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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장왕곤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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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혈왕재림(血王再臨)(1).
작성일 : 16-04-11 15:34     조회 : 629     추천 : 0     분량 : 7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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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화.

 혈왕재림(血王再臨)(1).

 

 

 "도대체 난 여기서 뭘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

 "월영 대사형께서 네가 문주 취임식 때 입을 의상을 직접 만들고 계시니 기다려라."

 "문주 취임식? 난 단지 봉문만 해제해 주고 떠날 겁니다. 문주 같은 거… 절대로 안 합니다."

 "봉문을 해제시켜 준다며?"

 "예,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난 처음부터 혈왕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봉문을 해제시키기 위해 온 것이고···."

 "봉문령을 내리는 것은 문주만이 가능하다. 그리고 또 그 봉문을 해제시키는 것도 문주만이 가능하다. 아직 무슨 뜻인지 모르겠느냐?"

 "그렇다면 혈왕께서 이렇게 될 것을 계산하고 내게 부탁을 한 것이었군요."

 "헐헐헐···!"

 

 혈왕전(血王殿)은 규모가 결코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백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상주하자 협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열 명씩 조를 이뤄 차륜전 형태로 돌아가며 북리곤을 공격하는 실전훈련을 겸한 비무, 이십 일 가까이 이어진 그 혹독한 비무가 끝난 것이 한 시진 전의 일이었다.

 장로들과의 비무로 북리곤은 검왕의 검법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뒤였다. 월영을 비롯한 장로들이 강제적으로 북리곤을 월단퇴의 새 문주로 만들려 한 것이다.

 북리곤은 계속 혈왕전에 붙잡혀 있어야 했다.

 몇 명의 장로만이 분주히 밖으로 오갈 뿐 대부분의 장로들은 여전히 혈왕전에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실 북리곤은 모르고 있었지만 저녁 무렵이 되면서부터 이미 월단퇴 전체가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백의대 제자들은 물론이고, 적의대에 입관해 있던 제자들마저 모두 훈련을 중지하고 대기하라는 명령이 원로원에서 내려진 것이다.

 심지어 뇌옥에 갇혀 있던 예혜상과 모자서, 그리고 장이를 비롯한 모든 죄수들마저 풀려난 상태였다.

 그리고 자시가 되기 전 다시 원로원의 명령에 의해 월단퇴의 전 제자들이 혈왕전 앞의 광장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적의대 제자들의 훈련이 중단된 건 본 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던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

 "글쎄, 이십일 전부터 모든 원로들이 혈왕전에 처박혀 있다더니 그 일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맞아. 분명히 그동안 혈왕의 전인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그를 후대 문주로 인정한 모양이야. 그렇지 않다면 전 제자들을 집합시킬 이유가 없잖아."

 한군데 모여 서 있는 백의대 제자들 사이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들이 이어졌다. 이것은 적의대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훈련 과정을 모두 마친 선배들도 아는 게 없는 듯 어리둥절해하는 태도들이었다.

 '그나저나 곤 사형은 어디에 있는 걸까?'

 예혜상은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뇌옥에서 풀려난 게 오늘 아침의 일, 남자 제자들의 숙소로 가보니 모자서와 장이도 풀려나 있었는데 기이하게도 북리곤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뭔가 잘못된 건 아니겠지?'

 모두들 들떠 있는 분위기였다. 오늘밤 자시에 칠십 년 만에 새로운 문주의 취임식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예혜상은 기쁘기는커녕 불안하기만 했다.

 새 문주에 오를 사람은 당연히 혈왕의 전인인 사마기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문주가 되면 자신을 비롯해 북리곤과 장이, 그리고 모자서가 어려움을 겪을 게 분명했다. 어쩌면 뇌옥에 다시 갇히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목숨을 잃을지도 몰랐다.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북리곤의 모습이 끝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예혜상이 불안해하는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북리곤을 찾고 있는 그 시간, 북리곤은 귀검 유무명과 담판을 벌이고 있었다.

 "좋습니다. 봉문을 해제하기 위해서 먼저 문주가 되어야 한다면 할 수 없지요.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슨 조건이 두 가지씩이나 되느냐?"

