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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작가 : 후글다
작품등록일 : 2017.7.8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10화
작성일 : 17-07-08 23:01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17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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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유네아 아가씨 저 싸움에는 참견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만...”

 “무기도 없이 공격당하는데 빨리 저 사람을 도와주세요 돌인간씨”

 “저 남자도 지금 회피만 하고 있어서 그렇지 저 정도 공격을 회피한다는 건 실력이 있는 겁니다 저 정도 실력이면 아가씨가 무리하게 관여하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생각이..?!”

 “빨리 구해주고오세요!! 저 사람 이대로 두면 죽을거라고요”

 “아가씨는 너무 주변을 챙기십니다...”

 

 회색망토를 몸에 두른 돌인간이 마지못해 땅에 손을 넣어 대검을 뽑아들고 혼드레스와 던의 싸움터에 접근하자 혼드레스가 던의 대검을 몸을 젖혀 피하며 돌인간과 눈이 마주쳤다.

 

 “그건..무기인가요?”

 “아가씨가 싸움을 중지시키라고 했으니 중지 시키겠다”

 

 돌인간이 거대한 검을 휘둘러 던의 대검과 맞부딪히자 굉음과 함께 던의 대검 날에 균열이 생겼다. 던은 갑자기 나타난 돌인간의 모습을 보고는 이전에 해테로영주와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갈 때 류아와 싸웠던 그 남자라는 걸 눈치 챘다 그 때 당시에는 바로 자리를 떠나서 류아와의 전투를 볼 수 없었는데 대검 날의 균열을 보고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해테로 영주는 던이 아무 힘도 못쓰고 물러서자 레미오를 저항하지 못하게 잡은 채로 마부에게 서둘러 출발하라고 명령해 마차는 순식간에 마을 밖을 향해 달려 나갔다. 혼드레스가 마차를 따라 쫓아가자, 돌인간은 마차를 바라보다가 다시 던을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싸움은 하지 말도록 아가씨는 불필요한 싸움은 원하시지 않는다”

 “넌 인간이 아니지?! 넌 누구냐!”

 “난 너희들이 싫어하는 마물...”

 “가오스신이여 나에게 힘을!”

 

 던은 망설임도 없이 대검을 돌인간에게 휘둘렀고 돌인간은 푸른빛이 감도는 던의 대검을 쳐냈고 던의 대검의 균열이 부서지며 검 날이 부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던은 부러진 대검을 보고는 무표정하게 서있는 돌인간을 바라보면서 소리쳤다

 

 “빨리 안 죽이는 거냐!”

 “죽고 싶은 건가”

 “빨리 죽이라고!”

 “원한다면...”

 “돌인간씨 안돼요! 죽이면 안돼!”

 

 유네아가 검을 높이 드는 돌인간에게 다가오며 소리치자 돌인간은 고개를 돌려 유네아를 바라보고는 그냥 검을 내려놓았다. 던은 돌인간이 유네아를 바라볼 때 부러진 대검을 다 잡고는 소리를 지르면서 돌인간에게 달려들었다.

 파팍-! 유네아는 던이 휘두른 검에 돌인간의 허리가 부서지며 몸의 상반신 하반신이 두 동강이 나는걸 보았고 돌인간이 몸이 두 동강이나 바닥에 엎어지자 유네아는 놀라 비명을 질렀고 던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망연자실한 유네아의 목을 쳐 기절시킨 후 어깨에 들쳐 매고 마을 밖으로 걸어갔다. 돌인간은 잠시 죽은 듯 엎어져 있다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군거리자 정신을 차렸다.

 

 “방심 했군”

 

 쓰러져있던 돌인간이 혼잣말을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소리를 지르면서 자리를 피했고 돌인간은 팔로 바닥을 기어 하반신을 찾아 상반신과 하반신을 붙이자 본드에 종이가 붙는 것처럼 상반신과 하반신이 이어졌다. 자리에서 일어난 돌인간은 마을 밖으로 달려갔다.

 

 

 먼저 달려 나간 마차는 마을 밖으로 나간 후 곧장 저택을 향해 달렸고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해테로 영주는 레미오를 강제로 끌면서 주변에 있던 감시원들과 기사들에게 저택내로 들어오는 침입자는 모두 차단하라고 명령한 후 저택내로 들어갔다. 4층 창문으로 해테로 영주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던 류아는 해테로 영주가 끌고 들어가는 사람이 레미오라는걸 눈으로 보고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당신! 당신은 이제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심판을 받게 될 거야”

 “오호 누가 누굴 신고 한다는 거지?”

 “내가 반드시 심판을 받게 해 주겠어”

 “이곳에서 나간다면 말이지 껄껄”

 

 해테로 영주가 방에 들어가 레미오를 의자에 묶어놓고 음흉한 미소로 바라보자 레미오는 겁이 났지만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쳤고 결국 의자가 옆으로 기울어 바닥에 쓰러졌다. 해테로영주는 레미오의 앞으로 걸어가 쪼그려 앉았다.

 

 “화난 표정이지만 정말 예쁜 아가씨로군 아깝군 아까워”

 “당신은 벌을 받을 거야!”

 “너는 어느 종교 소속이지? 아니 종교인이 아닌가?”

 “나는 판티아의 기사다. 당신 같은 사람은 반드시..!”

 “기사라고? 전혀 기사의 옷차림이 아닌데?”

 

 해테로영주가 손을 뻗자 레미오는 손을 피하려고 했고 손이 어깨를 잡자 물기 위해 고개를 움직였다.

 

 “이 년이!”

