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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반하다
작가 : 온링
작품등록일 : 2016.8.15

반하다¹ ː 1.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 같이 쏠리다. [ 유의어 ] 열광하다, 이끌리다.
반하다² ː 1. 어두운 가운데 밝은 빛이 비치어 조금 환하다. 2. 어떤 일의 결과나 상태따위가 환하게 들여다보이듯이 분명하다.
반하다³ ː 1. 반대가 되다. 2. 남의 의견이나 규정 따위를 거스르거나 어기다.
반하다⁴ː 1.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고 돌아서다. [ 같은 말 ] 배반하다.


너에게, 그 사건이, 그들의 음모에, 또 다시 너에게.

반하다.

 
01# - Introduce.
작성일 : 16-08-16 00:17     조회 : 878     추천 : 0     분량 : 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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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01# - Introduce.

 

 

 

 

  사람이 한적한 골목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간간이 욕소리도 들렸지만, 역시나 주를 이루는 것은 서로의 주먹소리였다. 그곳에 있는 여자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듯이 터져버린 입가의 상처를 손목으로 쓱, 문대고는 앞에 있는 남자들에게 다리를 뻗어 하이킥을 꽂아버렸다. 그래, 여자와 남자들. 1대 다수의 싸움이었다. 이 쯤되면 여자도 힘들 법한데 전혀 힘들지 않다는 듯, 입에 미소를 걸친 채로 싸움에 임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여자에겐 상처가 별로 없는 데에 반해, 남자들은 얼굴이든 몸이든 멍과 상처로 얼룩져있었다. 이럴 줄은 몰랐다는 듯 남자들은 거친 욕을 내뱉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여자는 후, 하고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언제든지 다시 덤벼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도발도 잊지 않고서 말이다.

 

 

 

 

  " 새끼들. 여자 하나 상대로 그렇게 덤빌 거면 아래 있는 거 떼버리지그래? "

  " 씨이발… 이길 수 있다매, 병신들아!! 누가 싸우자 그랬냐!! "

  " 너 새끼가 그랬으니까 좀 닥쳐! "

  " 씨… 씨이…. "

 

 

 

 

  졌다는 사실이 마냥 분했던 남자는 ' 내가 이것까진 사용 안 하려고 했는데!! ' 라고 소리치며 나름 비장의 무기라 생각한 카드 하나를 주머니 안에서 꺼내 들었다. 스핏(Spit)이 아님에도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C급이나 0급 스핏들이 돈을 받고 카드를 팔아버렸으리라. 엘트(Elt)든 에스퍼(Esp)든 능력이 발현된다면 귀찮은 것은 매한가지였기에 여자는 재빠르게 파고 들어가 그 카드의 능력을 확인했다.

 

 

  여자의 빠른 속도에 움찔한 남자들은 한 두 걸음 물러섰지만, 여자는 카드를 확인하자마자 살기를 없애곤 다시 총총 뒤로 물러났다. A급, B급 엘터나 에스퍼들의 카드거나 위험한 능력일 경우엔 카드를 빼앗아 없앨 생각이었지만 카드를 확인하자마자 여자의 계획은 변경되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건들거리던 행동마저도 멈춘 여자가 남자들을 바라보며 씩, 웃었고 덤비라는 듯 조소를 가득 띄운 채 도발했다.

 

 

 

 

  " 나 말고도 여러 사람한테 발리고 다니나 봐. 그런 거나 사고 다니게. "

  " 닥쳐! 존나게 비싼 거니까! "

 

 

 

 

  소리 지른 남자는 여자의 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카드를 라이터로 불태웠고, 곧 카드가 타들어 가면서 나타난 핵을 붙잡아 능력이 남자에게 흡수되었다. 능력이 몸 안에 흐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는지 남자는 곧 호탕하게 웃었고, 능력이 흡수되면서 스핏들의 고유 특징인 신체 강화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자 여자에게 곧바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여자는,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 이게 뭔지 알아? 공기 엘트 카드다! 너 따윈 가볍게 죽일 수 있는!!! "

  " 글쎄다. "

  " 컥… 커억. "

  " 능력도 쓰는 사람 나름인지라."

 

 

 

 

  아쉽게도 여자는 스핏이었다. 그것도 남자가 자랑했던 카드의 엘트를 소유한, 공기 엘터 스핏. 게다가,

 

 

 

 

  " C급은 사람 죽일 수 있는 살상력이 거의 없는데 어째. 뭐, 덤비고 싶다니까- C급으로 SS급 잘 이겨봐? "

 

 

 

 

  몇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SS급 엘트 소지자.

