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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탕진잼 - 쓰고살자.
작가 : 88studio
작품등록일 : 2017.7.8

돈, 돈 좋지. 많으면 많을 수록.
근데 죽을 때 가지고 갈꺼야?
아껴서 똥된다. 다 쓰자. 그래야 산다.
생존을 위한 탕진 게임이 시작된다.

 
1.8% 확율에 목메는 젊음
작성일 : 17-07-08 08:59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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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 그러니까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이라는 거죠?”

 

 “네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 앉아 계신 분은 이 게임 랭킹 1위구요.”

 

 “네 맞습니다.”

 

 “우와. 군대 아직 안 갔죠? 학생이니까? 군대가면 일등 사격수 되겠다.”

 

 “이게 무슨 근본 없는 말이야? 저건 게임이잖아요.”

 

 “알아요. 나도 이 게임 좋아해요. 그래도 감이 있잖아요. 나도 군대 있을 때 특등 사격수 였어.”

 

 “아 자신 있습니까? 그럼 대결 한번 해 보시죠.”

 

 짜여진 각본에 따라 사회자와 패널이 말을 주고받고 준비된 게임 부스가 들어온다.

 

 “아 게임하기 전에 한가지만 약속해줘요. 내가 이기면 게임 랭킹 1위 아이디 나한테 줘요.”

 

 재치넘치는 김대박의 멘트에 스튜디오에 웃음이 넘친다. 오늘 녹화도 잘 풀리고 있다. 역시 믿고 쓰는 게스트 김대박이다.

 

 랭킹 1위 게이머가 웃으며 자신 있게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곧 게임이 시작된다. 커다란 화면에 김대박의 케릭터 ‘또대박’이 잔망스럽게 뛰어다니며 화면을 가득 채운다.

 

 웃으며 게임을 즐기는 김대박의 모습이 크로즈업 된다. 그의 표정과 잔망스런 케릭터가 교차되어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내 헤드샷 한방에 ‘또대박’은 즉사한다.

 

 당화한 김대박의 표정이 다시 클로즈업된다. 능청스러운 표정연기.

 

 대만족이다. 화면 가득 큰 웃음을 뽑아냈다. 이렇게 능청스러운 예능인이 또 있을까.

 

 어영부영 가수로 시작하여 대박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뛰어난 순박력으로 예능 패널로 부각을 나타낸 김대박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예능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꾸밈없는 웃음과 반반한 생김새도 그의 인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좋았습니다. 오늘 촬영 마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PD가 출연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다급하게 김대박에게 들러 붙는다.

 

 “대박씨 오늘 정말 좋았어. 그러지 말고 정말 고정 패널로 가자.”

 

 “형님 저도 그러면 좋죠. 그런데 하필 녹화가 금요일 오후가 뭡니까? 나중에 녹화시간 변경되면 그때는 꼭 패널 할게요. 종종 불러주세요. 먼저 가볼게요. 연락주세요.”

 

 김대박은 깍듯이 인사를 하고 촬영장을 떠난다.

 

 메니저가 방송국 앞에 차를 대기시키고 있다. 자리에 앉은 김대박이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고 앉자마자 운전석 뒤를 발로 찬다.

 

 “야 씨발 내가 금요일에 스케줄 잡지 말라했지.”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PD님 프로그램은 잡으라고 하셨던 말도 있으셔서.”

 

 더욱 세차게 운전석 뒤를 발로 찬다.

 

 “씨발, 토 달아. 내가 TV에서 사람 웃기니까 너도 나 우습게 봐.”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씨발 차 세워.”

 

 “형님 여기는”

 

 “닥치고 차 세우라고.”

 

 메니저는 하는 수 없이 깜박이를 키고 갓길에 차를 세운다. 갑작스럽게 정차하는 차 때문에 뒤에서 경적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너 씨발 걸어와. 이건 요새 왜 이렇게 싸가지 없이 말끝마다 토를 달고 지랄이야. 금요일에 스케줄 잡지 말라고.”

 

 카메라 앞에서, 대중 앞에서 익살스럽게 웃는 김대박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서울의 길 한 복판에 메니저를 남겨두고 유유히 검은색 차가 떠나 버렸다.

 

 “아놔, 진짜 개세끼 두고보자.”

 

 투덜투덜 메니저는 버스정류장이 보일 때까지 하염없이 걸었다.

 

 ======

 

 1.8%의 확률.

 

 노오오오오오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년이 흘렀다.

 

 오늘이 마지막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빌어먹을 지방거점 국립대의 국문과를 졸업하니 어디 취업할 때가 없다.

 

 더러운 세상.