 

 찰싹-

 

 해테로영주가 물려고 하는 레미오의 뺨을 때리자 레미오는 정신이 아늑해지며 침묵했다. 해테로영주가 다시 레미오의 몸에 손을 뻗을 때 문을 열고 황급히 기사 한명이 들어왔다. 해테로영주는 손을 거둔 후 기사에게 용건을 물었고 기사는 지금 저택에 남자 한명이 침입했다고 말했다.

 

 “남자 한명이면 얼른 해치워버려 그리고 그런 작은 일로 찾아와서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으니 알아서 처리해!”

 “그게..그 남자가 벌써 저택 1층까지 들어와서 저희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아니, 싸운다기 보다 그 남자에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뭐라고?!”

 

 해테로영주는 현재 이곳이 3층이라는 사실에 금방 남자가 들이닥칠 거라고 생각해 레미오를 바닥에 놔둔 채로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고 4층에서 내려오는 류아를 보았다.

 

 “류아! 이곳을 떠나야해 빨리 따라와 비상계단이 5층에 있어”

 “영주님 저는 싸우러 가겠습니다”

 “뭐라고?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아 내려가면 죽을거야”

 “전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만”

 “류아!!”

 

 류아가 해테로영주의 외침도 무시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간 건 다른 이유는 없었다. 아래층에 내려가면 죽을 거란 사실이 두렵기 보단 해테로영주와의 계속되는 인연이 더 두려웠다. 언제부터였는지 해테로영주가 어머니를 돌봐주면서 류아 자신의 원대한 꿈이나 작은 소망도 산산히 부서져갔고 할 수 있는 건 여자들을 납치하거나 협박하는 일이었고 해테로영주의 욕망을 이루어주는 도구에 불과했다. 과거에 함께 배우고 성장했던 동료들은 모두 행복하게 살면서 자부심과 명예를 가지고 있는데 류아 자신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직전에 만났었던 레미오와 혼드레스를 보고는 이제는 실종사건의 공범자로서 지금까지 해왔던 일에 대한 죄를 받을 시간이 왔다는 확신이 들었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기에 죽음이 곧 평안을 가져줄 거라고 생각했다. 류아는 더 이상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자 2층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2층까지 내려온 류아는 피가 사방에 퍼져나간 참혹한 현장과 바닥에 널부러진 수많은 시체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중앙에 피칠갑을 한 채로 검을 들고 서있는 남자를 보았다. 남자도 류아를 보았다. 남자는 덤덤하게 류아에게 말했다.

 

 “영주는?”

 “....윗층에...”

 

 류아는 남자의 위압감에 몇 번이나 되새겼던 목숨을 걸 의지를 잃어갔고 남자가 한걸음씩 다가오자 당황하며 허리춤에 검을 뽑아 들었다.

 

 “몇층에 있나?”

 “...나..나도 몰라! 넌 뭐야? 아까 봤을 땐...전혀 이런 분위기가...”

 “레미오씨는 어디 있지?”

 “나도 몰라 그렇지만 영주님이 데려가진 않았어”

 “넌 과거에 동료였다고 했었지? 지금 당장 레미오씨를 찾아”

 

 혼드레스가 강압적인 눈빛으로 말하자 류아는 전의를 완전히 잃었고 검을 허리춤에 다시 넣고는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몸을 돌렸고 방금 전까지 생각했던 죽음을 각오하는 마음가짐은 사그라 들어버렸다 남자의 분노한 모습 자체만으로도 결심했던 의지가 꺾이자 류아는 스스로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해 눈물이 떨어졌다.

 

 ‘나는...죽고 싶지 않아...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죄를 받고 새로운 삶을 살자...어머니를 두고 죽을 순 없어..흐으윽....’

 “류아! 부끄럽지도 않아?! 적에게 어떻게 등을 돌리고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류아는 눈물을 머금은 채 뒤돌아 던을 보았고 던은 어깨위에 올려놓은 유네아를 계단에 앉혀놓고는 1층 계단에서 2층으로 올라왔다 던은 피칠갑을 한 혼드레스를 보고는 조금 놀랐지만 류아에게 소리 질렀다.

 

 “우리 둘이 공격하면 이길 수 있어! 류아 검을 들어!!”

 “던.....나는 너무 나약했어...이제 이런 건 그만할래...”

 “류아!! 넌 강한여자라고! 이 남자의 모습에 지면 안 된다고!!”

 “넌 너무 말이 많아 이런 모습을 보면 가호부터 먼저 외쳐야지?”

 

 혼드레스가 검을 잡은 채 돌진하자 던은 황급히 부러진 대검으로 막았고 넓게 막은 대검의 날은 바늘이 천을 뚫고 나가듯 혼드레스의 검에 뚫렸고 혼드레스의 날카로운 검 날은 던의 이마를 꿰뚫었다. 던은 비명횡사조차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인형처럼 늘어져 버렸고 류아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매우 놀라 눈물조차 멈췄고 혼드레스가 류아에게 다가가자 류아는 겁이 난 듯 황급히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3층으로 올라간 혼드레스와 류아는 3층에 위치한 방들을 돌아다녔고 류아가 영주의방에 들어가 의자에 묶여 쓰러져있는 레미오를 발견하고는 혼드레스를 불렀다. 혼드레스가 서둘러 방에 들어오자 류아는 의자에 묶여있는 줄을 풀었고 바닥에 레미오를 편안하게 눕혔다 레미오는 다행히 기절만 한 듯 잠들어 있었다. 류아의 귓가엔 긴장감이 풀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이런 말하면 이상하겠지만 레미오씨가 일어나면 당신이 구해준걸로 말해주세요. 몰랐었던 영주의 횡포를 막은 것으로...그리고 아까 반말해서 죄송합니다 좀 긴장 하고 있었거든요”

 “왜..왜갑자기?”

