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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2>
작성일 : 17-06-30 15:58     조회 : 691     추천 : 10     분량 : 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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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학은 나리를 버리고난 후 이란이 일하는 헤라에 출입했다. 그러면서 조정학과 이란은 예전의 관계로 잠시 되돌아갔다. 불과 한 두 달이었다. 조정학은 한 여자에게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부류의 남자였다. 온전한 남자가 아니었기에 더욱 그랬다. 가끔 여장을 하고 남자를 만나서 애교를 떨어야 했던 조정학은 두 얼굴을 가진 복잡한 사람이었다. 남자가 되어서 트랜스젠더와 관계를 가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여장을 하고 남자와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결코 여자에게 머물 수가 없었다. 이란도 조정학과 이별을 하고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조정학의 죽음도 애림의 죽음도 모르는 이란이었다.

 

  “나리 씨를 찾고 있는데, 찾을 수 있을까요?”

  “2년이나 지나버렸는데 이제 와서 왜요? 언니가 기다린다고 생각하세요?”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사과를 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꼭 나리 씨를 만나야 하는데...”

  “어디에서도 언니를 봤다는 사람이 없어요. 혹시 자살한 건 아닌지...”

  “묵향 알죠?”

  “네?”

 

  묵향이라면 조정학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란은 묵향이라는 이름이 정수의 입에서 나오자 그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겨우 가슴이 진정되어 갔는데도 지난 남자의 이름을 들먹이자 자신도 모르게 네? 라고 묻는 것이었다.

 

  “묵향이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네? 무슨 말이에요? 언제요?”

  “지난 장마 때 한강 둔치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어요. 자신의 코란도에서...”

 

  이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지난 날 사랑했던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놀라는 것은 이제 시작이었다. 정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지금 시크릿을 누가 하는지 알죠?”

  “네.”

  “하영 씨도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시크릿에서...”

  “네?”

  “애림 씨도 지난 토요일에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온 것은 애림 씨 사건에 대한 수사 차 온 것입니다.”

  “네? 뭐라고요? 사장님이 돌아가셨다고요? 언니! 언니! 마담언니! 빨리 들어와 봐요.”

 

  이란은 애림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세실리아를 큰 목소리로 불렀다. 맥주 다섯 병을 시켰지만 각자 한 잔씩 받아놓고 반도 비우지를 못하고 있을 때였다. 이란의 목소리에 세실리아가 급히 방으로 들어섰다.

 

  “언니! 이분들 형사들인데, 사장님이 지난 토요일에 돌아가셨데요.”

  “뭐? 그게 무슨 얘기니? 사장님이 돌아가시다니?”

  “어제 애림, 아니 강 호일 씨 회사와 자택도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정오쯤에 서울의료원 앞 대로변에서 강 호일 씨의 차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어머나! 이일을 어쩐데...”

  “가게 명의는 누구 앞으로 되어 있습니까?”

  “당연히 사장님 명의죠.”

  “내일 자택으로 연락해서 강 호일 씨 부인한테 이 사실을 알려야겠습니다. 가정이 있는 남자가 이게 무슨 일인지. 나 원!”

 

  정수의 말에 기가 질려서 대꾸도 못하는 세실리아였다. 사장이 갑자기 죽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가게의 존재를 사장의 부인이 알게 된다면 그 역시 기가 찰 일이었다. 남편의 평소 행적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일이었다.

 

  “지난 금요일에 애림 씨가 몇 시쯤에 가게에 왔습니까?”

  “아마 여덟 시쯤에 오셨을 거예요.”

  “함께 술을 마신 사람은 누구입니까?”

  “방마다 다니시면서 술을 드셨는데, 가끔 오지만 손님들 연락처는 몰라요.”

  “여기 CCTV는 없습니까?”

  “네. 없어요.”

  “그럼 몇 시쯤 나갔습니까?”

  “자정쯤 대리기사를 불러서 나가셨어요.”

  “그래요? 대리기사 연락처 있습니까?”

 

  애림을 마지막으로 본 인물은 대리기사 뿐이었다. 세실리아는 카운터로 가서 명함을 한 장 들고 들어왔다. 명함은 1588이나 1577로 연결되는 대리운전이 아니라 개인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는 명함이었다. 정수는 명함이 이상하다 싶었다. 명함에 적혀있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나 사용자의 요청으로 정지된 번호라고 안내 메시지가 들려왔다.

 

  “이 명함 어디에서 받은 겁니까?”

  “가게 문을 열 때 대리기사가 주고 간 겁니다.”

  “그래서 이 번호로 대리기사를 불렀다는 거죠?”

  “네.”

