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6. 좁혀오는 수사망 <1>
작성일 : 17-06-30 16:19     조회 : 715     추천 : 8     분량 : 433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6. 좁혀오는 수사망

 

 

  2015년 9월 23일, 오전에 병원으로 온다던 지용운은 병원에 오지 않고 저녁시간에 김대식이 소주 한 병을 사들고 병실로 찾아왔다. 나리를 역삼동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새벽 두시에 병실로 온 정수였다. 위통은 술이 극약이었다. 오전 내내 구역질과 위통으로 고생한 정수는 한 시간이 멀다하고 나리와 통화를 했다. 밥은 먹었는지? 뭘 하고 있는지? 쓸데없는 전화질이었다. 정수의 머리에는 오로지 나리의 걱정뿐이었다. 자신은 위통으로 쩔쩔 메면서도 신경은 그녀에게 가있었다. 종일 위통이 있었지만 김대식이 찾아오자 꾀병환자처럼 연기했다. 김대식은 정수가 위암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단지 나리의 행방을 찾기 위하여 시간을 벌 요량으로 병원에 입원한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광역수사대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종합검진을 받는 줄 알았다. 그래서 병원에 올 때에는 술과 안주거리를 사들고 왔다. 정수는 잦아지는 위통이 위암으로 인한 통증인줄 알았지만 당장 항암치료를 시작할 수 없었다. 나리를 어떻게 피신시킬지 그 생각만 했다. 건강에 적신호가 왔지만 김대식이 사온 소주를 호기롭게 마시는 정수였다. 그런 정수는 영락없는 꾀병환자였다. 소주 두 병을 생수병에 담아온 김대식은 종이컵에 소주를 따르고는 정수한테 건넨다.

 

  “형님! 집에서는 언제 오셨어요?”

  “어젯밤에 왔지. 그런데 오전에 팀장이 온다기에 꼼짝 않고 병실에 있었는데 은 왜 안온거야?”

  “지금 나리 씨, 아니 김 우진 땜에 정신없죠. 형님만 한가하지 다들 정신없어요. 알아보셨어요?”

  “뭘?”

  “김 우진을 수소문해본다면서요.”

  “아직 뚜렷하게 잡히는 것은 없어. 알 만한 사람들 다 풀어놓았으니까 조만간 무슨 소식이 있을 거야.”

  “형님 팔자가 최곱니다.”

  “강동보다 피곤하지?”

  “일단 출퇴근이 멀잖습니까. 그리고 이 사건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고, 빨리 잡혀야 복귀할 텐데...”

  “그냥 광수대에 뿌리를 박지.”

  “싫습니다. 난 형님이 계시는 강동이 훨 좋습니다.”

  “그건 그렇고... 수사상황은 어때?”

  “월요일에 일간지와 텔레비전에 김 우진 얼굴이 뜬답니다.”

  “그래?”

  “아침에 회의했는데, 청장님이 그렇게 지시했답니다.”

  “이제 멀리 못 가겠군.”

  “걱정되시죠?”

  “당근 걱정되지...”

  “오늘 출국 정지시켰습니다.”

  “아직 국내에 있긴 한 거야?”

  “네. 출국한 흔적은 없답니다.”

  “그래?”

 

  정수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점점 쪼여오는 수사망에 나리가 빠져나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불안감이 몰려왔다. 이제 사흘정도 여유뿐이었다. 사흘 동안에 은신처를 마련해야 했다.

 

  정수가 김대식을 만나고 있을 때 나리는 박강철과 함께 있었다. 저녁 일곱 시가 되자 집으로 찾아온 강철은 나리를 밖으로 불러냈다. 어제 외박을 한 나리에게 성질이 난 듯했다. 나리는 강철이 이끄는 대로 순순히 집을 나섰다. 상업시설과 인접한 빌라는 50미터만 걸어 나가도 술집이었다. 정수는 말없이 앞장서서 걸었다. 룸이 있는 술집으로 들어간 강철은 위스키 한 병과 과일을 시키고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는 위스키 한 잔을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못 마시는 술을 왜 마셔요?”

  “답답하고 화가 나서...”

  “...”

  “이러는 내가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그러면서 다시 위스키 한 잔을 마셨다.

  “안주라도 드세요.”

  “어제 어디 갔었어.”

  “외박은 안했어요. 자정쯤에 집에 왔다고요.”

  “어디 갔었냐고?”

