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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는 로맨스를 원하지 않는다
작가 : Gwan
작품등록일 : 2017.6.5

[라이트노벨/러브 코미디/얀데레/츤데레/S&M?/오글오글] 과거의 상처 탓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상실하게 된 오영. 그런 오영을 중심으로 김별과 김설, 그리고 상처 많은 사람들의 청춘성장로맨스.


 
1 - 5. 기다림이 길수록 애틋함은 강해진다
작성일 : 17-07-14 00:56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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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설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별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개··· 밖으로 뛰쳐나갔어.“

 

  “현관문 소리 들었어···.“

 

  “개, 꽤 대범한 차림이었는데··· 봤어?“

 

  “···검은색 네글리제. 엄청 얇은···.“

 

  “흐음, 잘 알고 있네? 그럼 그 차림새 그대로 뛰쳐나간 것도 알고 있어?“

 

  “···많이 추울 텐데···.“

 

  “고작 그거? 추운 건 둘째 치고 그 차림으로 바로 나갔다니까?“

 

  “그 일 있고 나서··· 남자 조심하라고 항상 말했어···. 괜찮을 거야··· 똑똑한 아이니까···.“

 

  “음··· 그 정도 차림이면 자기 의사랑은 전혀 관계없는 건데···. 그냥 멈춰있을 모양이구나, 내 영이는.“

 

  “난 자격이 없으니까···. 많이 미안하고··· 많이 슬프네···. 젠장···.“

 

  “하아··· 이 멍청이···. 영아, 논리적으론 자격 없겠지만, 감정이 앞선다면 그딴 것도 필요 없지 않을까?“

 

  “···감정···?“

 

  “그래, 감정. 영이 네가 처음 개를 주워왔을 때 나 엄청 놀랐거든? 영이 넌 항상 타인을 피했으면서··· 개한테는 손을 내밀었으니까.“

 

  “···그건 동정이야. 그냥 동정···. 김설이 너무 불쌍해보여서···.”

 

  “네가 생판 모르는 사람을 동정하는 아이니?“

 

  “···아니···.“

 

  “근데 왜 개한테는 그랬을까? 아~ 어차피 이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겠네. 지금 중요한 건, 그때 영이 네가 개에게 이성이 아닌 감정이 앞서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우연히 김설에게 동질감을 느꼈고, 불쌍하게 여긴 거뿐이라니까···!“

 

  “하~ 답답해, 멍청하고 우유부단한 영이는 정말로 답답해. 그럼 이건 어때? 아직도 네가 김설에게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동정심」이니?“

 

  “······.“

 

  “조용해지는 거보니 진짜 모르거나 아니면 알면서 모르는 척 하거나, 둘 중 하나겠네. 아마도 ‘김설’은 후자로 착각하는 거 같지만··· 역시 난 전자가 맞을 거 같아. 나와 오랫동안 함께한 영이는 그저 「모른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아이니까···.“

 

  “뭐야···. 뭐가 뭔지 모르겠어···. 별이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내가 뭘 모르는 척한다는 건지, 뭘 모르고 있다는 건지···.“

 

  “영아, 혼란스러워하지 않아도 돼. 나한테는 가혹하겠지만··· 이 누나가 친히 우리 동생한테 어드바이스 해줄 테니까.”

 

  “별이 너는··· 내가 뭘 모르는지 알고 있구나···. 가르쳐줄래? 정답이 뭔지··· 나는 멍청해서 모르겠어···. 너···무 괴로워···!“

 

  “후훗··· 영아···.“

 

  별이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내 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괴로워 할 거 없어. 답은 오직 이 안에 있으니까.“

 

  그리고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 가슴을 가리켰다.

 

  “어차피 멈춰서 쉴 건데··· 우리 가볍게 산책정도만 할까? 조금만 걸은 다음에··· 그 다음에 쉬자. 내가 내 곁에서 같이 있어줄게, 모르는 건 내가 천천히 가르쳐줄테니까···.“

 

  천천히··· 걷자···. 조금만 걷고 쉬자···.

