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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과 밤의 검사
작가 : Dr러다이트
작품등록일 : 2017.6.21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행복과 타오르는 복수심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해매는 검사의 이야기

 
12. 추락 02
작성일 : 17-06-26 00:28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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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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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의 폐허는 아케니아제국과 셀도란왕국, 드리모어제국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장소이다. 하지만 이곳은 용인들이 용계에서 중간계로 건너오기 위한 ‘용의 문’이라는 건축물이 있는 장소였고 아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그런 특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리스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케이크는 어디야? 혹시 거짓말?”

 “이곳에는 가게가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줘”

 “알겠어!”

 예상외로 이리스는 그의 말을 잘 들었다.

 “내 말을 믿어주는 거야?”

 “그치만 너는......누구더라?”

 “리오넬 오스왈드야 그냥 리오라고 불러줘”

 “응! 리오는 날 생각해주고 있잖아? 아까 그 아저씨들이랑 달리 내 모습이 잘 보이는 걸~ 마치 반짝반짝한 보석처럼 날 생각해주고 있잖아?”

 ‘그러고 보니 감정을 읽을 수 있었지’

 요사스럽게 반짝이는 붉은 눈동자에는 묘한 확신이 깃들어있었다. 그가 ‘그녀’에 대해 알고서 신뢰한 것과 달리 이리스는 그의 감정에서 신뢰의 색을 읽고 똑같은 신뢰를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일단은 이걸로 조금 참아줘”

 “과일이다!”

 다행이도 행동이 단순한 만큼 관리하기는 이전보다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신전에 데려가야겠지? 지금 이 상태로 납두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테니까’

 그녀의 의지를 되살릴 방법도 알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들여다보았다. 그의 회중시계에는 분침과 초침은 없고 오직 시침만 존재했는데 한밤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것은 평범한 '시계'는 아니니까 그가 능력을 쓰지 않는 한 이것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리오넬은 아케니아 제국으로 들어가자마자 에시디아의 신전을 찾았다.

 “음? 뭔가......익숙한 느낌이야”

 “케이크는 신전에 갔다 와서 사줄게”

 “음......그거 거짓말이지~ 하지만 봐줄게 이리스는 착하니까”

 “그래 고마워”

 에시디아의 신전은 신전이라기엔 다소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그곳의 여신관은 그를 정중하게 맞이해주었다.

 “귀하신 분이 오셨군요. 용건은 옆에 계신 분의 치료입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 기부금입니다.”

 리오넬은 품에서 기부금을 내려 했지만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것을 거부했다.

 “괜찮습니다. ‘신주’의 소유자에게 기부금을 받을 수야 없지요 자아 따라오시지요.”

 “응? 나만 가는 거야?”

 “잠깐이면 됩니다.”

 “갔다 와 이리스”

 “알겠어.”

 여신관은 그녀를 데리고 제단이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이곳에 앉으시겠습니까?”

 “......알겠어.”

 이리스는 여신관을 미심쩍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마 신관의 마음이 읽히지 않아서 조금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보실 것 없습니다. 저희는 같은 신을 섬기는 신도가 아닙니까?”

 “신도? 무슨 말이야”

 “이런 제가 너무 일렀군요.”

 그녀는 이리스의 얼굴을 살짝 만지듯이 손을 내밀고 그녀의 눈을 가렸다. 그녀가 손을 내리자마자 이리스는 잠들듯이 눈을 감고 쓰러졌다.

 “이 신전에서 당신을 맞이하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다른 신관들을 불러 모았다.

 “모두 의식을 준비해 주십시오.”

 “모든 것은 언젠가 다가올 결말을 위해”

 “모든 것은 언젠가 다가올 결말을 위해”

 그들은 엄숙한 인사말을 나누고는 이곳저곳에서 잡다한 재료를 가지고 왔다. 재료가 준비되는 사이 여신관은 이리스의 몸에 덮인 흉터를 전부 지우고 있었다.

 “거들어 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일을 마친 신관들이 힘을 보테주자 흉측한 화상자국과 흉터로 덮인 그녀의 몸에 새살이 돋아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갓 태어난 아기처럼 매끈하고 새하얀 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저희 손으로 어떻게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식해서 붙인 왼팔은 신성력을 퍼부어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것은 원래부터 그녀의 팔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버려 두세요 그건 길잡이가 알아서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흉터를 전부 지우고 그들은 그녀를 뒤집어서 제단위에 올렸다. 그러자 오른쪽만 남은 비틀린 날개의 모습이 보였다. “자~ 뱀의 허물과 새까맣게 타버린 곡물”

 뱀의 허물을 이리스의 등 위에 동그랗게 말아두고 그 안을 검게 탄 밀알로 채워 넣었다.

 “구원받지 못한 원혼과 사제의 손뼈”

 손으로 등을 가볍게 만지자 시꺼먼 원혼들이 잔뜩 달라붙어서 밖으로 딸려 나왔다. 그것을 진흙 바르듯이 원 안에 바르고 누군가의 손으로 보이는 뼈들을 그 위에 얹었다.

