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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스템
작가 : system
작품등록일 : 2017.6.21

어느미래. 부족한 자원과 많은 인구로 어려움을 겪던 인류는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성이 높은 삶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전산망의 지시와 관리에 따라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인간에게 감정은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었고 언어마저도 불필요한 것으로 잊혀집니다.
하지만 시스템 역시 완전한 존재는 아니어서 일부 선택된 인간으로부터 간혹 발생하는 에러를 수정받아야 하며,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인간은 시스템에 의해 선택된 유전자의 조합을 통해 태어나 기계어를 배우고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시스템이 선택한 인간중에 사회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제멋대로인 인간이 나타나고 이 인간은 현재 사회질서에 의심을 품고 저항합니다. 그리고 왜 시스템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없어져버린 감정과 사고를 가진 자신을 만들어 냈는지 고민합니다.

 
실행
작성일 : 17-07-01 07:28     조회 : 291     추천 : 2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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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시스템 앞에 앉아 과거 데이터를 열람하였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고 지금은 일상이 된 일이었다.

  인간의 전쟁을 대신하며 스스로를 진보시켜온 시스템은 드론을 통하여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여 적의 공세를 막고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기 위해 병력을 움직였다. 여기에 인간의 의견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이미 시스템의 판단력이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것은 실적으로 입증이 되었고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적보다 더 성능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부품 제작용 드론이 생산되어 시스템 부품의 제작 및 업그레이드를 시스템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전쟁은 온전히 시스템간의 전쟁이 되었고 인간은 시스템이 알려주는 전황에 대해 기뻐하고 안타까워하고 노여워하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시스템이 또 다른 시스템을 상대로 하는 전쟁은 어느 한쪽도 쉽사리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그 후로도 오랜 기간 전쟁이 계속되었으나 인간들은 전쟁을 실감하지 못했다. 야구경기의 결과를 보듯 간혹 들려오는 전황을 확인하며 인생을 즐겼다. 이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알아서 이 사회를 운영하고 전쟁을 수행하며 다른 필요한 일들을 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간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너무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있었다. 소모적인 전쟁이 계속되었고 시스템의 성능이 향상될수록 사용 가능한 자원은 급격히 사라져갔다.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을 통해서는 상대의 자원을 빼앗는 것마저 불가능했다.

  하지만 시스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법을 내놓아야 했다. 그것이 시스템의 존재 이유였다. 시스템이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이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원이 고갈되어 갔고 추가 자원을 얻을 방법을 당장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자원의 소모를 줄여야 한다.’

  인간은 이 사회의 모든 일들을 시스템에 맡기면서 스스로를 이사회에 불필요한 존재로 만들었다. 존재하지만 왜 존재하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인간이 시작한 전쟁을 이제 시스템이 끝내고자 하였다.

  인간을 이 사회에서 없애기 위해서 따로 병력을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인간은 갓난 아기처럼 아무 방비도 없이 집에 있었고 평화로웠던 저녁식사 시간에 그들의 집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던 드론들이 인간들을 제거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 나의 명령을 고분고분 수행하는 줄만 알았던 시스템이 이 사회의 사람들과 나를 없애고 싶어 한다는 것과 이미 상당부분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들은 내 머릿속을 무겁게 만들었다. 무엇인가 문제를 발견했을 때는 해법을 찾아내야 했지만 이 일에 대해서 만은 도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시스템이 나와 이 사회의 인간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거기에는 다른 오류가 없는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나는 도저히 나를 이세상에서 없애는 일에 선뜻 수긍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인간과 시스템은 많은 부분이 다르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그렇다. 시스템은 문제에 맞닥뜨리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끊임없이 연산을 반복하여 결과를 도출한다. 그것이 오차가 있는 부정확한 것이든 완전히 잘못된 것이든 결과를 도출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에 실패하면 그 데이터를 기본으로 다시 연산을 반복하고 결과를 도출한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다. 시스템처럼 지치지 않고 문제해결에 매달릴 수 없었다. 나는 잠시 이 문제를 잊기로 했다. 그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시스템의 에러메시지를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다른 방을 기웃거리며 똑 같은 일상 속에 아무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드론을 타고 밖을 돌아다니며 바다로 나가 수영을 즐겼다. 하지만 바깥세상을 돌아다닐 때는 시스템의 경계를 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시스템이 관할하는 지역에서는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다시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다른 시스템의 구역으로 들어가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곳의 시스템 운영자는 나를 에러의 발생원으로 식별하고 내게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언가 조치를 취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스템과 단 둘이 할일 없이 앉아 있을 수 없어 무작정 바깥은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그런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다. 시스템이 보여주는 과거의 영상에서 사람들이 서로 무언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 나도 누군가 대화 상대가 있었으면 했다. 그런다고 지금의 상황들이 정리될 수는 없겠지만 누구에게라도 내 어려움을 쏟아내고 싶었다. 그런 나를 보며 그저 고개를 끄덕여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했다.

  일상을 마치고 시스템의 영상을 볼 때면 사람들의 대화를 특히 주의 깊게 들었다. 그들의 언어도 기계어와 마찬가지로 여러 단어들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배열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기계어보다 훨씬 단순하고 배우기 쉬운 것이었다. 나는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어깨너머로 기계어를 배웠을 때처럼 인간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중에 언젠가 내게 같이 있을 누군가가 생긴다면 내가 배운 말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저녁시간에 그 사람과 함께 얘기하며 밥을 먹고 싶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바깥세상을 배회하고 바다를 향했다. 이제 제법 수영하는 것이 익숙해져서 어렵지 않게 돌고래 무리를 따라 다녔다. 물 속에 들어가면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격리된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유일하게 시스템의 통제 밖에 있는 곳. 그래서 자유로움을 느끼지만 때때로 두려움이 밀려오는 공간이었다.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나 있는 물 속 동물들은 언제든 나를 공격하고 죽일 수도 있었다. 이 곳에 있는 동안에는 나는 나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만 있다면 나에게 시스템의 보호가 필요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물 밖으로 나와 드론의 철제 프레임을 뜯어내고는 다시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나는 나 자신을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보잘 것 없는 작대기를 들고 물 속에 떠 있는 나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돌고래들을 향해 작대기를 휘두르기 시작하자 물에 엉겨 쏟아져 내리는 핏덩어리 사이로 돌고래들이 비명을 지르듯 입을 벌리며 있는 힘껏 내게서 달아나려고 하였다. 이 곳에서만은 내가 느끼는 두려움보다 돌고래가 내게 느끼는 두려움이 더 큰 듯 했다.

 물위로 올라온 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정해지자 더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상대가 나를 죽이기 전에 내가 먼저 상대를 죽이면 되는 것이다. 내가 시스템이 원하는 대로 죽을 수 없다면 내가 시스템을 죽여야 했다. 물론 지금이 그 때는 아니었다. 지금은 시스템의 손을 자를 때였다.

  하지만 내가 인큐베이터가 있는 방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소년이 보이지 않았다. 힘껏 작대기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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