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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6. 좁혀오는 수사망 <9>
작성일 : 17-06-30 17:01     조회 : 712     추천 : 11     분량 : 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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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식은 범인이 밝혀진 이후로 매일 야근이었다. 어떨 땐 이틀에 한번 집에 들어갈 때도 있었다. 김대식은 송정수를 따라서 파견 나왔건만 송정수는 위암으로 입원을 하고 자신만 남게 되자 마치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처럼 기존의 조직과 융화도 잘 되지 않았다. 나리를 찾겠다며 병과를 낸 송정수는 우연한 검진 결과 위암이 발견되고 영락없는 환자가 되어버렸다. 차라리 자신도 작은 병을 핑계로 수사에서 빠지고 싶었다. 아니면 하루 빨리 사건이 마무리되고 강동경찰서로 복귀하고 싶었다. 수사라인에서도 보조 역할만 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광역수사대 광역수사1팀의 수사관들은 관할경찰서에서 파견 나온 형사는 배척하는 경향이 있었다. 저들은 같은 경찰이지만 급이 다르다는 식이었다. ‘어쩌면 특진의 공을 광역수사대에서 독식하겠다는 것일 거야. 그래서 배척하는 거야.’ 김대식은 내심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마음이 들자 관할경찰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들었다. 하지만 연쇄살인에 대한 모든 실마리는 김대식이 풀은 꼴이었다. 송정수가 그렇게도 말렸지만 피살자와 살인자 모두 송정수가 아는 인물이라고 보고하는 바람에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이 없었다면 범인의 윤곽조차 모를, 자칫하면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그 일로 송정수는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졌다. 트랜스젠더를 사랑했던 형사, 연쇄살인범을 사랑했던 경찰로 보이지 않는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특히 보수적인 본청에서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정신병자 수준이었다. 병가를 내지 않았어도 수사선상에서 제외될 인물이 바로 송정수였다. 범인을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수사선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김대식은 지용운 앞에 섰다. 지용운은 여전히 화이트보드 앞에서 꼼짝을 않고 있었다.

 

  “김 대식 수사관!”

  “네 팀장님.”

  “자네 금요일에 수원화장장에 가지 않았다고 했지?”

  “네.”

  “그럼 송 정수가 누구랑 수원화장장에 갔다는 거지? 자네가 안 갔다면?”

  “네? 그게 무슨 얘깁니까? 송 계장님은 병원에 계시잖아요.”

  “내 말이 그 말인데... 그런데 금요일에 송 정수가 수원화장장에 있었다는군. 그것도 수원 남부경찰서 형사들과 점심까지 먹었다는 거야. 수사선상에서 제외된 인물이 잠복중인 형사들과 밥을 먹었다. 이게 말이 돼?”

  “나 참!”

  “그럼 자네가 동행하지 않았다면 누가 같이 갔을까? 분명히 일행이 있었다고 하는데”

  “저도 그건... 제가 송 계장님과 통화 한번 해보겠습니다.”

  “알았어. 통화하고 보고해.”

  “네.”

  “장 석태 수사관!”

  “네.”

  “송 정수와 김 우진의 핸드폰을 조회해봐. 두 사람이 언제부터 통화를 했는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 우진과 송 정수의 핸드폰 위치도 같이 파악해봐.”

  “네.”

 

  저녁이 되자 영상분석실에 도착한 CCTV 동영상이 하나씩 드러났다. 역삼동 빌라를 출입하는 동선에 설치된 CCTV에서 열흘간 기록된 자료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자동차와 사람들의 얼굴이 깨끗하게 잡혔다. 단지 야간에 잡힌 자동차의 영상은 차종은 알 수 있으나 번호판의 식별은 불가능했다. 화면을 밝게 보이게 하는 판독기에 넣자 번호판이 선명해졌다. 번호판을 조회하자 차주의 인적사항이 하나씩 나타났다. 그 중 ‘산타페 22아41XX’이란 글씨 옆에 차주가 송정수로 적혀있었다. 모두 세 번의 영상이 기록되었다. 한 번은 야간이었고 두 번은 주간이었다. 결국 동영상의 내용을 취합하면 송정수는 김우진과 함께 있다는 결론이었다. 설령 함께 있지 않다하더라도 지난주에 연쇄살인범을 세 번이나 만난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내용들이 광역수사1팀 팀장과 광역수사대장에게 보고되었다. 핸드폰 통화내역까지 모두 보고되었다. 그때는 몇 번을 전화해도 받지 않던 정수에게 김대식이 처음 문자를 보낸 뒤였다.

 

  지용운이 보고받은 내용들은 김대식은 아직 모르게 있었다. ‘형님, 김대식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수원화장장에 다녀가신 거 광수대에서 알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랑 갔습니까? 수사에서 제외된 사람이 왜 갔느냐고 난립니다. 문자 확인하시면 늦더라도 연락 주십시오.’ 이렇게 보낸 것이다. 정수가 김대식의 문자를 받았을 때는 산타페가 광주로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화계사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한 후 이미 여섯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위통으로 휴게소에서 한 시간정도 지체하고는 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정수는 나리를 중국으로 도피시킬 생각이었다. 지난 토요일 과거의 인맥을 총 동원하여 사람들을 수소문하고서는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광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내려가는 광주였다.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 온 이후로는 내려갈 일이 없던 정수였다. 광주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수는 광주가 고향과도 같은 도시였다. 특히 고등학교를 다닐 때 폭력서클에 몸을 담았기에 그때 알던 친구들이 지금은 호남지역을 휘어잡는 조직폭력배의 보스로 자리 잡고 있었다. 광주에서 근무할 때는 가끔 편리를 봐줬던 인연으로 서로 소식들은 전하는 관계였다. 이번에는 그때 줬던 신세를 받으려고 찾아가는 길이었다.