 

  “그래도, 역시 그 전에··· 일단 우리 영이가 스스로 첫 발을 내딛어야겠지?”

 

  별이가 나를 꼭 껴안으며 내 귓가에 속삭이듯 다음 말을 늘어놓았다.

 

  “김설··· 네글리제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어. 그 얇은 천 조각만 벗기면 말이야··· 알. 몸. 이. 야.“

 

  !!!!!!!!!!!!!!!

 

  “그걸 왜 지금 말해!!“

 

  나는 침대 위를 벌떡 일어났다. 별이의 몸이 갑작스러운 내 반응에 휩쓸려 나가는 것도 개의치 않고 말이다.

 

  “어디 가는데?“

 

  그럼에도 불쾌감 없이, 침대에 들어 누운 별이가 내게 말했다.

 

  “망할 치녀 찾으러! 찾아서 아예 목줄로 단단히 묶어 놓던가 해야지···!“

 

  나는 방 안에 있는 예비용 옷장에서 두꺼운 외투하나를 꺼내며 답했다.

 

  “그래? 그럼 아까 우리가 앉아있던 놀이터 벤치로 가봐. 아마 개는 거기 있을 거야. 내가 어떻게 아는 지는 에필로그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거고.“

 

  “뭐? 에필로그는 뭔 소리야?!“

 

  “아··· 신경 쓰지 마, 그냥 혼잣말.“

 

  “너 요즘 자주 그러네···. 네 방가서 먼저 자고 있어. 김설 찾아올 테니까.“

 

  “그래, 다녀와. 으응···. 나도 머리나 길러볼까?“

 

  별이가 고양이처럼 들어 누운 자세 그대로 길게 기지개를 켰다.

 

  “넌 뭘 하든 예뻐.“

 

  나는 그런 별이에게서 뒤돌아선 채 답했다.

 

  그리고―.

 

  아빠가 데리러간다, 이 망할 강아지야!

 

  아까와는 다른 감정으로 놀이터를 향해 전력질주 했다.

 

 

 

  ※※※

 

 

 

  “···진짜 여기 있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잠이 들었을 시각.

 

  불 켜진 가로등 하나만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고 있었다.

 

  진짜 별이 말대로 놀이터 벤치라니···.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한 점도 비추지 않는 그곳은, 오로지 김설만을 위한 독무대였다.

 

  “···영, 영이 씨···.“

 

  타인의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김설은 한순간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곧바로 그 인기척이 나라는 사실을 알고는 안도에 한숨을 내셨다.

 

  “늦어서 미안해. 나, 기다렸어?“

 

  내 말에 김설의 떨리는 갈색 눈이 「당신을 애타게 기다렸어요···」라고 대변해줬다.

 

  “많이 추웠지? 외투 가져왔어.”

 

  나는 벤치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걸어갔다.

 

  내가 둥근 원 안으로 들어서자, 두개의 그림자가 마주본 채 서로를 향해 애틋한 눈빛을 보냈다.

 

  “안 오실 줄 알았어요···.“

 

  무겁지만 따뜻한 외투가 김설의 어깨에 내려앉는다. 부디 그 무게감이 이 가녀린 몸을 지탱해줄 길 바라며.

 

  다행히 김설은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기에 외투를 걸쳐주는 과정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럴 줄 알면서 뛰쳐나간 거야?“

 

  “사실··· 기다렸어요···. 영이 씨라면 저를 붙잡아주진 않을까싶어서, 저를 만나러 와주지 않을까싶어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죽어 들어가는 목소리.

 

  그 모습을 보자, 참을성 없는 나는 손을 뻗어 김설의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었다.

 

  “또··· 날 기다리게 했네. 「미안하다」“

 

  아까와 같은 말을 힘겹게 내뱉었지만, 이번에는 그 말에 진심이란 것을 담아냈다.

 

  “영이 씨가 기다리라고 하면··· 저는 기다릴 거예요···. 설령 영이 씨가 오지 않으셔도··· 제 마음은 이미··· 그렇게 변해버렸으니까요···.“

 

  조금씩, 내 눈과 마주한 갈색 눈이 촉촉해져간다.

