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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의 앙칼진 토끼
작가 : 새콤달콤78
작품등록일 : 2017.7.11

왕비는 토끼로 태어났다. 라벨라는 6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미래(2016년)로 왔다. 그녀가 환생한곳은 궁전이다. 운이 좋았구나 생각도 잠시 그는 자신의 몸을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인간이 아니었다. 토끼였다.

게다가 이 궁의 주인인 왕은 사자에게 살아있는 토끼를 먹이로 주는 인간이다. 언젠가 라벨라토끼도 사자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것도 산채로 말이다.


왕비의 영혼을 가진 토끼. 다시금 인간이 되고 싶은 토끼. 말하는 토끼. 맹수 같고 약간 돌끼있는 남주. 현시대의 몇 안되는 권력을 가진 왕인 남주.

 
3.토끼로 환생한 왕비
작성일 : 17-07-13 21:03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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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불리 먹은 토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나나 칩이 놓여 있었던 바로 위에 창문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굳게 잠겨져있다. 방문도 굳게 잠겨져있었다.

 그러면 그 집사가 올 때 슬며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나니 문득 지난밤 일이 떠올랐다.

 파에라라는 하녀가 이성의 주인이 토끼를 사자의 먹이로 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주인을 어제 마주쳤다. 집사가 그를 저하라고 불렀으니 그가 이성의 주인이었다.

 그는 자신을 보고 사자의 먹잇감이라 불렀다. 자신의 어미토끼를 산채로 사자에게 먹이로 주게 시킨 이는 그인게 분명했다. 그것을 생각하자 또다시 토끼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때 어떻게 해서라도 어미 토끼를 같이 데리고 나왔다면 이런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막연한 죄책감이 들었다.

 깊고 검은 눈동자에선 서늘함이 느껴졌다.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그를 생각하니 무서움과 분노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토끼는 이빨을 바득바득 갈았다.

 

 ‘내 언젠가 어미의 원수를 갚을테다!!’

 

 토끼는 기약없는 다짐을 했다. 심각한 생각을 너무나 한탓인지 배부르게 먹은 탓인지 나른한 햇빛에 잠이 몰려왔다.

 일단 쉬다가 탈출하리라 다짐하며 침대 아래쪽에서 자리를 잡고 꾸벅꾸벅 잠이들었다. 따스한 햇볕이 토끼의 흰털을 더욱 뽀얗게 만들었다.

 

 ‘잠깐만이야. 여기 있다가 집사가 방심한 사이에 문사이로 나가면 돼..’

 

 첫 번째로 탈출했던 방법을 다시 한번 써보겠다고 다짐하며 토끼는 자리를 잡았다. 뒤로 다리를 슈퍼맨처럼 쭉 뻗은 채 편안한지 두귀를 접었다. 그리고는 눈을 무겁게 끔뻑거리다가 눈을 감았다.

 갈색 섀도를 바른듯한 눈주위로 촘촘히 긴 속눈썹이 스르륵 내려앉았다. 뽀송뽀송한 흰털 앞발에 자그마한 흰 얼굴을 대고 다리는 뒤로 길게 뻗었다. 하얀 솜털은 세상 편한 듯 잠이 들었다.

 한편 자신의 일용할 간식이 없어진 것을 모르는 집사는 주인의 횡포에 노련한 그도 아연 실색이 되어있다. 새벽에 갑자기 불러 고생시키더니 이제는 아침부터 아랫것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사람이 얼마나 차갑고 냉정해질 수 있는지는 저하를 통해서 충분히 알게 되었다. 왕은 최근 들어 옆 나라와의 외교문제 때문인지 더욱 잠을 자지 못해 난폭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꼬투리를 잡아 족치는 인간도 아니다. 누가봐도 아랫것의 잘못인 것을 정당히 지적했다.

 하지만 듣는이는 어디 그런가. 나이 지긋한 그도 움찔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루에도 몇 번 그의 일처리를 존경하다가 그런 모습을 보면 혀를 끌끌 찰 뿐이었다.

 일을 그만두고 쉴까 하다가 전 주인 즉 카시안의 할아버지가 간절히 부탁한 것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흔히들 막장이라고들 하는 카시안의 집안은 모르포테 나라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매체의 발달은 그것을 지구 한바퀴를 돌아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했다.

