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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롱기누스
작가 : 얌얌챠
작품등록일 : 2017.6.13

사람이 아니라 꽃으로 분류된 존재, 움꽃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 로엘. 타고난 특성상 누군가를 증오할 수 없는 그녀가 증오와 사랑을 배우며 인간이 되어가는 이야기.

 
인사
작성일 : 17-06-24 01:15     조회 : 282     추천 : 1     분량 : 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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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저 아이의 증언이 필요해요. 대부분의 정보는 이미 건졌지만……. 그 외에 다른 정보가 더 있었으면 하거든요. 보스쿤 씨랑 함께 이것저것 물어볼게 있어요.”

  “상태가 좋긴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직…….”

  “저―아주 괜찮아요!! 갈게요!!”

  A.F 22W가 이불을 박차고 나오며 외쳤다. 보스쿤을 만날 수 있다니, 이런 꿀 같은 기회가 언제 또 있겠는가? 곧 만날 수 있단 기대감에 얼굴 가득 환한 빛이 흘렀다. 미미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로토는 눈치가 없는 건지, 없는 척 하는 건지 혼자 신이 나서 박수를 쳐댔다.

  “환자의 의지가 매우 확고하군요! 주치의께선 환자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길 바랍니다. 아가씨. 이전에 있던 곳에 대해 기억하고 있습니까? 어쩌다 여기 왔는지 알고 있어요?”

  “흰 가운 사람들에 대해선 기억해요. 하지만 숲에서 살던 때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아! 갑옷 입은 사람들도 기억나요.”

  “오, 갑옷 형태라든가 색 같은 것도 기억납니까?”

  “네!!”

  로토는 다양한 걸 물었지만 깊게 묻진 않았다. 아마도 자세한 것은 보스쿤과 함께 들으려는 것 같았다. 그 사이를 미미가 살짝 가로막으며 말을 끊었다.

  “잠시만요, 로토 씨. 저는 아직 허락 안했어요. 최소한 내일쯤…….”

  “제발요, 미미 씨. 저 정말 괜찮아요. 저분이 내일 말을 바꾸면 어떡해요?”

  “…….”

  미미도 잠시 그 생각을 하긴 했다. 하루 사이에 더 자세한 정보를 캐낼 수도 있으니까. 이곳의 정보력을 고려했을 때 그럴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때쯤 돼서 보스쿤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면 귀찮다고 거절하지 않을까? A.F 22W로선 그냥 되는 대로 뱉은 말이었지만 미미에겐 꽤 와 닿았다.

  “오, 이런. 제가 그렇게 신뢰가 없는 얼굴인가요? 한 번 뱉은 말은 꼭 지킨다구요. 이래봬도 신뢰 하면 바로 저 로토! 로토하면 바로 신…….”

  “예, 신뢰 넘치는 로토 씨는 좀 닥치세요.”

  “넵.”

  “……알겠어요. 안 그래도 파테라 씨를 만나고 싶어 했으니까……. 특별히 허락할게요. 하지만 무명 씨의 몸이 좀 안 좋아진다 싶으면 바로 병실로 돌려보내주세요.”

  “우와!!”

  A.F 22W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 바람에 침대에서 먼지가 풀풀 일었다. 이불은 발끝에 차여 침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미미는 먼지 날린다고 핀잔을 주면서도 미소를 띠었다.

  “알겠습니다! 저, 로토의 이름을 걸고 그 말씀 꼭 지키죠. 어, 근데 이 아가씨가 보스쿤 씨를 만나고 싶다 했어요? 무명은 또 뭐예요? 이름이 무명이래요? 남의 이름 가지고 이러면 안 되지만 참 독특한 이름이네요.”

  로토가 말을 걸자 미미의 얼굴은 금방 썩소로 물들었다. 방금 전까지 A.F 22W를 향해 보이던 인자한 미소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녀는 억지 웃음을 짜내며 딱딱한 어투로 답했다.

  “호, 호.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임시로 붙인 거예요.”

  “아아, 그러고 보니 숲에서 살던 때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었죠. 그럼 새로 예쁘게 짓지 왜 굳이 무명이라고 합니까?”

  “원래 이름이 금방 생각날 수도 있잖아요.”

  “그것도 그러네요. 보스쿤 씨를 만나고 싶다 함은……?”

  “……로토 씨, 이게 마지막 질문이길 바라요. 뵐 때마다 정말 귀찮아죽겠어요. 에일 씨한테도 이러세요? 왜 이렇게 말이 많으세요? 이러니까 맨날 차이지……. 제 인내심은 한계가 있단 걸 알아주세요, 제에발.”

  “환자한테는 친절하시면서 동료한테 참 너무하십니다! 그리고 저, 아직, 안 차였거든요?”

  아직이라니 그럼 차일 예정이란 건가. 미미는 로토의 징징거림을 가볍게 무시했다.

  “구해줘서 고맙다고 파테라 씨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대요.”

  “오, 갸륵하군요. 그리고 독특해요. 저 같으면 어차피 구해줄 거 처음부터 구해주지 그랬냐고 따질 텐데. 아니지, 이래야 움꽃 종족다운 모습이려나요? 흠흠, 저 정말 안 차였어요.”

  “제 말이요. 로토 씨 말에 동의하자니 짜증나서 소름이 돋지만……. 그 말씀은 정말 공감되네요. 종족이 달라서 그런 건지, 아직 어려서 그런 건지…아무튼, 어린애 데리고 이용할 생각만 하지 마시고 제대로 대우해주세요. 제 환자인 거 잊지 마시고요.”

