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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1. 이민을 간다던 남자 <2>
작성일 : 17-06-30 15:35     조회 : 694     추천 : 10     분량 : 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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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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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도는 잠실 사거리에서 올림픽 도로로 접어드는 잠실대교 옆길로 들어섰다. 김포공항 방향으로 유턴을 하여 올림픽 도로에 접어들자 바로 한강으로 내려가는 우측 도로로 차를 비틀었다. 주차요금을 받는 안내소는 이미 사람들이 철수한 뒤라서 바리게이트만 길을 막고 있었다. 조정학은 차에서 내려 손으로 바리게이트를 위로 올렸다. 바리게이트는 손쉽게 위로 젖혀졌다. 잠시 비를 맞았을 뿐인데 정학은 머리가 흠뻑 젖어서 물에 빠진 생쥐모습이었다. 다급히 올라타는 모습이 처량해보였다.

 

  “무슨 비가 또 시작이야?”

  “이번 장마가 마지막이라던데...”

 

  두 사람의 대화는 혼잣말과 같았다. 상대방을 향한 말이 아니라 독백처럼 혼자 하는 말처럼 들렸다. 코란도는 한강으로 미끄러지듯이 내려갔다. 경사진 도로는 이미 물살이 불어나서 두꺼운 타이어가 조금씩 잠기고 있었지만 코란도에 탄 두 사람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빗방울이 굵어지자 한강에 주차된 차들이 한 대 두 대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른 차들은 한강을 빠져 나갈 때 두 사람은 한적한 곳을 찾고 있었다. 정학은 잠실철교 아래쪽으로 코란도를 몰아갔다. 주변에 차라고는 오로지 코란도뿐이었다. 구석진 자리에 세운 코란도는 금방 시끄러워졌다. 차가 달릴 때는 엔진소리에 못 느끼다가도 차가 섰을 때는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창문을 살짝 내리고 엔진을 껐다. 담배를 한 개비 문 조정학은 담배에 불을 붙여서 나리에게 내민다. 나리는 주는 담배를 태연히 받아서 입에 물었다. 담배가 다 태워질 때 조정학은 천천히 입을 연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했어요?”

 

  다시 정적이 흐른다. 두 마디도 못하는 남자. 그러면서 갑자기 연민이 생겼을까? 나리를 바라보는 눈빛에 온기가 있다. 그러나 나리는 남자의 눈빛을 외면한다.

 

  “나 원망 많이 했지? 미안해...”

 

  나리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가슴에 비수를 품고 온 여자가 남자의 달콤한 말에 흔들릴 수 없었다. 그녀는 잊었던 기억들이 하나둘 되살아나면서 서러움과 분노가 한꺼번에 몰아쳤다. 눈가에 눈물이 고이더니 이내 고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조정학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양심에 가책이라도 생긴 걸가? 긴 한숨을 내쉬며 담배 한 개비를 다시 입에 문다.

 

  문자 한통화로 이별을 예고한 뒤 3개월을 잠적했었다가 시크릿이 생명 줄이 다 되어갈 때쯤 철천지원수 나애림이 운영하는 헤라에 출입하기 시작한 조정학이었다. 헤라에는 오이란이 일을 하고 있었다. 조정학이 나리와 사귀기 전에 서너 번 먼저 만났던 여자, 그녀가 오이란이었다. 어쩌면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것이 나리일 수 있었다. 나리는 시크릿의 마담으로 오이란을 채용했지만 조정학은 세 사람의 관계가 버거워서 오이란을 내 쫓고 말았다. 그러면서 자신마저 떠나고만 것이었다. 그리고는 헤라에서 다시 두 사람은 재회를 한 것이다.

