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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openess
작가 : 아웃
작품등록일 : 2017.7.1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 아득해져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게 된 이자룡,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사람들. 처음 보는 환경. 처음 보는 세계. 모든 것을 이세계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한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야 하는데...
“하인이면 하인답게 처신하라고. 알겠어?”
“예…. 명심하겠습니다.”
“됐고, 이름은?”
“이자룡입니다.”
“뭐가 그리 어려워? 바꿔.”
“부모님이 주신 이름인데 함부로 바꾸는 건 좀 그렇습니다.”
“뭐래? 내가 이름을 바꾸래? 호칭을 바꾸라고.”
“….”
시작부터 영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새로워진 자신과 반드시 지켜야할 것들이 있다. 이제 그는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다.

 
4-2 하늘에서 소녀가 떨어진다면
작성일 : 17-07-13 00:48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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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에 당길게요.”

 그나마 남은 오른팔로 리프렌의 오른손을 억세게 잡았다.

 “좋아! 기합을 불어넣자고! 레이가 도와준다면 여기서 금방 나올 거야! 나도 노력할 테니까! 좋아, 그럼. 하나!”

 “…셋!”

 “엑?! 둘은 어디 간 거야?!”

 뭐만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니. 그녀와 말이 길어지면 괜스레 성가셔지면서 신경이 거슬렸다. 제발 말 좀 줄였으면 좋겠는데.

 리프렌의 말을 무시하며 있는 힘껏 리프렌의 팔을 잡아당겼다.

 

 {땀 흘려가며 열심히 뽑는 중….}

 

 “하…. 하…. 대체 뭐야? 뭐가 이렇게 안 빠져?”

 어지간히 단단히 끼였는지 구멍에서 빠질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 적이 언제였는지. 나름 잔업으로 다져진 체력이랑 완력으로도 리프렌을 구멍에서 꺼내기엔 무리였다.

 그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 무작정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말고 머리를 굴려보자. 어깨 위에 달린 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그렇다면, 우선 문제의 근원인 구멍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흠….”

 “왜? 뭐 문제라도 있어?”

 “그냥 얼마나 꽉 끼었나 보려고요.”

 “그래? 어때 보여?”

 어때 보이냐, 라.

 ……….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상태가 됐는지 의심이 된다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 일부러라도 이렇게 하긴 힘들 것 같은데. 구멍에서 틈이라곤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멍의 틈은 리프렌의 꼬리와 날개가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러니 당연히 안 빠지지.

 “빼기 힘들 것 같은데요?”

 “엑?!? 그런 말 하지 마! 날 여기서 평생 내버려두지 마! 레이, 이렇게 부탁할게! 날 버리고 가지 마!”

 리프렌이 순식간에 울먹거리더니 양손으로 싹싹 빌며 내게 간청하기 시작했다.

 모양이 이렇게 되니 왠지 내가 채무자를 땅에다가 묻어버리려는 악덕 사채업자 같잖아…. 리프렌, 그냥 별 뜻 없이 말하는 것 같은데도 순수함과 성가심 사이에서 참 묘하게도 사람 못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에휴. 제가 안 꺼내낸 준다고 했어요? 그렇게 말 안 해도 해결해줄 테니까 가만히 좀 있어 봐요.”

 “아, 알겠으니까 꼭 빼줘야 해?”

 리프렌이 애절하게 애원했다. 왠지 모르게 안 도와줬다간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 같다.

 “…아, 그거라면 괜찮겠는데.”

 막 떠오른 생각이지만 시도도 안 해보는 것보단 괜찮겠지.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니까. 그래도 물어보기는 해야겠지?

 “저기, 리프렌 씨?”

 “그냥 리프렌이라고 불러.”

 “뭐, 그건 제쳐두고. 지금 제가 그쪽을 그 구멍에서 빼낼 방법이 하나 떠올랐거든요?”

 “오!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었어! 레이 정말 대단하구나!”

 리프렌의 눈에서 희망이 가득한 이채가 발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한 자락의 희망을 본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 그녀의 눈에서 나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느껴졌다. 고작 이런 걸로 이런 대우를 받다니, 정말 순수한 건지 그냥 바보인 건지.

 “그래서 그 방법이라는 게 뭐야? 당장 하자!”

