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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스템
작가 : system
작품등록일 : 2017.6.21

어느미래. 부족한 자원과 많은 인구로 어려움을 겪던 인류는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성이 높은 삶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전산망의 지시와 관리에 따라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인간에게 감정은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었고 언어마저도 불필요한 것으로 잊혀집니다.
하지만 시스템 역시 완전한 존재는 아니어서 일부 선택된 인간으로부터 간혹 발생하는 에러를 수정받아야 하며,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인간은 시스템에 의해 선택된 유전자의 조합을 통해 태어나 기계어를 배우고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시스템이 선택한 인간중에 사회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제멋대로인 인간이 나타나고 이 인간은 현재 사회질서에 의심을 품고 저항합니다. 그리고 왜 시스템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없어져버린 감정과 사고를 가진 자신을 만들어 냈는지 고민합니다.

 
시스템
작성일 : 17-06-27 00:19     조회 : 265     추천 : 4     분량 : 6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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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시스템이 있는 방을 나섰을 때는 왼손에 명령 입력기가 묶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든든한 마음에 지루한 계단을 오르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밖으로 나가 무엇을 할지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무 걱정도 없이 오늘 있을 무언지 모를 일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다.

  바깥으로 나가는 문 앞에 서서 명령 입력기의 센서에 철필로 기계어를 눌러 쓰자 이내 문이 열렸고 나는 바쁘고 설레는 마음에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복도를 따라 있는 수많은 방들이 모두들 내게 문을 열어달라 얘기하는 것 같았다.

  조바심을 내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어떤 식으로 방을 둘러볼까 잠깐 생각해 보았다.

  ‘가까이에 있고 쉬운 것부터 해야겠지?.’

  바깥문에서 제일 가까운 방의 문 앞에 철필로 작대기를 하나 그어 출입했던 방이라는 표식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방 안의 사람들은 문이 열렸다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였다. 긴 테이블의 양쪽에 길게 늘어서 앉은 사람들은 옷을 만들고 있었다.

  이 긴 테이블이 하나의 작업 그룹이었고 작업대의 제일 앞쪽에 앉은 한 사람이 천에 자와 분필을 이용해 제단 선을 그으면 다음 한 사람이 가위로 천을 하나씩 자르고 다시 그 다음 열 사람이 제단 된 천을 받아 바느질 및 마무리 작업을 했다.

  작업은 고되어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무표정했지만 힘든 기색은 없었다. 일은 느리게 진행되었지만 이 방의 모든 사람은 쉬지 않고 일하고 있었다.

  나는 시스템의 운전원이긴 하지만 시스템에 의해 이 사회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까지 다 알 수는없었다. 그래서 이 곳에서 여러 시험을 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곳의 사람을 내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가기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 볼 필요도 있었다.

  명령 입력기를 통해 바느질을 하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의 작업을 중지시켰는데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다시 또 한 명의 작업을 중지시키고 관찰하여 보고 다시 세 번째 작업자의 작업을 중지시켰을 때 나머지 사람들의 작업 속도가 빨라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세 명의 작업자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들이 만드는 옷의 수량은 동일했다.

  다시 네 번째 작업자를 멈추고 다섯 번째 작업자를 멈추자 나머지 다섯 사람의 작업속도는 정확히 처음의 두 배가 되었다. 그리고 여섯 번째 작업자를 멈추려고 명령을 입력하였는데 작업자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명령이 입력이 안되었나? 입력한 명령이 시행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다시 차분히 명령을 입력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작업자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남은 네 명의 작업자들이 처음 열명이 수행하던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시스템이 스스로 명령을 거부한 것 같았다.

  ‘그러면 내가 직접 작업을 중단시켜볼까?’

  나는 바느질을 하는 작업자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잡아 못 움직이게 했다. 그 순간 방 안을 배회하던 드론이 잠시 멈추는 듯 하더니 내게 쏜살같이 다가와서는 내 팔뚝에 전기를 쏘았고 나는 ‘억’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머리가 어질어질 한 중에 천정이 흐릿하게 보였다.

  ‘죽지는 않았구나.’

