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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Ⅲ} 그들의 포커스 ... 6
작성일 : 17-06-28 14:27     조회 : 291     추천 : 3     분량 : 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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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는 서재에서 통화 중이었다.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면 안 되는 거죠?”

 수호의 한숨 소리가 흘렀다.

 -미안, 복학 전에 같이 놀아야 되는데, 형이 자꾸 바쁘네.-

 이우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복학 준비도 하고, 바빠요. 걱정 말고 잘 다녀와요.”

 -응. 형이 진짜 빨리.-

 수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소곤거리며 말했다.

 -빨리 잡아서 갈게. 형이 팔 걷어붙이면 또 금방 때려잡아요.-

 이우는 하하 소리 내서 웃었다.

 “알았어요. 일주일 줄게요. 빨리 잡고 와요.”

 -일주일 좋다! 알았어.-

 “시간 나면 또 전화해요! 끊을게요.”

 귀에서 멀어진 핸드폰에서 수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렀다.

 -저기!-

 이우는 핸드폰을 귀에 다시 붙이며 대답했다.

 “네 형.”

 -저기.-

 “네 듣고 있어요.”

 뜸을 들이던 수호가 소곤거렸다.

 -사랑해! 끊어!-

 전화가 끊어졌다.

 이우는 문득 뜨거워지는 눈을 깜빡였다. 사랑해.

 흔한 말임에도 낯설게 들렸다. 흔하디흔한 말이지만 직접 들어본 건 처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기억 속의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

 핸드폰 속 사진을 열어 수호의 얼굴을 물끄러미 뜯어보았다.

 사진 위로 불쑥 문자메시지가 떴다.

 ― 영인 : 사진 봤어?^^

 이우는 뜨거운 눈을 비벼 닦고 답 메시지를 보냈다.

 ― 네, 고마워요 형^^

 ― 영인 : 그 사람 너 많이 좋아하는 거 같더라?

 ― 히히, 네. 진짜 잘해줘요.

 ― 영인 : 누가 옆에 있는 거 보니까 어쨌든 마음은 놓인다.

 문장의 뉘앙스를 이해한 이우는 웃음을 물고 메시지를 이었다.

 ― 어쨌든? ^^;

 ― 영인 : ㅎㅎ 솔직히 좀 놀랐어. 애인이 남자라는데 안 놀라겠어?

 ― 헤헤. 놀라실 줄 알았어요. ^^;;

 ― 영인 : 뭐 하는 사람이야?

 이우는 웃음을 흘렸다. 국가기밀의 존재라니, 뭐 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 그냥 회사원이요. 영업사원.

 ― 영인 : 그렇구나. 그날 하도 놀라서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왔어. 미안해.

 ― 형이 왜 미안해요. 제가 진짜 미안했어요.^^;;

 ― 영인 : 아니야. 스물일곱이라고 그랬나?

 ― 네.

 ― 영인 : 이름은 뭐야? 너무 놀라서 이름도 못 물어봤네.

 ― 아, 수호예요. 김수호.

 ― 영인 : 이름 멋있네. 다음에 들어가면 같이 밥 한번 먹자.

 ― 네.^^

 ― 영인 : 또 연락하자~ 바이^^

 이우는 메시지 내용을 잠시 훑어보다가 다시 사진을 열었다. 턱을 괴어 받치며 핸드폰 속 수호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신혼여행 왔어?”

 호텔 객실로 들어간 수호의 목소리에 짜증이 실렸다. 뒤따라 들어서던 기웅은 수호의 뒤통수를 째려보았다.

 “저게 진짜, 신경을 써 줘도 지랄이에요. 야! 성수기라 방이 더 없다는 걸 그럼 어쩌라고! 다른 팀 나가라고 버티냐?”

 “다른 펜션 보면 되지.”

 “그니까 그 다른 펜션을 언제 보냐고요. 거처 보는 눈도 까다로운 놈이.”

 “그냥 따로 알아볼 거야. 내일 영업 하루 빼고 보면 돼.”

 “누구 맘대로 맨 날 빼? 저게 진짜 땡땡이 맛 들였나.”

 대꾸를 이으며 기웅은 여행 가방을 한쪽으로 세웠다. 통유리 창의 커튼을 확 걷어붙이며 탁 트인 바다에 시선을 세웠다.

 눈꼬리를 쭉 찢고 실내를 둘러보던 수호는 기웅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형 돈 많아? 길어지면 한 달인데 웬 스위트룸?”

 “몰랐냐? 형 돈 많은 거? 넘쳐서 감당이 안 된다.”

 “허이구? 영업사원 월급 뻔하지. 아 몰라! 형이 알아서 해.”