 

  산타페가 광주 톨게이트로 접어들 때는 이미 어둑어둑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해는 점점 짧아졌다. 김대식의 문자에 이렇다 할 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보다 나리의 안전이 우선이었다. 그녀가 피신만 한다면 자신에게 닥칠 작은 피해쯤은 감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은 피해가 어느 정돈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것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임을 모르고 달려가는 길이었다.

 

  나리는 저녁 여섯 시가 되자 스님들과 대적광전(大寂光殿)에서 함께 공양을 했다. 공짜로 절밥을 먹지 않겠다며 공양하기 전 세 시간 동안 마당을 빗질한 후였다. 오전 열시쯤 주지스님을 뵐 때에는 양복차림이었지만 변변한 남자 옷이 없던 나리는 스님들이 입는 법복 한 벌을 얻어 입고 있었다. 정수는 나리를 절에서는 ‘안진우’라고 소개했다. 길게는 일주일, 짧게는 나흘정도 머물 예정이라고 말한 정수는 화계사 아래에 있는 식당에서 나리와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전화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그 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성법(聖法)스님이었다.

 

  “처사님! 심심하시면 절 구석구석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옛 역사가 많이 깃든 절이랍니다. 대웅전에도 가보시고요.”

 

  머리가 짧은 나리는 당연히 보살(菩薩)이 아니라 처사(處士)였다. 그러나 이목구비가 여성스럽고, 몸매도 여성스러운 그녀에게 허드레 일을 하던 여자들도 쉽게 말을 걸지 않았다. 얻어 입은 옷이 헐렁하다고는 하나 봉긋한 젖가슴은 감출 수가 없었다. 워낙 사연이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사찰이라 다들 무덤덤하게 여길 뿐이었다. 성법스님도 단지 머리모양이 남자이기에 처사라고 부를 뿐, 처사이든 보살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스님이었다. 그러나 내심 여자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공짜 밥 먹기 싫으시면 마당을 빗질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네. 스님!”

 

  나리는 저녁 공양이 있을 때까지 먼저 사찰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화계사는 1522년(중종 17)에 신월선사(信月禪師)가 창건한 절이었다. 원래는 고려 때 법인 대사(法印大師) 탄문(坦文)이 화계사 인근에 보덕암(普德庵)을 세우고 오랫동안 법등을 이어왔는데, 신월 선사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고 절 이름을 화계사라고 했다. 그래서 절 측에서는 보덕암을 화계사의 전신으로 여겼다. 화계사가 창건된 조선시대는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던 시기였다. 그런 까닭에 조선시대 500년을 우리나라 불교의 역사에서는 가장 어두웠던 시대로 꼽는데, 나리가 일생에서 제일 암울했던 시기에 화계사를 찾은 것이다.

  화계사는 창건 때부터 왕실 가족이 참여하였다. 서평군(西平君) 이공(李公)의 도움을 받아 법당 3처(處)와 요사 50칸을 짓고 절 이름을 화계사(華溪寺)라 한 것이다. 그러나 채 100년도 지나지 않은 1618년에 화재로 전소되어 이듬해 3월에 다시 재건하였다. 1866년에 불전과 승방 건물들을 중수할 때 시주한 사람이 바로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이다. 대원군이 화계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부인이 절에 자주 드나들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대원군의 둘째 아들이 왕위에 오르게 된 일화가 이 절에 전해진다. 아들 남연군의 묘를 충청도 덕산(德山)의 가야사(伽倻寺)로 이장하면 제왕이 될 귀한 왕손을 얻을 것이라는 말에 대원군은 그 자리로 묘를 이장했다. 본래 남연군의 묘는 경기도 연천에 있었으니, 500리나 되는 곳으로 옮긴 것이다. 묘를 이장한 지 7년 후인 1852년에 둘째 아들 재황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조선의 제26대 왕인 고종이다. 그만큼 영험한 기운이 도는 곳이 화계사였다. 그런 화계사가 나리와 연을 닿은 것이다. 과연 영험한 기운을 받을 수 있을까?

 

  오랜 역사를 가진 화계사는 그 규모도 컸다. 넓은 화계사의 전각들을 다 돌아보는 데도 한 시간이 족히 걸릴 정도였다. 각 전각의 이름과 용도, 규모를 하나씩 하나씩 더듬어보는 나리였다. 그만큼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결코 불교와는 거리가 먼 그녀였다. 중학교 다닐 때부터 개신교의 교회를 다녔던 그녀였다. 미션스쿨로 진학한 후에 어쩔 수 없이 개신교 신자가 된 후, 최근 6년 전까지 꾸준히 교회를 다녔던 그녀에게는 사찰은 새로웠다. 개신교가 동적(動的)이라면 불교는 정적(靜的)이었다. 시끄러운 교회보다는 조용한 절이 차라리 나리에게는 맞았다. 그녀가 6년 전 개신교를 버린 것은 여자로 살겠다고 다짐한 뒤였다. 창조주가 흙으로 남자를 만들고,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배운 그녀는 창조주가 만든 인간의 성별을 인간이 마음대로 바꾼다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죄의식을 갖게 되면서 창조주를 멀리한 케이스였다. 개신교를 버린 후로는 다른 종교에 관심을 두지 않던 그녀가 화계사에 온지 반나절 만에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불안했던 마음도 줄어들고, 온갖 번뇌도 사라지는 듯했다. 삶에 대한 포기가 세상의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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