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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천 번만 울면 되나요?
작가 : 백설기공주
작품등록일 : 2017.6.6

감정이란 건 찾아볼수 없는 과거의 삶.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곳에서 버림을 받은 한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와의 거래.

 
#14.
작성일 : 17-07-07 17:46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4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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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윙윙거리는 헬리콥터 소리.

 

 거대한 프로펠러의 날개가 시끄럽게 울어 댔다. 지면과 가까워질수록 요란한 소리와 함께 땅 위의 흙먼지를 쓸어버리며, 흑색의 헬리콥터가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거대한 건물 위로 천천히 내려왔다.

 

 그 헬리콥터 주위를 둘러싸며 일렬로 서있는 사람들.

 

 착륙을 끝마친 헬리콥터의 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모든 걸 삼켜버릴 듯한 어둠 속에서 새하얀 옷을 여인이 걸어 나왔다.

 

 허리까지 오는 검은 생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리곤 유독 새빨간 입술로 자신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살짝 미소를 보내니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강림한 것처럼 광채가 났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에도 경직된 듯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사람들.

 

 곧이어 일제히 고개를 숙여 그녀를 맞이했다.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그를 사이로 유유히 걸어가는 여인.

 

 “……!”

 

 사뿐사뿐 걸어가는 그녀의 걸음이 일순간 멈추는 듯싶더니 이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견주지 못할 만큼의 환한 미소를 띠며,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한 남자의 곁으로 가기 위해서 발걸음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또렷이 보이는 남자의 얼굴.

 

 새하얀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그의 품 안으로 달려 들어간 여자는 깊고 깊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마주 대며 속삭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륜. 나의…… 장난감.”

 

 “어서 오십시오. 미스티.”

 

 “언제나 한결같네요.”

 

 익숙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바람소리에 파묻혀 자신의 귓가에 머물자 천천히 가슴속에서 몸을 땐 미스티.

 

 그녀의 기다란 손가락이 륜의 얼굴을 살며시 스치며 손끝으로 그의 입술에 살짝 대어본다.

 

 지독하게 차가운 입술. 세상에서 가장 좋은 느낌을 가진 이 남자의 온기에 미스티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바람이 찹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

 

 자신의 검은 정장 겉옷을 가녀린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걸친 후 그녀에게 자신의 손을 건네는 륜.

 

 당연하듯 그녀의 손이 자연스럽게 그의 손바닥 위로 올려졌고, 그 둘은 주위를 둘러싼 검은 무리와 함께 건물 속으로 유유히 사라져 갔다.

 

 “역시 예상대로 이곳은 역겨운 냄새로 진동을 하군요.”

 

 “…….”

 

 “빨리 일을 끝마치고 뉴욕으로 돌아가야겠어요. 륜, 당신과 함께 말이죠.”

 

 “…….”

 

 어두운 복도를 나란히 걷고 있는 륜과 미스티. 잔잔한 미소 속에 피어 나오는 미스티의 섬뜩하리만큼 차가운 말투에 그들의 뒤를 따르던 사람들은 순간 몸을 움찔거렸다.

 

 하지만 륜은 그녀의 말에 짧은 미소로 응답할 뿐 그저 묵묵히 걸어 나갔다. 길고 긴 복도를 지나 화려한 불빛이 나올 때까지 륜의 입에서는 끝내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

 

 한참을 서성거리다 참고 참았던 말이 튀어나왔다.

 

 “다 됐어?”

 

 “…….”

 

 덕진의 집 앞. 약간 허름한 덕진의 집 앞마당에 놓인 평상 위에서 걸터앉은 승혁.

 

 한눈에 봐도 새것으로 보이는 정장을 차려입고, 삐죽거렸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돈한 모습으로 꽉 닫쳐있는 대문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파티 시간에 맞추기 위해선 당장 출발을 해야 했지만, 안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혜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일생일대 결전의 날에 시계 추 소리와 함께 시간이 흘러가자 승혁은 초조한 듯 시계에 자꾸 눈이 가기 시작했다.

