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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7
작성일 : 17-06-29 21:51     조회 : 277     추천 : 3     분량 : 6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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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는 냉커피를 들고 서재 책상에 앉았다. 책을 꺼내다가 탁상달력에 시선이 갔다. 동그라미가 그려진 오늘 날짜 아래 적어둔 ‘복학’이란 글자를 잠시 보다가 피식 웃었다.

 복학 신청을 오늘은 마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막상 행정실 앞에서 망설이던 끝에 엉뚱하게 수호에게 전화를 했었다. 복학을 미루기로 결정하고 종일 도서관에 박혀 있다가 돌아온 참이었다.

 메시지를 찾아다니지 않기로 한 마당이니 휴학 상태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고작 시간적으로 자유롭게 수호와 만나기 위해서 복학을 미루고 있는 자신이 이우는 낯설었다.

 이 정도로 가까운 사람은 지금까지 영인 외에 없었다. 그렇지만 영인은 수호와 분명히 다른 종류의 친구이다. 평생지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가깝고 오래된 사람임은 분명하지만, 이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까지 같이 있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성별을 밝히고 싶어서 속을 태운 적도, 눈물을 흘렸던 적도 없었다.

 이우는 짧은 한숨을 뱉으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수호의 사진을 열어 잠시 보다가 메시지창을 열었다. 학교에서 보냈던 서너 번의 메시지에 수호의 답신은 없었다.

 문득 걱정스러워져서 메시지를 적었다. 다급한 상황이라도 생겼을까.

 ― 저는 집에 왔어요. 항상 조심하세요.

 

 

 호텔 객실에 들어서며 수호는 부리나케 핸드폰부터 켰다. 쌓여 있는 메시지를 보며 입을 벌렸다.

 ― 현이우 : 저는 집에 왔어요. 항상 조심하세요.

 ― 현이우 : 이제 집에 가려고요. 형도 저녁 먹고 일해요.^^

 ― 현이우 : 오늘 저녁은 학교 식당 정식^^

 ― 현이우 : 진화심리학 관련 서적 보다가 갑자기 형 생각났어요. 왜 생각났는지는 비밀. 히히^^

 ― 현이우 : 저 학교 도착. 점심 잘 챙겨 먹어요~^^

 “아우 비켜, 씻고 좀 쳐다봐.”

 기웅이 문을 가로막고 서 있는 수호를 밀치며 짜증을 부렸다. 수호는 부리나케 뛰어 들어가며 목소리를 키웠다.

 “아, 진짜 덥다. 죽을 거 같애.”

 “허탕 쳐서 짜증 나 죽겠구만 저건 뭐 좋다고 헤벌쭉거려.”

 기웅은 소파로 털썩 주저앉았다. 머리를 뒤로 젖혀 기대며 뒷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전원을 켜자 메시지 알림음이 정신없이 쏟아졌다. 진동으로 급하게 돌린 기웅은 침실을 돌아보았다. 조용했다.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물줄기 쏟아지는 소리를 확인하고는 이어폰을 꺼냈다. 핸드폰에 꽂으며 다시 거실 소파로 나가 앉았다.

 메시지들과 음성통화 내역을 빠르게 훑어본 기웅은 전화를 걸며 침실 쪽을 다시 흘낏 살폈다.

 “네, 저예요. 계좌는 별거 없고요? 아… 그래요?”

 기웅은 고개를 갸웃 꺾었다. 스물한 살 재산치고는 좀 과한데.

 “상속내역 상세하게 확인해주시고 부친 계좌도 봐주세요. 네. 전영인은요?”

 기웅은 잠시 입을 닫았다. 특별한 건 없다.

 열네 살의 나이 차. 수호와 부친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지속적인 연락. 수호의 이름, 나이, 직업을 확인. 특별한 것이 없다?

 이마를 찌푸린 채 잠시 생각에 잠겼던 기웅이 상대의 이어진 말에 낮게 대답했다.

 “학교랑 집 말고는 동선 거의 없을 거 같긴 해요. 눈에 띄지만 않게 해주시고, 집 하루 비워볼게요. 살펴보고 필요하면 눈 달아야겠어요. 네. 일정 정해지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아, 그리고. 한만진 물건 전달하셨죠? 네. 수고 많으셨어요. 고마워요.”

 몸을 일으키며 전화를 끊은 기웅은 룸을 또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쏟아지는 물줄기 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지었다.

 “저럴 땐 개가 아니고 생선이네.”

 기웅은 침실 입구에 기대선 채로 전화를 걸었다.

