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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1>
작성일 : 17-06-30 15:53     조회 : 699     추천 : 10     분량 : 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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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드러나지 않는 용의자

 

 

  2015년 8월 4일, 정수는 아침에 광역수사대에 출근을 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복통이 시작되자 119응급차를 타고 아산병원으로 실려 갔다. 가끔 있던 복통은 위궤양으로 발전하여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고통이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했다. 시간이 되면 정밀검사를 받아본다는 것이 그만 차일피일 미루게 된 것이었다. 병원에서 위산을 완화하는 임시처방만 하고 점심때가 다되어서 광역수사대로 향했다. 정수가 광역수사대에 도착했을 때에는 김대식은 세 건의 살인사건의 용의자에 대하여 이미 브리핑이 끝난 뒤였다. 지용운 팀장은 얼굴이 누렇게 뜬 정수의 얼굴을 보자마자 채근했다.

 

  “송 정수 수사관! 아침에 김 대식 수사관한테서 브리핑 다 받았습니다. 어제 밤에 조사차 이 준성 씨 만난다고 하던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네? 김 형사가 브리핑을 했다고요?”

 

  정수는 김대식이 앉아있는 자리로 얼굴을 돌리자 김대식은 정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얼굴을 돌려버렸다.

 

  “김 우진이 유력한 용의자라면서요?”

 

  정수는 더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말문이 막혀버렸다. 김대식이 브리핑을 어디까지 한 것인지 먼저 알아야 했다. 정수는 자리로 들어가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젠장! 뭔가 정확하게 나와야 보고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

  “송 수사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제 겨우 세 번째 피살자 강 호일이 투잡으로 하는 술집을 알았는데, 오늘 밤에 그곳에 가봐야 강 호일이 언제? 몇 시에 가게에서 나갔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닙니까? 내일까지 보고드릴 때가지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용운은 정확한 보고를 하지 않는 정수가 못마땅했으나 내일까지만 기다리라는 말에 더는 재촉하지 않았다. 정수가 자리에 앉아서 김대식을 쳐다보자 김대식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면서 당장 밖으로 나오라는 신호를 한다. 정수는 씩씩거리면서 김대식의 뒤를 따라서 1층으로 내려갔다. 마침 점심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자네는 내가 병원 갔다고 온다고 했으면 기다릴 것이지. 나한테 상의도 안하고 무슨 브리핑을 했다는 거야?”

  “아이고. 말도 마십시오. 아침에 광수대 대장님이 직접 오셔서 이것저것 챙기는데 발을 뺄 수가 있어야죠. 우리가 광수대에 와서 지금까지 조사한 것 모두 브리핑하라는데 용뺄 재주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모두 형님이 수사한 것이라고 얘기 했습니다. 자세한 건 형님이 말씀하신다고...”

  “그러니까 어디까지 얘기 한 거냐고?”

  “세 건의 피살자가 김 우진, 아니 나리 씨와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 정도만 보고했습니다.”

  “그러면 나 역시 세 건의 피살자를 아는 것으로 되는 거잖아?”

  “도리가 없잖습니까? 먼저 범인을 검거해야죠. 또 다른 피살자가 나오도록 두 손 놓고 기다릴 겁니까?”

  “자넨 나리가 범인이라고 이제 단정을 짓는군.”

  “일단 검거가 우선순위입니다. 알리바이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한 용의자가 김 우진 아닙니까?”

 

  정수는 한 숨을 푹하고 내 쉬었다. 그랬다. 언제까지 감추어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오늘밤 강호일이 운영한다던 헤라를 가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판이었다. 세 명의 피살자가 나리와 크든 적든 원한관계가 있다지만 피살자들이 그녀를 만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난 토요일 정오에 발견된 강호일이 분명 금요일에 헤라에 들른 것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몇 시에 누구랑 나갔을까? 같이 나간 사람이 나리가 아니라면 범인은 제3의 인물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제발 나리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었다.

 

  “오늘 저녁에 강 호일이 한다는 가게에 갈 건데 같이 움직이지.”

  “강 호일이 무슨 가게를 한다는 겁니까?”

  “시크릿 부근에서 유사한 술집을 한다는군.”

  “네? 가정이 있는 남자가 트랜스젠더 전용 클럽을 한다고요?”

  “그러니까 미친놈이지. 남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데, 비교적 여유 있는 놈이 어디 할 짓이 없어서...”

  “그러니까 강 호일도 나리 씨와 충분한 원한관계에 있는 거네요. 왜 모두가 나리 씨를 힘들게 만들죠? 왜 모두 나리 씨를 배신하죠?”

 

  정수는 김대식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자신도 배신한 무리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 죄인이 된 듯했다. 정수는 답답한 속을 달래려고 담배를 한 개비 꺼내어 불을 붙였다. 담배가 타 들어가듯이 정수의 속도 타들어갔다. 김대식도 말없이 담배를 한 개비 물었다.

 

  “형님! 형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범인을 잡아야하는 당위성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 다른 피살자를 막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기도 하고요.”