 “원래 여자는 강하지만 드러내지 않는 남자에게 반하거든요”

 “네?”

 

 혼드레스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부끄러운 듯 방에서 나가 위층 계단으로 걸어갔고 류아는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는 혼드레스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유야 어떻게 됐든 혼드레스는 류아에게 기회를 줬고 류아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죄의식에 갈등했다. 류아가 갈등하는 사이에 레미오는 서서히 정신을 차렸고 레미오는 눈을 뜨자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류아를 볼 수 있었다.

 

 “류아..?”

 “정신이 들었니?”

 “영주는?”

 “도망 가버렸어”

 “나를 구해준거야?”

 “....아니 나는 범죄자야 실종사건에 가담했었거든”

 “왜...그런 일을...?”

 

 레미오의 질문에 류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레미오는 몸을 일으켜 세웠고 고개를 돌린 류아의 손을 잡았다. 류아는 레미오의 손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꼈다.

 

 “일단 여기서 나가자 나가서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줘”

 “....응”

 

 류아는 미소 짓는 레미오를 보고는 레미오를 부축하며 방 밖으로 걸어 나갔고 2층으로 걸어 내려가자 2층에 이마가 뚫린 채로 눈도 감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던의 시체 앞에 서있는 회색빛의 돌인간을 보았다 돌인간은 던의 모습을 내려다보고는 뒤돌아섰고 그때 레미오와 류아를 보았다

 

 “너는 저번에 다시 눈에 띄면 죽인다고 말했던....”

 “아!...”

 “당신은 아까 전에 우릴 구해줬던 분이시군요”

 

 레미오가 돌인간에게 걸어가며 말하자 돌인간은 시선을 레미오에게 돌렸고 레미오는 돌인간의 앞에 서서 말했다.

 

 “저 여자 분은 우릴 도와줬어요”

 “그런가 유네아 아가씨도 계단에서 무사히 잠들어 계신 걸 발견했고 저 남자도 죽었으니 이제 이곳엔 용건은 없다 그만 돌아가겠다”

 

 돌인간이 유네아에게 다가가 유네아를 품에 안아 들고는 1층으로 내려가자 레미오는 류아에게 다시 다가갔다.

 

 “류아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레미오...”

 

 쿵쾅쿵쾅-!

 

 레미오와 류아는 위쪽에서 큰소리가 연달아 들리자 몸을 돌렸고 4층 계단에서 2층으로 그림자가 계단을 구르며 내려왔다. 그림자가 2층까지 굴러 내려왔을 때 레미오와 류아는 만신창이가 된 해테로영주의 모습을 보았고 해테로영주는 이미 기절해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상태였다.

 

 “영주는 도망친 거 아니었어?”

 “잡혔나봐..”

 “누구한테..?”

 “....”

 

 레미오가 계단 위를 보자 그림자하나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류아는 밧줄을 가져와 영주를 묶고는 레미오에게 밧줄을 건네주며 말했다.

 

 “자 이제 나를 묶어 해테로영주와 내가 이 실종 사건의 범인이야”

 “류아...”

 “어서 묶어.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아야지”

 “...”

 

 레미오는 아무 말도 없이 류아의 손에 밧줄을 묶었고 다 묶었을 때 레미오는 아래층에서 달려오는 혼드레스를 보았다.

 

 “레미오씨 무사 하셨군요”

 “당신이란 사람은 무슨 보호를 해준다고 큰소리치더니 이제야 나타 난거에요?”

 “죄송해요 레미오씨 마차가 너무 빨리 달려서 따라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저택에 들어왔을 때 지하에 감금되었던 사람들이 모두 저택에 있던 마차들을 타고 갔는데 마차 하나를 빼오느라고 오래 걸렸네요. 저희가 탈 마차는 밖에 세워뒀으니 얼른 이곳을 떠나시죠”

 “흥..”

 

 레미오가 류아를 데리고 계단에 내려갈 때 류아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혼드레스의 행동을 보고는 놀란 눈으로 혼드레스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내려갔다. 혼드레스는 해테로영주의 멱살을 잡고 끌고 내려갔고 마차에 류아와 레미오가 타자 해테로영주를 마차 안에 던지듯 집어넣고는 마부석에 앉았다.

 

 “혼드레스씨 바로 도시로 갈건가요?”

 “네 지하에 감금되어있던 사람들도 모두 마을로 돌아갔으니 나중에라도 증언을 해줄 사람은 많으니까요. 도시로 가서 영주부터 재판을 받게 하고 죄 값을 치르게 하죠”

 “그래요 어서 출발해주세요”

 “출발합니다”

 

 혼드레스가 마차를 끌고 가기 시작하자 레미오와 류아는 별다른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작은 창문으로 밝은 달이 눈에 들어왔는데 레미오는 무언가 생각난 듯 류아에게 말했다.

 

 “류아 어머니가 어디 계시다고 했었지?”

 “케를타스에 계셔 그곳에 치료사들이 많거든”

 “이제 어떻게 하려고? 해테로영주는 이제 처벌 받을 텐데”

 “나도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처벌이 끝나면 어머니가 계신 곳에서 용병이나 기사일하고 다른 일을 해야겠지 악질 범죄자와 공범이었던 나를 받아줄 종교가 어디에 있겠어”

 “....”

 

 레미오는 류아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었는지 아무 말 없이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레피스? 마을에 어떤 사건도 없는 것 같은데? 평온해 보이는데? 기분 탓인가”

 “이상하네요 뭔가 심각한 사건이 있어서 이 마을로 갔던 걸로 알고 있는데 벌써 해결된 거 아닐까요?”

