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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루나틱
작가 : 0kim
작품등록일 : 2017.7.4

주인공의 그림자로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인생만 10년! 눈치 없는 주인공 옆에서 소꿉친구의 짝사랑을 바라본 기간 또한 10년! 수다스럽지만 불만 많고, 유쾌하지만 겁 많은 그림자와 세상 비관적인 주인공, 호기심 많은 여자 소꿉친구와 함께하는 판타지 세계 모험물.

 
현실과 환영 사이
작성일 : 17-07-04 20:23     조회 : 301     추천 : 0     분량 : 7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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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현우는 멱살을 잡은 손아귀에 더 힘을 주었다.

 “어제도 말했지만 난……. 그 씰뤤누들이란 곳에 안 가.”

 “실루엔노틀이다.”

 “어쨌든!”

 “지금 이곳에 하울릿이 와 있는데도 안 간고 말할 수 있을까?”

 현우의 얼굴에 긴가민가하는 빛이 떠올랐다.

 “네놈이 눈치 없이 계속 쳐다본 그 남자들이 하울릿이다……. 젠장, 이렇게 주의를 주면 경각심을 갖고 그만 좀 쳐다봐!”

 호기심을 참지 못한 현우가 계속 힐끔힐끔 남자들을 쳐다보자 찬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격앙된 그의 목소리는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얻기에 충분했다. 그토록 경계하던 하울릿의 시선도 포함되어 있었다.

 찬희는 깜짝 놀라 황급히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얼굴의 이목구비 중 유일하게 보이는 눈동자만이 소리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런, 당신 목소리가 제일 커!”

 “그러니까! 제발 조용히 좀 하라고!”

 현우와 마토는 동시에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질책했다. 찬희는 처음에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무엇인가 이상한 걸 느끼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그렇게 말하니까 전부 내 잘못처럼 들리는데?”

 “그럼 당신 잘못이지, 누구 잘못이야?”

 “너희들도 아까부터 계속 하울릿들을 쳐다봤잖아.”

 “소리 질러서 이목을 집중시키진 않았어.”

 “맞아, 특히 큰 소리를 지르진 않았지.”

 “눈치 없이 힐끔거리는 것도 얼마나 이목을 집중시키는 줄 모르나보군!”

 셋은 서로 언성을 높여가며 싸웠다. 그 사이 주영은 앉은 채로 고개를 돌려 남자들의 모습을 확인하려 했다.

 “보지 마!”

 셋이 일시에 불같이 화를 냈다. 주영은 호된 꾸지람을 들은 어린아이처럼 어깨를 움츠러들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현우는 하울릿들을 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하울릿은 저런 생김새가 아니었잖아? 네 발로 기어 다니는 흑표범…….”

 “평소에 밥만 먹지 말고 귓밥 청소 좀 하고 다녀라. 어제 말했잖나. 흑표범 인간이라고.”

 찬희는 현우의 말을 끊으며 목청을 높였다. 현우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표정으로 따졌고,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주영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슬슬 짜증이 났다.

 “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안 돼요?”

 “나도 그렇고 싶은데…….”

 찬희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그들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군!”

 순간, 현우와 주영의 몸은 자석의 인력처럼 어딘가로 확 끌어당겨졌다. 그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깃털처럼 가벼워진 정신은 거센 힘의 기류에 휩쓸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고 급하강 할 때처럼 얼굴의 피부가 덜덜 떨렸다.

 잠시 뒤에 그들은 알 수 없는 기류에서 벗어나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깃털이 공중을 떠돌다가 바닥에 내려앉은 것처럼 충격은 전혀 없었다.

 어디선가 부서지고 나뒹구는 요란한 소리에 주영은 눈을 번쩍 떴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기괴한 모양으로 부서졌고, 유리접시와 맥주잔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 나 잔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그곳에는 주영이 난생 처음 보는 맹수들이 유리파편을 밟은 채 으르렁거렸다.

 주영은 방금 막 전력질주를 한 사람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그 테이블은 조금 전까지 자신이 앉아 있던 자리였다.

 “순간이동 했어! 우리가 순간이동을 했다고!”