 귀검 유무명이 짐짓 짜증스러운 표정을 머금었다.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저도 안 합니다. 죽으면 죽었지 이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을 겁니다."

 "허어! 이런 고집 하고는… 그래, 조건이라는 게 뭐냐?"

 "첫째, 내가 월단퇴의 문주, 그러니까 이대(二代) 혈왕이라는 걸 비밀로 해주십시오."

 "비밀로 해달라고? 그러니까 제자들에게도 말이냐?"

 "그렇습니다. 원로 분들은 기왕에 알고 계시니까 할 수 없지만 그 외의 모든 제자들에게는 비밀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취임식 때 얼굴을 복면으로 가려야 하나?"

 귀검 유무명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로서는 심각한 문제였다. 언뜻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 같은데 다시 생각해 보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해답을 들고 온 사람은 월영이었다.

 "호홋! 잘됐군요. 역시 난 선견지명이 있어요."

 북리곤과 귀검 유무명이 앉아 있는 곳은 혈왕전 내의 의사청이었다.

 십여 명의 장로들도 함께 앉아 있었는데 월영이 들어오자 귀검 유무명을 비롯해 나머지 장로들은 감히 앉아 있을 수 없다는 듯 벌떡 몸을 일으켰다.

 월영의 손에는 옷 한 벌과 챙이 넓은 모자가 들려 있었다.

 장로들의 시선이 일제히 월영의 손으로 모아졌다.

 촤악!

 월영이 의기양양해하는 눈빛으로 장로들을 둘러본 뒤 옷을 펼쳤다.

 "전대 혈왕은 옷에 대한 감각이 없었어요. 쉽게 말하면 너무 촌스러웠어요. 그러니 이대 혈왕은 화려하게 강호에 등장해야 해요."

 언뜻 보면 장포 밖에 걸치는 피풍의(皮風衣) 형태이다.

 커다란 검은 천, 펼치면 직사각형의 검은 옷감에 불과했다.

 하지만 목에서 줄을 묶고 어깨 위로 덮자 전신을 가려 언뜻 보기에는 제사장(祭司長)들이 입을 듯한 예복으로 보였다.

 헐렁한 검은 피풍의의 가슴에는 만월이 수 놓여 있고 만월의 둘레에는 달무리가 번져 있었다. 다시 그 달무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흰색의 구름 무늬였다.

 북리곤에게 옷을 입힌 월영은 곧이어 한쪽에 놓아두었던 모자를 씌웠다.

 모자 역시 검었고 넓은 챙에 드리워져 있는 면사 역시 검은색이었다.

 모자를 쓰자 면사가 내려져 북리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뒤덮여 유독 돋보이는 것은 가슴에 수 놓여 있는 구름무늬와 만월, 그리고 달을 둘러싸고 있는 달무리였다.

 "오오! 대단하군요!"

 "역시 월영 대사형의 옷 만드는 솜씨는 가히 일절이라 할 만하군요!"

 둘러서 있던 장로들이 침을 삼켰다.

 과연 장로들이 감탄하는 것만치 북리곤의 모습은 신비해 보였다.

 발끝까지 내려오는 검은 피풍의, 여기에 다시 면사가 드리워진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쓰자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 가슴에 수 놓여 있는 만월만이 둥실 어둠 속에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우리들만 보긴 아깝군. 원아!"

 "옛! 형님!"

 "빨리 가서 동경 하나 구해와라. 전신을 볼 수 있는 전신경이면 더 좋겠지만 없으면 대충 아무거나 가져와. 우리 애송이 문주도 자신이 얼마나 신비하고 멋있는지 봐야 할 게 아니냐!"

 "존명!"

 "의권아!"

 "예, 큰형님!"

 "자꾸 원이만 시키지 말고 네가 직접 해라."

 "하, 하지만···."

 "지금 게기는 거냐? 정말 그런 거냐?"

 "아,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당장 실시하겠습니다. 실시―!"

 장로라고 다 똑같은 장로가 아닌 듯했다. 장로들 간에도 서열이 있는 듯했는데 북리곤이 보기에 엄격해도 보통 엄격한 게 아니었다.