 “뭐라고??!”

 “미쥬아가씨가 짐을 챙기고 옷가게에서 옷을 산다고 시간을 너무 많이 썼나 봐요 이미 혼드레스씨는 마을에 없는 것 같네요”

 “으으으이..!!!!!”

 

 미쥬가 모자를 벗어 양손으로 잡아 찢어버릴 듯이 힘을 주어 부들부들거리자 레피스는 미쥬앞에 쪼그려 앉았다.

 

 “아가씨 다시 세리오도시로 돌아갈까요?”

 “잠깐만...”

 

 미쥬는 레피스의 건너편 쪽에서 테라스에 앉아 말하는 남자들의 대화내용에 귀를 기울이며 조금씩 다가갔다.

 

 “자네 딸이 어젯밤에 집에 돌아왔다면서?”

 “응 조금 야위었지만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지 정말 그 동안 죽고 싶었다고”

 “그런데 영주가 악랄하고 자비가 없는데 어떻게 빠져 나온 거지?”

 “어떤 남자가 지하 감옥에 내려와서 문을 전부 부숴줬다고 하더라고”

 “남자 혼자서? 그게 누군데? 우리 마을사람이야?”

 “남자 혼자서 감옥 문을 전부 부수고 사라졌다는데 우리 마을사람은 아니었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이름을 물었는데 ‘너무 쉽게 유명인이 되면 안 되니 이름은 비밀입니다’ 라고 했다고 하더라... 그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는데 좀 이상하지? 뭐 난 딸이 무사히 돌아왔으니 상관없지만...그저 고맙지”

 “뭐 그런 남자가 다 있는 거지? 보통은 이름이나 소속정도는 알려주지 않나? 기사라면”

 “기사직에 있는 사람은 아닌가보지 그런데 영주의 저택에 기사들이 상당히 많고 기사들 중 일부는 과거 왕국친위대 소속 기사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곳에서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긴 하더라고 혼자서 상대할 정도면 이름이 알려진 종교단장이나 왕국소속 기사정도는 될 텐데...”

 “그 사람은 바보라서 그래요”

 “에? 넌 누구지? 애들은 어른대화에 끼면 안 된다 저리가”

 

 미쥬는 마을에 헛걸음을 한일로 상당히 예민해져있었는데 중년남자의 말을 듣고는 이마에 힘줄이 튀어나왔고 손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불꽃이 어떤 거대한 형상을 만들 때 레피스가 미쥬를 끌어당겨 아기를 껴안듯이 미쥬를 안아들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눈이 불꽃처럼 붉게 빛나는 미쥬를 안아들고 부랴부랴 자리를 뜬 레피스는 마을 옆 숲으로 들어갔다.

 

 “레피스 이제 놔줘! 왜 막은거야?!”

 “아가씨 화를 참으셔야 해요 아가씨가 가진 힘은...”

 “알았어 알았다고!”

 

 미쥬는 씩씩거리다가 마음을 가라앉히듯 눈을 감았고 손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꽃은 손바닥에 그을음만 남기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눈동자의 붉은 빛도 흐려지자 레피스는 미쥬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혼드레스씨는 이제 그만 찾죠 우리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안돼 그런 바보가 어떤 일을 벌이는지 봐야 지루하지 않거든”

 “아가씨가 흥미를 가진걸 보면 분명 뭔가 매력이 있는 남자인가보네요”

 “매력적이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

 “그럼 다음에 만나면 제가 꼬셔야겠네요 호호”

 

 레피스가 일부러 제자리에서 몸을 들썩들썩 거리자 미쥬는 흔들리는 레피스의 자신감을 볼 수 있었고 레피스는 양손으로 풍차를 돌리며 달려드는 미쥬를 와락 껴안았다

 

 “이거놔!!읍읍!!!으읍!”

 “호호호호”

 

 

 

 “레미오씨 이제 얼마 안가서 도시에 도착합니다”

 “으..음? 그런가요”

 

 레미오가 잠에서 깨어나자 앞에서 온몸이 묶이고 입에 수건이 물린 해테로영주가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고 영주의 표정을 본 레미오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영주는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 계속 읍읍거렸고 영주의 옆자리에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류아가 보였다 류아는 지난밤을 생각하는 듯 무표정하게 창문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혼드레스씨 안피곤하세요?”

 “조금 피곤하긴 하네요”

 “교대해줄까요?”

 “으음...그럴까요?”

 

 레미오는 눈앞에서 해테로영주가 겁에 질린 듯 강하게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자 한숨을 쉬었다.

 

 “그냥 혼드레스씨가 하시고 도시에 도착하면 여관에서 하룻밤 잘 수 있게 돈을 드릴게요”

 “아무래도 저도 도착해서 편안히 자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역시 레미오씨는 마음씨도 예쁘시네요”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지마세요”

 “그런건 아닌데...”

 

 레미오는 류아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혼드레스의 말보다 류아의 행동에 집중했다. 류아는 레미오를 바라보면서 조금 작게 말했다.

 

 “레미오 저 남자는 도대체 누구야?”

 “응? 저 남자? 그냥 혼드레스씨인데?”

 “어디 소속 기사야?”

 “기사? 저 남자는 가난과 싸우는 남자야 무기도 없고 돈도 없는 거 보면 용병생활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아 싸움은 좀 하긴 하는 것 같은데...나도 사실 정체를 모르겠어 허구한 날 이상한 말만 하거든 방금 들었겠지만”

 “저 남자...조심하는게 좋을 거야”

 “?”