  “양평...”

  “누구랑? 차도 세워두고 누구 차를 타고 간 거야?”

  “묻지 말아요...”

  “뭐? 묻지 마?”

  “네. 제가 말하면 믿을 거예요? 그게 아니잖아요. 답답해서 바람 쐬고 왔어요. 답답해서...”

 

  강철은 기가 막히는지 나리를 빤히 쳐다만 볼 뿐 말이 없었다. 나리도 위스키 한 잔을 들이켰다.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위는 위스키 한 잔에 반응했다. 액체가 식도를 타고 위에 도달하는 과정이 마치 스크린을 보듯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한 잔.

 

  “밥은 먹은 거야?”

  “아니...”

  “뭐가 그렇게 답답해?”

  “난 당신한테 갇혀 살잖아요. 내가 자유롭게 어딜 다니기를 해요?”

  “여행갈까?”

  “여행? 정해진 시간에 집에 가는 남자가 여행은 무슨 여행? 당신이 하룻밤이라도 나랑 있어봤어요?”

  “미안하다... 내 형편 너도 알잖아”

  “알죠! 내가 당신 첩이라는 거”

  “무슨 소리야?”

 

  나리는 괜한 트집을 잡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위스키 한 잔을 비웠다. 그녀는 이제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길면 나흘, 짧으면 사흘, 그녀는 강철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이별이었다. 나리는 남자와 인연이 없는 여자였다. 언제나 1년도 채우지 못하는 인연이었다. 자신은 몸을 파는 것이라 말할지라도 강철은 나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한 여자를 만나서 그녀가 병들어서 움직일 수 없어도 한 여자만 바라보고 살아온 우직한 남자였다. 아내 이외에 여자라고는 나리가 처음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행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강철은 나리와 육체적인 관계가 거듭될수록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해갔다. 그녀가 자의로 떠나지 않는 한 그녀를 버리지 않을 남자였다. 강철이 살아온 내력이 그랬다. 사랑보다 의리를 중시하는 남자가 강철이었다. 강철은 남녀 관계도 의리라고 생각했다. 의리가 있다면 이별이 없다는 식이었다. 무식한 남자였지만 이별하는 유식한 남자보다 백배 나은 남자였다.

 

  “내가 나리와 함께 살 수는 없어도 한 번도 첩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내 나름은 내 형편껏 나리한테 해주려고 해.”

  “...”

  “그러니까 첩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

  “나도 알아요. 당신 마음...”

 

  ‘나도 안다고요 당신 마음을, 그런데 이제 떠나야 한다고요.’ 이렇게 말을 해야 했으나 차마 끝까지 못하고 있었다. 항상 배신을 당한 나리가 처음으로 남자를 배신하는 느낌이 들었다. 버리는 것도 아닌데 배신하는 느낌, 그 느낌이 들자 갑자기 울꺽했다. 눈물이 천천히 눈동자에 고였다. 강철은 나리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의 곁으로 자리를 옮긴다.

 

  “왜? 무슨 일 있어?”

 

  ‘그래요. 있어요. 이제 떠나야 해요.’ 나리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강철은 위스키 한 잔을 나리한테 내밀었다. 그리고는 손을 잡아주었다. 강철의 따스한 체온이 전달되었다. 유난히 뜨거운 남자. 겨울에 안고 싶은 남자가 강철이었다. 따스한 마음만큼 그는 체온마저 따뜻했다.

 

  “얘기 해봐. 무슨 일인데?”

  “당신, 나 안 만나도 괜찮죠? 나 만나기 전처럼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되잖아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어딜 가려고?”

  “저... 이제 집을 비워야 할 것 같아요.”

 

  강철은 나리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알고 있었다. 남자한테 두 번이나 버림 받은 것과 동생과 언니한테 배신을 당한 것을 그녀가 얘기를 해서 알고 있었다. 또한 그녀가 이 집을 떠나선 갈 곳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집을 비워야 한다는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정령 화를 내어야함에도 그것도 허락되지 않자 못 마시는 술만 마셨다. 나리는 그런 강철을 술잔을 빼앗아 자신이 마셔버린다.

 

  “술도 못 드시면서 왜 그래요?”

  “남자가 생긴 거야?”

  “아니...”

  “그런데 왜 말을 못해? 왜 집을 비운다는 건데?”

  “아마 다음 주면 당신도 아시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고?”