 

 

  여자가 한 치렁치렁한 귀고리들, 팔찌들, 반지들, 목걸이들은 단순 치장 품이 아니었다. 모두 여자의 능력을 억누르는 제어용 장치들이었다. 제어장치를 풀로 세팅했음에도 C급 공기 엘트를 가볍게 이긴 여자는 말로만 SS급 엘트 소유자였지, 만약 SS급을 넘어선 계급이 정해져 있었다면 그 계급 엘트 소지자였으리라. 그만큼 여자의 능력은 강력했으니까.

 

 

  공기의 흐름을 제어해 자신에게 달려든 남자의 주변 공기 순환을 멈춰버림과 동시에 아예 박제를 시켰다. 그 때문에 남자는 띄워진 채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물론 숨조차도 쉴 수 없게 되었고, 컥컥- 거리며 숨을 쉬려고 애썼지만 거스를 순 없었다. 흡수된 능력은 거의 소진되어 더는 남자에겐 능력도, 신체 강화도 없었다. ( 물론 능력이 남아있었더라도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겠지만. )

 

 

  여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남자에게 비웃음을 선사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듯 덤벼들었던 남자들이었는데, 뒤에 있던 남자들은 도망쳐버린 지 오래였고, 이 남자는 겁에 질려 있었으니까.

 

 

 

 

  " 쪽팔리지 않냐, 그러고 살면? 나 같으면 콱, "

  " ……. "

  " 자살했겠다. "

 

 

 

 

  여자는 거친 언사를 아낌없이 풀어놓고는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공기의 흐름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그렇게 땅에 떨어진 남자는 켁켁, 거리며 마른 침을 내뱉다 여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뒤도 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 모습을 보던 여자는 ' 아, 귀찮아 죽겠네. ' 라고 말하며 예전에도 몇 번 그랬던 것을 떠올렸다. 정말, 귀찮아.

 

 

  여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왼편에 적혀있는 [ \ 0 ] 은 여전히 절망스러웠다.

 

 

 

 

  " 유선혜 인생 왜 이러냐. 마카롱 사 먹을 돈도 없어. "

 

 

 

 

  #

 

 

 

 

  " 5년밖에 안 됐는데 지리 찾기 참… 힘드네. 하여튼 여기인가. "

 

 

 

 

  한국에서 가장 좋은 건물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인 스핏들의 집결지, SP 아카데미 앞에 선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지도를 인벤토리에 넣어버리곤 캐리어를 끌었다. 인벤토리보다 더 넓은 마법캐리어였기에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진 알 수 없었지만, 꽤 많은 것이 들어있다는 것 정돈 알 수 있을 정도로 묵직했다. 물론 남자는 그 캐리어를 가뿐히 끌었지만.

 

 

  정문을 거쳐 운동장을 지나 교무실로 직행한 남자는 교무실 내에 찾는 사람이 있는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기웃댔다. 그런 남자를 얼마 지나지 않아 교무부장이 발견했고, 빠른 속도로 남자에게 접근해 맞이했다.

 

 

 

 

  " 이게 누구야! 우진이 아니야? 다 끝내고 온 건가? "

  " 네네. 겨우겨우 끝내고 왔지 뭐에요- 이제 앞으로는 여기에만 있을 예정입니다. "

  " 다행이네. 네가 없어서 체이서 애들이 많이 힘들어했거든. "

  " 정말요? 잔소리쟁이 없어졌다고 좋아했을 거 같은데? "

 

 

 

 

  최대한 살갑게 굴던 남자는 웃다가 표정을 굳히고는 교무부장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더이상의 억지웃음은 무의미했기 때문이었다. 교무부장과의 만남을 끝내고 아카데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주변을 둘러보던 남자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곳은 나날이 최신식으로 변해가는구나.

 

 

  지난 일을 떠올리던 남자는 입술을 한 번 꼭, 깨물고는 교무부장이 전해준 교내 지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교무실에서 꽤 먼 곳에 체이서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 다시 체이서에 들어갈 거지? '

 

 

 

 

  교무부장이 지도를 건네주며 했던 질문. 남자는 그저 끄덕거리고만 나왔지만 그리 가벼운 끄덕임은 아니었다. 체이서실 앞에 선 남자가 작게 중얼거렸다.