 마토가 큰 소리로 호들갑을 떨었지만 주영에겐 들리지 않았다. 소리는 조금씩 생명을 잃었고, 곧 맥박 뛰는 소리가 들릴 만큼 주위는 조용해졌다.

 주영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찬희의 손을 잡고 있는 손과 바닥에 주저앉은 다리가 보였다. 다리에 힘을 주어 움직여 보았지만 꼼짝도 안했다. 손도 마찬가지였다. 공포에 짓눌려 몸의 행동권이 박탈된 것은 처음이었다.

 하울릿들이 고개를 훽 돌렸다. 얼굴에 사냥을 앞둔 맹수 특유의 살의가 가득했다. 녀석들은 몰이라도 하려는 듯 양 옆으로 떨어져 도약한 후 나란히 달려들었다.

 맥박 소리가 차츰 줄어들면서 주위의 소음이 들려왔다.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고 아득했던 의식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제야 그녀는 맹수들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던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는 걸 깨달았다.

 “손 꽉 잡아!”

 현우와 마토의 비명소리 사이로 찬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영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꼭 감고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또다시 어떤 거센 힘의 기류에 몸이 휩쓸려 날아갔다.

 “제길, 뭐야!”

 현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그들은 어느새 카운터 맞은편의 문 근처에 주저앉아 있었다. 이번에도 눈 깜빡할 사이에 이동한 것이다.

 순식간에 눈앞에서 목표물이 사라지자 하울릿들은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들은 멈추려고 했지만 달려가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테이블을 덮쳤을 때와 똑같이 카운터를 덮쳤다. 계산대와 생맥주 기계,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던 아르바이트생들은 하울릿 두 마리의 육중한 덩치에 완전히 깔아뭉개졌다.

 마토와 주영이 짧은 비명을 질렀고, 현우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말도 안 돼…….”

 현우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카운터 쪽을 바라보았다. 기계에서 터져 나온 맥주 거품과 부서진 잔해들에서 피어오른 먼지구름이 자욱했다. 피를 흘리며 고통 속에 신음을 흘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상상되자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현우가 쓴 소리를 뱉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곳에는 현우보다 더 독한 인간, 찬희가 있었다. 그는 바닥에 드러누운 채 고개만 유리창에 꺾인 이상한 자세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

 찬희의 얼굴에는 짜증과 피로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사람이 죽어서 슬프거나 안타까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너희들 연기 실력이 정말 끝내주는 군. 아마 최단시간일 거다.”

 “뭐가 최단시간이라는 거야?”

 현우가 가시 돋친 말로 쏘아붙였다.

 “하울릿들에게 환영을 들킨 시간, 이번이 최단시간일 거야.”

 “환영...이요?”

 주영은 자신이 들은 게 맞는 지 확인하듯이 중얼거렸다. 갑자기 강한 이질감이 들었다. 이 정도로 가게가 난장판이 되었으면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도망치려는 사람들 때문에 소란스러워야 했다. 하지만 테이블에 있는 손님들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태연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현우와 주영은 놀란 눈길로 손님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그들은 더 이상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그들만 갑자기 시간이 멈춘 듯했다. 어떤 남자는 치킨을 먹는 자세로, 어떤 여자는 입을 가리고 웃는 자세로, 어떤 이들은 맥주잔을 부딪쳐 건배하는 자세로 멈춰 있었다.

 “우왓!”

 마토는 놀라서 소리쳤다. 손님들의 몸에서 느닷없이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얼마 안 가서 그들 모두 홀연히 사라졌다. 바람이 불어와 희뿌연 안개를 쓸어간 것처럼.

 현우와 주영이 입을 벌린 채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거의 동시에 엉망이 되어버린 카운터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아르바이트생들도 모두 환영일까 하는 그들의 의심은 적중했다. 그곳에는 네 발을 꼿꼿이 딛고 서 있는 하울릿 두 마리만 있었다.

 “저, 전부 환영이었던 거예요? 이 모든 게?”

 주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래.”

 “도대체……. 언제부터…….”

 찬희는 대답 대신 주영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 순간, 그의 몸이 검게 물들었다. 어젯밤 현우를 구해준 이종족들 중 한 명, 리온의 모습이었다.