 

 “다 입었냐고.”

 

 “이제 나가요.”

 

 삐걱!

 

 이윽고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둔탁하게 들려오고, 시계를 바라보던 승혁이 고개를 들어 문 쪽을 쳐다보았다.

 

 “……!”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혜나의 모습에 순간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승혁은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무릎까지 오는 하늘색 이브닝드레스가 나풀거리며 혜나의 몸을 감쌌고, 어깨까지 오던 머리카락은 약간 올려 묶어 올렸다.

 

 그 덕분에 가려져 있던 혜나의 얼굴선이 윤각을 드러내면서 오목조목하게 놓인 이목구비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 또한 환하게 내보인 새하얀 그녀의 목선과 쇄골 뼈가 더욱 그녀를 청순하게 만드는 듯했다.

 

 “뭐 해요. 가지 않고.”

 

 “어? 어……! 으흡!! 그…… 그래. 빠, 빨리 가자.”

 

 당황한 듯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하는 승혁의 모습에 다소곳하게 서있던 혜나는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그런 혜나를 빠르게 지나치는 승혁.

 

 “어디 아파요?”

 

 “왜?”

 

 “얼굴이 새빨개서요.”

 

 “내…… 내 얼굴은 원래 빨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자신의 속마음이 얼굴에 나타난 건지, 화끈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승혁은 더욱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자신에게로 부는 바람에 얼굴을 식히기 위해서 부단히 앞서 나갔다.

 

 *

 

 글로벌 호텔에서 몇 미터 떨어진 어느 차량 안. 검게 세팅된 차 창문 안쪽에서 여러 명의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제1팀은 파티 안으로 참석해 녀석들의 동태를 살핀다. 매스컴도 있고 용현파 놈도 있으니 내 지시가 있을 때까지 함부로 움직이지 마. 자칫 잘못하다간 손쓸 사이도 없이 우리가 당해. 그리고 제2팀은…….”

 

 차근차근 앞으로의 계획을 팀 동료들에게 설명하는 김 반장. 절호의 기회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하기에 김 반장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자! 자! 이제 시간 다 됐다! 각자 자기 위치로 이동해! 우리들의 손은 정의의 손이란 걸 명심하고. 다들 전력을 다해라!”

 

 자신이 외친 굳건한 신호탄과 함께 우르르 밖으로 빠져나가는 형사들 사이로 옷소매를 다듬으며 점점 다가오는 검은 실루엣.

 

 뛰쳐나가는 형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다가온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자 김 반장은 어리둥절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아니…… 택무. 자네가 여기 웬일인가?”

 

 “나도 이번 잠입 수사에 참여하고 싶네.”

 

 “뭐?”

 

 다소 의외의 말을 들은 탓인지 되묻는 김 반장이었다.

 

 “안된다고 하지 말게.”

 

 “이봐……!”

 

 “부탁일세.”

 

 “택무…….”

 

 눈가의 잔주름이 가느다랗게 움직이며 씁쓸히 웃으며 말을 하는 택무의 모습에 김 반장은 안타까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왜 이렇게 간절하게 부탁을 하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기에 머쓱하게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김 반장은 입을 뗐다.

 

 “알았네. 하지만! 절대... 무리한 짓은 하지 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나한테 알려야 하네!”

 

 “고맙네…….”

 

 휘양 찬란하게 환한 불빛을 뿜어내는 호텔을 조용히 바라보던 택무는 천천히 호텔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드디어 주사위는 던져졌다. 게임의 주인공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아무도 알지 못한 채 각자의 걸음이 옮겨지고 있었다.

 

 *

 

 “후!”

 

 금방이라도 터질 듯 양 볼에 가득 찬 숨을 크게 내쉬었다.

 

 “괜찮아요?”

 

 “……후~ 괜찮아.”

 

 “떨고 있는 거 같은데요?”