 의외로 순순히 허락해주네. 몰라, 난 허락 받았어.

 “예, 뭐 그럼 허락도 받았으니까 누차 설명 없이 진행할게요.”

 “바로 시작해! 난 언제든지 준비돼 있으니까!”

 당사자도 이렇게 나오니 굳이 망설일 필욘 없을 듯했다.

 “그럼, 읏차.”

 “…저기, 레이? 너 지금 뭐해?”

 “꺼내드리려고 하는데요.”

 “그게 아니…. 으갸아아아!”

 왠지 더 이상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원천봉쇄의 의미로 옆에 덩그러니 있던 물이 찬 냄비를 그대로 리프렌에게 부어버렸다. 어차피 붓는 김에 빨리 붓는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

 “켁켁! 으으, 추워! 무슨 짓이야! 갑자기 찬물이나 뿌리고!”

 리프렌은 갑작스런 물세례에 기가 막힌 지 막 우물에서 퍼온 냉수에 맞아 부르르 떠는 와중에도 불같이 성을 냈다.

 이래서 내가 미리 허락을 맡은 거지.

 “그래서 허락 맡은 거 아니에요? 허락해놓으시고 화내시면 어떡해요?”

 “누가 찬물을 뿌릴 줄 알았어! 에, 에취! 흐으으…, 추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찬물을 뿌린 거야!”

 재채기까지 하는 걸 보면 여간 차가운 게 아닌가보다. 하기야 추운 봄날의 새벽에 차가운 지하수 들이부으면 추울만도 하지.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내 나름 선에선 도와주려는 선의였다. ‘선의.’ 절대 사사로운 악감정으로 한 게 아니다. 절대로.

 “생각해보세요. 지금 몸이 구멍에 꽉 끼셨죠?”

 “응.”

 “그럼 접촉면끼리의 마찰이 심하다는 말이겠죠?”

 “…으, 응.”

 “마찰력이 클수록 그 구멍에서 나오는 건 힘들겠죠?”

 “…그, 그런가?”

 “그렇다면 그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선 접촉면끼리의 마찰계수를 낮춰야겠죠?”

 “…으으으. 마, 마찰계수? 그건 대체 뭐야?”

 “그래서 제가 그 마찰계수를 줄이기 위해 물을 부은 거예요. 조금이라도 마찰계수를 줄이면 접촉면끼리의 마찰력이 줄 테니까 구멍에서 나오시기 수월해지겠죠? 저도 나름 생각이 있어서 한 행동일랍니다.”

 크, 내가 말한 거지만 참 잘 말했다. 원래 이런 걸로 도취되거나 하진 않는데.

 “이해하셨…. 리프렌?”

 “에헤헤. 눈앞이 핑핑 돈다. 마찰계수, 마찰력, 접촉면. 헤헤. 전 그런 거 몰라요~.”

 “….”

 글러먹었네. 설마 겨우 그거 들었다고 뇌에 과부하가 걸린 거야? 대체 뇌가 얼마나 근육인 거야? 여기에 이 정도 과학지식은 있을 텐데.

 “어쨌든 물을 부으면 빠지기 쉬워진다는 거예요. 이러면 이해가 빠르려나?”

 “아하! 진작 그렇게 말해주지. 하나하나 꼬치꼬치 자세하게 말할 필요 없이 쉽게 말하면 좋잖아?”

 겨우 정신을 차린 리프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알아들은 건가.

 “그럼 이제 날 여기서 뺄 수 있다는 거네? 그럼 빨리 꺼내줘. 찬물 맞았더니 너무 추워.”

 “아, 예. 바로 꺼내드릴게요.”

 안 그래도 아침이라 추운데 찬물까지 엎었으니 꽤나 추울 것이다. 빨리 꺼내주고 불이라도 좀 쬐게 해줘야지. 안젤라도 자고 있겠다, 그 정도는 상관없겠지.

 

 “드디어 나왔다!”

 리프렌이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든 채 해방감을 만끽하며 환호했다.

 “헉…. 헉….”

 덕분에 나는 초주검상태가 됐지만 말이다. 뭐가 그렇게 안 빠지던지. 물을 그렇게 쌔리 부었는데도 얼마나 꽉 낀 건지 하다하다 안 빠져서 결국 악바리로 잡아당겨 겨우겨우 뽑아냈다.