 “아마 말해줘도 모를 거야. 너희 사람들은 순간을 포착하는 감각이 무디니까”

 주영이 무엇인가 말하려고 입을 벙긋거렸지만 리온은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번이나 허탕 쳐서 열이 오를 대로 오른 하울릿들이 달음박질해서 달려오고 있었다. 리온은 여유 있게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녀석들이 지척의 거리까지 다가온 순간,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가 서 있던 바닥에서 작은 먼지가 나풀거렸다.

 무섭게 달려오던 하울릿들은 자세를 낮추고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리온은 어느새 처음 주영과 함께 앉아 있던 테이블에 가 있었다. 그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잔해들 중 의자 다리로 보이는 나무 뭉텅이를 하나 주웠다. 그리고 서너 번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면서 무게와 단단함을 확인했다.

 하울릿들은 득달같이 리온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 그는 날카로운 발톱이 목덜미에 닿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사라졌다.

 “크르르르!!!”

 연이은 허탕으로 맹수들이 고개를 바짝 쳐들고 포효했다. 맹수의 깊은 울부짖음에 현우와 주영은 몸을 잔뜩 움츠렸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는 공포심이었다.

 바로 그때, 검은색 잔영이 하울릿에게 쏜살같이 날아갔다.

 퍽!

 둔탁한 타격음과 나무 박살나는 소리가 났다.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어서 나무 파편이 허공에 흩날리는 게 느리게 보였다.

 “시끄러워.”

 검은색 잔영은 리온이었다. 조금 전 주운 부러진 의자 다리로 하울릿의 머리를 후려친 것이었다. 하울릿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고, 마토는 녀석들의 먼 조상 중에 강아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다른 하울릿이 복수심에 불타올라 입을 크게 벌리고 리온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리온은 검은색 잔영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러곤 어디선가 또 둔기처럼 생긴 나무 뭉텅이를 가져와 하울릿의 머리를 후려쳤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나라고 알겠냐? 묻지 마.”

 “그럼, 주영 너는 알겠지? 머리가 좋으니까.”

 “이건……. 상식이 안 통해.”

 현우와 주영, 마토는 실없는 말을 늘어뜨리며 리온이 싸우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리온은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의자 다리, 테이블 다리 등 손에 잡힐 만한 나무토막을 둔기처럼 휘둘렀다. 움직이는 너무 빨라서 둔기의 타격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면 그곳에는 검은색 잔영만 있고, 리온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가 휘두른 나무토막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한 번 휘두르면 박살났다.

 “크르르!!!”

 하울릿 한 마리는 리온이 앞에서 튀어나왔다가 갑자기 사라진 다음, 뒤에서 공격이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서 몸을 급격히 돌아섰다. 그러자 리온이 돌아선 녀석의 뒤를 또다시 잡았다. 놀란 하울릿이 또 급격히 돌아서고, 그러면 리온은 또 돌아선 녀석의 뒤를 잡고.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자 하울릿은 한 방향으로 빙글빙글 도는 재미난 모양새가 되었다.

 리온은 한 놈을 장난치듯이 상대하면서도 다른 하울릿에겐 인정사정없이 나무둔기를 휘둘렀다. 하울릿들의 비명소리와 둔탁한 타격음이 사정없이 현우의 귀를 때렸다.

 “와하하! 잘 싸운다! 부셔버려, 녀석들을 완전히 때려 눕혀버려!”

 마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크르르?”

 리온의 장난에 놀아나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던 하울릿이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다가 마토의 고함소리에 고개를 바짝 쳐들었다. 녀석은 입을 크게 벌리고 울림이 깊은 포효를 내뱉었다.

 “크르르!”

 “꺄아아악!”

 “으아악! 마토, 이 빌어먹을 자식아!”

 하울릿은 리온의 공격을 피하려고 테이블과 의자를 밟으며 넓은 호를 그리면서 뛰어왔다.

 속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리온이 녀석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그는 옆에서 불쑥 튀어나와 하울릿의 옆구리를 둔기로 강하게 후려쳤다. 우지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덩치 큰 맹수가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후……. 괜찮아?”