  “더 이상 묻지 말아요.”

  “그래. 정 네가 원한다면... 돈 없지?”

  “...”

  “내일 준비해줄게. 핸드폰은 계속 그래도 사용해.”

  “고마워요”

 

  나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렀다. 이별이 가슴 아픈 것도 아닌데, 이 남자를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눈물이 흘렀다. 고마워서 흘린 눈물일까. 만남은 이별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누구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연인이 되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기뻐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쩌다가 그가 모질게 떠나간다고 해도 그가 내 곁에 머무는 동안에 내게 준 사랑으로, 내게 준 기쁨으로, 내게 준 든든함으로 그냥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나리였다. 아픈 날에, 어려운 날에, 외로운 날에, 잠시 내 곁에 머물다 감을 감사할 줄 아는 나리였다. 비록 그 사람이 떠난 뒤 힘들지라도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던 나리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곁에 머물다가 소리 없이 떠났던가. 만남이 있으면 그 다음은 이별이고, 이별이 오면 새로운 만남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았다. 인생사 자체가 그런 것임에도 그녀는 숱한 경험을 통해서 터득한 진리였다. 그러나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이별이 왔다고 새로운 만남을 기약할 순 없었다. 이 이별은 만남을 위한 이별이 아니라 이 세상과의 영원한 이별일 것 같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상상 그 이상의 스토리 전개 (4) 2017 / 7 / 3 1058 7 -
공지 장편소설 <아는 여자>는 이래서 … (6) 2017 / 6 / 30 1240 10 -
50 18. 떠나는 여자, 남는 남자 <마지막회> (3) 2017 / 6 / 30 849 11 5664   
49 18. 떠나는 여자, 남는 남자 <1> 2017 / 6 / 30 698 11 7125   
48 17. 막다른 길목에서 <4> 2017 / 6 / 30 724 10 3717   
47 17. 막다른 길목에서 <3> 2017 / 6 / 30 684 10 4891   
46 17. 막다른 길목에서 <2> 2017 / 6 / 30 709 10 4320   
45 17. 막다른 길목에서 <1> 2017 / 6 / 30 706 11 5185   
44 16. 좁혀오는 수사망 <10> 2017 / 6 / 30 698 11 5418   
43 16. 좁혀오는 수사망 <9> 2017 / 6 / 30 712 11 4867   
42 16. 좁혀오는 수사망 <8> 2017 / 6 / 30 731 11 4807   
41 16. 좁혀오는 수사망 <7> 2017 / 6 / 30 703 9 5257   
40 16. 좁혀오는 수사망 <6> 2017 / 6 / 30 684 10 5958   
39 16. 좁혀오는 수사망 <5> 2017 / 6 / 30 695 8 5189   
38 16. 좁혀오는 수사망 <4> 2017 / 6 / 30 688 8 4519   
37 16. 좁혀오는 수사망 <3> 2017 / 6 / 30 684 8 4699   
36 16. 좁혀오는 수사망 <2> 2017 / 6 / 30 704 9 5466   
35 16. 좁혀오는 수사망 <1> 2017 / 6 / 30 716 8 4330   
34 15. 그림자를 좇다. <4> 2017 / 6 / 30 686 10 6541   
33 15. 그림자를 좇다. <3> 2017 / 6 / 30 685 9 4268   
32 15. 그림자를 좇다. <2> 2017 / 6 / 30 705 9 4759   
31 15. 그림자를 좇다. <1> 2017 / 6 / 30 706 9 4248   
30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3> 2017 / 6 / 30 686 10 3136   
29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2> 2017 / 6 / 30 690 10 4273   
28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1> 2017 / 6 / 30 695 10 4522   
27 13. 낮에는 남자, 밤에는 여자 <2> 2017 / 6 / 30 695 10 3463   
26 13. 낮에는 남자, 밤에는 여자 <1> (1) 2017 / 6 / 30 754 10 4425   
25 12. 동생이었던 여자 <2> 2017 / 6 / 30 683 11 5292   
24 12. 동생이었던 여자 <1> 2017 / 6 / 30 701 11 4713   
23 11. 이민을 간다던 남자 <2> 2017 / 6 / 30 694 10 3408   
22 11. 이민을 간다던 남자 <1> (1) 2017 / 6 / 30 746 11 4633   
21 10. 사이코패스(psychopath) 2017 / 6 / 30 754 11 4940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