 “받으셨네요?”

 -누구…-

 “저예요. 한만진 씨 입원시킨 사람.”

 하이드는 조용했다. 기웅은 가볍게 말을 이었다.

 “외부에서 접근 안 되는 전화기예요. 통화 메시지내역 제가 다 확인하니까 괜히 이 전화로 여자들 번호 따지는 마시고요. 아, 미리 말씀드리니까 도청은 아니죠?”

 -허진태라고 합니다. 제 이름.-

 기웅은 잠시 대답을 늦췄다. 이내 웃으며 대꾸했다.

 “그 이름이 더 좋으네요. 허진태.”

 허진태의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진태 형.”

 -에?-

 허진태의 대꾸가 엉성했다. 기웅은 욕실 쪽을 힐끗 들여다보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손목 아직 편치는 않으시겠지만 오늘 나가십니다.”

 -네?-

 “오래 있을수록 그쪽 의심만 사요, 마침 다친 것도 있으니 계시던 쪽에 보이기 쉬울 거예요.”

 -아…….-

 “밖에 날씨 쪄죽어요. 옷 얇게 입으시고, 자정 넘어서 사람 하나 갈 거예요.”

 -아… 네.-

 “급여카드 보셨죠?”

 -예?-

 “핸드폰 케이스 안 까보셨어요?”

 -아….-

 핸드폰 뒤적이는 소음이 잠시 들렸다.

 -아, 봤습니다. 있습니다.-

 “원래 자리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아시죠?”

 -네.-

 잠시 말을 쉬던 기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동물은 다 좋아하거든요.”

 진태는 조용했다.

 “특히 개를 좋아하지만.”

 기웅은 웃음을 흘리며 욕실 문짝을 힐끗 들여다보았다.

 “고양이도 좋고 맹수도 좋고 늑대 여우도 좋아하고, 토끼 다람쥐도 좋아요. 새도 다 좋고, 물고기도 좋고. 도마뱀 악어 같은 파충류도 매력 있고요. 동물은 다 좋아요.”

 -아 네….-

 “근데 딱 하나 싫어요.”

 기웅은 쓴웃음을 픽 흘리고 말했다.

 “박쥐요. 박쥐 만나면 겁만 줘서 쫓지 않아요.”

 전화기 너머는 숨죽인 듯 고요했다.

 “심장 파내서 태워버립니다.”

 진태의 한숨이 흘렀다.

 -그런 걱정은….-

 욕실 문 열리는 소리에 기웅은 문틀에 기댔던 몸을 바로 세웠다.

 “몸조심해요. 끊어요.”

 통화를 끊은 기웅이 수호를 째려보며 구시렁거렸다.

 “대충 좀 씻어라. 너만 덥냐?”

 “참 내, 기다리기 힘들면 같이 들어와 씻던가, 언제부터 내외하셨다고.”

 시큰둥한 대꾸를 뱉으며 침대로 벌렁 엎어진 수호는 핸드폰부터 집어 들었다. 메시지창을 열고 히죽거리며 부지런히 액정을 두드렸다.

 

 

 수호는 또 머리맡을 더듬었다. 핸드폰을 집으며 옆 자리를 힐끗 보았다. 몸을 돌려 기웅을 등지고 누워 메시지창을 열었다.

 핸드폰을 얼굴에 붙이고 있는 뒤통수를 기웅이 힐끗 쳐다보았다.

 “죽겠냐?”

 “응?”

 “좋아 죽겠어? 핸드폰을 아주 손바닥에 심을 판이네.”

 잠시 대꾸가 없던 수호의 한숨이 푹 내쉬어졌다.

 “진짜, 사람이 웃기는 거다.”

 중얼거리듯 낮은 목소리에 기웅은 수호의 뒤통수로 시선을 올렸다. 수호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채로 중얼거렸다.

 “그런 사람들, 진짜 이상해 보이더니. 좋을 사람이 없어서 남자를 좋다냐. 뭘 어쩌겠다고. 내가 생각해도 미친놈이야.”

 괜한 한숨을 팩팩 내쉬던 수호는 계속 조용한 뒤를 돌아보았다. 덤덤한 얼굴과 시선이 맞자 싱겁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미친 거 뻔히 아는데도, 그놈 생각밖에 안 난다. 참 내. 뭐 이러냐 진짜.”

 수호는 다시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수호의 뒤통수를 물끄러미 보던 기웅이 몸을 돌려 누우며 말했다.