 

 류아가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여 작은 소리로 충고하듯 레미오에게 말하자 레미오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일단은 류아의 진심이 느껴지자 고개를 끄덕였고 류아는 다시 몸을 뒤로 젖히고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레미오씨”

 “네?”

 “저 멀리 도시가 보입니다 도시에 들어가면 어디로 갈까요?”

 “일단 가오스교 건물로 가주세요 도착하면 이번 일에 대한 보수를 받으시겠죠? 받으시고 제가 하룻밤 여관비를 더 드릴게요 그걸로 이번일은 정산되는거에요”

 “네 위험천만한 여행이었죠?”

 “여유롭게 말하지 마세요. 고생은 내가 다했으니까!”

 “네 하하하”

 

 류아는 레미오가 아무렇지도 않게 혼드레스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제 본 혼드레스의 모습이 불현 듯 떠올라 식은땀이 흘렀다. 마차가 도시 안으로 들어가 가오스교 건물 앞에 멈추자 건물에서 늙은사제가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와 레미오를 맞아주었다.

 

 “고생많았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지요?”

 “네 염려해주신 덕분에요 어찌하다보니 실종사건의 범인을 잡아 오게 되었습니다”

 “네?!”

 

 레미오가 실종사건의 범인을 잡았다고 말하자마자 늙은사제는 마차내부를 문을 열어 들여다보았고 마차 안에 밧줄에 묶여있는 만신창이인 해테로영주와 류아를 보았다 늙은사제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역시나 실종사건의 범인은 영주였군요. 그렇게 많은 실종사건이 일어나도 조용한 이유가 범인이 영주였기 때문이었네요. 저 범인은 이제 가오스교에서 왕국의 재판을 받게 처리하겠어요. 수고많았어요 역시 기사님이라서 한 번에 일처리를 끝내신 것 같네요 호호”

 “감사합니다 사제님”

 

 늙은사제는 마부석에 앉아있는 혼드레스가 헛기침을 하자 뭔가 생각난 듯 주머니를 뒤적이다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부님 마차가 바뀐 것 같은데요? 처음에 타고 간 마차는 어디 있죠?”

 “아 그건 범인이 마차를 부숴서...”

 “마부가 마차를 지켜야죠 저희 종교의 마차인데...마차 안에 있던 물건들은 어디에 있죠?”

 “아 그건 범인이 마차를 부수고 불을 질러서...”

 “지금 타고 온 마차를 가오스교에서 사용 하는 걸로 하고 먼저 타고 간 마차 값 일부와 내부에 있던 물건 값을 뺀 보수를 드려야겠군요 자 여기”

 

 혼드레스는 늙은사제의 두둑한 주머니에서 약간의 금화를 건네받았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봐도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사제님 이 금액은...”

 “원래대로 계산하면 마이너스라서 돈을 받아야하지만 레미오를 무사히 데리고 와준 값입니다”

 “힝...”

 

 레미오는 울상이 된 얼굴로 마차에서 내려와 몇 개의 금화를 잡고 있는 혼드레스를 보면서 안쓰러웠던지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레미오는 혼드레스에게 늙은사제가 준 돈보다 조금 더 많이 혼드레스에게 건네주었다.

 

 “그래도 고생하셨는데 이거 받으세요. 이거면 3일 정도는 더 여관에서 지내실 수 있을거에요”

 “역시 레미오씨 밖에 없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혼드레스가 연신 고맙다고 인사할 동안 늙은 사제는 마차 안에서 해테로영주를 끌어냈다. 류아도 같이 마차 밖으로 나왔는데 늙은 사제는 류아의 손에 밧줄이 묶여있는걸 보았다.

 

 “젊은 여기사님도 범인인가요?”

 “저는...공범이에요 사제님”

 “공범이라고요?”

 “네..영주의 납치를 도우면서 지냈어요. 저도 처벌 받아야 해요”

 “그렇군요...그럼 같이 안으로 들어가시죠”

 

 레미오는 변명을 해주고 싶어 안절부절못했지만 늙은사제는 레미오의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해테로영주와 류아를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레미오도 건물 안으로 따라 들어가려고 했고 들어가기 전에 혼드레스를 뒤돌아 보았다.

 

 “혼드레스씨 고마웠어요 푹 쉬세요. 당분간 이 도시에서 계속 지내시는거죠?”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류아라는 친구 분 일은 잘 풀리길 바랄게요. 아마 레미오씨 덕분에라도 이 도시에서 좀 더 지낼 것 같네요”

 

 혼드레스가 조금 두툼한 주머니를 흔들자 레미오는 한번 웃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레미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 문이 닫히자 혼드레스는 여관으로 걸어갔다.

 

 ‘하룻밤만 자고 남은 돈으로 무기를 사야겠어 원래 흉악한 무기를 대놓고 들고 다니면 멋을 해치는데...항상 필요할 때 무기가 없으니 더 고생하는 느낌인 만큼...’

 

 혼드레스가 여관에 들어가자 란테가 혼드레스를 맞아주었다.

 

 “무사히 돌아왔나”

 “물론이죠 오늘 하룻밤 묵고 식사 좀 할게요 자 여기”

 

 혼드레스가 돈을 올려놓자 란테는 돈을 능숙하게 계산대에 흘려 넣고는 빵과 스프를 준비해서 혼드레스에게 건네주었다.

 

 “오늘은 수제빵이라고”

 “향기가 끝내주는군요”

 “그런데 자네 의뢰는 완수한 건가?”

 “물론이죠 확실하게 완수 했죠”

 “돈은 받아왔나?”

 “네? 아니요 따로 받아온건 없는데요?”