 

 “떨고 있다고? 내가?! 웃기지 말라고 그래…….”

 

 파티 시작까지 앞으로 약 20분 정도가 남은 상황. 혜나와 승혁은 호텔 안 로비 중앙에 마련된 고급스러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높게 트인 호텔의 중앙엔 화려한 샹그릴라의 불빛이 그들을 비추었고, 여기저기 모여드는 사람들이 파티장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기회가 저 문 뒤에 있다는 생각에 승혁은 기쁜 건지 아니면 두려운 건지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다.

 

 “난 떨고 있지 않아.”

 

 “말은 그렇지 몰라도 몸은 아닌 거 같은데요?”

 

 “안 떨고 있다니까?!”

 

 “괜찮아요. 다 잘 될 거예요.”

 

 “뭐……?”

 

 “저 바보 아니거든요. 당신이 여기 온 목적이 뭔지, 당신이 왜 망설여하는지 알아요. 내가 당신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옆엔 있어 줄 테니. 초조해하지 말라고요.”

 

 “.......!”

 

 혜나의 작은 입에서 나오는 말들로 인해 거짓말같이 미세한 손의 떨림이 잦아지고 땀이 고일만큼 꽉 잡은 그의 손이 풀어졌다.

 

 그리곤 그의 손 위로 혜나의 손이 살며시 놓이자 순간 흠칫 놀라는 승혁.

 

 하지만 그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신기하게도 초조한 마음이 눈 녹듯 차분해졌다. 모든 걸 다 안다는 그녀의 눈빛이 승혁의 심장을 세차게 쳤다.

 

 “으흠!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아…… 다녀와요.”

 

 승혁은 쑥스러운 듯 벌떡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사라졌고, 그런 그의 모습에 혜나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리나, 그녀와 똑같은 말을 해서 일까?

 

 닫혀있던 마음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것만 같았다.

 

 억지로 닫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우렁차게 마음이 움직였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바보같이……

 

 *

 

 점차 빨라지는 심장을 부여잡고 화장실로 도망치듯 온 게 어연 몇 분. 몇 번을 되뇌었는지도 모른다.

 

 “정신 차려. 최승혁!”

 

 화장실 벽면에 걸린 거울 속에 미친 자기 모습을 보며 중얼거리는 승혁. 현진우를 잡을 때까지 다른 어떤 것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다짐했었다.

 

  그 누구도, 어떤 마음도 말이다. 순간 승혁의 머릿속에 떠오른 혜나의 따뜻한 미소. 승혁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긴장을 키우자. 감정을 잊고 복수만을 생각해. 지금은 그 녀석을 잡는 것에만 집중하자. 다른 생각은 잠시 미뤄둬! 너에겐 방해만 될 뿐이니까.

 

 물방울이 맺힌 젖은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쓸어 올린 뒤 거울 속에 보이는 승혁의 모습은 꽤 진지한 듯 보였다. 사뭇 달라 보이는 그의 눈빛에서 굳건해진 그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손목시계 분침이 파티 시각을 알려주자 승혁은 자신의 옷소매를 정리하곤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탁!

 

 “아, 죄송합니다.”

 

 “.......”

 

 화장실을 빠져나와 혜나가 있는 호텔 로비로 가기 위해 몸을 튼 순간 자기 뒤에 있던 사람과 승혁의 어깨가 부딪히고 말았다.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의아했지만 자신의 실수라 생각한 승혁은 짧게 사과의 인사를 하곤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승혁과 부딪친 어깨를 조용히 내려 보던 남자.

 

 꽉 다문 입술을 떨어질 모르고 이내 천천히 승혁을 쳐다보았다. 그제야 마주친 두 사람의 눈. 순간 승혁의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꼈다.

 

 온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날카롭게 내리 깔린 그의 푸른 눈빛이 무서울 만큼 차가웠다. 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오싹함이었다.

 

 이색적인 푸른 눈이 한 몫 거들었지만 그것만으로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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