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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애한 涯恨
작성일 : 17-07-11 14:46     조회 : 287     추천 : 1     분량 : 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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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한 涯恨

 

 

 "우리가 무엇을 위해 다니는지 알고는 있나?"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또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느낍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냉랭하게 굴던 승호도 할 말이 없는지 눈만 굴렸다. 이 험난한 길, 조력자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이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뿐 아니라 신분도 숨기고 있는 몽한이지 않은가.

 

 "성은 무엇을 쓰는가?"

 

 "홍가입니다."

 

 "자네는 아까 우리를 찾아서 왔다고 했지. 어디에서부터 왔으며 어떻게 찾았단 건가?"

 

 덕로는 할 이야기가 많은 듯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살기는 도성 근방 이태원(梨泰院) 에 살고 있습니다. 헌데 제가 느끼기로 요즘 그곳의 기운이 여간 수상할 뿐 아니라 귀변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현시(現示) 를 받았습니다. 꿈에 조상신이 나타나 이르기를 강화로 가면 귀인 두 명을 만날 것이라 하시더군요. 그 중 하나가 구미호인줄은 몰랐지만."

 

 덕로에게 몽한이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냈다.

 

 "겨우 꿈 한번에 이 먼 곳까지 왔다는 말인가? 게다가 강화땅도 작은 것이 아닌데 단번에 우릴 만났다?"

 

 "하필 제가 이 주막에 자리를 잡고 있던 이유는 저기 보이는 못난 자가 부끄럽지만 제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이곳 강화에서 노시는 곳이 여기밖에 없어 저 역시 머물기를 그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아마도 제 인생의 목표를 실현하는 길이라 여겼기에 바로 달려왔던 것이지요."

 

 둘이 덕로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평상위에서 배를 드러내고 대짜로 뻗은 홍낙춘이 보였다. 아마 밤새의 피곤을 못 참고 잠들었나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물으니.

 

 "인연은 반이 우연이라 하니 그럴 수도 있다 치세. 헌데 나를 만나는 것이 어찌 자네의 목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저도 막상 오고 보니 막막했는데 두 분께 신묘한 기운이 느껴져 말을 걸었던 것입니다. 혹시...고명한 무당 아니십니까?"

 

 여태 잠자코 승호가 헛웃음을 터트리고는 물었다.

 

 "구미호는 알아보더니 사람은 못 알아보는구만. 그리고 니 꿈이란 게 고작 무당이었던 거냐?"

 

 "먹고 사는 건 힘든데, 그런 쪽으로 재주가 있으니 되려 하는 거다. 무당도 엄연히 사람 하는 일인데 뭐가 잘못됐냐?"

 

 둘이 말 섞게 하다간 또 싸우겠다.

 

 "천한 취급 받는 일 아닌가? 아직 어린 친구가 꿈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구나."

 

 "저는 진지합니다. 어차피 틀려먹은 인생, 돈이라도 벌고 싶습니다."

 

 "아무튼 나는 무당도 아닐뿐더러 설령 그렇다 해도 대답은 ‘안 된다’ 일세. 함께 다닐 순 없어."

 

 무언가 말을 하려는 덕로 뒤로 방어진의 군병 하나가 헐래 벌떡 뛰어 들며 소리쳐 자연 대화는 끊어졌다.

 

 "이보게들! 빨리 보(堡) 로 모이라는 명령이 떨어졌어. 시체가 발견됐어!"

 

 강화의 해안 방어 체계는 상위에 진(鎭) 과 보(堡) 가 있었는데 각 100~200명의 군관과 군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아래에 군역별로 설치된 돈(墩) 이 해안 감시역할을 했으니 돈은 일종의 해안초소이고 진과 보는 주둔 부대이었던 것이다.

 이 주막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거리상 정포보 소속의 군졸들이었고, 뛰어 나와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면서 대화가 한창이었다.

 

 "누가 죽었길래 그래?"

 

 "황청리에 상구가 아침에 배 띄었다가 시체로 돌아왔다지 뭔가."

 

 "상구? 아 그 친구 참! 오늘 같은 날 왜 배를 띄워?"

 

 "다들 말렸는데 나갔다고 하더만. 이상한게 아무 상처도 없이 배에 실려 돌아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지. 아무튼 가면서 이야기 하고 어서 출발들 하세."

 몽한과 승호는 가는 길이 그러하니 예삿일로 들을만 하지 않아 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보게 주인장. 내 급히 다녀올 곳이 있으니 아까 말한 방 좀 준비해 주게."

 

 "언제쯤 오십니까?"

 

 낯선 손님이 술이나 한잔 비우고 일어난다니 달재는 못미더워 하는 기색이다. 얼른 눈치 챈 몽한이 엽전을 두둑이 내려놨다. 별다른 수입이 없는 이들은 이제 순전히 승호의 도둑질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매번 밥을 훔치느니 차라리 돈을 훔치는 게 낫다는 승호의 설득도 있었고 몽한 역시 별다른 수가 없어 차라리 일종의 보수를 챙긴다고 스스로 생각하기로 했던 것.