 리온은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네... 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주영과

 “…….”

 입을 다물지 못하는 현우와

 “괜찮고말고! 당신 정말 빠르네!”

 잔뜩 흥분한 마토.

 리온은 싱긋 웃더니 시야에서 한순간 사라졌다가 나타났다. 그의 품에는 어느새 나무토막 여러 개가 들려 있었다.

 “내가 최대한 녀석들을 상대하겠지만, 혹시라도 달려들면 이걸로 잠깐이라도 막아줘. 녀석들이 절대 이 문고리를 잡게 하면 안 돼. 알겠지?”

 그가 나무토막들을 바닥에 떨어뜨리며 신신당부했다.

 전투가 재개되었다. 다른 말로 하면 리온의 일방적인 둔기 훈련이 시작되었다.

 “이걸로 하울릿들을 상대하라고?”

 마토는 나무토막 하나를 들고 손바닥에 탁탁 때렸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왜?”

 “봐봐.”

 현우가 한창 싸우고 있는 그들을 가리켰다. 하울릿들 중 한 놈도 죽거나 쓰러지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일방적인 싸움이었다.

 “그런데 왜 이 문고리를 잡게 하면 안 된다는 거지?”

 주영이 등 뒤에 있는 문고리를 올려다보았다. 자연스레 현우와 마토의 시선도 돌아갔다. 쇠로 된 디귿자 모양의 문고리로 어느 가게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들의 관심이 문고리로 쏠렸을 때, 현우가 비명을 질렀다. 마토와 주영은 머리끝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하울릿 한 마리가 그의 오른팔을 물어뜯고 있었다.

 “이 자식이!”

 마토는 손에 쥐어진 둔기를 세게 휘둘렀다. 맹수의 머리를 강타한 나무토막은 맥없이 박살나버렸다. 하울릿은 나무 파편이 튀어서 눈을 찡그릴 뿐 현우의 팔을 놓지 않았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던 주영은 발뒤꿈치에 나무토막 더미가 닿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 중에서 부서진 나무토막을 주워 초인적인 힘으로 하울릿의 인중을 찔렀다.

 캬아아!!

 맹수는 숨 가쁜 비명을 지르면서 입을 쩍 벌렸다. 그 사이 현우가 오른팔을 붙잡으며 뒷걸음질 쳤다.

 “하아, 하아…….”

 그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숨을 헐떡거리면서 리온이 상대하고 있는 하울릿들의 숫자를 확인했다. 여전히 두 마리였다. 고개를 돌렸다. 눈앞에도 하울릿이 있었다. 어디선가 새로 나타난 놈이었다.

 “이럴 수가!”

 마토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허공의 공간을 찢고서 하울릿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몇몇은 리온에게 향했고, 몇몇은 현우와 주영에게 다가왔다.

 “이런! 절대, 문고리를, 잡게, 하면, 안 돼!”

 고속이동을 하면서 외치는 바람에 리온의 말은 뚝뚝 끊겼다.

 “이걸 어떻게 상대하라는 거야!”

 현우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내가, 도와, 줄게!”

 그림자 잔영이 다가와 문 근처에 있는 하울릿 몇몇의 시선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하울릿들이 일제히 달려들자 그들은 나무토막을 휘둘러볼 시간도 없이 허무하게 당했다. 살갗이 뜯기고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비명과 신음이 뒤섞였다.

 현우는 바닥에 뺨을 부빈 채 쓰러졌다. 하울릿들이 무참히 주영을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버둥거리며 팔을 들어 올렸지만 금세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울릿 한 마리가 문고리를 잡았다.

 지진이 난 것처럼 바닥이 진동했다. 천장에 균열이 가고 콘크리트 조각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치킨집 전체가 무너져갔다. 굉음, 오직 고막을 찢는 굉음만이 들렸다.

 “현우!”

 굉음 사이로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현우는 시선을 굴려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 희뿌연 먼지구름과 떨어지는 콘크리트 조각 때문에 시야가 흐렸다.

 리온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소리를 질렀지만 현우는 끝내 그 말을 듣지 못했다. 단지 정신을 잃기 직전 그의 입모양으로 말을 읽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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