 

  대리기사는 명함과 스타킹 세 개를 마담에게 건네주고 갔지만 마담은 받은 스타킹 값을 한다는 마음으로 명함을 준 남자를 부른 것이었다. 하지만 세실리아는 스타킹을 받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아주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 같다고 정수는 생각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대리기사를 부르는 줄 사전에 알았고, 대리기사를 가장해서 접근한 것 같았다.

 

  “대리기사 인상착의 기억나는 것 없습니까?”

  “글쎄요! 키가 컸고, 덩치가 있던데, 안경과 모자를 쓰고 있어서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나네요.”

 

  이란은 세 사람의 죽음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세 사람 모두 자신이 아는 사람이었고, 나리가 아는 사람이었다. 모두 나리와 인연이 닿았으나 하나같이 지금은 척을 지고 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조정학은 갑자기 소식을 끊고 잠적을 한 후, 넉 달 만에 자신을 만나러 헤라에 왔었다. 애림도 철전지 원수 같은 존재였으리라. 헤라의 존재로 시크릿이 망해버렸다면 충분히 원수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원수의 집에서 일을 하는 나는? 하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했다.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나리가 걸어서 들어 올 것만 같았다.

 

  “달무리오빠! 지금 나리언니를 범인으로 생각하시는 거죠?”

  “아직. 심증은 가는데 정확한 물증은 하나도 없네요. 일단 나리 씨를 만나야 하는데 어디로 숨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저도 한번 알아볼게요.”

  “어제 지윤 씨를 만나서 헤라의 존재를 알게 된 겁니다.”

  “지윤이 만났어요?”

  “네. 시크릿 명의가 지윤 씨로 되어 있으니까...”

  “아직 명의를 안 바꾸었구나...”

  “아마 내일은 애림 씨 부인이 가게로 찾아오겠죠.”

 

  정수의 말이 끝나자 세실리아와 이란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사장의 죽음보다도 자신들의 거취가 더 걱정인 듯했다. 정수와 김대식은 남아있던 맥주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2년 만의 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다.

 

  다음날 아침. 정수는 그간에 조사한 내용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작성하여 광역수사대에 보고했다. 수사내용은 도저히 일반수사관으로서는 수사할 수 없을 것처럼 세밀했다. 그것은 정수가 피살자 모두를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수가 나리를 보호해주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었다. 더는 용의자를 숨길 수가 없었다. 정수는 자신이 아는 나리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보고서에 올렸다. 이때만 해도 경찰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지 않았다. 만약 범인이 검거된다면 일 계급 특진은 맡아 논거나 진배없다고 지용운이 말했지만 정수에게는 가당치도 않는 일이었다. 옛 연인을 체포하고 특진을 바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정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는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지용운은 정수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지시할 때에도 정수는 초점 없는 눈으로 우두커니 앉아있기만 했다. 지시 내용이 귀에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지용운은 수사관을 다시 헤라로 보내어 대리기사의 몽따지를 그리게 했고, 정지된 핸드폰번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핸드폰번호의 명의는 청계천에 있는 ‘제일통신’으로 나왔다. 수사관 두 명을 급파하여 제일통신을 뒤졌으나 대포폰을 개통시켜주고 일정액을 챙기는 무늬만 통신회사였다. 페이퍼컴퍼니와 다를 게 없는 제일통신은 한 달 전에 대포폰으로 개통해주었지만 사간 사람의 인상착의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대포폰은 대리기사 전용으로만 사용했을 뿐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건 흔적이 없었다. 철저하게 계획되었고, 치밀하게 준비된 살인이었다.

 

  그러나 대포폰으로 소액결제를 한 것이 포착되었다. 대포폰도 소액결제를 할 수 있도록 명의자가 사업자등록번호를 제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 ‘암살’을 CGV 강변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휴대폰결재로 예매한 것이었다. 그날은 조정학의 변사체가 발견된 날이었다. 범인은 살인을 하고는 유유히 영화 관람까지 한 냉혈한이었다. 조금도 죄의식이 없는 행동이었다. 수사관을 CGV 강변으로 보내어 당일의 CCTV영상기록을 모조리 수거했다. 이제 나리만 CCTV 영상기록에서 찾으면 틀림없이 범인은 그녀였다. 그러나 나리는 어디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한 발짝 멀리 달아났다.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수사는 제자리에 맴돌았다. 지금까지의 수사는 심증(心證)을 굳히는데 기여만 했을 뿐 뭐 하나 뚜렷한 물증(物證)이 없었다. 설령 나리를 찾는다고 해고 심증만으로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범인이라는 자백이 없는 한 그녀가 범인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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