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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롱기누스
작가 : 얌얌챠
작품등록일 : 2017.6.13

사람이 아니라 꽃으로 분류된 존재, 움꽃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 로엘. 타고난 특성상 누군가를 증오할 수 없는 그녀가 증오와 사랑을 배우며 인간이 되어가는 이야기.

 
새싹 9호 예쁜이
작성일 : 17-07-08 04:03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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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 훈련 및 근력 훈련이 끝난 후엔 짧은 이론 수업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언어, 수학 이 두 가지만 배우고, 다른 학문은 따로 신청해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로엘은 신나서 이것저것 다 배우겠다고 난리치다 이자젤에게 두 대 맞고 조용해졌다.

  “무슨, 네가 로토 씨 같은 천재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다 하겠다는 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멍청한 소리 할 때마다 나도 멍청해지는 것 같으니까, 알아서 닥쳐 좀.”

  “그래도 배우고 싶은데…….”

  로엘이 울먹이듯 항변하자 이자젤은 말없이 손을 올렸다. 로엘은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하루 만에 완벽히 배운 것은 바로 이자젤의 손이 맵다는 것이었다. 학습 능력을 이런 곳에 쓴다는 점이 눈물 나지만 어쩌겠는가. 뭐든 일단 살아남아야 할 수 있으니 굴복하는 수밖에.

  “로엘, 언어랑 수학 수업부터 진도 따라가고……여유가 생기면 그 때 다른 학문을 배우는 게 어때? 이자젤 말이 좀 심하긴 했지만 옳긴 해……. 음, 그리고 7월, 14월에 있는 시험은 체력, 언어, 수학만 보거든. 애초에 점수 반영이 안 되니까, 다른 훈련생들도 기본적인 것만 들어.”

  “시험?”

  캐서린이 건넨 말에 로엘의 귀가 쫑긋거렸다. 시험이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뭔가 평가받는 종류의 것 같았다. 좋은 결과를 내면 칭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미미 씨라든가, 보스쿤 씨라든가, 보스쿤 씨라든가. 로엘은 열심히 했군,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보스쿤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녀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걸렸다.

  “7월, 14월 각 1일, 그러니까 그 달의 첫째 날에 시험을 봐. 일정 점수를 통과하면 심화수련부에 들어갈 수 있어.”

  “아, 그런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있나?”

  긴가민가한 걸 보니 이스타르가 말해줬던 것 같다. 로엘은 눈을 굴리며 최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대략적인 것만 드문드문 기억날 뿐 별 소득이 없었다.

  “널 인수해주신 분이 이스타르 씨였지? 그럼 들었어도……기억 못할 확률이 높을 거야. 이해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캐서린이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린 지금 기초수련부잖아? 가끔 20대나 30대 어른도 있긴 하지만, 여긴 대부분 10대야. 파테라 님이 직접 조직원을 양성하려고 만든 부서거든. 고아이거나, 고아가 됐거나, 혹은 부모가 팔았거나……그런 애들을 데려다가 교육을 시키는 거야. 아니면 너처럼……일을 하던 도중 데려오게 된 애들도.”

  “그럼…….”

  “응, 난 고아원 출신이야. 이자젤이 물 마시러 갔으니까 하는 말인데……. 이자젤과 그 남동생은 부모가 팔아서 여기 오게 된 거야.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니까 조심해.”

  로엘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살폈다. 캐서린이 어련히 알아서 조심했을까 싶지만 눈치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조심할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아냐, 같이 지내면 언젠가 알게 될 일이었어. 아……이자젤 온다, 쉿.”

  “쉿!”

  “후후……. 그러니까, 기초수련부에선 말 그대로 기초를 쌓는 거야. 체력, 근력, 언어, 수학. 그리고 시험을 통해 심화수련부로 가서 더 심도 있게 배워. 조직원으로서 쓸모가 있을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럼 심화수련부에선 뭘 배우는데?”

  “기초수련부와 비슷하지만, 역사학이 추가되고……언어학을 배울 때 수화나 수신호, 암호 만드는 방법 같은 게 추가된다고 들었어. 수학도 거리 계산과 시간 계산, 돈 계산 위주로 배우게 된대. 신체 훈련의 경우엔 체력과 근력 외에 무술……과 기술을 배운다고 했나? 음, 그런데 로엘. 심화수련부는 두 개의 부서로 나뉘어.”

  “설마……점수에 따라 나뉘는 거야? 헤어져서 수업을 듣게 될 수도 있는 거야? 난 헤어지기 싫은데. 이자젤은 좀 무섭지만 그래도 좋아.”

  “걱정 마. 물론, 헤어질 수는 있지만 그게 점수 때문은 아니야. 각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지. 심화수련부 제 1 부서는 행동과, 제 2 부서는 정보과, 개발과로 가고 싶은 사람들이 선택해. 행동과 담당은 파테라 씨가 맡고 있고, 정보과는 에일 씨, 개발과는 로토 씨가 맡고 있어.”

  “아! 나는 행동과 가고 싶어, 행동과! 행동과에 가려면, 그, 심화수련부 제 1 부서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돼? 아니, 잠깐, 캐서린이랑 이자젤은 어느 과에 갈 거야?”

  “진정해, 로엘. 제 1 부서는 체력과 근력 시험이 제일 중요하고……나랑 이자젤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자젤이 자리에 앉았다. 무슨 소리가 이렇게 요란한가 했는데 물통을 내려놓는 소리였다. 뭐지, 설마 이자젤에 대해 얘기한 걸 들은 건가? 로엘의 동공이 심히 떨렸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샥, 두 팔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이자젤의 손을 주목했다. 언제 주먹이 날아올지 몰라 불안해졌다.

