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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 꽃을 밟지 마세요
작가 : 나루해
작품등록일 : 2017.6.26

첫번째 생에서의 나는 붉은 꽃잎이 활짝 핀 아름답고 영리한 튤립이었다. 종달새들에게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었고, 그 작은 화분에서 바람따라 살랑살랑 움직이는게 고작이었던 나를......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황제는 황궁에 들어온지 하루도 채 안된 나를 바닥에 내팽겨치는 것도 모자라 발로 밟아 죽였다. 억울하게도 모든게 끝인 줄 알았건만, 다시 태어난 두번째 생은 20년 전의 과거였고, 특별한 능력도 지니고 태어났다. 그래서 이번생은 귀족가문의 금지옥엽으로 태어나 사랑 받으며 자라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7살이 되던 해에 우리가문은 반란군으로 몰려 나를 제외한 모든 가문 사람들이 처형 당했다. 오갈때 없던 나를 진짜 반란군의 수장이라는 자가 데리고 갔다. 작가 이메일 - maylily0205@naver.com.

 
2. 소중한 존재들
작성일 : 17-07-01 19:24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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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플의 성을 이은 가문의 일원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귀족가문들도 이런건 아니었다. 그들은 형제부터 시작해서 친척과 사촌, 멀게는 팔촌까지도 있었다.

 

  우리 가문은 형제간의 후계자 싸움이 심해서 아버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다 죽었다고 한다. 예측해 보건데 아버지를 지지하던 다른 귀족무리들이 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 또한 이 살인에 가담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아버지는 그럴분이 아니셨다.

 

  아버지는 영지민들이 힘들지않게 최소한의 세금만 걷으셨고, 그 세금을 허투로쓰신적이 없으셨다.

 

  그리고 자신의 영지내에서 부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주일에 한번씩 조사관을 파견하셨고 영지민들이 영주성에 찾아올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찾아 온 영지민이 없는 걸로 보아서 영지에 불만이 없다는 증거였다.

 

  나는 나의 아버지를 믿었다. 다른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손가락질하고 욕을 한다하여도 나만은 아버지에게서 등돌리지 않을거다.

 

  그만큼 내가 태어나고부터 7년동안 아버지께서 나에게 쏟은 애정이 대단하단거겠지.

 

  이게 문제가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이플 공작가문에는 후계자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제국에서 귀족여성들은 작위를 이어받을 수 없었다.

 

  제국의 사회 자체가 여성들은 남성들이 지켜줘야하고 먹여살려야할 존재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귀족 여성들은 혼인을 하면 본래 가지고 있던 성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랐다.

 

  아직은 부모님 두분 모두 젊으셔서 남동생이 생길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그래도 혹시라는 것이있다. 만약이대로 아이를 잉태하는데 문제라도 생기면 이번대에서 이플은 끊기는 것이였다. 하지만 어머니께만 문제가 생긴다면 달랐다. 첩실을 들이면 되기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절대 첩실을 들이지 않을실것이였다. 어머니를 무척이나 사랑하시니까. 대가 끊길지언정 다른 여자와는 몸을 섞지않겠다고 고집하시겠지. 그럼 어머니께서 또 반대하실것이다.

 

  나는 나무를 타느라 흙 묻은 원피스를 벗고 옷장으로 향했다.

 

  "음......어머니께서 오시라고 한지 꽤 지났는데 안 혼나겠지?"

 

  이제서야 어머니의 부름이 떠오른 나는 서둘러 옷상에서 치마 밑단에 하얀 레이스가 달린 하늘색 원피스를 꺼냈다. 원래라면 시녀들이 입혀줘야 했지만 나는 다른 귀족아가씨들과는 다르게 스스로 옷을 입었다. 말을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내가 혼자 입겠다고 우겼기 때문이였다.

 

  당연히 그 이유는 비밀이다. 물론 드레스나 혼자 입기 어려운 옷들은 시녀들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빨리, 빨리."

 

  말과 함께 덩달아 빨라진 손은 평소에 1분은 넘게 걸린 옷을 30초만에 입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원피스를 갈아입은 나는 어머니가 계신 온실화원으로 부지런히 걸어갔다. 뛰어가다가 나라찬에게 걸리면 또 잔소리를 들을게 뻔해서 뛰지는 않았다.

 

  내 기준에서 분명 나는 걷고 있는 중이였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지나가는 시녀들은 차마 아가씨께 뛰지말라고 외치지는 못하고 한숨만 푹 쉬었다. 그녀들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져만 갔다.

 

 

  ***

 

 

  우아하게 티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은발의 여인이 보였다. 시녀들은 온실화원 밖으로 내보내셨는지 화원에는 어머니 혼자셨다.

 

  영주성에서 일하는 하수인들은 모두 내가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고 한다. 나는 어머니의 은발과 녹안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하지만 다들 입을 모아 말했다. 성격은 절대,절대 닮지 않았다고.

 

  어머니께서는 전형적인 고상한 귀족부인이셨다. 무도회 초대장이 오면 아버지와 함께 사교계 파티에 나가시고, 영주성에서는 하수인들을 관리하거나 지금처럼 화원에 앉아 차를 즐기셨다. 때때로는 친한 귀족부인들도 부르고 말이다.