 

  “김설··· 너보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서 미안하다···. 네가 일방적으로 감춘 건데··· 정말로 미안하다···.”

 

  그리고, 그런 김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나.

 

  “이미 한 달이나 지났지만··· 사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이 씨가 사과해주셔서··· 정말··· 정말··· 기뻐요···.“

 

  감정이 넘쳤기에 흐르는 눈물은 아까와는 전혀 다른 눈물이었다.

 

  나는 손을 뻗어 김설의 그 여린 눈물을 닦아주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틀렸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건··· 네가 아니라 나였어···. 내 감정을 모르는 건··· 나 자신이었어.“

 

  “영이 씨··· 당신은 모르는 척한 게 아니라 진짜 몰랐던 거였군요···. 저도 틀렸네요.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오답을 말했어요.“

 

  “그래···. 틀려서 미안하다. 너도 내게 말해주지 않을래? 미안하다고.“

 

  나는 김설의 손을 내 뺨으로 어루만졌다. 김설이 나를 만져줬으면 했고, 내가 김설을 만지고 싶었기에.

 

  “네···. 미안해요··· 틀리기만 해서··· 영이 씨를 혐오한다고 해서, 싫어한다고 말해서···.“

 

  그 갈색 눈이 내게 말했다.

 

  「당신을 만지고 싶다고. 껴안고 싶다고. 느끼고 싶다고」

 

  나는 그 눈에게 답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내가 금방 가겠다고」

 

  “그 사과 받을게. 그리고··· 정말 고마워···. 나는 이제 모르는 걸 배워가고 싶어.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 내가 너보고 또 기다리라고 말하면··· 이번에도 날 기다려줄래? 계속··· 계속 내 곁에··· 남아 있어줄래?“

 

  간절함이라는 것을 다시 내 말에 담았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까? 김설이 이해해줄 수 있을까?

 

  “아뇨, 이제는 기다릴 수 없어요.“

 

  갈색 눈이 또 한 번 내게 말했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역시··· 이번에도 나는 전하지 못한 모양이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요! 제가 당신께 다가가겠습니다.“

 

  어···? 다가···가겠다고···?

 

  “영이 씨가 제게 다가오시는 것처럼, 저 역시 영이 씨에게 다가갈게요. 그러니··· 그러니까···! 우리 중간에서 만납시다. 만나면 「미안해」라는 말 대신 제게 다른 말을 해주세요. 천천히 걷다보면··· 영이 씨는 분명 깨달을 거고, 저는 그런 영이 씨에게 웃으면서 대답할 수 있을 테니까···.“

 

  그저 멈춰선 채 기다리는 게 아닌, 천천히 걷자. 서로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자.

 

  김설의 그 말은 이제껏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도 내게 큰 행복감을 안겨다주었다.

 

  나는··· 나는···!

 

  행복을 품은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첫발을 내딛었다.

 

  “내가! 내가 너보다 더 빨리 움직일게. 우리 중간지점 말고 네가 있는 곳 근처에서 만나자. 내가 꼭, 꼭 널 만나러 갈게···! 지금은 말 할 수 없고··· 자격도 없지만 ··· 꼭 그때는 피하지 않고 제대로 말할게. 그리고 그때는··· 너에게 사과하지 않을게.“

 

  가슴 속에서 끌어 오르는 뭔가가 내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아직은 이름 모를 그것이.

 

  멈춰있던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젠 머뭇거릴 이유 따윈 없다.

 

  첫발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저는 역시 당신이 좋아요! 당신을 싫어한다는 길 따윈 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너무 사랑합니다! 지금 죽어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저의 영이 씨···. 정말··· 정말, 정말 죽을 만큼 사랑합니다···.“

 

  서로를 바라보던 두 눈이 살며시 감긴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입술과 입술이 마주친다.

 

  “김설···.”

 

  그 만남에, 달콤함이 온 몸으로 퍼지며 날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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