  “…….”

  “지, 지젤?”

  ……안 되겠다.

  로엘은 눈을 질끈 감으며 자폭하기로 결심했다. 불안 속에 살아남느니 차라리 화끈하게 맞고 끝내는 게 낫다 싶었다. 캐서린은 끌어들이지 말자, 그렇게 생각한 로엘이 입을 열었다.

  “이자젤?”

  곧바로 매서운 눈초리가 날아들었다.

  “왜!!”

  이자젤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깨갱. 로엘은 아무 대꾸도 못한 채 눈을 피했다. 방금 전 용기는 이자젤의 눈빛 하나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소멸해버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반응을 보아 캐서린과의 대화를 들은 것은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이건 또 나름대로 이유를 모르니 답답하고 불안했다.

  “이자젤, 진정하고……. 무슨 일 있었어? 갑자기 기분이……안 좋아진 것 같은데.”

  캐서린도 답답했는지 슬쩍 말을 꺼냈다. 로엘이 말을 걸었을 때완 다르게 이자젤의 분위기가 다소 풀렸다. 모르긴 몰라도 역시 둘이 먼저 지낸 만큼 유대감이 깊은 듯 했다. 둘의 성격이 잘 맞는 것이거나.

  “……우물에 갔다가 샤론을 만났어.”

  “샤론을? 이런……또 시비를 걸어온 거야?”

  “응, 뭘 당연한 걸 묻고 그래. 샤론이잖아? 바로 그 샤론이라구. 새가 보리밭을 그냥 지나갈 리 없지. 신경 안 쓰고 물이나 마시려고 했는데……. 걔가 물 양동이를 내 앞에 엎질렀어! 일부러! 고의적으로! 덕분에 지금 바지랑 신발이랑 다 축축하고 기분 더러워.”

  로엘은 시선을 내려 이자젤의 하의를 보았다. 무릎에서부터 발끝까지 홀딱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 샤론이 누군 진 몰라도 이자젤을 건드린 걸 보면 보통내기가 아닌 듯 했다. 대놓고 저렇게 옷을 버려놓다니……. 로엘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이자젤만으로도 심신이 벅찬데 샤론이란 애까지 감당할 생각을 하니 벌써 지치는 기분이었다.

  “이자젤. 선생님께 사정 말씀드릴 테니까……방에 가서 옷 갈아입고 올래?”

  캐서린이 작은 손수건을 건네며 달래듯 말했다. 이자젤은 거칠게 손수건을 받아들고 바지를 북북 닦아냈다. 어찌나 세게 문지르는지 바지가 곧 해질 것만 같았다.

  “아니, 싫어! 그 못된 기지배 때문에 조금이라도 수업 못 듣는 건 싫어! 내 손해잖아? 분명 이런 걸 바랐을 거야. 누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봐? 두고 보라지. 내가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걸 보고 헛짓거리 했다 느끼게 해줄 거야!”

  “샤론 입장에선 어느 쪽이든 손해 볼 건 없을 거야. 네가 젖은 옷을 입고 수업을 듣든……. 수업 조금 못 듣고 옷을 갈아입든.”

  “……그럼 어쩌라는 건데!”

  “기왕이면 옷을 갈아입고 오란 얘기지…….”

  “싫…….”

  이자젤의 시선이 로엘에게 닿았다. 빼액 소리를 지르려던 입이 묘한 호선을 그리며 흐흐 웃음을 흘렸다. 눈치만 보던 로엘은 힐끔거리던 그 자세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예쁘다는 말을 해줬을 때 외엔 웃지 않던 애가 저러니 극도로 불길했다.

  “왜, 왜 그래 이자젤……?”

  “로엘, 로엘. 우리 예쁜 롱롱!”

  “…….”

  지금 이자젤은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했다. 로엘은 자리에서 스을쩍 일어나 도망치려 했지만 이자젤의 손이 훨씬 빨랐다. 그녀는 냉큼 로엘의 손목을 잡고 다정한 얼굴로 말했다.

  “방에 가서 내 옷 좀 가져다줘. 너 아까 보니까 길 엄청 잘 찾아오더라? 혼자 갔다 올 수 있지? 바지랑, 양말이랑, 신발. 이렇게 갖다 주면 돼. 화장실에서 갈아입으면 수업 조금만 놓치고 다 들을 수 있어.”

  “아까는…….”

  로엘은 사실대로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보스쿤이 길안내 해줘서 잘 찾아온 것이라 말해봤자 거짓말로 들릴 것 같았다. 본인이 등장하면 소란스러워진다며 훈련장 근처까지만 데려다주고 가버렸으니까.

  “……근데, 나는? 나도 수업 앞부분 못 듣잖아. 게다가 첫 수업인데.”

  “넌 어차피 이거 좀 못 들어도 똑같잖아. 수업을 들은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나랑 캐서린이 나중에 일대일 수업해줄게. 원래 새로운 훈련생이 오면 룸메이트들이 진도 따라갈 수 있게 도와주는 거긴 하지만. 응?”

  “알았어…….”

  예감과 다르게 크게 불길한 일은 아닌지라 그나마 안심이었다. 로엘은 안도인지 한탄인지 모를 한숨을 내뱉으며 교실을 빠져나왔다. 캐서린이 함께 가주겠다고 했지만 로엘은 부드럽게 거절했다. 이자젤 말이 납득되기도 했고, 후에 도움을 받을 때 기왕이면 캐서린한테 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캐서린이 수업을 놓친다면 영락없이 이자젤한테만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어머, 너로구나. 캐서린과 원숭이 한 마리가 있는 ‘새싹 9호’의 새로 들어온 예쁜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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