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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간의 저편
작가 : 윤혜원
작품등록일 : 2017.7.8

죽음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천둥처럼 찾아왔고 미처 준비하지못한 이별은 모든것을 아득한 기억 속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시작이었고 30년 후,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완전히 다른 인생으로 다시 만났다. 소멸된 기억을 갖고 천사로 돌아 온 그에게 다가 온 한여자. 그리고 서서히 되살아나는 익숙한 그림자들
이것은 복수일까 아니면 다하지 못한 사랑의 메시지일까?

 
제 4 화
작성일 : 17-07-08 13:50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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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경옥은 나무 창틀에 걸쳐진 올망졸망한 화분이며 싸구려 헝겊쪼가리 같은 커튼이 드리워진 인희의 10평 남짓한 카페를 훑어보며 말했다.

 

 “질 떨어지는 게 딱 너 같네.”

 

 그리고는 인희의 굳은 표정을 비아냥대듯 보며 코웃음을 쳤다.

 

 “넌 여전하구나. 착한 척, 고상한 척 눈 내리까는 거.”

 “여긴 무슨 일이야.”

 “한 20년? 아니다 딱 21년 만이네. 우리 이렇게 마주보는 거.”

 “가.”

 

 인희는 차갑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니 아들 성우!”

 

 놀란 인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내 아들 성우. 건들면. 맹세컨대 이번엔 가만 안 둬.”

 

 경옥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 맹세! 어쩌면 지켜야 될지 몰라. 하긴. 제대로 되진 않겠지만. ”

 

 인희의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지금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 강해야져야 성우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인희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옥은 그 어떤 짓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21년 전 똑똑히 경험한 인희로서는 두려웠다.

 심장에 날카로운 비수가 꽂히는 고통과 함께 목젖에서 막혀버린 숨통이 온 몸에 경련을 몰고 왔다. 그대로 철썩 주저앉은 인희의 눈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부탁이야. 우리 성우만은.... 제발....제발...경옥아.”

 

 경옥은 낮은 미소를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희의 간절한 절규를 차갑게 내려다 보았다.

 

 “지지리 청승은 여전하구나.”

 “부탁이야. 내가 이렇게 간절히 빌게. 그 앤 친아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뭘 어떻게 하겠니.

 설령 안다 해도 천성이 너무나 착한 애라 니 자리 따윈 관심도 없는 애라구!!”

 “내 자리가 그 아이 관심만으로 흔들릴거라고 생각해?

 착각 하지마. 그이 죽고 동네 구멍가게 같은 회사를 일으킨 건 나야. 나라구!!”

 

 경옥은 살기로 가득한 눈으로 인희에게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성우 같은 놈에게 내 딸 채란이가 가당키나 해?

 거지 핫바지 같은 것들이 어딜 감히 넘봐.

 명심해.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그 놈과 채란인 남매나 마찬가지라는 걸,”

 

 경옥은 흐느끼며 매달리는 인희를 뿌리치고 매몰차게 돌아서 나갔다.

 윤 비서는 기다렸다는 듯 차문을 열어주고 운전석에 올랐다.

 시동이 걸리고 차가 출발하자 백밀러에 두려움과 걱정스러움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따라 나온 인희가 보였다.

 경옥은 싸늘한 눈빛으로 백밀러 속 인희에게 낮게 중얼거렸다.

 

 “너도 알고 있지? 난 경고 따윈 하지 않아. 이건 통보야. 그 아인 처음부터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아이였어.”

 

 윤비서가 흘깃 뒤로 돌아 보았다.

 

 “별장으로 가. 머릴 좀 식혀야겠어.”

 “예 알겠습니다.”

 

 차는 빠르게 언덕길을 내려가 도로로 진입했다.

 

 한편,

 기준은 소주병들이 어지럽게 너부러진 여인숙 방 한 귀퉁이 웅크리고 손에 쥔 돈봉투를 눈이 빠져라 내려다보고 있었다.