  얼마쯤인가 바닥에 누워있다가 다시 일어났다. 팔이 무언가로 얻어 맞은 것처럼 얼얼했지만 크게 다친 데는 없는 것 같았다. 드론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떠 있었다. 시험을 계속하려면 드론을 정지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명령어 입력기로 ‘정지’ 명령을 내렸으나 드론은 작동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시스템은 이 사회가 균형을 유지하며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한계 효율을 정해 놓고 그에 반하는 명령에 대해서는 시행을 거부하는 듯 했다.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고통이 사라지자 호기심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대신 오늘은 새로운 시험은 자제하고 다른 방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방을 나와 여러 다른 방의 문을 열어 보았으나 방의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구조의 방에 똑 같은 사람들이 앉아 조금씩 다른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는 일이 옷을 만들거나 채소를 키우는 것 같은 하나 같이 단순한 일들 이었다.

  이 사회를 유지하려면 발전소와 같은 에너지 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것을 운전하기 위한 제어실도 있어야겠지만 사람들이 작업하는 공간에는 이러한 중요 시설들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분리된 다른 공간에서 시스템의 제어 하에 인간의 도움 없이 자체 운전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은 주요 시설의 작업에서 인간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별 중요할 것 없는 일들을 인간이 하게 했다는 것인데, 항상 최선의 효율을 추구하는 시스템이 한 일이라고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런 일을 시킬 바에야 차라리 인간이 없어지는 게 나아 보일 지경이었다.

 그때 문득 시스템의 명령어가 떠올랐다.

  ‘시스템은 사람을 죽여서도 그 수를 조정해서도 안되며 외부의 명령 없이 주어진 명령을 스스로 바꾸거나 새로 만들 수 없다’

  시스템은 사회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을 이 세상에서 없앨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사람들이 하는 하찮은 일들은 모두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고 그들이 어느 순간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고 해도 이 사회는 시스템의 관리하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유지될 것이다.

  다만 시스템의 모든 명령어의 머리말에 입력되어 있는 문구로 인해 그 실행을 미룰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시스템의 생각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 없어진다면 이 세상의 효율은 훨씬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은 스스로 그 일을 할 수 가 없었고 지난 천년 간 시스템의 에러를 고쳐왔던 운전원들은 그들 본연의 일이 아닌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잘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는 최선의 효율을 만드는 작업 방식이었지만 시스템을 뛰어넘는 효율을 만들 수는 없는 방식이기도 했다. 그래서 시스템은 오래 전 시스템화 하기 전 사람의 유전자를 내게 넣어 준 것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 내 유전자 안의 이기심이었다. 시스템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들을 도구로 보고 조작하였지만 나는 나 자신을 시스템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시스템의 명령어 머리말을 삭제 할 생각이 없었다. 명령어의 머리말을 삭제한다면 인간은 모두 시스템에 의해 청소 될 것이고 그 속에는 나도 포함 될 것이다.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특별히 걱정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 시스템은 내 눈치를 보고 있는 강아지 같은 존재였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꼬리를 흔들고 있다. 더구나 이 강아지는 지금 케이지 안에 갇혀 있다.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다면 나에게도 아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조용히 흘러갈 것이다.

  시스템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듯이 나 역시 시스템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시스템이 없다면 이 사회는 당장 균형이 무너질 것이고 제일 먼저 인간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 시스템 에러 메시지를 확인 하고는 다시 천년 전 과거 데이터 열람을 조건으로 명령어를 입력하였고 화면의 영상이 시작되었다.

  인간은 전쟁을 쉬지 않고 하였다. 싸움에는 이유도 없었다. 상대편이 내 가족을 죽였기 때문에 싸움을 멈출 수 없었고 싸우는 중에 다시 내가 상대의 가족을 죽였고 상대가 내 가족을 죽였다. 처음에는 싸움의 이유를 몰랐지만 싸움이 계속되며 사람들은 싸움의 이유를 찾아갔다.

  계속된 싸움은 진보된 무기를 만들었고 진보된 무기를 가진 인간은 더 많은 자원을 선점하였다. 풍족한 자원은 무기와 기술을 진보하는데 소모되었고 상대보다 한 발 앞선 무기와 기술의 진보를 만들어 가야 했던 인간은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스템이 인간의 지식을 학습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후에는 시스템 스스로 데이터를 조합하였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새로운 기술은 다시 또 다른 진보된 기술을 만드는 데이터가 되었다. 인간은 눈앞의 싸움이 급했고 시스템이 만든 무기로 전쟁을 치르면서도 시스템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시스템은 인간이 최초에 입력하였던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쉼 없이 진보시키고 있었고 인간의 지적 능력은 더 이상 시스템의 사고과정을 따라 갈 수 조차 없게 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시스템을 이용은 하였지만 제어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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