 

 박성실에게 남은 것은 공무원 시험 뿐이다.

 

 집안 눈치가 보여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서 공부했지만 오늘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 9급 공무원. 비록 큰 돈은 못 벌지만 안정적이다. 편의점 알바생활도 곧 끝이다.

 

 시험 시작은 10시.

 

 9시에 강원 고등학교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는다. 행정학 책을 꺼낸다. 박성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행정학이다. 감독관이 들어와도 개의치 않는다.

 

 박성실 뿐 아니라 교실에 있는 모두가 극도로 예민하다.

 

 “시끄러워서 그런데 에어컨 좀 꺼 주세요.”

 

 소리에 예민한 여자 수험생이 에어컨을 꺼 달라고 하니 교실의 온도가 점점 올라간다.

 

 “자 이제 보시던 책 정리하시고 가방은 앞으로 놓아주시고요. 핸드폰은 전원을 꺼주세요.”

 

 감독관의 지시에도 느릿느릿 행동한다. 경쟁자보다 단 한글자라도 더 책을 보고 싶은 열망.

 

 단 한 문제에 당락이 좌우된다.

 

 드디어 답안지가 배포된다. 긴장감에 배가 스르르 아파온다. 방송에서 시험 전에 화장실을 다녀 올 기회를 준다.

 

 급하게 달려 화장실 빈 사로로 들어간다. 애꿎은 방귀만 괄약근에서 세어 나온다. 힘을 주어도 아무것도 배출되지 않아 교실로 돌아와 앉는다.

 

 자리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리니 종이 친다. 종소리와 함께 손목에 찬 전자시계의 타이머를 작동시킨다.

 

 100분의 시험.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단 100분 만에 결정된다.

 

 에어컨을 꺼서 그런지 덥다. 나쁜년.

 

 더위와 싸워 이겨야 한다. 내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

 

 첫 과목 국어. 국어는 먹고 들어가는 과목이다. 국문과 졸업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단 하나의 이유는 공무원 시험에 국어가 있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한문 문제가 많다. 보통 1,2개 나오는 한문 문제.

 

 그래서 수험생들은 시간대비 점수를 내기 어려운 한문을 대부분 포기한다. 그런데 이번 시험은 평소보다 많다. 한자 2급 자격증이 있는 박성실.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덕분에 교실에 깊은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남의 슬픔은 나의 기쁨.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 모두 경쟁자다.

 

 1.8:1 이런 뭐 같은 경쟁률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신나게 문제를 푸는데 감독관이 답안지와 신분증 검사를 한다. 잠시 흐름이 끊어진다.

 

 썩을 놈.

 

 다시 집중을 하여 국어문제를 다 풀고 힐끔 시계를 확인한다. 13분 22초가 흐르고 있다. 영어를 건너 뛴다. 제일 많은 시간이 걸리는 영어는 전략적으로 마지막에 푼다.

 

 한국사. 동영상 강의를 5번 이상 듣고 한국사 2권짜리 책을 10번 이상 읽었으며 필기노트를 3권 이상 만들었다.

 

 헷갈리는 문제 1개, 생소한 문제 1개.

 

 시계를 본다. 25분 04초. 시간은 금보다 소중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오답이 확실 한 것을 제외하고 찍는다.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그래서 제일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하루에 5시간씩 외우고 또 외웠다.

 

 새벽에 편의점 알바를 가면 카운터 아래쪽에 매일 포스트잇으로 도배를 하였다. 외운 내용을 틈틈이 적어서 외우고 또 외웠다.

 

 노오오오오력이 배신하지 않는 것인가? 술술 문제가 풀렸다. 느낌이 확실히 왔다.

 

 된다. 이건 분명히 된다.

 

 영어만 남겨둔 상태에서 시간은 52분 56초.

 

 마킹을 고려해도 영어를 풀 시간이 40분 정도 남았다.

 

 가장 취약한 과목이 영어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서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못 갔다.

 

 씨발. 생각하니 짜증난다. 국문과 졸업했는데 토익 점수가 없어 기업 취업이 안 된다니. 전공이 국어라고 국어.

 

 괜히 빡치지 말고 진정하고 시험에 집중하자. 아직 시험이 끝이 아니다.

 

 외국인도 풀기 힘들다는 공무원 영어.

 보카 100,000을 사서 미친놈처럼 단어를 외웠다. 어떻게 발음하는지 중요하지 않다. 언어란 단어 tongue도 ‘통구이’로 발음하고 무조건 외웠다.

 

 시험을 위한 시험.

 

 공무원 영어가 따로 있다. 토익을 위한 영어가 따로 있듯이.

