눈앞으로 다가온 핑크빛 유두를 살짝 깨물면서 차근차근 온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한예린의 하체가 먼저 움직였고 찰랑거리는 물소리가 빨라졌다. 장우혁도 리듬을 타면서 천천히 공격을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한예린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 뒤로 넘어가고 무너지듯 허리를 꺾고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미… 칠 거 같아, 오빠. 사랑해.”

 한예린의 입에서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토해낸 말이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혈관을 폭주하는 아드레날린을 가라앉히는 기분으로 그녀의 가슴과 목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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