 사람은 머리를 쓰는 동물이야~. 개뿔이나. 안 쓰는 머리 다시는 굴리지 말자.

 “고생했어! 역시 난 레이를 믿었다니까!”

 “아! 아! 아파요!”

 리프렌이 등짝을 후려치며 격려해줬다. 대체 저 작은 체구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지 꽤가 격하게 격려해줘 등짝이 아팠다. 격려 두 번 받았다간 등짝이 남아나질 않겠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느닷없이 손바닥 스매싱이라니. 거리낌이 없는 건지 예의가 없는 건지.

 그러다 문득 리프렌이 젖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는 행동거지와는 다르게 리프렌은 블레이저와 흰색 셔츠, 체크무늬의 스커트를 말끔히 차려입고 있었다. 아, 이렇게 보니까 그냥 교복이네.

 문제는 그게 홀딱 젖어있다는 거였다. 내가 끼얹은 물 때문에 말이다.

 두꺼운 블레이저 때문에 소설이나 만화에서처럼 속이 비쳐 보이거나하는 남자만의 로망은 없었지만, 물기가 맺힌 리프렌의 머리카락과 옷을 보고 있자니 연민은 느껴졌다. 내가 한 거지만.

 “안 추워요? 아까 춥다면서요?”

 “응? 아, 지금 그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오슬오슬 떨리는 게 춥다.”

 내 말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더니 갑자기 오한이라도 들린 듯 리프렌이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감기라도 걸리기 전에 불이라도 쬐게 해야지.

 “일단 저희 집으로 가시죠. 뭐, 전 그 집 더부살이지만. 그래도 매몰차게 내쫓진 않을 거예요. 그 사람이 홀딱 젖은 사람을 쫓아낼 정도로 박정한 사람도 아니고.”

 입엔 걸레를 물고 흥분하면 이성줄 놓는 건 밥 먹는 것보다 많고 자존심이 굉장히 센 여자긴 했지만, 안젤라가 불쌍한 사람을 문전박대하진 않겠지.

 ★★★★★

 

 

 

 “후헹. 따뜻하다.”

 리프렌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코코아가 든 머그컵이 전해주는 따뜻함에 노곤노곤해진 표정을 지었다. 소파에 앉아서 고개랑 손만 쏙 내밀고 앉아있는 게 꼭 집에서 빈둥거릴 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엄마도 날 볼 때마다 이런 느낌이었을까?

 “따뜻해?”

 “응. 이런 느낌 너무 좋아. 흐물흐물해지는 기분이야. 후아아….”

 “음, 변온동물이라 따뜻한 게 좋은 건가?”

 단순히 따뜻해서 좋다고 하기보단 뭔가 더 욕구적인 요건을 충족된 것 같은 리프렌의 모습. 그녀의 모습에 생각나는 것은 TV에서 본 도마뱀의 대한 특징을 다룬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내용 중 변온동물인 도마뱀은 체온조절을 위해 일광욕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은 것 같은데. 아무튼 리프렌의 모습에서 딱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렇게 좋아?”

 “난 추위에 좀 약해서 말이야. 우리 먼 할아버지 중 한 분이 드래곤이라서 그런가봐. 아빠도 그렇고 할아버지도 그렇고 추위에는 약하셨거든.”

 “아, 들은 적 있어. 드래곤한테 유일한 약점이 추위라고 했지?”

 “응. 그래서 언제나 따뜻해지는 마법을 걸고 사셔. 특히 할아버지는 추운 건 딱 질색이라면서 집에 마법을 걸었는데, 참 따뜻하고 좋았는데.”

 얼마나 추운 게 싫으면 집에 그런 대규모 마법…, 을….

 “드래곤?!”

 내가 잘못 들은 거 맞지?!

 “응. 드래곤. 난 엄마가 인간이라서 드래고니안이지만.”

 이 얼빵한 애가 그 자자한 드래곤의 피가 섞인 자손이라니….

 콧물은 질질 흘리고, 얼굴은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난만, 코코아 한 잔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얘한테 드래곤의 피가 섞여 있다, 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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