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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님에게
작가 : 지원(옹심이)
작품등록일 : 2017.7.4

작가 지망생, 결론은 백수인 미소의 달과의 계약 이야기

 
달과의 계약
작성일 : 17-07-04 19:48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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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가 고개를 들었다.

 

  달이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로 이상한 것은, 달이 눈이 없는데도 자신이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었다.

  미소가 다시 노트북을 켰다.

  띠리리

  노트북이 켜졌다.

  그리고.. 건드리기도 전에 혼자 꺼졌다. 그와 함께 방안의 불도 꺼졌다. 이제 밝은 달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정전인가..?"

 

  "아니, 내가 너 보려고 일부러 다 끈 거야. 내 시력이 안 좋거든."

 

  "뭐야..?"

  고개를 휘휘 저어 보았지만 역시 달 밖에 없었다.

 

  "누구.. 세요?"

  어느새 미소는 '목소리'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달."

 

  "존함이 달이시구나.."

 

  "아니라고, 내가 달이야! 너 앞에 있는 둥근 거."

 

  "엥? 시계요?"

 

  "아니 달!! 문(moon)!"

 

  "아 그렇구나.. 네?"

  수긍하던 미소가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자신이 달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언짢다는 듯 말했다.

  그것을 신호로 미소의 앞에 있던 달이 미소의 눈앞으로 움직였다.

 

  "인공위성인가?!"

 

  "아니, 현실적이게 생각하지 마. 너희 세계에서는 아주 비정상적인 일이니까. 내가 움직인 거야."

  정말 코앞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 미소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 나한테 왜 그래요?"

 

  "나랑 계약 좀 하자."

  물음에 답은 안 하고 달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미소가 달을 쏘아보았다.

 

  "계약 하자니까."

 

  "아, 진짜. 무슨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예요?"

 

  "뚱.. 단지? 요즘에는 그런 단지도 있냐? 예전에 내가 조선시대에 유비라는 여자애를 만났을 때는 그런 단지가 없었는데."

 

  "지금 몇 살이세요?"

  미소가 태연하게 물었다. 이제 어느정도 적응이 된 상태였다.

 

  "나? 몰라. 한 1000살은 됬을 걸?"

 

  "사기꾼 아니야? 이거 몰카예요?"

 

  "몰카? 그런 차가 있었.."

 

  "아 좀!"

  달이든 뭐든 미소는 그저 귀찮았다. 알고보면 지금 이 상황은 최악이었다.

  첫째, 책을 완성하지 못했다.

  둘째, 월요일이다.

  셋째, 이 똥 같은 상황.

 

  "흠.. 계약은 할 거냐?"

  걱정된다는 말투였다.

 

  "무슨 계약이요?"

 

  "나 몇십 번만 네가 되자."

 

  "뭐라고요?"

  달이 애원하다시피 말하자 미소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발.."

 

  "이봐요. 달님, 만약에 제가 계약을 하면요, 달님은 저에게 뭐 해줄 건데요? 기부 앤 테이크 시대잖아요."

 

  "지금이 그런 시대냐?"

 

  "말대꾸 하지 말구요!"

 

  "내가 너보다 나이 많은데.."

  달이 울상이 되었다. 미소는 계속 팔짱을 낀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뭘 바래?"

  결국 달은 조심히 입을 열어서 물었다.

 

  "음.. 공모전 통과? 저 작가 되게 해주세요!"

 

  "그, 그래."

  사실 작가가 뭔 지는 정확하게 몰랐다. 하지만 달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 몸을 빌리겠다는 거죠?"

 

  "그, 그렇지."

 

  "대신 샤워 금지, 눈 감고 옷 갈아입기!"

  미소가 인심 쓴다는 듯 소리쳤다.

 

  "정말? 알겠어. 그러면 이 계약을 설명해줄게.."

  달이 천천히 미소에게 다가왔다.

 

  미소가 꿀꺽 침을 삼켰다.

 

  "이 계약은 말야, 아까 말했던 대로 내가 너가 되는 거야. 내가 너의 몸을 빌려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

 

  "해야 할 일이라는게.. 야한 거나 범죄는 아니죠?"

 

  "내가 미쳤니? 그런 거 아냐."

  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미소의 눈앞에서는 달이 빙글 도는 곳으로 보였다.

 

  "그럼 좋아요."

 

  "정말?"

 

  "언제부터요?"

  새초롬하게 미소가 달에게 물어보았다.

 

  "내일부터. 여기 싸인해."

  어디선가 종이가 휙 날라왔다.

 

  "알겠어요."

  미소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휘적휘적 거리며 싸인을 했다.

 

  다음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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