 “어떻게, 형이 상봉 한 번 시켜줘?”

 “응?”

 수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몸을 돌려 마주 눕자 기웅이 수호를 째려보았다.

 “으이구, 말 시켜도 쳐다도 안 보더니. 너 진짜 형한테 너무한 거 같지 않냐?”

 “내가 언제 또 쳐다도 안 봤다고.”

 “진짜 섭섭하다.”

 “섭섭은 왜 또.”

 수호는 기웅의 눈치를 슬슬 살피다가 해죽 웃으며 물었다.

 “근데 상봉은 무슨 수로?”

 잠시 대답을 미루던 기웅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뻥이다 뻥! 낚였지?”

 수호가 이를 악물었다.

 “아쭈 야, 형 치겠다?”

 수호는 짜증을 꽉 물고 다시 돌아누웠다. 기웅이 웃음을 참으며 수호의 등허리를 끌어안았다.

 “아 놔 인간아!”

 뿌리치는 몸을 옴짝 못하게 꽉 끌어안은 기웅은 수호의 귓가에 입을 붙이고 소곤거렸다.

 “형이 진짜 한 번 보게 해줄게.”

 수호는 답답하게 조이는 숨을 내쉬며 허공을 보았다.

 이 시점에 자신이 올라갈 수도 없고, 이우를 불러 내릴 수도 없고. 일을 끝내야 볼 수 있는 걸 기웅이 무슨 재주로 보게 해주겠다는 건지.

 신빙성이라고는 눈곱만 치도 없는 얘기임이 틀림없었다. 그렇긴 해도 제 짜증 받아주는 기웅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 수호는 붙들린 몸을 좀 참아주기로 했다.

 “형만 딱 믿어. 알았지?”

 “포커스 빨리 잡아서 보게 해준다고? 내가 형 머릿속 모를 줄 알고?”

 기웅이 킁 웃음을 흘렸다.

 “그래 인마! 내일 당장 잡아서 올라가자 좀. 여기 너무 덥다 진짜.”

 

 

 *

 이우는 부스스 눈을 떴다. 어슴푸레한 여명이 침실 창을 푸르스름하게 밝히고 있었다. 실눈을 뜨고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오전 4시 55분. 평소보다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문득 이우의 눈이 커졌다. 메시지 알림음에 눈이 떠진 걸 깨달았다.

 잠이 덜 깬 눈을 벅벅 비비며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집었다.

 ― finWW2 midntpl2 반석m-brukcrs

 부스스하던 이우의 눈이 서서히 또렷해졌다.

 

 

 모자를 벗어 팽개치고 싶은 기분을 누르며 수호는 목덜미에 흥건한 땀을 쓸어 닦았다.

 두 시간 넘게 수풀 사이에 은닉하고 앉아 텅 빈 도로만 쳐다보고 있던 참이었다.

 -쫄랑아, 형은 꼭 화장시켜줘.-

 갑작스러운 기웅의 무전이었다.

 또 시작이구나, 수호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형은 진짜 땅에 묻히기 싫어. 화장해서 아무 데나 뿌려줘. 형은 죽으면 여기저기 날아다닐 거야. 먼지처럼.-

 -화장은 얼굴에나 처발라 인마!-

 화통 같은 고함에 수호의 목이 절로 움츠러졌다. 그렇지 않아도 성질 고약한 김 실장인데 덥고 습한 오늘 같은 날은 좀 안 건드렸으면 싶은 생각에 저가 다 짜증이 났다.

 -실장님! 저희 팀 좀 살려주세요. 진짜 딱 한 시간만 쉴게요.-

 -이런, 야 이 새끼야!-

 -한 팀장입니다. 강 대리 팀 그냥 한 시간만 주시죠 실장님. 저희가 근처 보고 있겠습니다.-

 수호는 바닥에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켰다. 땀에 절어 허벅지에 들러붙은 바지를 쥐어흔들며 몸의 열기를 식혔다.

 혼자 슬쩍 쉬고 올 것이지 왜 자신까지 철없는 직원 만드는가 생각하면서도 입에서는 웃음이 샜다.

 -에으 웬수같은 새끼들. 현장 복귀하면 바로 보고해!-

 -대박! 한 팀장님 사랑해요!-

 -사랑 고백은 쫄랑이한테나 하시고, 일 팀 남면로로 이동합니다.-

 한 팀장의 핀잔과 동시에 수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수호는 핸드폰을 괜히 흘겨보며 받았다.