  “누가 뭐래? 아직 나리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백 명의 범인을 잡지 못하더라도 한명의 선량한 시민을 범인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명심해.”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는 전적으로 형님 편입니다.”

  “편은 얼어 죽을...”

  “자. 이제 식사하러 가시죠. 저녁에 제가 강 호일이 한다는 술집에 가면 술 한 잔 사겠습니다.”

 

  두 사람은 지하 식당으로 내려갔다. 오전에 위산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 정수는 밥그릇을 받아도 국으로 입맛만 다실뿐이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헤라에 가있었다.

 

  퇴근 후 두 사람은 둔촌역으로 향했다. 소나타를 성내중학교 담벼락에 세우고는 전날 왕십리에서 지윤이 알려준 약도대로 헤라를 찾아갔다. 간판에는 트랜스젠더 바라고 적혀있었다. 여덟시면 이른 시간이었다. 손님이 아무도 없는 가게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두운 조명만 번쩍거렸다. 주변의 가게들 중에서 규모가 제일 작았다. 시크릿이 오픈하기 전 옛날 뜨락을 다녀 본 정수는 헤라를 시크릿 옆에 왜 차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크릿을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개업이었다.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어야만 한다면 먹는 입이 하나 더 생기면 결국 서로가 힘들어지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파이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어느 누군가는 죽어나가야 했다. 그게 나리였다. 세상은 나리가 죽어 나가도록 만들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두 사람이 가게로 들어서자 마담으로 보이는 여자가 두 사람을 안내했다. 작은 방으로 들어서면서도 가게의 구조와 종업원들을 살폈다. 마담은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맞은편에 다소곳하게 앉는다.

 

  “처음 뵙는 분이시네요.”

  “그래요? 애림 씨 만나러 왔는데, 아직 안 오셨나보네?”

  “아! 우리 사장님 아시는 분이시군요. 보통 주말에만 나오시는데, 전화해서 나오시라고 할게요.”

  “애림 씨는 됐고, 아가씨들은 아직 안 나왔나요?”

  “지금 화장하고 있어요. 5분 안에 나올 거예요.”

  “그럼 아가씨를 넣어주고, 여기 맥주 좀 줘요”

 

  마담은 아직 사장의 죽음을 모르는 듯했다. 정수도 미리 강호일의 사망을 알리지 않고 좀 더 관망하기로 했다. 잠시 후 맥주와 과일을 가지고 들어 온 여자가 정수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7080노래주점에서 마지막으로 나리를 만나던 날 자신을 째려보던 여자, 제발 한번 와달라고 사정을 했던 여자, 바로 오이란이었다. 이란과 정수의 사이는 각별했다. 나리가 정수를 만나기 전에 이란은 정수를 며칠 전에 먼저 만났었다. 이란은 김포에 살던 남자와 동거를 했었는데, 그 남자는 정수와 잘 알던 사이였다. 뜨락에서 술을 마실 때 그곳에서 만난 사이인데 이란은 그 남자를 따라갔다가 세 사람이 강동경찰서 앞 횟집에서 만난 것이었다. 그때 인연이 되어 나리가 준비하던 펜션 정모를 정수도 알게 된 것이고, 정수는 자진해서 본인이 펜션을 알아보겠다며 나선 것이었다. 어쩌면 정수와 나리의 사이에 산파역을 맡은 것이 이란일 수 있었다.

 

  이란은 조용히 두 사람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서 그라스에 맥주를 따른다. 이란을 보는 정수도 놀라고 있었다. ‘나리와 척을 지고 있는 애림의 가게에서 이란이 종업원으로 있다?’ 모두가 철저하게 나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가 나리의 적이 되어 있었다.

 

  “이란 씨! 오랜만이네요. 이란 씨가 헤라에서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언제부터 일해요?”

  “오빠! 오랜만이네요. 잘 지냈어요? 헤라에서 일한지 1년 넘었어요.”

 

  나리가 조정학과 사귈 때 이란은 시크릿에서 마담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란은 나리의 집을 숙소처럼 사용했다. 그러다가 조정학은 이란을 가게에서 내쳤다. 매일 집에서 함께 기거하던 조정학한테 이란은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조정학은 나리의 곁에서 수족처럼 움직여주던 동생들을 모두 내치고는 자신마저 그녀의 곁을 떠나버렸다.

 그렇게 떠난 동생들은 나리와 원수가 된 애림의 가게에서 버젓이 일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불행을 모두가 부추기는 것 같았다.

 

  “애림 씨가 시크릿 앞에 가게를 차리다니 이해가 안 되네. 같이 죽자는 건가? 아니면 시크릿을 죽이겠다는 건가?”

  “결국 시크릿이 죽었잖아요.”

  “나리 씨 소식은 모릅니까?”

  “저도 소식 못 들은 지가 1년 넘었어요. 전화번호도 결번으로 나오던데...”

  “참. 사람들도 무심하군!”

 

  정수는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었다. 더욱 이란에게는, 이란은 정수가 나리에게 어떻게 했는지 처음부터 빠짐없이 알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증발하다시피 소식을 끊은 후 자신의 사랑마저 훼방을 놓은 장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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