 북리곤이 고개를 돌려 귀검 유무명을 바라보자 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칠십 년 동안이나 이 안에 갇혀 있으면서 뭘 하고 지냈겠느냐? 동기들끼리 서로 박 터지게 싸워 서열 정하는 것도 시간 때우기 좋은 일종의 놀이였다."

 "그렇다면 어르신께서는 몇 째가 되십니까?"

 "나? 서열 삼위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북리곤이 보기에는 자부심이 가득한 태도였다.

 "이제 신분을 감추는 것은 해결이 되었으니 두 번째 조건은 뭔가요?"

 월영이 자신의 작품을 입고 있는 북리곤을 흐뭇한 눈으로 쓸어보며 질문을 던졌다.

 "제가 문주로 취임한 이후 월단퇴는 더 이상 살인 청부를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북리곤이 단호한 표정이 되어 입을 열었다.

 장로들의 눈이 커졌다.

 귀검 유무명이 다른 장로들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뭘 해서 먹고살란 말이냐?"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습니까! 농사를 짓든, 강호에 나가 장사를 하든 먹고살 방법은 많습니다."

 "맙소사! 평생 살인 기예만 수련해 온 우리더러 농사를 지으라니!"

 장로들이 입을 딱 벌렸다.

 월영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호홋! 난 괜찮아요. 다들 알고 있겠지요? 내가 남령에서 옷 장사하고 있다는 거? 내가 만든 옷이라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어요. 방귀깨나 뀐다고 자처하는 놈들치고 내 옷을 못 입어서 안달을 내는 놈이 한둘이 아니에요."

 "워, 월영 대사형!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알아요! 그럼 이건 어때요? 우리 아가의 조건을 받아들일 방법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뭡니까?"

 "살인 청부를 제외하고 다른 청부를 받는 거예요."

 "다른 청부라면?"

 "거, 왜 있잖아요. 가출한 아들을 찾는 일이라든지… 그게 아니면 바람난 여편네 뒤를 밟는 일이라든지···."

 '그 대목에서 가출한 아들 이야기는 왜 나오는 거야?'

 북리곤이 뜨끔해하며 시선을 돌렸다.

 장로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이 나이에 잃어버린 강아지나 고양이를 찾아주거나 행실이 더러운 여자들 뒷조사나 해야 한단 말입니까?"

 귀검 유무명의 둘째 사형인 땅딸막한 장로가 한 자 한 자 끊어서 질문을 던졌다. 가장 끝말은 이를 악다물고 내뱉어 불만이 많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월영은 입을 내밀고 있는 사제에게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잃어버리는 게 강아지만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소림에서 장경각에 보관하고 있던 칠십이종절예 중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쳐봐요. 만약 그걸 되찾아주면 소림에서 얼마를 내놓을까요?"

 장로들이 다시 입을 딱 벌렸다.

 "뭐, 어쩌다 하찮은 청부도 들어오긴 하겠지만 정말 가격을 정할 수 없는 그런 청부도 꽤 들어올 거예요. 그거면 우리 식구들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요."

 월영이 별안간 입구 쪽에 서 있던 장로를 바라보았다.

 "당신!"

 "옛! 대사형!"

 "당신 지금 잔머리 굴렸지요? 예를 들어 각 문파에서 중요한 비급이나 신물을 훔쳐 낸 뒤 다시 그걸 찾아온 척 연극하며 돈을 받아 챙기겠다는 그런 얄팍한 잔머리 말이에요!"

 "예? 전 그런 생각 한 적 없는데요?"

 장로들이 일제히 월영을 바라보았다.

 북리곤도 월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월영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라는 게 모두의 뇌리에 퍼뜩 스쳐 간 것이다.

 "호홋! 장사라는 건 말이에요. 원래 상도의라는 게 있는 거고… 그나저나 취임식 준비는 다 된 건가요?"

 월영의 이마에 진땀이 맺혔다.

 

 문주 취임식이 거행된 것은 막 자시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혈왕전 문이 열렸다.

 활짝 열려진 대문을 통해 가장 먼저 쏟아져 나온 것은 이백 명에 달하는 원로들이었다.