 “그럼 마을사람에게 이름은 알려주고 왔겠지? 보수는 전달받을 수 있으니까”

 “네? 아....그게....”

 혼드레스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절규했다.

 “마을사람들이 가진 걸 다 준다고 의뢰를 했는데도 받지도 않고 이거 원...”

 “아....전 글러먹은 것 같습니다”

 “믿음도 없는 꼴볼견 아저씨가 아직도 우리 여관에 오네요?”

 “오빠라고 오빠 하아..”

 

 손님이 자리를 떠난 테이블을 닦고 정리하던 리요가 카운터 쪽에 혼드레스가 앉아 있자 지난 몇 일 동안 내심 지루했었던 터라 혼드레스의 멍청한 표정을 다시 보자 반가운 듯 툴툴거렸다.

 

 “손질하지 않은 수염과 텁수룩한 머리 꾀죄죄한 옷차림을 하고선 무슨 오빠에요 오빠가. 그냥 아저씨지”

 “수염을 손질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멋진 옷을 입으면 리요가 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소녀의 여린 마음을 배려 해주는 거야”

 “헛소리 하지 마세요. 아저씨 제가 아저씨한테 반하려면 100차례 환생은 겪어야 1퍼센트의 가능성이 생길걸요”

 “이번 생이 100번째라면 어떻게 할래?”

 “뭐라고요?”

 “1퍼센트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0이 아니니까 오빠한테 반하지 않게 마음을 항상 조심하라고~”

 “딸에게 쓸데없는 얘긴 하지 말게나 얼른 빵이나 먹게 어찌되었든 이번 의뢰 건은 유감이네”

 “죄송합니다”

 

 리요는 혼드레스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헛소리도 계속 듣다보면 익숙해진 것처럼 이상하게 리요는 혼드레스의 말이 신경쓰였다.

 

 ‘1퍼센트의 가능성이라고요? 헹헹이거든요?’

 

 리요가 2층으로 올라가자 란테는 컵을 닦으면서 스프를 떠먹는 혼드레스를 바라보았다.

 

 “자네 주머니를 보니 이번 의뢰도 돈이 별로 되진 않았나보군?”

 “네 정확하시네요 타고 갔던 마차를 잃어버려서 의뢰비가 전부 마이너스가 되어버렸죠 다행히 조금이라도 챙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 하고 있어요”

 “자네 현재 진행 중인 의뢰가 있는데 그 의뢰를 도우러갈 수 있겠나?”

 “어떤 의뢰인데요?”

 “전에 말했던 [드래곤을 사냥해주세요] 의뢰가 기억나나?”

 “네 그때 왠지 허탕 칠 것 같다는 말을 했었죠. 그래서 악마를 찾으러 갔다가 더 고생 했죠”

 “그런데 말이네 드래곤이란게 존재했던 모양이야”

 

 란테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혼드레스는 스프를 떠먹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게 사실인가요?”

 “일단 처음 의뢰를 요청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는데 의뢰를 요청한 사람이 왕가친위대쪽 사람이었어 카를타스쪽에서 온 사람인 것 같은데 아 그쪽 공주가 많이 아프다는 건 알고 있지? 병이 도무지 회복될 기미가 없어 세계 곳곳의 희귀한 약초나 의료술을 수소문하고 거금을 들여 모조리 사들이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해도 별로 진전이 없어 도서관을 뒤지다가 드래곤의 비늘을 달여 먹으면 어떤 병도 낫는다는 글을 보고 그런 말도 안되는 의뢰를 냈던 거지”

 “그런가요 공주님의 병을 낫게 하려고 여러 사람이 고생이 많네요”

 “의뢰를 보고 세계 곳곳의 용병들이 모두 모여 왕가친위대와 함께 드래곤의 흔적을 찾았는데 의외로 금방 서식지를 발견한 모양이야”

 “그럼 잘됐네요 드래곤을 잡고 공주님은 결국 회복 되서 이웃나라 왕자님하고 결혼했다는 해피엔딩이야기를 말씀하시려고 하는 거면 그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지 않으셔도 돼요”

 “자네가 말한 이야기대로 됐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그 반댈세. 드래곤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드래곤을 믿는 특수한 집단과 마주쳤는데 그 집단은 한명 한명이 드래곤의 힘을 받아 모두가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하네 아무래도 종교인들은 서로 믿음의 크기가 다르니 신의 힘을 빌리는 것도, 그 힘의 크기도 모두 각기 달랐던 만큼 충돌이 났을 때 무참히 패배했던 모양이야”

 “드래곤을 믿는 사람들도 있나보군요 드래곤이야 전설적인 존재인 만큼 그 힘도 엄청 나겠네요”

 “그렇겠지 그래서 그 전투로 수많은 기사들과 용병들이 죽거나 다쳤고 전의를 잃은 사람들은 모두 포로로 잡힌 모양이야 그래서 이 소식을 들은 각 종교인들은 모두 힘을 뭉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특정 장소에서 4개의 종교와 왕가친위대가 모두 모여 전략적으로 드래곤을 믿는 집단과 싸울 예정 인가봐”

 “그런데 란테씨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아시는 거죠? 이런 건 비밀로 몰래 움직여야 하는거 아니에요?”

 “응? 뭐...나야 뭐 들리는 말이 워낙 많으니까 허허 그래서 거기에 같이 합류할 텐가?”

 “아니요 거기에 제가 왜 가요 4개 종교에서 다 모이고 왕가친위대까지 모이는 거면 세계에서 제일 강한 자들이 한 대 모이는 거 아닌가요?”