 “그럼 선배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타올라라”

 작게 뭉쳐져 있던 뼈들이 다시 손의 형태로 활짝 펴지더니 가루가 되었고 푸른 불이 솟구쳤다. 하지만 이리스는 뜨겁지도 않은지 아직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시작에서 끝으로 가는 것이 다른 신의 영역이라면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잇는 것이 에시디아님의 영역”

 그녀는 푸른 불길위로 이름 모를 향초를 몇 개 집어넣었다. 그러자 푸른 불길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당신은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영영 깨어나지 않는다. 해도 혹은 언젠가 깨어난다고 해도 모두 신의 뜻이겠지요.”

 푸른 불길이 꺼졌다. 불길이 가라앉은 자리에는 등 전체를 덮은 검은 원이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다.

 

 모든 의식이 끝나자 그들은 그녀를 다시 리오넬에게 돌려주었다.

 “영혼을 드리워진 모든 어둠을 걷어냈습니다. 이제 나머지는 그녀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것은...”

 리오넬을 바라보는 여신관의 푸른 눈동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그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어린소녀의 조각상과 노파의 조각상이 함께 있었다.

 

 겨울, 죽음과 끝을 상징하는 여신상 에시디아의 여신상은 소녀와 노파의 모습, 두 가지의 조각상을 항상 준비한다. 소녀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씨앗, 끝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뜻하고 노파의 경우 하나의 결말이 그 끝으로 향해서 죽음으로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뜻한다.

 “그분의 종으로서 저희의 의무입니다. 모든 것은 언젠가 다가올 결말을 위해”

 “그러니까......모든 것은 올바른 완성을 위하여”

 그도 자신에게 ‘신주’를 내려준 가을과 완성의 신인 리슈테의 인사말로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리오넬의 집은 아케니아의 수도인 니들리스성에 있었다. 과거 이곳에서 ‘검은 용의 재림’이라 불리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그로인해 아케니아제국의 황가는 한 때 혈통이 끊어질 뻔 하기도 했다. 다행이 당시 마법협회의 원로 중 한명인 블랙우드라는 마법사가 재빨리 황실의 혈통을 찾아서 흔들리던 황권을 바로잡았다.

 그때 흔들리던 황제의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 사용했던 방법은 각 지방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던 귀족들과 홀로 남은 황실의 혈통을 결혼으로 엮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황실과 혈연으로 맺어진 귀족들이 다음 대 황제를 자신의 혈통으로 하기위해 다툼을 일으키는 지긋지긋한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리오넬 오스왈드도 그런 황실의 혈통이다. 물론 그의 어머니는 별다른 권력이 없는 하급귀족이었고 그는 깔끔하게 계승권을 포기함으로서 작은 저택과 자작의 작위를 받고 경쟁구도에서 떨어진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작위가 있다고 해봐야 영지는 없고 저택도 말로만 저택이지 제법 고급스럽게 지어진 3층 규모의 집에 불과했다.

 

 그가 다시 저택으로 귀환하자 한 명뿐인 그의 하인 릴리는 기쁜 얼굴로 자신의 주인을 맞이했다.

 “잘 지냈어? 릴리”

 “오랜만이에요 오스왈드님 그런데 이분은?”

 “......”

 “중요한 손님 아니 새 고용인이야”

 릴리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관찰했다. 남대륙에서 사용한다는 도자기처럼 깨끗하고 매끄러운 피부에 까마귀의 깃털처럼 윤기가 나는 머리카락, 여태까지 가끔씩 이 저택에 방문하던 주인님의 ‘친구들’하고는 조금 다른 형태의, 고귀한 품격이 느껴지는 여자였다. 유일한 오점이라면 억지로 붙인 것처럼 보이는 저 왼팔과 흐리멍덩한 눈이랄까?

 그녀가 관찰하든 말든 이리스의 눈에는 아무런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저기 일단은 식사부터 준비해줘 그리고 어비스시커마탑하고 약속 좀 잡아줘”

 “알겠습니다. 드시고 싶은 메뉴는 있으신가요?”

 “늘 먹던 걸로 아! 그리고 디저트는 달콤한 걸로 부탁해”

 “맡겨주세요!”

 혼자서 관리하기엔 조금 큰 집인 만큼 그녀도 평범한 고용인은 아니었다. 황실 출신의, 무려 마나를 다룰 수 있고 여러 보조 마법에 통달한 마법메이드!

 그녀는 순식간에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서 가져왔다.

 “이리스”

 “......”

 “내일 아는 마탑에 들려서 팔을 고치고 나서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지내면 돼”

 “......”

 “검술을 연습하든 맛있는 걸 먹으면서 쉬든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해”

 “......왜 그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원혼과 본능에 잡아먹혀서 스스로를 잃어버렸을 때 어렴풋이 그가 어떻게 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왜 그렇게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건......미안 조금만 더 기다려줘”

 뭐가 저렇게 미안하다는 걸까? 구원받을 길 없던 나를 멋대로 구원해놓은 것이 미안하다는 걸까? 미안하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맛있네.”

 무심코 손을 뻗어서 집어먹은 케이크는 너무 달아서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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