 -그 자리야?-

 “철 좀 들어라. 내 심장이 다 쪼그라든다.”

 -내려와. 지금 그쪽으로 가.-

 

 기웅은 핸드폰을 쥔 채 차를 출발시켰다. 땀내 나고 끈적이는 거 질색하는 놈이 몇 시간째 땡볕 아래 허수아비 꼴을 하고 있으니, 구시렁거려봐야 제까짓 게 씻고 나면 좋다고 헤벌쭉 대겠지.

 핸들을 돌리며 전방 도로를 내다보던 기웅은 핸드폰을 다시 열었다.

 

 이우는 새벽에 들어온 두 개의 메시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finWW2.midntpl2.반석m-brukcrs]

 [othranks.kl.KohnShell]

 한꺼번에 두 개가 온 건 처음이었다. 이른 새벽에 첫 메시지가 도착하고 한 시간여 후에 또 하나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각각의 두 건에 대한 메시지일지 하나의 사건에 대한 두 개의 힌트일지. 숨은 뜻이 궁금하면서도 이우는 노트북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막상 메시지를 해석하다 보면 답을 확인하러 가고 싶어질 것 같았다. 수호와 철석같이 한 약속을 깰 마음은 없었다.

 수호에게 메시지를 전송해서 보여줄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지, 아니면 혼자라도 먼저 풀어보긴 해야 할지 계속 망설이고만 있었다.

 핸드폰을 쥐고 있던 이우는 전화벨 소리에 괜히 움찔했다. 발신자를 보고 잠깐 어리둥절하다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기웅이 연락할 일이라면.

 “형, 안녕하셨어요?”

 -응, 우리 고양이 뭐해?-

 “네? 아, 그냥 집이요. 웬일이세요?”

 -사람 하나 죽어가는 중이라 연락했지.-

 이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귀에 바짝 붙였다.

 -너 오늘 시간 좀 내야겠다.-

 “수호 형 혹시, 다쳤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말끝이 떨렸다.

 -다친 정도냐? 아주 그냥 초주검이다.-

 이우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떨리던 심장이 급하게 뛰어 귀가 뜨거워졌다.

 -상사병 말기다. 니 애인.-

 말문이 막혀 있던 이우는 곧 어리둥절했다.

 “에?”

 -상사병 몰라? 너 못 봐서 우리 쫄랑이 죽어 가신다고, 지금.-

 잠시 멍하던 이우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웃으면서도 약이 올랐다.

 왜 이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걸까. 수호와 기웅이 하는 일을 자신이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런 농담을 하는 걸까.

 -너 좀 내려와. 쫄랑이 모르게 서프라이즈 하자. 어때? 시간 돼?-

 이우는 얼떨떨해졌다.

 “아… 시간은 되는데, 저 거기 어딘지 모르는데요.”

 -빨리 준비하고 집 앞으로 나와.-

 “집이요? 저희 집이요?”

 -응, 나와서 집 앞에 있는 승용차 타면 돼.-

 이우는 귀에 붙은 핸드폰을 떼서 발신자를 괜히 다시 확인했다.

 어리벙벙했다. 어딘지 알려주지 못하니 차를 보내겠다는 걸까.

 -지금 바로 준비하고 나와도 늦어. 하루 잘 준비해서 와. 알았지?-

 “아… 네.”

 -그래, 이따 보자! 쫄랑이한테는 비밀!-

 전화가 끊어지고도 잠시 멍하던 이우의 입에서 웃음이 나왔다.

 수호가 얼마나 속을 끓이고 있었으면 기웅이 이런 전화를 다 했을까. 이우는 찡해지는 코끝을 비비적대며 부리나케 욕실로 들어섰다.

 

 기웅은 전화를 이어 걸었다.

 “현이우 집 앞으로 차 한 대 대주세요. 네 바로요. 당사자 태워서 남해 힐튼으로 보내신 다음에 집 안 훑고 연락 주세요. 네. 흔적 없이 하셔야 돼요. 네.”

 전방에 서 있는 수호가 시야에 들어왔다.

 “눈 달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 준비하시고요. 네, 고마워요.”

 기웅은 전화를 끊으며 차를 세웠다.

 기진맥진한 수호가 조수석으로 털썩 올라앉았다. 땀에 절여진 벌건 얼굴을 잠시 보던 기웅은 차를 출발시키며 말했다.

 “어떠냐, 형 땡땡이 레전드 맞냐 안 맞냐.”

 수호는 치, 혀를 퉁기며 젖은 셔츠 앞섶을 쥐어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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