 “그렇긴 하지 내가 이일을 자네에게 말해주는 건 자네가 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는 미인과의 연결고리를 생각해본다면 이 일에 합류해서 수많은 기사들과 친위대속에서 미인과의 뭔가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고 보네”

 “흐음...글쎄요...”

 

 혼드레스는 란테의 설득에 귀가 솔깃해졌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은 듯 진지한 표정을 짓고 란테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란테씨 아무래도 거긴 가지 않겠습니다! 거긴 남자들이 득실거릴 것 같아요 그런 전투는 여자들은 별로 없을 것 같거든요”

 “후후 내가 자네에게 중요한 사실을 빼먹고 말해준 것 같네 자네 왕가친위대 대장이 누군지 알고 있나?”

 “누군지는 모릅니다만....이미지로만 생각하면 수염이 무릎까지 내려오고 뺨에 숏소드만한 상처자국이 나있고 팔뚝이 맥주통만한 거구의 남자가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여자네. 그것도 엄청나게 아름다운...”

 “거짓말!!”

 “자네 금은발을 아나?”

 “금은발? 무슨 반짝이는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겁니까?”

 “머리가 금발인데 햇살에 비치면 은처럼 빛나는 머리카락이거든 그 머리카락의 소유자가 누구겠나?”

 “혹시... 왕가친위대 대장님이신가요?”

 “그렇다네 그 분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투구를 벗었을 때 그 장면은 한 폭의 금과 은의 수채화라고 말하지”

 “우와...”

 “그런데 그분은 지금 포로로 잡혀있어 그 분을 제일 먼저 구한다면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그래....자네는 금방 이 세계를 거지처럼 떠돌며 더 이상 미인을 찾지 않아도 될 거야 최고의 미인과 함께 정착할 테니까...”

 “으허....엉...정말....인가요....”

 

 혼드레스는 뭔가에 심취한 듯 란테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란테는 종이 한 장을 서랍에서 꺼내 혼드레스의 엄지손가락 지장을 찍어 종이에 찍었다. 혼드레스는 순간 란테의 표정이 사악해지자 정신이 번쩍 드며 정신을 차렸다.

 

 “라..란테씨 지금 뭐하시는 거죠?!”

 “후후 날 원망하지 말게 이 사건이 워낙 큰 사건이라 각 여관에도 용병이나 기사들을 반강제로 합류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졌거든 마지막 남은 종이 한 장이었는데 이제 후련 하군”

 “아..아니...”

 

 당황한 혼드레스를 바라보던 란테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방금 내가 한말이 거짓말은 아니 라네 모두 사실이야 자네는 내일 아침 일찍 투트란 계곡으로 서둘러 가게 아직 일주일정도 합류기간이 남았으니 계속 달린다면 간신히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딴 길로 새지 말고 말이라도 사서 타고 가야하니 숙박비랑 식사비는 무료로 해주겠네”

 

 란테는 계산대를 열어 다시 돈을 돌려주었다. 혼드레스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사랑도 좋지만 싸울 상대가 전설속의 드래곤이라면 슬픈 엔딩이 될지도 모르겠는데 대드래곤 무기부터 사야겠네’

 

 혼드레스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과 앞으로도 돈을 벌어야 했으니 이번 의뢰로 거금을 벌어서 좀 여유 있는 삶을 살기도 다짐했고 여관에서 나와 무기점에 곧장 들어갔다 무기점주인은 문 여는 소리를 듣고 카운터로 걸어 나왔는데 방금 전까지 제련을 하고 있었던지라 온몸이 땀범벅이었고 하얀 런닝이 검게 변해있었다.

 

 “어서 오셔 뭐 사러 오셨나”

 “대드래곤용 무기를 사러왔습니다”

 “대드래곤용? 쿠하하 자네도 그 이상한 소문을 듣고 찾아온겐가?”

 “사실이라고 들었어요”

 “아 물론..물론이지 사실이구말구 문제는 그런 전설 속에 나오는 드래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무기나 방패라면 일단 드래곤이 심심하면 입으로 쏴제끼는 화염을 견뎌야하는데 그 화염의 온도가 지금 저 안쪽에 제련하는데 사용하는 용광로보다 뜨겁다는데 내가 어찌 만들겠나 허허 이곳에 있는 무기나 방어구는 전부 저 용광로로 녹여서 만든거라 드래곤의 공격을 견뎌내지 못할걸세 하아”

 

 무기점 주인이 씁쓸한 듯 한숨을 내쉬자 혼드레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드래곤이 입으로 쏴제끼는 화염을 3번 정도는 막을 수 있는 방패를 만들어 주세요”

 “뭐..3번? 3번정도 막으려면 완전 두껍고 투박한 모양으로 나올텐데 그리고 대충 짐작해보면 2번정도 막으면 버려야할걸세 너무 뜨거워서 3번째 공격은 막는 도중에 팔이 익을 걸세 이런 말도 안되는 방패를 진지하게 구상하는 나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군”

 “네 일단 제가 가진 돈을 다 드릴게요”

 “아닐세 나도 이런 무식한 방패는 처음 만들어 보는 거니 난 실험작이나 실패작은 돈을 받지 않는다고. 내가 내일 자네에게 줄 방패는 실험작이야 실제로 한 번의 공격도 못 막을지도 몰라”

 “괜찮습니다 검이나 방패는 사용자에 따라 본래의 재질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니까요”

 “풋 허풍 떨지 말고 내일 아침에 찾으러 와”

 

 

 혼드레스가 이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려간 무기점 입구에 바위같이 거친 원형 덩어리가 바닥에 놓여있었다 혼드레스가 덩어리를 바라보고 있자 무기점 안에서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다 됐다 어? 자네 벌써 와있었나?”