 

  나리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모르고 있었다. 삶이 고달픈 그녀에게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싶지도 않았고, 조정학의 근황도 궁금하지 않았다. 나리는 자신이 모두에게 배신을 당하고 난 후, 그때서야 그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의리도 정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그들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졌다. ‘반사회성 인격 장애’가 생긴 후였다. 어쩌면 복수를 위한 것일 수도 있었다. 나리는 그들보다 자신이 월등한 인격을 가진 고등동물로 생각했다. 그들보다 높은 학식, 그들보다 월등한 경력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보다 못한 인간들에게서 배신과 버림을 당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한두 번은 참아졌다. 그러나 계속 반복되자 용납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린 것이다. 철저하게 인격적으로 파괴가 되어버린 후에 찾아온 자존감이었다. 뭉개져버린 자존감의 회복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감히 너희들이 내게?’ 하는 식이었다. 조정학에게 느끼는 감정도 그랬다. ‘감히 네놈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지? 감히 네가?’ 자존감이 짓밟힌 그녀에게는 이것이 자괴감(自愧感)으로 나타났다. 지나친 자존감이 만들어낸 자괴감이었다.

 

  “왜 그랬어요?”

  “...”

  “날 사랑한다면서 왜 그랬어요?”

  “...”

  “왜 날 버렸어요?”

 

  나리는 울면서 물어본다. 눈물이 떨어져도 아랑곳 않고, 말을 걸지만 정학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운명은 악연이었다. 남자가 아니면서 남자를 흉내 낸 남자, 그런 남자를 굳게 믿었던 여자, 이것이 그녀를 악마로 만들고 말았다. 나리는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말을 한들, 대답을 들은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었다. 핸드백을 열었다. 손을 핸드백 안으로 넣자 신문지가 손에 잡혔다. 신문지를 헤집고 칼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는 칼을 꺼내고는 조정학을 향해 몸을 돌렸을 때 돌변한 나리의 행동에 멈칫하는 조정학,

 

  “뭐야?”

 

  겨우 나리를 향해 할 수 있는 외마디였다. 칼은 남자의 오른 쪽 목을 쑤시고 들어갔다. 왼손으로 칼을 잡은 상태에서 팔을 들어 곧바로 찌른 것이다. 정확하게 귀 밑에 칼날이 꽂혔다. 남자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오른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 왼 손으로 나리를 밀치지만 밀치는 손에 힘이 서서히 빠져나갔다. 목에서 품어져 나오는 핏물이 가슴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왜 그랬냐고요?”

 

  목에서 피가 솟구쳐도 나리가 묻는 말은 하나였다. ‘왜 나한테 그랬나요?’였다. 10센티미터가 박혀버린 목은 대동맥을 관통했다. 품어져 나오는 피로 차 안에도 온통 피범벅이 되었다. 잠시 후, 움직임이 없자 칼을 그대로 목에 꽂아둔 채 조수석에 앉았다. 시계가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창밖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입고 있는 원피스도 피가 튀어서 엉망이었다.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히고는 남자를 눕혔다. 그리고는 차 문을 열고 내려서 쏟아지는 폭우를 그대로 맞았다. 손에 묻은 피와 원피스에 묻은 피가 폭우에 씻겨 내려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빠진 것처럼 한참을 폭우 속에 서 있던 나리는 다시 코란도에 올라탔다. 칼에 묻은 지문을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는 조수석 주변도 닦아 나갔다. 그리고 담배 한 대를 다 피운 후, 코란도에서 내렸다. 굵은 빗줄기로 이내 한강물이 불어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내일 자정이면 한강이 잠길 정도였다. 나리는 코란도에서 내려서고는 가지고 있던 큰 우산을 폈다. CCTV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산만 카메라에 잡힐 뿐이었다. 천천히 걸어서 물이 잠긴 고수부지를 지나 잠실로 나가는 굴다리로 빠져나갔다. 굴다리를 벗어날 때까지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만나지 않는 동선이었다. 차들도 폭우가 거칠 때까지 잠시 멈추어 선듯했다. 빈 택시를 잡을 때까지 내리는 비로 피가 묻은 원피스와 손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나리는 개인택시 기사를 시켜서 수원에 세워둔 아반떼를 가져왔다. 모든 것이 치밀한 계획에서 비롯된 완벽한 살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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