 짜증을 부려대던 수호는 여행 가방을 끌고 침실로 들어갔다. 기웅은 웃음을 지으며 목청을 키웠다.

 “누가 너더러 숙박비 내랬냐!”

 -아 뭐야!-

 수호의 짜증이 침실 밖으로 터져 나왔다.

 -웬 더블룸? 트윈룸 없대?-

 전화벨이 울렸다. 기웅은 핸드폰을 빼 들며 소리를 질렀다.

 “커플 룸 예약했다 왜! 싫음 바닥에서 처자!”

 발신자를 확인한 기웅은 전화를 받아들며 낮게 말했다.

 “금방 전화 드릴게요.”

 통화를 끊은 기웅이 객실 입구로 향하며 목청을 키웠다.

 “샌드위치 사다 줄게! 쉬고 있어!”

 -안 먹어!-

 버럭 이어진 짜증에 기웅은 이를 앙다물고 침실 쪽을 째려보았다.

 “포커스 내가 보냈나 왜 나한테 지랄이야.”

 

 핸드폰을 귀에 댄 기웅은 빈 벤치로 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손질된 정원수들 주변은 조용했다.

 “네, 저예요. 말씀하세요. 네, 불러주세요.”

 기웅은 꼬아 앉은 다리 위로 검지를 세웠다. 들리는 소리를 받아 적듯 새겼다.

 “전, 영인? 전영인.…한국 나이 서른여섯. 네. 나이지리아. 네. 오월이요? 아. 그래요? 여기 거점은 어딘데요? 글로비전 한국지부.”

 통화 내용을 따라 말하며 손가락을 움직이던 기웅이 시선을 들었다.

 “김수호? 김수호요?”

 기웅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전화 너머 이어지던 말이 끝나자 빠르게 말했다.

 “글로비전 한 번 살펴주시고 전영인 입국 간격 확인해주세요. 통신이랑 다른 미팅 내용도요. 네. 아까 김수호 언급된 메시지 지금 바로 보내주시고요. 네.”

 통화를 마치려던 기웅이 다급하게 목청을 키웠다.

 “아 실장님! 현이우 가드 붙여주세요. 일단 외부만. 당사자 모르게요. 네. 고마워요.”

 통화를 마친 기웅은 이마를 찌푸린 채 손가락 메모가 남은 다리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천장을 보고 있던 이우는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쳐다보았다. 픽 웃음이 흘렀다.

 침대가 너무 넓게 느껴지는 제 기분이 우스웠다.

 웃음 끝에 괜한 한숨이 나왔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항상 신경 써 왔는데 어쩌다가 수호의 눈에 띄게 되었을까. 그렇게 날카로운 인상의 사람이 왜 따뜻하게 느껴졌던 걸까.

 성추행범이라고 해도 될 수준의 돌발행동이 왜 싫지 않았던 건지.

 싫은 게 아니라 그때 이미 호감을 느꼈던 걸까. 그래서 긴 망설임 없이 연락처를 알려주게 되었을까.

 그때 전화번호를 주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타인이었을까.

 그랬다면, 수호를 알지 못했다면 지금쯤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까. 붙들려갔던 마약 소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마약중독자가 되어 어디로 팔려가기라도 했을까. 혹시 장기밀매라도…….​

 이우는 마르는 입술을 씹다가 시선을 돌렸다. 옆 베개를 잠시 쳐다보다가 머리를 옮겼다. 어느새 수호의 것이 된 베개에 뺨을 붙였다. 심호흡을 가만히 하고는 눈을 감았다.

 지난 안창호 메시지 이후로 꽤 오래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신자는 누구일까. 누구이기에 그런 도움을 요청하게 된 걸까. 분명 시간능력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주변의 눈에 걸리지 않고 범죄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겠지. ​그게 누굴까.

 이우의 입에서 푸힝 웃음이 터졌다. 저가 잘못되면 칵 죽어버릴 거라던 수호의 벌건 얼굴이 떠올라서였다.

 수호야말로 말리고 싶은 위험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멈춰둘 수 있는 걸 알고 나면, 조금은 안심하려나.

 애인 할래? 마음만이라도?

 이우의 감은 눈꺼풀이 벌게졌다.

 알게 된다면, 수호의 마음은 변할까.

 

 수호는 기웅의 얼굴을 쳐다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날도 뜨거워 죽겠는데 그게 뭐야. 얼굴 흘러내리겠다.”

 “야, 뜨거울수록 화장해야 되는 거 몰라? 자외선에 늙는다 너?”