 “네..어제 말씀드린 방패는 이건가요?”

 “그렇다네 자 이리와봐”

 

 주인이 손에 들고나온 두꺼운 가죽 벨트를 본 혼드레스는 뭔가 기존의 벨트와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는걸 보았고 주인은 혼드레스 앞에 와서 가죽을 몸에 씌워주었다

 

 “이걸 설계 한다고 한숨도 못잤다네 이렇게 무식한 방패를 다루려면 보조장치가 필요하지 기본적으로 사용할 때는 왼팔뚝과 어깨에 감긴 가죽벨트가 방패를 단단하게 고정시켜서 다룰수 있는데 인간인 이상 이 방패를 3분 이상 들고 있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등 뒤로 이동시켜 가방을 매듯 휴대할 수 있다네 자 왼팔을 힘차게 뒤로 젖혀보게나”

 

 혼드레스가 착용된 방패를 왼손으로 들어보고는 왼팔을 뒤로 젖혔는데 가죽벨트에 작은 도르래가 움직이며 방패를 부드럽게 등 뒤로 이동시킨 후 단단하게 고정시켜줬다 다시 왼팔을 힘차게 앞쪽으로 휘두르자 등 뒤에 고정된 방패가 고정이 풀리며 부드럽게 이동해 왼팔에 고정되었다

 

 “정말 대단한데요?”

 “뭐 이정도야 기본이지 평소에는 등 뒤에 착용하다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팔로 방패를 이동시켜 몸을 보호하면 된다네 워낙 무식하게 만든 거라서 디자인이라던지 그런건없네 대신 잘만 사용하면 보통 용광로에서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무기는 쉽게 막을 수 있을거야 하하”

 

 혼드레스는 다시 한번 방패를 앞 뒤로 이동시켜보고는 만족한 듯 무기점 주인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한 실력이십니다 이번일로 돈을 벌면 이곳에서 무기도 사겠습니다”

 “그래..응? 지금 자네 무기는 없는건가?”

 “네 드래곤의 비늘을 뚫을 무기는 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드래곤 근처에 떨어진 비늘만이라도 주워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3번 정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요구했던건가 하하 어쩌면 자네의 생각이 정답일지도 모르겠군 그럼 살아 돌아오게나 돌아와서 술이나 한 잔 사게”

 “네 그럼 또 뵙겠습니다”

 “아 자네 이름이 뭐야?”

 “혼드레스라고 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혼드레스는 인사하고는 어제 구입해놨던 말을 타고 투트란계곡을 향해 달려갔다.

 

 “레미오씨가 계속 머물건지 어제 물어봤었는데 이렇게 바로 떠나도 되는건가....”

 

 혼드레스는 내심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혼드레스가 탄 말은 그런 혼드레스의 기분도 모른 채 투트란계곡을 향해 거칠게 달려갔다.

 

 

 

 “란테씨”

 “네?”

 “바보혼드레스가 어디로 갔다고요?”

 “아...그게...투트란계곡에...”

 “드래곤인가 도마뱀인가 하는 것 때문에 갔다고요?”

 “네...그렇죠 그런데..”

 “그런데 뭐죠?”

 “혼드레스는 드래곤 때문에 갔다기 보단 아마 왕가친위대 대장님 때문에 서둘러서 간 게 아닐지 싶은 데요”

 “그 누리끼리한 머리색을 가지고 흰머리가 듬성듬성 난, 키만 대나무 같이 큰 아줌마 말하는 거에요?”

 “미쥬아가씨 친위대대장님은 가슴도 큽....”

 “레피스! 안물어봤거든!”

 “네....”

 

 여관안에서 미쥬와 레피스가 란테와 대화중이었는데 미쥬는 키가 작아 높은 의자에 올라갔고 레피스는 미쥬의 뒤에 서있었다 미쥬의 행동은 무례했지만 란테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고 란테의 옆에서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가 툴툴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피요는 미쥬가 이상한 듯 바라보았다.

 

 “란테씨 무례하게 굴어서 죄송해요 그만 가죠 아가씨”

 “이제 막 마을에 왔는데 또 사라지다니...!!”

 “아가씨 그만가시죠”

 

 툴툴거리며 팔을 흔드는 미쥬를 안아들은 레피스는 여관 밖으로 걸어 나갔다. 피요는 레피스와 미쥬가 밖으로 나가자 란테에게 다가갔다.

 

 “아빠 저 아이 저랑 비슷한 또래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저분은 브로이드교의 중요한 인물이니까 앞으로 엮이지 않도록 조심하거라”

 “네...”

 

 아침 일찍 부터 일부러 여관으로 찾아가 식사를 주문하고 입에 맞지도 않는 딱딱한 빵을 먹으며 미쥬와 란테가 하는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레미오는 혼드레스가 투트란계곡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먹던 빵을 내려놓고 조용히 여관 밖으로 나갔다.

 

 

 ‘거짓말쟁이...하루도 안 머물거면서...’

 

 

 

 

 

 “레피스 짐싸”

 “네? 또 어디를 가시려고요?”

 “투트란계곡으로 가야지”

 “아가씨 이제 저희도 일을 해야 해요 곧 보고서를 보내야 한다구요 이번에는 좀 봐주세요”

 “레피스가 보고서를 써야한다면 나 혼자라도 갈거야”

 “아가씨!”

 “같이 갈꺼지?”

 “......네...보고서는 적당히 작성해서 보내겠습니다”

 

 눈물을 머금은 레피스를 뒤로하고 미쥬는 짐을 싸러 연금가게로 걸어갔고 미쥬의 발걸음은 여관에서 나올 때 보다 조금 더 가벼워보였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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