  “……미미 씨야말로 제가 벌레라도 되는 것 마냥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나름 상처받습니다. 흑. 에일한테 차인 것도 진짜, 진짜 아니라고요.”

  “아, 예.”

  “…….”

  로토의 입이 뒤집어진 U자 모양새로 변했다. 불만 가득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A.F 22W는 사람이 저런 표정을 지을 수도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로토는 침을 찍어 가짜 눈물을 흘리는 척 하다가 A.F 22W를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그제야 그녀는 로토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자꾸 이상한 표정을 지어서 몰랐었는데 무척 잘생긴 남자였다.

  “좋아요, 무명 씨! 이제 가볼까요? 걸을 수 있겠어요? 침대에서 한 번 내려와 보세요. 안 된다 싶으면 제가 도와드리죠.”

  “……눈이…갈색이네요?”

  “응? 아……. 붉은색에 가깝긴 하지만 갈색이긴 갈색이죠. 왜요? 예뻐요? 그렇다고 반하진 마요. 제 마음은 이미 주인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관심 없어요.”

  “…….”

  A.F 22W는 아무런 악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로토의 눈 색에 대해 얘기한 건 순전히 보스쿤이 생각나서였으니까. 하지만 로토는 그 순수함에 조금 상처받고 말았다. 장난스럽게 말했는데 이렇게 진솔한 답변이 돌아올 줄이야. 배로 주고 말로 받은 기분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오늘은 왠지 여기저기 치이는 기분이 드네요. 미미 씨, 이제 정말 가보겠습니다. 더 있다간 미미 씨랑 무명 씨 때문에 그로기 상태가 될 것 같아요.”

  “어머, 웬일로 약한 말씀을? 그래요, 조심해서 가보세요.”

  “걱정 감사합니다.”

  “로토 씨 말고 무명 씨요. 무명 씨 조심해서 데리고 갔다 오시라구요.”

  “……그럼 그렇지. 다음에 두고 봐요.”

  “예, 예.”

  미미는 로토의 말을 흘려들으며 병실 구석에서 휠체어를 가지고 왔다. A.F 22W는 직접 걸으려 했지만 미미가 말렸다. 이 정도는 주치의의 말을 들으라며 그녀가 단호히 말하자 로토도 옆에서 거들었다. 제법 걷게 될 테니까 휠체어에 타는 게 좋다는 의견이었다. 상대적으로 쭈구리가 된 A.F 22W는 결국 알겠노라 답했다.

  “전력질주해서 가볼까요, 무명 씨?”

  “네!!”

  “저런, 안타깝지만 전력질주는 불가능해요. 미미 씨한테 혼날 걸요? 천천히 갑시다.”

  “…….”

  “삐졌어요? 표정 봐. 흐흐……복수했다! 만족스럽네요. 그럼, 진짜 가보죠.”

  로토는 별 유치한 소리를 늘어놓고선 정말 천천히 휠체어를 밀었다. 휠체어는 크게 흔들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굴러갔다. A.F 22W는 복도를 바라보며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을 넘어가는 순간 다른 세계로 가게 될 것만 같다고. 그러자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다. 그녀는 휠체어 팔 받침 부분을 힘주어 꽉 잡았다.

  다섯 뼘, 세 뼘, 한 뼘……. 드디어 휠체어가 병실 문을 뚫고 복도로 빠져나왔다. A.F 22W는 참았던 숨을 크게 터트렸다. 문을 나가는 순간 세상이 터지기라도 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그럼 그렇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병실은 이불도 있고 미미도 있어서 평안했는데 복도로 나오니 느낌이 달랐다. 너무 자만했나 싶어 살짝 후회가 될 정도였다.

  무슨 자신감에 당장 보스쿤을 보러 가겠다고 했을까. 이렇게, 조금만 새로운 곳이 나와도 벌벌거리는데.

  “잘 다녀와요.”

  뒤에서 미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A.F 22W는 조심히 고개를 돌려 미미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복도 벽에 기댄 채 미소지어주는 미미가 보였다. 그녀는 A.F 22W와 눈이 마주치자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A.F 22W는 머뭇거리다 마주 손을 흔들었다. 미미의 미소가 더욱 예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A.F 22W의 마음이 조금 안정되었다.

  ‘이곳은 정말……그곳이 아니구나.’

  한결 안정된 A.F 22W는 다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복도엔 창문이 꽤 많았다. 몇몇 개는 닫혀있었지만 열린 창문들을 통해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병실의 햇빛보단 약했지만 충분히 복도를 밝게 비췄다. 환기가 잘 되는 편인지 공기 내음도 무척 상쾌하고 좋았다. 복도 바닥은 매끄럽지만 미끄럽진 않아서 휠체어가 술술 잘 나아갔다.

  로토가 뭐라고 이것저것 얘기해주는 것도 좋았다. A.F 22W가 심심해 할까봐 말을 거는 건지, 본인이 심심해서인진 미묘했지만 말이다. 얘기를 듣다보니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았다. 그래서 A.F 22W는 로토의 말을 좀 많이 흘려들었다.

  “짠! 이곳이 바로 우리 조직의 두목께서 계시는 방입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길이 제법 복잡했죠? 일부러 구조를 뭣 같이 해놨어요. 보스쿤 씨가 있는 방은 조직원 외엔 쉽게 찾아선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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