 머리가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았다.

 

 “시팔!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이걸 가져온거야. 이거 까딱 잘못했다가 나만 완전 골로 가는 거 아냐? 기태 알면 날 완전 씹어 먹으려 들텐데...아~~ 미치겠네.”

 

 그때, 창 너머로 매쾌한 체루탄 냄새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고 멀리서 학생들의 알아듣지 못할 온갖 구호들과 호루라기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기준은 코를 틀어막고 벌떡 일어나 창문을 닫으며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아~ 시팔. 대가리 복잡해 죽겠는데 오늘은 왜 또 난리야!”

 

 그 순간!! 쾅! 쾅! 쾅!!

 허억!!

 지레 놀란 기준은 숨이 턱 막혔다.

 쾅!쾅! 쾅!!!!

 기준은 쉽게 문을 열지 못하고 우물쭈물댔다.

 

 “누구지? 또 그 2대8 가르마 온거 아냐?”

 

 기준은 냉큼 돈봉투 부터 챙겨 땟국물이 꼬질꼬질한 이불 밑에 쿡 쑤셔박았다.

 쾅!쾅! 쾅!!!!쾅!쾅! 쾅!!!!

 기준은 어떡하지 어떡하지만 연발하며 다시 돈을 뺐다 넣었다 반복하며 우왕좌왕 좁은 방안을 이리저리 서성이다 다시 이불 밑으로 쑤셔 넣고 에라이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문을 벌컥 열었다.

 하지만 문 앞에는 술독인지 술떡인지 모를 기태가 썩은 동태 눈깔로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얜또 왜 이래?

 하는 투로 뻥한 얼굴로 바라보다 불현듯 제대로 당한 사기 소식에 술김에 죽이러 왔을 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기준은 냉큼 이불 밑의 돈봉투를 주섬주섬 집으며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다.

 

 “기..기..기태야. 뭐,,뭔가 오해가 있는데. 아니야. 진짜 아니야. 내가 사기나 당하는 얼뜨기로 보이냐? 나 대학생이야.....”

 

 하는데...

 쿵!!

 화들짝 놀란 기준이 돈봉투를 손에 쥐고 휙 돌아보았다.

 기태는 바닥에 그야말로 큰대자로 뻗어있었다.

 순간 몰려온 죄책감에 기준은 기태의 머리맡에 철퍼덕 무릎을 꿇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이번엔 진짜 같았는데. 아.씨..... 내가 그 대표라는 새끼 꼭 잡을게.

 잡아서 아가리를 틀던 죽빵을 날리던..

 아니다. 내가 아예 사지를 모조리 뒤틀어버릴게..

 아~씨! 내가 잠깐 헤까닥 갔었지. 시팔..... 기.. 기태야....”

 “혀-엉...”

 “어! 그래그래. 형이 잘못했다. 내가 완전 돌았다니까?”

 “나 딘따 다 거러도 조타고 생가악 했거던?”

 “그~러엄! 형이 왜 모르겠냐. 형이 어떡하든 원상복귀 시킬게.

 이 개새끼들을 잡아서 우리 기숙이 병원 치료도 받게하고.

 어!! 엄마 가게 하나 죽여주게 차려주고.

 이 형 믿지? 형이 반드시!”

 “기지배드른 부끄면 다 또까다고 새가악 해써.”

 “그럼그럼 똑같지. 다~~아!! 똑같지.

 원래가 기집애들은 불 끄면. 다. 똑, 가....어?”

 

 순간 뻥해진 기준은 대체 뭔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썩은 동태눈을 껌벅거리는 기태를 내려다보았다.

 기태는 울고 있었다.

 제대로 된 남자는 엄마 뱃속에서 만들어질 때 부터 눈물샘을 만들지 않고 태어나는 거라고 거들먹대던 자타공인 기태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기준은 처음보는 기태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악!! 왜 하피일!!!”

 “기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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