 원로들이 가장 낮은 서열대로 차례로 나와 양쪽으로 갈라선 뒤에 귀검 유무명과 땅딸막한 장로, 그리고 월영이 북리곤과 함께 걸어 나왔다.

 이백 명의 장로가 질서정연하게 쏟아져 나와 양옆으로 도열한 것만 해도 월단퇴의 제자들에게는 일대 장관이라 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그 뒤 전설적인 비운의 대살수들인 귀검 유무명과 그의 두 사형이 검은 피풍의로 전신을 감싼 북리곤을 보좌하고 나온다.

 그야말로 효과 만점의 연출이었다.

 "시선은 눈보다 약간 높게, 가슴은 펴고!"

 귀검 유무명을 비롯해 가장 배분이 높은 세 명의 장로가 다시 옆줄로 도열해 서자 북리곤은 미리 준비해 놓은 연단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귀로 월영의 전음이 이어졌다.

 "두 발의 간격은 어깨보다 약간 좁게… 좋아요! 너무 빨리 걸어도 안 돼요. 제왕은 걷는 모습도 제왕다워야 하는 거예요."

 연단에 오르자 검은 면사가 드리워져 있는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피풍의로 전신을 가린 북리곤의 모습이 더욱 신비하게 부각되었다. 이미 연단 자체도 처음부터 북리곤의 모습이 더욱 돋보이도록 계산해서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연단 위의 북리곤을 바라보는 모든 제자들의 눈에 긴장의 빛이 가득 했다.

 그야말로 숨조차 함부로 쉴 수 없는 압박감과 신비감.

 바늘 떨어지는 소리라도 들릴 듯한 정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북리곤은 월영에게 교육받은 대로 대략 반 각 정도의 시간 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터질 듯한 긴장 속에서 중지에 혈왕비환이 끼어져 있는 북리곤의 오른손이 천천히 허공에 수평으로 들려졌다.

 파아앗!

 착시 현상일까?

 돌연 혈왕비환의 전면에 튀어나와 있는 아수라의 두상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빛은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입을 벌리고 있는 아수라의 얼굴이 그 빛 속에서 살아났다.

 뻗어나가는 각도가 확산되면서 아수라의 두상은 무려 삼 장 정도의 크기가 되어 광장의 중앙 허공에서 멈춰졌다.

 혈왕비환의 전면에 있는 아수라의 두상은 그 재질이 혈옥(血玉)이었다. 그 혈옥에 곤음진기를 불어넣자 아수라의 모습이 허공에 투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옷!"

 "와아아―!"

 모든 제자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촤아악!

 촤악!

 순간, 이백 명에 달하는 장로들이 지면에 오체투지했다.

 "혈왕재림(血王再臨)―!"

 "문주를 대합니다―!"

 말 그대로 오체투지였다.

 두 팔을 머리 위로 뻗은 채 이마가 땅에 닿아 있다. 주인이 다가와 목숨을 취해도 받아들이겠다는 절대 충성을 맹세하는 자세였다.

 촤아악!

 원로들이 몸을 던지며 일제히 오체투지하자 광장에 운집해 있던 월단퇴의 전 제자들 역시 똑같은 형태로 오체투지했다.

 혈황비환을 끼고 있는 오른손을 수평으로 뻗은 채 우뚝 서 있는 북리곤의 모습은 그 모든 제자들 위에 군림하는 듯 오연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나 그것은 표면적인 것일 뿐 기실 북리곤은 내심 크게 놀란 상태였다.

 '일파의 수장(首長)이라는 게 정녕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북리곤은 월단퇴의 문주로서 누릴 수 있는 권한보다는 오히려 그 의무와 책임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새삼 부친 북리대정이 이화단철장을 맡기려고 하던 때가 생각났다.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화단철장에 소속되어 있는 장인들과 그 가족들을 이끌고 나갈 사람은 바로 너다.

 

 칠십 년 동안 죽어라 무공만 수련해 온 무려 일천 명에 달하는 살수들.

 응집된 힘으로 따지면 어지간한 무림 문파 서너 개 정도는 하룻밤에 멸문시킬 수 있는 엄청난 전력이다.

 북리곤은 자신을 향해 오체투지해 있는 월단퇴의 제자들을 내려다보며 격동으로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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