 미약한 권력을 가진 남자, 그리고 그런 그를 사랑한 여자. 둘의 사랑은 이루어 질수 없었다. 약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힘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어쩌면 여자를 지킬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아버지는 왕위를 잇지 못하고 죽었다. 그리고 아버지 대신 카시안이 왕좌에 앉았다. 어린시절 자신의 부모 일들을 겪어서인지 저하는 냉정하고 차갑게 자랐다.

 집사는 자신도 모르게 휴 한숨을 내쉬며 심호흡을 했다. 그 흉포함이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가라앉혀졌다. 오늘도 집사는 마인드 컨트롤에 성공했다.

 카시안은 고용인들에게 한여름에 시베리안 벌판을 경험하게 한 후 모두다 내보냈다. 그리곤 여유롭게 노트북을 켰다.

 오늘도 처리해야 할 일은 많았다. 본격적으로 일하려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러나 손목 부분이 노트북에 닿자 따끔따끔 거렸다. 그의 인상이 묘하게 찡그려졌다. 손목부분을 들어 올려 보자 그곳에 피맺힌 자국이 있었다.

 간밤에 토끼가 남긴 표시였다. 그의 매끈하고 상처하나 없는 팔엔 상처가 생겨버렸다.

 

 ‘이 토끼를 그냥!!’

 

 새벽에 정원에서 토끼를 잡았다. 방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것은 발버둥을 쳐댔다. 그 덕에 그의 손목엔 날카롭게 베인 듯 상처가 남았다.

 카시안은 새벽부터 자신의 심기를 더럽힌 토끼에 잔뜩 뿔이 나있었다. 차를 급정거 시킨것도, 잡으려다 옷을 다 버린 것도 결국 다 그 토끼 때문이었다.

 부들부들 그의 손이 분노로 떨렸다.

 

 ‘감히 쪼그마한 것이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그 토끼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좋은 쪽이 아니었다.

 

 

 *

 지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집사는 편히 쉴 것을 기대하며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자신의 방이 맞는지 방문 밖을 한번 더 확인해야했다.

 깔끔하던 그의 방은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여기저기 풀들과 까만것들이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가에 곱게 말려놓은 바나나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대신 까만 것들이 널려져있었다. 그리고 그의 침대 밑에서 새삼 모르고 쿨쿨 자고 있는 토깽이.

 

 “하...”

 

 집사 20년만에 동물에게 멘붕당한 집사는 깊은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오랜 숙련의 결과로 그는 먼저 환기를 위해 창문을 활짝 연 뒤 차분히 쓸 것과 닦을 것을 챙겨왔다.

 하인들을 시켜도 되지만 이미 퇴근하고 쉬고 있을 그들을 부르는 것은 못 할 짓이었다. 할 수 없이 자신이 직접 쓸고 닦을 수밖에.

 한숨을 쉬며 토끼 배설물들을 청소하고 있으니 토끼가 언제 잠이 깬 것인지 자신에게 폴짝 다가왔다. 자신도 미안한 건 아는 것인지 그의 발 곁을 맴돌다가 얌전히 엉덩이를 바닥에 대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눈망울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 초롱한 눈과 앙증맞은 분홍코를 보고 있자니 금세 화가 사르륵 녹아내렸다.

 나이지긋한 집사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쭈그려 앉아 토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토끼도 쓰다듬는 손길이 좋은 것인지 눈을 살며시 감으며 애정어린 손길을 느꼈다.

 

 “네가 무슨 죄가 있겠느냐. 관리를 잘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어느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마음처럼 집사는 금세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리곤 다시 열심히 청소했다. 내일도 왕의 비위를 맞추려면 얼른하고 쉬어야하겠다는 마음에 그의 손길이 바빠졌다.

 내일은 조금 좋은 토끼장을 하나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토끼에겐 미안하지만 오늘 하루만 더 상자 속에 있으라고 한 뒤 숨 쉴 구멍을 뚫었다.

 상자 여닫이를 테이프로 붙어 더 높게 만든다. 그렇게 하면 아직 어린 새끼토끼가 나오지 못 할 것이라 착각한 집사는 쿨쿨 잠이 들었다.