 손에 든 부채를 얼굴에 부쳐대던 기웅이 대거리했다. 수호는 흥, 콧방귀를 뀌며 물병을 열어 입을 축였다.

 그늘 한 점 없는 땡볕 아래 차를 세운 지 세 시간째였다. 에어컨 풍량을 잔뜩 올려두고 있었지만 허벅지 밑이 땀으로 흥건했다.

 “영업차량은 왜 블랙으로만 뽑나 몰라?”

 기웅의 뜬금없는 소리였다.

 “시원한 색으로 뽑으면 좀 좋아?”

 “시원한 색이 뭔데? 시퍼렇게 뽑아? 눈에 잘 띄라고? 그러게 그냥 도보하자니까.”

 대꾸를 뱉으며 수호는 핸드폰을 슬쩍 쳐다보았다.

 “도보는 안 힘드냐? 땡볕에 돌아다니는 게 더 힘들어.”

 “다른 팀 다 동네 골목 헤집고 다니는데, 우리만 몇 시간 째 꼼짝 않고 앉아서 이게 뭐야?”

 투덜거리던 수호는 기웅을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

 “언젠 다른 팀 생각해서 호텔비까지 독박 쓰시겠다는 양반이.”

 기웅이 킬킬 웃음을 흘렸다. 수호의 얼굴 위로 부채질을 휘휘 하며 차 밖을 둘러보았다.

 “여기 느낌 좀 오지 않냐? 수상쩍지?”

 수호가 덩달아 밖을 둘러보았다.

 “사람 진짜 없긴 하다. 휴가철인데도.”

 “이 동네가 휴가랑 무슨 상관이냐? 동네 꼬라지 봐라, 삼백육십오일 뼈 갈리게 일해 봐야 집 앞 골프장 한 번 밟아보게 생겼나. 돈 있는 놈들이나 휴가 타령이지.”

 수호는 헛웃음을 흘렸다. 언제는 돈 많아서 감당이 안 된다더니 이제는 또 노동운동가 같은 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어느 신문 논조라도 흉내 내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주관이 딱히 없는 사람임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던 수호는 늘어져있던 자세를 벌떡 세웠다. 핸드폰 진동이었다.

 허둥거리며 핸드폰을 꺼내 쥐는 수호를 보며 기웅이 헛웃음을 흘렸다.

 “어유, 저거 김 실장 전화보다 더 무섭구만.”

 

 핸드폰을 귀에 붙인 이우는 복도 유리창 밖을 내다보았다. 갑작스러운 무더위에 교정이 눈에 띄게 한산했다.

 -어, 어디야?-

 통화가 연결되자 이우의 눈이 반짝 커졌다.

 “혹시 받으려나 싶어서 해 봤는데. 학교 왔어요. 바빠요?”

 -바쁘지. 지금 잠깐은 괜찮아. 더운데 집에 있지 그랬어.-

 수호의 점잖은 말투에 이우는 웃음을 꾹 다물었다. 기웅이 옆에 있음이 짐작되었다. 누구라도 옆에 있으면 틀림없이 낮게 깔리는 목소리였다.

 “나중에 통화할까요?”

 -어? 어, 아니, 잠깐은 뭐, 괜찮아.-

 이우는 들고 있던 음료로 입을 적시고 말을 이었다.

 “저 복학 한 학기 미룰까 봐요.”

 -어! 진짜? 아니 왜 갑자기….-

 번쩍 들떴던 수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웅얼거렸다. 이유를 짐작한 이우가 웃는 사이에 기웅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야! 안 듣거든! 닭살 멘트 그냥 질러도 되거든!--아 누가 뭐래?--고양이는 이 재미없는 놈을 왜 좋아하나 몰라?--에이 진짜, 알고 보면 재밌거든? 형이 몰라서 그러지!--내가 모르면 널 누가 아냐 인마!--아 시끄러 전화 좀 하자!--나가서 통화해 새꺄. 사람 염장 지르지 말고.--에으 진짜, 이우야, 잠깐만.-

 정신없는 둘의 대화에 이우는 킥킥 웃으며 귀를 세우고 있었다.

 -웬일? 등록한다더니?-

 수호의 목소리가 방방 들떴다. 이우는 실없는 웃음을 히히 흘렸다.

 “그냥, 그냥요. 형 바쁜데 나까지 바쁘면 만날 시간도 너무 없고.”

 

 차 뒤쪽으로 선 수호는 주책없이 찡해지는 콧잔등을 찡그리며 피식 웃었다.

 -진짜 한 학기 미룰까요?-

 “그거야 형이 이래라 저래라는 못 하지. 근데 진짜 좋긴 하겠다, 형 일 한가할 때는 집에도 자주 가고. 쉬는 날 여, 너 괜찮으면, 어디 잠깐 여행도 갈 수 있고. 생각만 해도 좋다.”

