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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킹즈세븐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6.30

대영웅 레아가 처형당한지도 어언 7년.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의 눈앞에서, 레아를 닮은 수수께끼의 여인이 모험을 시작한다.

 
1막 3장 : 레티샤의 검날 1
작성일 : 17-07-08 20:43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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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와, 누나!”

  어린 소년은 등 뒤를 향해 외치며 골목길을 달린다. 소년의 허리에는 낡은 목검이 채워져 있고, 목에서 매듭지어진 붉은 망토는 뜀박질에 따라 뒤로 나부낀다.

  “잠시만 기다려!”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 소년의 누이가 그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간다. 바구니에서는 잘게 오린 색종이가 흩날린다. 골목을 간신히 비집고 들어온 햇살에 색종이가 반짝거린다.

  “어서어어!”

  골목의 끝에서 소년이 발을 동동 구른다. 소녀는 웃으며 소년의 손을 잡고 대로로 발을 들인다.

  대로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차도에 둘러쳐진 안전띠 뒤에서 흥분한 얼굴을 감추지 않는다. 아이들은 제각각 좋아하는 영웅의 옷이나 무기를 흉내 낸 장난감을 들고 있고, 성격이 급한 어른들은 벌써 한 쪽 손에 술을 들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군악대의 연주 소리에 어깨를 들썩이며 가사를 붙여 따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골목을 막 벗어난 소년은 사람의 틈새를 헤집고 들어간다. 누이는 마지못해 하면서도 설레는 표정으로 소년의 뒤를 따라간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작은 밀침에 사람들은 웃으며 아이들에게 맨 앞자리를 내어준다.

  소년은 안전띠의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는 고개를 빠끔히 내밀어 퍼레이드 행렬을 확인한다.

  “누나! 누나! 저기! 저기 보여!”

  소년의 말을 신호로, 사람들은 환호하기 시작한다. 손나팔을 만들어 환호성을 지르고 장난감 칼로 허공을 두드린다. 건물의 창가에 서 있는 처녀들은 깔깔거리며 바구니의 꽃송이와 색종이를 한 움큼씩 손에 쥔다.

  퍼레이드 행렬은 사람들의 환호를 즐기며 조금씩 천천히 다가온다. 용맹하게 나부끼는 깃발 아래로 꽃송이와 색종이가 흩날린다. 따사로운 햇빛은 번쩍이는 갑옷과 창을 어루만진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주먹은 하늘을 찌른다.

  퍼레이드의 맨 선두는 레티샤의 영주와 그의 가족들의 몫이다. 말 위에서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는 그들 뒤로 영주의 친위대가 따르고, 이 날을 위해 피나는 제식훈련을 받은 레티샤의 수비대가 열을 맞추어 행진한다. 북과 관악기들로 이루어진 군악대가 웅장하지만 흥겨운 군가를 연주하며 수비대의 뒤를 잇고, 묘비를 실은 거대한 마차들이 그 뒤를 따른다.

  한 명 한 명이 7 살배기 꼬마도 이름을 알 정도의 위대한 영웅들. 그 이름이 적힌 묘비들은 마차 위에서 형형색색의 화환과 고급 비단에 둘러싸인 채로 사람들의 환호와 환영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비석은 단연 대영웅 레아 오베오의 비석이다. 왕과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적국의 수도에서 마녀라는 오명을 쓰며 사형당하여 시신조차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 한 숭고한 전장의 성처녀의 비석이다.

  그 다음 영광은 참전용사들의 차지다. 비석의 행렬 뒤로, 참전용사들은 전쟁에서 활약할 때 입었던 갑옷과 무구를 장비하고 씩씩하게 행진한다. 비록 앞선 수비대만큼의 절도와 질서는 없지만, 반쯤 파인 그들의 갑옷에, 이미 닳고 닳은 그들의 검집에 사람들은 더욱 커다란 환호를 보낸다.

  다시 한 번 군악대가 지나간 후에, 이번에는 기사생도와 수비대 훈련병의 행렬이 이어진다. 기사생도가 지나갈 때는 잘 생긴 청년을 찾는 처녀들의 비명소리가 울렸고, 수비대 훈련병이 지나갈 때는 아는 얼굴에게 장난스런 야유와 환호를 건네는 청년들의 함성소리가 울렸다.

  그 뒤로는 이제 시민들의 참여 행렬이 끝도 없이 늘어선다. 이미 반쯤 취한 노인부터 짝을 찾아 헤매는 청년, 남편의 손을 쥐고 나온 아내까지 수많은 군상들이 퍼레이드 행렬의 꼬리를 길게 만들며 군악의 반주에서 시작하여 결국은 그 무엇도 아닌 노래로 연결되는 기나긴 무도회장을 연다.

 

  비교적 사람들이 적게 몰려 있는 인도의 가장자리, 사내는 휘파람을 불며 느긋하게 길을 걷는다. 돈주머니의 끈매듭에 손가락을 넣고 돌리는 오른손에는 무수한 흉터와 굳은살이 박혀있고 단단한 팔뚝과 어깨는 근육으로 다져져 있으나 필요 이상으로 거대하지는 않다. 거기에 그리 얇지 않은 소재의 옷 위로도 가감 없이 드러나는 탄탄한 가슴과 복부는 사내가 고도의 육체 훈련을 일상으로, 업으로 삼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규칙적이지만 묵직한 발걸음과 자로 잰 듯 정확한 각도를 왕복하는 왼팔에서, 누구나 이 사내, 드렉스가 군에 적을 두고 있음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허나 정작 드렉스의 얼굴에는 군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헤실한 표정이 자리 잡고 있다. 드렉스는 군악대가 연주하는 군가의 박자를 요상하게 뒤바꾼 휘파람을 장난스레 불면서, 건물 창가에서 색종이를 뿌리는 처녀들을 탐색한다. 마음에 드는 처녀를 발견한 드렉스는 건물의 위치를 머릿속에 기억해둔다. 간혹 가다가 눈이 마주친 처녀에게는 훈훈한 얼굴에서 우러나오는 느끼한 윙크를 건넨다. 드렉스는 윙크를 받은 순진한 처녀가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즐기며 길을 나아간다.

  드렉스의 눈길이 퍼레이드를 향한다. 대영웅 레아의 거대한 비석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영웅들의 비석을 끄는 마차에는 영웅을 흉내낸 대역들이 한 명씩 타 있다. 밋밋한 제복을 입은 마부 옆에서 그들의 화려한 갑옷과 무구들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 중에서도 대영웅의 마차에 타 있는 대역은 그 누구보다도 화려하다. 투구라기보다는 왕관에 가까운 장식을 머리에 쓰고 드레스와 갑옷의 중간쯤 되어 보이는, 다시 말해 실제 전쟁에서는 쓸모라고는 쥐 눈꼽만큼도 없을 화려한 의상을 입고 마부석에 서 있다. 그녀의 왼손은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고, 오른손은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검을 마부석에 짚고 있다.

  대역은 얼굴 가득 벅찬 홍조를 띄고 있다. 연합국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영웅절, 그곳에서도 영주보다 더욱 많은 시선과 환호를 받는 것이 바로 대영웅 레아의 대역 자리다. 저런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건 대개 영주의 친족들뿐이다. 저 여인은 아마... 영주의 둘째 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로 하겠다고 자매들끼리 피터지게 싸웠겠구만... 드렉스는 잠시 원본을 하나도 닮지 않은 대역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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