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전,,, 이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 준민아 오늘 그 아가씨가 집으로 오기로 했어... 너,,, 올래?'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녀에게 다가 갈 수 있는... 하지만 준민은 망설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잊어 본적이 없는 그녀인데,,,
처음엔 자영이 친구이고 재근이의 상태를 알수 있다고 하기에 호기심에 만나 본 것이지만.. 재근이를 떠나 보내고 혼자가 되었을 때 그에게,
' 오빠 재근이가 떠나서 외로우시죠? 가족이상이라는 얘기는 자영이에게서 많이 들었어요 그런 재근이가 떠나서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 힘들어 하지는 마세요 오빠 곁에는 자영이도 있고 오빠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문자로 힘이 되어 주었던 그녀가 언젠가 부터 보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여자가 되어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가 마음에 들어 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돌아오면서 그녀 곁에.. 그녀 앞에.. 서리라 결심했었다..
지금이 기회라는것을 알지만 이렇게 앞에서 선다면 그녀는 아마 당황스러워 할 지도 몰랐다. 자신이 놀림감이 되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rrrrrrrr
이모에게 전화를 했다.
'저 준민이에요... 이모... 주희는 왔나요?'
'아니 아직 서 너시쯤이면 도착할 거 같다고 문자가 왔는데... 너 올꺼니?'
''글쎄.. 모르겠어요,, 이모가 저의 이모인걸 알면 제가 부탁했다고 생각할 거 같아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고 그러기는 싫거든요. .그냥 가서 모습을 보여도 되는지.. . 그래서 조금 망설여져요 혹시라도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넌 너무 생각이 많아."
이모는 생각이 너무 많다며 핀잔을 주면서도 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다.
. " 그저 너랑 빨리 만나게 해 주려는 생각 뿐이었다.. 미안. 천천히 생각해보자'
'네 고마워요 이모'
여기까지 생각하자 준민은 어떻게 하면 주희가 놀라지 않고 자신을 받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에서 시작하게 뒬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열었다.
*
'띡 딕띠 딕'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희라는 ' 준민이가 온건가? 안온다더니...'하는 생각을 하며 앞에서 앉아 있는 주희에게 양해를 구하며 말했다.
"실례할께요"
"네... 저도 이제 가봐야죠"
하며 일어서려고 하는 참이었다.
"누구니?"
현관을 향해서 희라가 일어서서 가는 것을 보고 주희도 힘께 일어서며 현관을 향해서 가려고 할 때, 자영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이모!! 나 배고파 밥 줘. 오늘 어찌나 일이 많은 지 제대로 밥 먹을 시간이 없었다니...까"
앞에 서 있는 자영이의 모습.. 그녀도 주희가 있을 줄은 생각을 못했는지.. 뒤의 말이 소리없이 작게 들렸다.. 난감해 하는 희라의 얼굴,, 하지만 이내 얼굴 표정을 갈무리 하고는 주희에게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주희씨 우리 조카가왔네."
"너는 많이 바쁘다더니 웬일이니? 하필 손님 있는 날..."
희라가 자영에게 괜스리 면박을 주며 뭐라하자 자영은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난감한 얼굴로 이모를 보며 말했다..
"손님이 있었어?"
"이쪽은 동물심리 상담사 유주희씨 이쪽은 내 조카 이자영"
이라고 소개 아닌 소개를 받았다.. 참 10년 넘은 친구끼리 소개라니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그 순간을 깬 것은 주희였다.
자영을 보며,
"자영이 너의 이모였어?"
"어"
자영과 주희는 생각지 않은 곳에서의 만남이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희라는 괜히 속만 끓이며 주희를 봤다.. 자영이 괜스리 원망이 됐지만 이게 그녀 탓이겠는가?
"어머? 둘이 친구였어요? 나는 정말 몰랐네.. 나는 그저,, "
'준민이 얘기해 줘서' 하는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정말 몰랐다. 자영과 주희씨가 친구라니..
"일부러 주희씨를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예요.그리고 정말 몰랐어,, 그냥 친한 지인의 소개로 주희씨 블러그를 알게 되어서,, 우리 체리 상태가 생각나서 상담을 받고 싶었어요,,"
"네, 일부러 그러셨다고는 생각 안해요."
희라는 괜스리 자영에게 눈을 흘기며,,
"너는 이런 휼륭한 친구가 있으면 이모에게 얘기해야할 거 아니야.. 체리 상태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자영은 ,
"나도 지금 이상황이 당황스럽거든!"
자신 보다 나이가 위인 희라가 정중하게 사과해 오자 주희는 그녀를 말리며 .
"어머,, 아니, 이렇게 까지 하실 필요는 없으신데요,, 그러면 오히려 제가 죄송하잖아요"
희라와 주희가 이렇게 실랑이하는 동안에 자영은 생각 했다.. 그러고는 며칠 전 전화를 한 준민을 떠올렸다.
자영은 곧,
"흐응~"
이 돌아가는 사정이 어찌된 것인지 알 것도 같았다. 그녀는 오묘한 표정으로 희라를 봤다..
'이건 필시 오빠랑 연관이 있는게 분명해 오빠가 주희를? 아니 그럼 나한테 얘기할 것이지.. 이렇게 돌아간담?!'
하고 생각했지만 곧 '오빠 답네'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자영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주희는 현관에서 희라의 배웅을 받고 있었다..
"주희씨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잘 가요"
"자영이 이모님이라는 거 알았는데.. 말 편하게 하세요"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 우리 체리 선생님으로 만났는데.. 정 불편하면 앞으로 차차 그렇게 할께요"
"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영아... 나 갈께"
희라는 자영이를 툭치며 말했다..
"주희씨 간다잖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만면에 웃음을 그렇게 띄고"
"어? 어,,"
하며 나가는 주희를 보고는 다시 가방을 둘러매고 그녀를 따라 나섰다..
"이모 나도 간다"
희라와 주희가 ..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자영은 둘을 보며 말했다..
"내친구 보기 하늘에 별따기야.. 아까는 나도 좀 당황스럽고 놀라서 그랬는데.. 이렇게 본 김에.. 친구랑 놀려고,, 이
모! 밥은 다음에 와서 먹으께"
주희는 엉뚱한 모습이 자영이 답다고 생각을 했다..
현관문을 열고 멀어져 가는 둘을 보고 희라는 생각했다.. 주희라는 저 아가씨가 꼭 준민의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이다.
하지만 주희는 알지 못했다. 자신 앞에 닥쳐올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