 

 

 

 

  " 그럼요. 선택권이 없는데. 11년 전부터 강우진 이름 앞에는 체이서가 꼭 붙었으니까. "

 

 

 

 

  #

 

 

 

 

  " 나 왔다. "

  " 강우진? 이제 완전히 돌아온 거야? "

  " 형은 여전하네. 하정 누나는? "

  " 여기. 와, 근데 진짜 강우진이야? "

  " 그럼 누구야. 으, 이젠 나도 지쳤다. "

 

 

 

 

  체이서실에 들어선 우진 때문에 체이서실 구석에 놓여있는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와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게임을 하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 우진을 맞이했지만, 우진은 손을 가볍게 흔들며 여자가 누웠던 자리에 다시 누웠다. 그 모습을 보며 여자는 ' 이제 덜 힘들겠다! ' 라며 좋아했고, 남자는 ' 그러게. ' 라며 가볍게 맞장구를 칠 뿐이었다.

 

 

  하지만 내심 여자도 남자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우진이 반가웠고, 또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에게 굉장히 감사했다. 아까 교무부장의 말마따나 잔소리를 들을 생각하니 조금 신물이 났지만.

 

 

 

 

  " 드디어 체이서 3인 체제! "

  " 5년 만이지? 돌아온 걸 환영한다, 쨔샤. 그나저나 선혜가 좋아하겠- "

  " 안 돼. "

  " …응? "

  " 말하지 마, 형. "

  " 뭘. "

  " 내가 돌아온 거. 선혜한텐. "

 

 

 

 

  갑자기 우진이 단호하게 말하며 흥이 났던 분위기를 깨뜨렸다. 여자는 언사운드 리슨 에스퍼를 활용해 우진의 생각을 읽어내려고 했지만, 정신계에서도 급이 높은 우진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괜히 시도했다는 생각이 든 여자는 입을 쩝, 하고 다시며 남자의 표정을 살폈다. 역시나 밝지는 않았다.

 

 

  남자는 우진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눈썹을 꿈틀대다 한숨을 내쉬었고, 우진을 넌지시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짜증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 언제나 속을 읽을 수 없는 놈이라서 짜증 난다니까. "

  " 어? 어디 가? "

  " 매점. "

 

 

 

 

  남자는 매점의 좌표를 머릿속 지도에 그렸다. 어찌나 들락날락 거렸는지 이제는 좌표 따윈 생각지 않아도 됐었지만 복잡한 머리를 달래는 데는 그 쓸데없는 좌표만 한 게 없었다. 텔레포트를 사용하면서 우진을 다시 한 번 째린 남자는 우진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후, 하고 가볍게 입바람을 불었고, 그 결과 우진의 바로 위에 사람 얼굴 크기의 물 폭탄이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물 폭탄에 쫄딱 젖은 우진은 분노에 벌떡, 일어났지만 남자는 이미 매점으로 가버린 지 오래였다.

 

 

 

 

  " 김현우 저 새끼는 괜히 시비야!!! "

  " 워, 우진쓰. 진정진정. "

  " 넌 빨리 와서 말려주던가! 불 엘터 그렇게 쓸 데가 없냐! "

  " 뭐라고 씨발새끼야? "

  " 아아아악!!!! "

 

 

 

 

 

  #

 

 

 

 

 

  어둑한 지하실에 한 여자가 들어왔다. 먼지 가득 쌓인 지하실을 별로 즐기지 않는 여자였지만, 모처럼 확인할 것이 있어 내려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수많은 책장 가운데 프로필들이 가득 쌓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체이서들의 프로필을 여자는 꺼내 들었다. 새하얀 종이에 먼지가 조금 묻어 있었지만, 읽는 것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 유선혜. 올해 스무살이고… SS급 공기 엘터. B+급 스핏. 최대 문제아고 현재는 체이서 어시스트.

  강우진은- 올해 스물하나. SS급 빛 엘터에 SS급 최면 및 환각, 스페이스 컨트롤 에스퍼. SS급 스핏에 스핏 체이서…. 게다가 리더….

  신… 하정. 올해 스물넷. SS급 불 엘터에 S급 언사운드 리슨 및 텔레파시, 페서네이트 에스퍼. SS급 스핏에 스핏 체이서.

  김현우. 올해 스물셋… SS급 물 엘터에… S급 리커버리 및 쉴드, 텔레포트 에스퍼. SS급 스핏에 스핏 체이서. "

 

 

 

 

  네 명의 프로필을 죽, 읽은 여자가 조소를 지었다. 말이 준비되었다. 재미있는 게임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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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링 16-08-16 00:20
 
헉, 안녕하세요! 반하다를 쓰고 있는 온링입니다!
세계관 자체는 그렇게 특이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관 보다는 이에 얽혀진 스토리를 풀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원래 웹소설을 쓰던 사람은 아니라서 웹소설에 맞는 문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것도 하나의 개성으로 봐주시고 예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반하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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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16-08-19 22:01
 
네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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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1# - Introduce. (2) 2016 / 8 / 16 879 0 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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