 

 묵직한 상평통보(常平通寶 조선 후기의 엽전)를 받아 챙긴 달재는 안심한 듯 안부까지 챙기며 배웅했다.

 

 "어서 가자. 저 군졸들을 놓치면 갈 곳을 잃는다."

 

 하고는 움직이는 몽한 일행을 덕로가 뒤따라온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오고 말고는 자유네만, 그것이 자네를 허락함으로 오해하면 안 되는 일일세."

 

 그렇게 군졸들을 티 나지 않게 셋이 따라가니 곧 정포보에 도달하였다. 군졸들은 자신의 주둔지이니 안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몽한 일행은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별로 고민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 보의 주변은 삼삼오오 죽은 상구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던 것. 그중 한 무리에게 안내를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하는데, 아마도 사건 조사를 하는 윗사람쯤으로 여겼으리라.

 

 "여기입니다."

 

 잠시 뒤 당도한 작은 어촌 마을의 바닷가에 도달했다.

 

 "그래 고맙네. 그러니까 여기서 혼자 출발을 했는데 죽어서 배와 함께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말이지?"

 

 "네 맞습니다요. 잔득 떠올랐던 옷도 갑자기 사라지고 안개도 옅어져서 다행이다 했는데 그리 됐지 뭡니까? 제가 불길하다고 그렇게 말려도 고집을 부려 나가더니..."

 

 자초를 들은 몽한이 보기에 돌모로는 여느 바다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한 모습이다. 잔잔한 파도 위 수없이 떠올랐다던 옷가지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시야도 탁 트여 맞은편의 석모도가 닿을 듯한 거리에 있었다. 대체 이곳에 무슨 귀신이 조화를 부려 그러 변괴가 일어났을까...

 조사를 핑계로 안내 해준 이를 물린 뒤 승호가 말했다.

 

 "이게 바다에요? 강이랑 뭐 다를 것도 없네."

 

 강화도의 왼편으로 석모도가 위치해 있고 그 사이를 지나는 폭 5리(里 약 2km) 의 수로를 보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아직 여기는 바다라 하긴 뭣하구나. 건너로 가면 진짜를 볼 텐데...아무튼 뭘 좀 알겠느냐? 내 눈엔 그저 평범한 바다일 뿐이구나."

 

 "음...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것만 보고 알 수 있나."

 

 둘의 대화에 덕로가 끼어들었다.

 

 "물귀신입니다."

 

 말없이 따라오던 덕로를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하는 둘로서는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은근슬쩍 끼워주니.

 

 "물귀신?"

 

 "네. 이렇게 가까이 오고 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물귀신이 분명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은 수의."

 

 승호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반문 했다.

 

 "나도 물귀신에 대해서는 좀 안다. 그런데 그건 보통 강이나 호수에 생겨나는 것인데 괜히 아무렇게나 넘겨짚는 거 아냐?"

 

 "네 말이 일부 맞다. 바다라는게 태초를 머금은 곳이라 그 기운이 아주 강해 보통은 수귀(水鬼) 들이 붙어있지를 못하지. 그런데 이렇게 느껴질 정도면 그 원한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도 못하겠구나."

 

 몽한이 말했다.

 

 "그런걸 느낄 수 있다니 신통한 능력을 가졌구만. 하기야 둔갑한 구미호도 알아봤으니, 아무튼 느낌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에 대해 소상히 알아보도록 하자."

 

 그렇게 움직이려는데 덕로가 한 나무배를 가리킨다.

 

 "저 배입니다. 저 배를 타고 나갔다가 죽었습니다."

 슬쩍 눈치만 보던 승호와 몽한은 가리킨 배로 다가갔다. 덕로는 배에 손을 얹더니 눈을 지그시 감았다.

 

 "공포...절망... 그런 것들이 느껴지네요. 아마도 이 배위에서 죽은 이의 마지막 감정들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자네...지어내는 건 아니겠지?"

 

 몽한이 미심쩍게 물으니 덕로가 눈을 뜨며 말했다.

 

 "이렇게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은 생전의 강한 기억이나 감정이 묻어나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것 이구요."

 

 "음...그렇구만..."

 

 죽은이의 마지막 감정이라...한평생 바다를 바라보고 산 어부로 하여금 무엇이 배 위에서 공포와 절망감을 느끼게 했으며 죽음으로 몰아갔단 말인가. 정녕 물귀신이 이곳 강화 돌모로에 있다는 것인가? 

 지난번 어둑서니의 일도 있고 하니 무턱대고 덤벼서는 안 된다. 고을로 내려가 보다 철저히 알아보자. 그나저나 저 덕로라는 녀석 굉장하구나. 어찌 이런 것들을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야 너 왜 자꾸 따라와!"

 

 몽한은 계속 따라오는 덕로를 향해 앙칼지게 소리치는 승호의 옆구리를 잠자코 있으라는 뜻으로 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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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객 17-07-11 16:20
 
또 사건이네요. 이번은 물귀신이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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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너를 17-07-11 17:58
 
조선 귀변사를 통해 말하고 싶은것은 우리 전통의 요귀들의 소개와 시대의 아픔입니다. 귀신, 요괴 등은 그 시대의 고난과 아픔이 형상화 된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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