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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운명을 삼키다
작가 : 우경
작품등록일 : 2017.6.23

어느날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난 아키아.
세상엔 그가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하이베롱 마을
작성일 : 17-07-01 20:20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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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에 있는 하이베롱 마을은 입구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다. 처음 하이베롱 마을을 방문한다면 코앞에 있어도 찾기 힘들만큼. 하이베롱 마을에 와본 적 없어도 아키아는 말락에게 마을의 위치를 들은 경험이 있었다. 수십 번도 넘게 들었던 아키아는 숨겨져 있는 입구를 어렵지 않게 찾았다.

 그들은 하이베롱 마을에서 처음 만난 노인에게 신디바이저에 대해 물었다.

 “혹시 신디바이저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감추어진 정보는 귀한 법이다. 값비싼 정보료를 내고 신디바이저에 대해 알게 된 아키아 일행은 하이베롱 마을사람들도 그 존재를 모를까봐 걱정했다.

 다행히 노인은 신디바이저가 있는 장소를 말해 주었다.

 “알지. 고럼 알고 말고. 우울 모자를 말하는 거 아녀. 고게 족장께서 가지고 있던 거 같은디. 족장님은 마을 행정 지역에 있을 것이여. 걱정거리라도 있는감? 우환이 있을 때 찾는 모자인디. 쯧쯧 힘내시게.”

 노인은 응원의 한마디를 남기고 그물침대에 누워 목창을 마저 깎았다.

 변경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규모인 하이베롱 마을은 세부분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아키아와 하스론이 들어갔던 입구는 몬스터들을 경계하는 전초(前哨) 지역이었다. 경계하는 것은 몬스터뿐이 아니었다. 아키아 일행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 지켜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노인과의 문답을 듣던 이들 중 몇몇은 자리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인적이 끊기는 밀림을 지나야 나오는 주거 지역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장관을 이뤘다. 고지대에서 거대한 절벽을 등지고 있는 주거 지역을 보면 자연의 경외와 인간의 생존력이 함께 느껴졌다. 사실 전초 지역과 주거 지역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어서 같은 마을로 보기 힘들었다.

 전초 지역과는 달리 주거 지역은 인적을 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사인 하이베롱 마을은 낮이면 전초 지역에서 망을 보거나, 사냥을 나갔다. 주거 지역에서 자주보이는 광경은 아이들이 전쟁놀이를 하거나, 목창과 목검으로 대련하는 모습이었다.

 “옛날 생각나지 않아? 우리도 어렸을 때 저렇게 목검을 휘두르며 놀았었는데.”

 하스론의 말에 아키아가 대답했다.

 “옛날이라고 하긴 좀······. 5년밖에 안 지났잖아. 우린 어리지도 않았었어. 그때가 17살이었다고. 심지어 목검을 휘두른 건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막손 아저씨가 훈련시킨답시고 억지로 들게 한 거잖아! 생각해보니 그때 넌 더 자고 싶어 하는 날 억지로 깨워서 새벽부터 칼을 휘두르게 시켰었지!”

 말을 할수록 과거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 아키아는 열불을 토했다.

 “워워. 진정하라고. 그때 나만 재밌었냐?”

 “그래. 너만 재밌었다. 이 똥강아지 녀석아!”

 주거 지역의 아이들은 잠시 할 일을 멈추고, 쫓고 쫓기는 아키아와 하스론을 보았다. 쓸데없는 모습에 관심을 끈 아이들은 전쟁놀이와 대련을 다시 진행했다.

 한참을 뛰던 아키아 일행은 길을 잃어버렸다. 미로처럼 연결된 주거 지역은 직진만 해서는 길이 나오지 않는 구조였다. 앞으로 가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어쩐다냐?”

 “그러게 날 잡기 위해 왜 뛰어?”

 “뛴 게 누군데, 반성은 못할망정?”

 티격태격하며 싸우던 아키아와 하스론은 마침 길모퉁이에서 나오는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야. 행정 지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니?”

 아이는 아키아의 얼굴을 한번 보고, 하스론의 얼굴을 한번 보더니, 오른손을 펴 앞으로 쭉 내밀었다.

  아키아는 아이의 손에 하이파이브를 쳤다. 그러자 아이는 짜증스런 얼굴로 말했다.

 “기브 앤 테이크 몰라요? 상호간에 부탁을 하려면 저도 얻는 게 있어야죠.”

 “아이야. 참아. 저 녀석이 사회생활을 덜해서 기본적인 걸 몰라.”

 하스론은 아키아를 놀리며 가방에서 바짝 마른 한 송이 꽃을 꺼내 주었다.

 “상처 치료에 탁월한 에네미스야. 열심히 뛰 놀 나이에 다치기도 쉬울 텐데, 물에 개서 상처에 바르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아물게 될 거야.”

 육안으로 확인하고 냄새를 맡아보던 아이는 꽃을 주머니에 넣고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길을 잃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왔다면 찾기 힘들만큼 요리조리 집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아이는 절벽에 파인 동굴을 가리켰다.

 “저기로 들어가라고?”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거 지역으로 돌아갔다.

 행정 지역으로 연결되는 동굴은 두 명의 전사가 지켰다. 절벽의 색으로 위장한 채로. 아키아 일행은 동굴에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들을 알아차렸다.

 태양을 상징하는 타투가 그려진 전사가 앞으로 나와 동굴 입구를 막았다.

 “행정 지역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그대들은 어떤 용무로 찾아왔는가?”

 물어보는 전사의 말에 족장을 찾아왔다고 아키아가 말했다. 용무를 들은 전사는 옆의 다른 전사에게 눈짓을 했다. 서열이 낮아 보이는 그 전사는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다시 동굴 밖으로 나온 전사는 아키아 일행을 막고 선 전사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말을 했다.