 헤헹 웃음소리가 흐르자 수호는 덩달아 해죽 웃었다. 괜스레 몸이 달뜨는 기분에 트렁크 위로 팔꿈치를 올리며 몸을 기댔다. 화들짝 팔을 뗐다.

 검은 차 표면은 달궈진 전기레인지 상판만큼 뜨거웠다.

 -그럼 그렇게 할래요. 그냥 올해는 쭉 놀아볼래요.-

 “허이구, 도서관을 놀이공원 삼아 다니는 양반이 퍽이나, 쭉 책 본다는 소리지?”

 수호는 킥킥 흐르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차 안을 슬쩍 살폈다. 눕듯이 앉은 기웅이 부채질을 슬슬 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따 숙소 들어가서 전화할게. 운전 조심해서 다녀.”

 -네.-

 “들어 가!”

 -저도 사랑해요!-

 엉뚱한 대꾸를 마지막으로 통화가 끊어졌다. 수호는 끊어진 핸드폰을 두 손으로 쥐고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남은 출장 기간을 무슨 수로 버티나. ​

 작렬하는 태양 볕이 한숨을 푹푹 내뱉는 수호의 정수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

 “남서대로 타고 양지교 방면 이동 중. 위치 맵 요청”

 기웅이 무전을 하며 핸들을 천천히 꺾었다.

 -확인되면 바로 작업팀 띄운다.-

 수호는 어두워지기 시작한 도로 끝의 브레이크등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하루 종일 마을 초입 도로에서 차량 잠복을 하던 끝에 수호의 눈에 포커스 추정자가 스친 직후였다.

 마을회관 근처에 불쑥 나타난 포커스 추정자는 회관 앞에 세워져있던 승용차에 올라 마을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디로 갈 거냐.”

 기웅이 중얼대며 앞선 차량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차 꽁무니를 노려보던 수호가 낮은 목소리를 얹었다.

 “확인을 해야 되는데.”

 “니가 찍은 건데 확실하지.”

 “그래도 얼굴 봐야 돼.”

 “그냥 쫓아가서 확 박아버릴까?”

 수호가 눈을 키우며 기웅을 돌아보았다.

 “교통사고 위장. 어때? 괜찮겠지?”

 “그러다 아니면?”

 “아님 말고. 합의금이나 두둑이 주지 뭐.”

 “뭐? 참 나, 이 양반이 진짜 돈이면 단 줄 아나, 다치면 어쩌고?”

 “다쳐봐야 안 죽네요.”

 주행속도가 갑자기 높아졌다. 수호는 깜짝 놀라 계기판을 돌아보았다.

 “어우 형! 진짜 사고 내게?”

 “내가 미쳤냐? 그러다 우리 쫄랑이 다치면 어쩌라고.”

 낄낄거리며 속도를 줄이는 기웅에게 수호가 눈을 부라렸다.

 

 -일 팀입니다. 남서 남면 교차점. 남면로 방면 주행 중. 위치 맵 요청-

 한 팀장의 무전에 수호가 마이크를 눌렀다.

 “삼 팀입니다. 추정자 남서대로 팔 구역에서 샛길로 우회전, 남면로 십구 방면 주행 중입니다. 계속 밟고 있습니다.”

 -일 팀 마주 보겠습니다.-

 한 팀장의 대답을 들으며 수호는 멀리 나타난 브레이크등에 시선을 집중했다. 급커브로 이어진 길을 달리는 차량의 불빛이 먼 시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기웅은 핸들과 함께 고개를 꺾어 빼며 차량을 시야 안으로 두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삼 팀입니다. 시야 벗어났습니다. 일 팀 확인 요망”

 -일 팀 남면로 십구 구역 샛길 앞. 이 팀 합류해서 길 막고 사고 위장 중. 얼굴 확인하겠습니다.-

 한 팀장의 답 무전에 기웅은 속도를 줄이며 중얼거렸다.

 “들짐승이야 뭐야, 멀쩡한 도로 두고 왜 숲을 타고 지랄이야.”

 -확인 즉시 붙들어 놔라. 작업팀 대기 중-

 수호는 목덜미에 줄줄 흐르는 땀을 문지르며 전방을 노려보았다. 무성한 수풀 사이로 비좁은 숲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길의 끝자락까지 다다랐을 때 전방 멀리 차 두 대가 보였다.

 라이트가 밝혀진 채 머리를 맞대고 있는 차량이 시야에 가까워지고 나서야 수호는 1팀과 2팀의 차량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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