 낮에 꿀잠을 잔 토끼는 눈이 심히 말똥말똥했다. 구멍사이로 보니 집사는 세상모르게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다.

 원래 토끼가 야행성인 것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건 토끼에겐 탈출이라는 목적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다시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이곳은 너무 좁아. 저 집사는 좋지만..’

 

 잘만 뛰어넘으면 충분히 탈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통통뛰다가 토끼의 거침없는 손길질에 상자 윗부분이 살짝 아래로 구겨졌다. 높이가 더 낮아진 것이다. 허점을 발견한 토끼는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순간 집사의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콜록 콜록.

 

 ‘헉 깬 건가.’

 

 다시 구멍 사이로 그를 보니 잠결에 약간 기침을 한 듯 다시 코를 골며 잠들었다.

 

 ‘휴’

 

 다시 발끝에 힘을 잔뜩 준 뒤 다시 뜀박질을 해댔다. 토끼의 앙증맞은 흰 꼬리가 바짝 선채 발끝에 힘을 모아주었다. 일순간에 기를 모은 토끼는 높이를 가늠한 후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마침내 토끼는 바깥세계를 다시 보게 되었다. 토끼는 일단 주위 동태를 살피었다. 집사는 자고 있고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바람이 들어와 토끼의 흰털을 스쳤다. 창문사이로 들어온 바람이었다.

 

 ‘저기네!!’

 

 토끼는 최대한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레 창문쪽으로 뛰어갔다.

 따그닥 따그닥

 마치 작은 말이 바닥에서 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토끼의 발톱과 바닥이 부딪치며 자그마한 소음을 만들어냈다.

 집사의 눈치를 보면서 토끼는 창문근처로 갔다. 그 주위의 책상하나와 의자가 보였다. 그 책상과 맞닿은 곳에 창문 턱이 있었다.

 토끼는 일단 의자에 올라가는 것을 시도했다. 상자높이 정도여서 그 높이는 토끼 점프력으로 충분했다. 힘껏 발에 힘을 준 뒤 의자에 올랐다.

 토끼는 쉬지않고 바로 책상으로 올라간다. 몸의 2~3배 되는 높이지만 생각보단 쉽게 올라갔다. 책상으로 오르니 창문턱에 올라가기는 쉬웠다.

 

 창문 턱에 있으니 바깥이 보였다. 다행히 1층이었다. 신은 토끼의 탈출을 돕는 듯 했다. 토끼는 아래를 쭉 내려다보았다.

 사람에게 그리 높은 곳이 아니지만 작은 토끼에게는 턱없이 높았다. 잘못하면 다리를 삘 수도 있는 일.

 다행히 아래를 자세히 보니 잘은 보이지 않지만 풀냄새가 가득했다. 풀이라면 흙도 있으니 그나마 덜 딱딱할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해.’

 

 토끼는 창문으로 뛰어내리기 전 집사쪽을 돌아보았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것 조차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성의 주인은 그 냉정한 남자이다. 그의 명령이 있으면 집사도 어떻게 하질 못할 것이다.

 그리곤 자신은 언제든지 사자의 먹잇감을 될 것이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한 뒤 토끼는 창문 아래로 점프를 했다.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평화롭게 아침이 왔다. 집사는 오랜만에 깨지도 않고 푹 잤다. 기지개를 쫙 켠 후 침대 아래로 내려왔다. 토끼를 보려고 상자로 가려던 집사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다가간 상자에는 토끼는 사라지고 없었다. 방 이곳저곳을 뒤지며 토끼를 찾던 집사는 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창문은 야속한 바람만 휙휙 내보내고 있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뒤 피곤함에 닫는 것을 깜빡해버렸다. 그래도 설마 상자를 나와 창문으로 탈출할지는 예상치도 못했다. 집사는 창밖을 내다 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분명 창문으로 탈출 했을 것인데 토끼 맘대로 갔을 테니 어디로 향했는지도 알길이 없었다.

 

 ‘추적기라도 달아 놔야 하나.’

 

 그사이 정이라도 든 것인지 토끼가 괜스레 걱정이 되었다. 이 넓은 곳에서 어디서 헤매다가 밥도 못 먹고 다니는 게 아닌가.