 아키아 일행을 막아선 전사가 말했다.

 “족장님은 지금 당장 뵙기 어렵네. 내일 다시 찾아오게.”

 주거 지역으로 물러난 아키아는 하이베롱 마을에 있던 또 다른 용무를 해결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하스론. 넌 우리가 묵을 장소를 알아봐줘. 난 마을에 다른 용무가 있어서 어디 좀 갔다 올게.”

 “어디? 같이 가자. 네가 개인적으로 볼 용무가 똥 말고 더 있겠냐.”

 아키아는 하스론을 징그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내게 사생활은 없냐? 그리고 이자식이 더럽게.”

 하스론은 한손으로 코를 부여잡고 희죽 웃으며 말했다.

 “그래. 똥 잘 싸고 와라.”

 하스론의 말을 무시하고 아키아는 사람들에게 물어 말락의 집을 찾아갔다. 말락의 집은 주거 지역에서도 외곽지역에 있었다. 밀림을 코앞에 둔 말락의 집은 할머니 한 명만이 아키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점을 쳐보니 손님이 올 거라고 나오더니만, 평소에는 안 맞던 점이 오늘은 맞네 그려. 무슨 일로 오셨는가?”

 “말락 있습니까?”

 

 하이베롱 마을에는 여관이 없지만, 하루 숙박할 집은 많았다. 비어있는 집을 차지한 하스론은 저녁거리로 잡아온 야생닭을 진흙으로 감싸 모닥불에 던져 넣었다.

 닭고기가 익는 순간을 기다리는 하스론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생각에 잠긴 하스론의 등에 허공에서 튀어나온 손바닥이 강렬한 일격을 날렸다.

 “뭔 생각을 그렇게 해?”

 아키아였다.

 “쓰읍. 왔냐? 어때 찾아오기 쉽지?”

 일그러진 표정을 얼른 웃는 낯으로 바꾸며 하스론이 말했다.

 “쉽기는 개뿔이. 사람들이 날 미친 놈 보듯 보더라.”

 일정 간격마다 땅에 떨어진 자신의 옷가지를 주우며 왔던 아키아는 낯 뜨거운 시선에 냉큼 줄행랑을 쳤었다.

 “그런데 내 껀? 닭 한 마리 가지고 끼니를 때우려는 건 아니겠지?”

 “니 껀 니가 잡아. 본디 세상은 각자도생이야. 모르냐?”

 “얘가 정이 없어.”

 모닥불에 익은 닭다리 하나를 가로채며 아키아와 하스론은 시시덕거렸다.

 빈 집에서 하룻밤을 묵은 그들은 다시 행정 지역으로 이어진 동굴 앞으로 갔다. 동굴 앞을 막고 있던 전사들은 미리 언질이 있었는지 길을 비켜주었다.

 어두컴컴한 동굴 통로를 따라 걷자, 밝은 빛과 함께 분지가 나왔다. 절벽 꼭대기에 위치한 분지는 삼 면이 낭떠러지이고, 한 면은 호리병의 입구처럼 길목이 좁은 천연의 요새였다.

 길을 안내한 전사는 분지 중앙에 위치한 나무집으로 아키아와 하스론을 이끌었다. 도끼자국과 칼자국의 상흔이 있는 나무집은 보수의 흔적이 역력했다.

 나무집의 문이 열리고 곰 같은 덩치의 소탈을 쓴 남성이 나왔다.

 “손님인가? 족장 앞에서 경거망동 부리지 않도록 주의 시키게.”

 아키아와 하스론에게 간접적으로 주의를 준 소탈의 남성은 어디론가 급히 떠났다.

 나무집 안으로 들어선 아키아 일행이 처음 본 광경은 난로를 쬐고 있는 중년 남성의 뒷모습이었다. 추운 듯 난로의 열기를 쐬던 남자는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이런 오지의 땅을 방문하는 여행자라니.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가?”

 추장으로 추측되는 남자는 묵직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무게감에 눌려 아무 말도 못하던 아키아 일행은 그제야 숨통이 트여 대답을 했다.

 “신디바이저에 세상의 모든 지혜가 들어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신디바이저를 정말로 족장님께서 가지고 계신가요?”

 남자는 그제야 우묵한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봤다.

 “세상의 모든 지혜라······. 그럴 수도 있겠군. 신디바이저가 오이모스 부족에 있는 건 맞네. 다만 지금은 신디바이저를 도둑맞았네.”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그들의 귀를 때렸다.

 “예?”

 “하지만 도둑이 누구인지는 뻔하니, 도둑을 잡아서 데리고 온다면 신디바이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겠네.”

 남자는 말을 끝으로 도둑으로 추측되는 이를 알려주었다.

 나무집에서 나온 즉시 행정 지역에서 쫓겨난 아키아 일행은 주거 지역의 빈집에 다시 들어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토의했다.

 “족장은 드와인이라는 사람이 신디바이저를 가지고 있다고 했지. 그는 왜 신디바이저를 가져가서 우리를 귀찮게 하는 거야? 족장을 털 정도라면 일반적인 방법으론 찾기 힘들 텐데.”

 난감해 하는 하스론의 말에 고민하던 아키아가 말했다.

 “내가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알고 있어.”

 “이 마을에서?”

 “어. 내가 16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는 거 알고 있지? 그 때의 기억이 조금 돌아온 거 같아. 그 당시 스쳐지나가듯이 봐서 그는 날 기억하지 못해도 내 기억에는 남아있거든.”

 하스론은 아키아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눈빛이 강렬해졌다. 눈빛은 일순간에 일어나 아키아는 하스론의 표정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럼, 빨리 그를 만나보자.”

 이번엔 아키아가 난감해하며 말했다.

 “근데······. 지금 그가 마을 안에 없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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