 

  "어머니, 늦어서 죄송합니다."

 

  "괜찮단다. 그보다 어서와서 앉으렴."

 

  "네."

 

  앉으면서 원피스 끝자락이 조금 구겨졌다는 것을 알아챈 나는 어머니께서 눈치채기 전에 얼른 손으로 몰래 폈다.

 

  "그런데 어쩐일로 부르셨나요?"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어머니께서는 싱긋 웃으셨다. 그리고 약간의 슬픔을 머금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뭐지? 내가 잘못본건가......?'

 

  찰나의 순간 비친 슬픔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잘못보았다고 단정짓고 어머니를 마주보고 똑같이 싱긋 웃어주었다. 가슴 한쪽에서 은근히 울리는 불길함은 무시하고선 말이다.

 

  "부모가 딸을 보겠다는데 이유도 필요하단말이냐? 네가 아침인사만 하고서는 도망가버리니 내가 이렇게 섭섭한 마음에 부르는것이 아니겠느냐."

 

  정말로 섭섭하다는 얼굴로 어머니께서 차를 마시며 나를 흘겨보셨다. 내가 너무 무심했나싶고, 죄송한 마음이 가슴 한구석에서 샘솟았다.

 

  '어머니, 이 불효녀는 웁니다......끅끅.'

 

  앞으로 아버지, 어머니를 자주 찾아뵈야겠다. 덤으로 사고도 그만치고 말이다. 아니다. 그건 너무 힘들고 아주 조금만 쳐야지.

 

  "죄송해요...... 이제부터는 점심때도 찾아뵙겠습니다."

 

  공작부인은 죄송해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자신의 딸아이를 잔잔히 보았다. 이 험난한 세상에 이 아이 혼자 두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저절로 먹먹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의 마지막이 될때까지도 자신의 딸아이에게 내색조차 하지않았다.

 

  "아니, 괜찮다. 나라찬의 말을 들어보니 오늘도 나무 위에 올라갔다며? 제발 위험한 일은 하지말거라."

 

  "알겠습니다......"

 

  처음 듣는 말은 아니었건만 어쩐지 오늘따라 유독 엄해보이셨다. 여기서 내가 '나무가 하람이한테 올라와 보라고 했어요.'라고 말하면 더 혼날게 뻔하니 가만히 고개 숙이고 있었다. 최대한 불쌍해보이도록.

 

  내가 전생과 같은 점을 찾으라 하면 바로 생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였다. 하지만 전생보다는 덜 들리고 어느날은 아예 안들렸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다른 인간들은 동물과 식물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개념자체가 없을텐데.

 

  "그리고 오늘부터 '새생명의 날'을 축하하는 축제가 시작하니, 영지 밖의 수도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마. 대신 네 전속시녀인 티나와 나라찬을 데리고 가렴."

 

  잠깐.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영지 밖이라고요? 그것도 수도요?

 

  나는 내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영지 밖으로 나간 적이없다. 아예 영주성 밖으로 나간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지.

 

  분명 내가 영주성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반대하신 부모님 탓도 있었지만, 내가 항상 서제에만 박혀있어서 그닥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못했다. 그저 조금 몸이 답답했지만 참을 수 있었다.

 

  "저, 정말인가요?! 진짜 나가도 되는건가요?!"

 

  나는 못믿겠다는 눈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머니께서는 재밌다는 듯 '후훗'하고 입꼬리를 올리셨다.

 

  "그럼. 진짜지. 여태껏 답답해했잖니."

 

  "우와, 그런데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같이 가시지 않으시는건가요?"

 

  "미안하구나. 그이는 황궁업무때문에 바빠서 못오고, 나는 영지내에 관리할 일이 늘었단다. 이제 영지민들이 농사를 시작할테니까."

 

  "그렇군요. 다 같이 가면 재밌었을텐데. 그래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입꼬리가 승천해 내려가지 않은채로 내 앞에 놓인 식은 찻잔을 들었다. 차가 뜨겁든, 차갑든 신경쓰지않고 곧 바로 '후루룩' 마셨다. 물론 소리는 내지않고 말이다.

 

  "항상 조심하고 다치지말고."

 

  "네!"

 

  공작부인은 딸아이의 웃음이 계속 가기를 주신께 기도드렸다. 진심을 담아서 간절하게.

 

  '제 생에 가장 큰 축복은 그이와 딸아이였습니다. 그이와 저는 제국을 위해 나쁜 죄 모두 끌어안고 갈테니, 그러니 제발. 제 아이만큼은 행복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나는 어머니의 말투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처음 얻은 이 행복이 깨지지 않길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다시 한번 불길함을 짖눌렀다.

 

  만약 내가 지금으로 되돌아간다면 과거의 어머니께 소리쳤을 것이다. 모두를 데리고 함께 도망치자고. 같이 죽는 한이 있어도

 

 ......나를 두고 가지말라고, 지켜주지 못해 죄송했다고.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했다고.

 

  이 말을 해주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가슴에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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