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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다가오는 그림자
작성일 : 17-06-26 19:43     조회 : 264     추천 : 1     분량 : 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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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네 어머니도 네가 태어났을 때, '아노힌'으로 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살아달라고. 파힌 씨가 수면 부족이였던 이유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해."

 

 "아가씨."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될 때까지, 이건 빚으로 달아두마. 파힌 씨,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헤일린이 빚으로 달아둔 건 집세만이 아니었다. 파힌이 그녀를 짧게 배웅하고 돌아왔을 때, 아노힌은 울고 있었다. 재화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도, 모두를 위해서도 존재하는 것이었다. 아노힌은 지금까지 두가지만 보아왔다. 돈을 저를 위해서만 쓰는 자들도 있었고, 저같이 먹고 사는 것에만 쓰는 이들도 있었다. 돈이 순수하게 타인을 위해서 쓰일 수 있다는 건 정말 몰랐다. 파힌의 눈가는 조금 붉어져 있었다.

 

 "아노힌. 나는 네가 적어도 사람이었으면 한다. 저 아가씨에게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네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저 아가씨는 다른 말을 하는구나."

 

 "헤일린 페리헬. 그 사람에게 빚을 갚고 싶어요, 아버지."

 

 "그래, 그러자."

 

 헤일린은 아노힌에게 미안했다. 저같은 혼혈이나 가난한 이들에게는 많은 기회가 없었다. 당장 헤일린이 떠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여기에 있으면 자아를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의 사회는 결국 언젠가 비극을 맞게 될 것이었다. 그 상처는 아노힌에게 더 심할 것이었다. 그렇다고 헤일린이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백작은 그녀를 결혼시장에 내놓을 가치가 없다고 여길 정도였다.

 

 ***

 

 "아가씨, 저길 보세요!"

 

 남색 물결이 도로에 강처럼 흐르고 있었다. 금빛 실로 수놓아진 독수리가 제복을 장식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옷의 독수리가 실제가 되어 날아오를 것 같은 기세였다. 그 가운데 검은 제복을 입은 기사들이 그들 중간중간 서있었다. 북소리와 함께 행진이 거행되고 있었다. 하늘에는 큰 종이인형이 떠있었다. 라데츠키 행진곡의 흥겨움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제국군이야."

 

 "제국군이요?"

 

 금빛 독수리는 베니아 제국기였다. 사이사이에 있는 검은 호랑이는 페닐 왕국기로, 이는 왕국에서 직접 제국군을 불렀다는 것이었다. 로키아 제국이 침입한다는 말이 기정사실화된 지 꽤 되었다. 왕국은 전란의 분위기에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제국군과 연합을 맺었다. 교역으로 나라를 운영해온 왕국은 군사력을 뒤늦게나마 기르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준비는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었던 모양이었다. 행진곡은 흥겹고 씩씩하기만 한데, 헤일린은 셀리와 다르게 표정이 굳어있었다. 왜 하필, 이런 시기에 제국군이 온 걸까? 분명 이에 반대하는 이도 있었을 텐데. 왕은 제국을 정말로 신뢰하는 걸까? 헤일린은 베니아 제국의 황제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었다. 늙은 황제는 제국을 수호하는 것에 집중했었다. 베니슬린 교수는 차라리 일찍 황위를 물려주는 게 나았을 거라고 말하곤 했다. 결국 그의 말대로 되진 않았지만, 그녀는 스승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테닌 백작, 모두 그대의 덕분이다."

 

 "왕국이 평온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다행입니다, 폐하."

 

 "베네딕트 경에게는 수도 경비를 잘 부탁하네."

 

 "예, 명을 받들어 왕비 마마께서 안전하게 순산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왕궁을 목숨바쳐 지킬 것입니다, 폐하."

 

 "그대들이 있어 든든하군."

 

 아드리안의 국적이 페닐 왕국이 된 이후, 그는 왕실을 위해 일해왔다. 자리를 잡은 그가 리첸을 부르면서 왕실의 위험은 더 적어졌다. 왕은 이번에도 아드리안에게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제국과 왕국은 깊은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아드리안의 교섭으로 제국은 그 지원에 응했다. 왕은 평소 친제국파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왕비의 순산일이 다가오는 상황에, 로키아 제국이 쳐들어올 분위기라는 전보를 듣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곧 왕권의 하락을 의미했다. 그에게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일이 있어 물러나야할 것 같습니다, 폐하."

 

 "오, 그러시오. 짐이 바쁜 사람을 붙잡았군."

 

 고개를 숙인 아드리안과 리첸이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입구에서 못마땅한 얼굴을 한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는 끝난 모양이군요. 테닌 백작."

 

 "페니지 공작님을 뵙습니다."

 

 왕의 최측근 페니지 공작은 아드리안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는 아드리안을 처음 본 날부터, 아드리안을 경계했다. 또 그는 반제국파의 수장이기도 했다. 제국인인 아드리안과 리첸을 좋아할리 없었다.

 

 "……제국의 개였던 주제에."

 

 작은 목소리였지만, 원래 자기 욕은 목소리의 크기에 상관없이 잘 들리는 법이었다. 회의장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아드리안은 리첸의 한쪽 팔을 잡고 있었다. 리첸은 페니지 공작이 무슨 소릴 할지 생각하니 더 열이 뻗치는 것 같았다.

 

 "수도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하시면 안 됩니다, 폐하!"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건가?"

 

 "각 지방에서 혼혈에 대한 처우와 더 나은 복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왕궁 예산에만 신경쓰시지 마시고 부디 제국인들의 술수에 속지 마십시오!"

 

 페니지 공작은 왕비의 일에만 국정을 논하는 왕을 보며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아드리안이 왜 왕국에 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가 경계하는 건 아무도 모르는 그 이유였다. 아드리안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뱀이 있다고, 그는 그렇게 믿었다. 어느 날 갑자기 와서, 왕궁에 빌붙기 시작했다. 왕의 동정을 사 그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런 때에 더욱 신임을 샀다. 일어나는 일마다 모두 시기가 절묘했다. 하지만 왕은 오로지 새로 태어날 자식을 위해 수도만 신경쓰고 있었다. 닫혀가는 귀를 어찌하면 좋을까. 공작은 절망했다.

 

 "리첸님, 혹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뭐?"

 

 "얼굴을 다친 제게 손수건을 주셨었지요. 사내 자식이 맞고 다니는 거 아니라고요."

 

 "그랬나?"

 

 "그래서 전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고. 리첸님은 그때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기억나십니까?"

 

 "어렸을 때 이야긴데 기억하겠냐?"

 

 아드리안은 말 돌리는 것이 목적이었는지 빙그레 웃었다. 리첸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리첸에게 말했다. 어렸던 리첸의 대답은 아니었다. 사실 리첸이 기억하지 못해도 별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파괴적인 욕구가 들 때마다 리첸의 말이 생각났다. 리첸 본인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지만, 대답해줄 생각은 없었다. 리첸을 신뢰하게 된 건 그 때의 일이 계기였었다.

 

 "근데 말이야. 제국군을 불러들인다는 계획은 좀 더 미루려는 거 아니였어? 위험을 감수할만큼 네가 충동적이진 않잖아."

 

 "그 사람을 위해서입니다."

 

 "하여튼 네 애착은 별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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