 토깽이 한 마리가 늙은이의 마음을 괜스레 어지럽혔다. 일은 해야 하는 데 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토끼 한 마리 때문에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그래 하녀에게 좀 찾아봐달라고 하자.’

 

 그동안 친하게 지내온 하녀에게 연락해 토끼를 좀 찾아달라고 한다. 하녀는 조금 놀라더니 곧 알았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하녀는 조금 한가하니 집사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는 했다. 집사의 방에서 탈출한 아기토끼라면 그리 멀리 가지 못 했을 것이다. 하녀는 그 근방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

 고요한 아침을 맞이한 카시안은 기분이 상쾌하다. 하루 정도였지만 토끼의 존재감은 엄청났었다. 그것이 없으니 어쩐지 홀가분했다.

 집사의 말대로라면 지금쯤 토끼는 우리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동물들이 탈출하지 못하게 울타리를 더 쳐놓았다고 했으니 다시는 볼일이 없을 것이다. 거기서 무럭무럭 잘 먹고 잘 자라서 사자의 먹잇감이 되어주면 된다.

 여전히 불면증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 그이지만 오랜만의 평화가 그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했다.

 그는 식사를 하기위해 다이닝 룸으로 내려갔다. 정갈하게 세팅된 식기들. 고요하고 정중하게 맞이하는 하녀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그답게 최소한의 집사와 하녀만 있었다.

 여유롭게 앉아 식사를 하려던 그는 집사의 얼굴을 보고 살짝 미간을 구긴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있던 자인데 그런 표정을 처음 보았다. 뭔가 똥마려운 강아지 같은 표정이랄까.

 대수롭지 않게 여긴 그는 식사에 열중했다. 집사는 옆에서 그의 식사를 도왔다. 넓은 식탁에 포크와 칼이 맞닿는 소리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와 함께 식사하는 이도 없었다.

 그의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남은 왕족들은 대부분 쫓겨나거나 외국에 있었다. 궁에 남은 사람은 카시안과 메지고모밖에 없었다.

 워낙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그인지라 메지고모와도 보통 따로 식사를 했다. 이렇게 혼자 식사를 한지도 꽤 되었다.

 주방장이 마지막 메인 메뉴가 든 트레이를 끌고 왔다. 육류를 좋아하는 그는 아침마다 돼지고기든 닭고기, 쇠고기 등을 꼭 먹었다. 트레이에 담겨온 둥그런 뚜껑으로 닫긴 접시를 집사가 받아 조심스레 카시안 앞에 놓았다.

 

 “요번 요리는 구운 마늘을 곁들인 닭요리입니다. 푸짐하게 드실 수 있게 통째로 구워 준비했습니다”

 

 요리사가 자부심 넘치게 부연설명을 했다.

 매일 아침 코스요리를 먹는 저하덕에 피곤이 겹쳤지만 요리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옆에 있던 집사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카시안은 요리사의 설명에 더욱 들떴다. 송곳니를 드러내며 맛있는 육류를 먹을 것에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고 드러난 접시위의 물건에 카시안은 움찔 해야만 했다.

 흠칫

 접시위에 있는 것은 이상했다. 주방장의 말대로 온전한 동물의 모습을 간직했다.

 하지만 통으로 구운 닭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통돼지도 아니었다. 그것은 뾰족한 귀를 가진 눈을 동그랗게 뜬 토끼였다. 그것도 살아있는 뽀송한 털을 가진 토끼.

 갑자기 바깥세상을 구경해서 잠시 놀랬는지 토끼는 귀를 쫑긋 세운 채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가 카시안과 눈이 딱 마주쳤다.

 

 “이것이.. 뭐..”

 

 카시안이 정확히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순간 그것은 눈을 번뜩이더니 그의 얼굴을 향해 점프했다. 그것이 마치 슬로우 화면 같이 느려졌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에 쌓인 채 그동안 잘 갈아놓은 듯한 앞발톱을 번뜩 세웠다. 잔뜩 화난 듯 그것은 으르렁 거리듯 하얀 앞니 두개를 드러냈다.

 마침내 자그마한 솜뭉치가 카시안 얼굴에 정착했다.

 

 “아악.”

 

 카시안은 하얀 솜덩이의 공격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다이닝 룸에 집사 하녀몇 주방장이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다이닝룸엔 정적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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