 

 공무원 영어책을 읽고 또 읽고, 풀고 또 풀었다. 외국에 나가서 말 한마디 못 할지언정 논문에서나 볼 수 있는 문장도 막힘 없이 해석했다.

 

 “10분 남았습니다.”

 

 감독관이 정적을 깬다.

 

 박성실에게 남은 문제는 단 한 문제.

 

 모든 문제를 푸니 93분 48초.

 

 심호흡을 하고 정성스럽게 OMR카드에 마킹을 한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살짝 떨린다. 지나치게 긴장을 한 탓인지 또 배가 슬 아파온다.

 

 똥꼬와 손에 힘을 잔뜩 주고 정신을 집중하여 빈 OMR 카드를 채워간다.

 

 실수를 하면 안 된다. 기분이 좋다. 이번엔 정말 될 것 같다. 너무 정신을 집중해서 작성하여 눈알이 튀어 나올 것 같다.

 

 OMR카드까지 작성을 다했다. 시간은 97분 38초.

 

 2분 가까운 시간이 남았다. 기적이다.

 

 다시 OMR카드를 본다. 혹시 실수가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하는 순간 교실에 종이 친다.

 

 “자 모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세요. 거기 이제 그만 손 올리세요.”

 

 시험 시작 전 에어컨을 꺼 달라고 했던 그 여자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하는 수 없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린다. 울음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교실 안에 깊은 한숨이 가득하다. 박성실은 그 깊은 한숨 소리가 반갑다. 자신은 잘 본 것 같기 때문이다.

 

 감독관이 답안지를 회수하고 나간다.

 

 “수고하셨습니다.”

 

 기계적 멘트.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다. 단 한명만 빼고. 그 여자가 고개를 책상에 처 박고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안쓰럽다. 마치 1년 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저 여자는 몇 년째 일까? 또 도전할까?

 

 하지만 그냥 스쳐가는 안쓰러운 여자다. 어차피 1.8:1이다. 내가 천명 중에 18명에 속해야 하고 당연히 저 여자는 982명 중에 하나 일 뿐이다.

 

 교실 밖으로 나오는데 전화기를 붙잡고 우는 사람을 심심치 않고 볼 수 있었다.

 

 “씨발, 개망했어.”

 

 수화기 넘어로 육두문자를 날리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볼수록 쾌재를 불렀다.

 

 공무원 시험 카페가 난리가 났다.

 

 ‘국어, 한문 문제 9개, 진짜 처 돌았나?’

 ‘국사, 지엽적이고 생전 보지도 못한 문제가 넘 많았어요. 망했어요. 30점 떨어졌어요.’

 ‘영어 평소 30분이면 푸는데 시간 없어 5문제 다 찍었어요.’

 

 푸념 섞인 글이 넘쳐난다. 박성실은 그 푸념 섞인 글에서 희망을 본다.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고 게임방으로 향한다. 친구를 만나고 싶은데 2년 동안 공무원 올인 하겠다고 연락을 다 끊었는데 무슨 염치로 연락을 한단 말인가?

 

 그저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는 맘으로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게임을 하고 있다. 손이 굳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재미가 없다.

 

 6시, 정답이 게시되기만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미 공무원 카페에 가답안이 1시 이후에 올라왔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게시된 답안으로 채점하고 싶었다.

 

 드디어 6시 답이 게시되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떨린다. 다시 괄약근에서 결렬한 신호를 보낸다. 급할 것이 없으니 우선 화장실부터 간다. 시원하게 변이 나온다. 좋은 징조.

 

 마음과 속을 비우고 떨리는 마음으로 채점을 한다.

 

 두 눈을 의심한다. 그리고 이내 두 눈에서 눈물이 난다.

 

 “하아, 씨발”

 

 울먹거리며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주소록에 남아있는 전화번호 목록이 초라하다.

 

 “어… 어마…엄마.”

 

 “성실아. 너 우니? 왜 울어? 무슨 일이야?”

 

 오늘 공무원 시험이 있는 것을 아는 어머니가 수화기 너머 들리는 아들의 흐느끼는 소리에 불안감을 느낀다.

 

 “괜찮아. 속상해 하지마. 다음에 또 기회 있어. 어디야. 어서 와. 엄마가 아들 수고했다고 삼겹살 사뒀어.”

 

 불안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애써 실망과 서운한 감정을 감추시려는 것 같다.

 

 “어…어..엄마… 그래 갈게. 그런데 엄마. 그런데 나 합격할 것 같아. 공무원 시험.”

 

 박성실은 복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껴 운다. 눈물이 박성실이 채점한 시험지를 적신다.

 

 국어100, 영어90, 한국사100, 행정법총론95, 행정학개론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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