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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4인종의 다리
작가 : 밈밈밈
작품등록일 : 2017.6.4

여주가 차원이동 됨. 그 세계에서 열심히 구르며 인간, 용, 도깨비, 구미호 등, 이 네 종족을 만나 일어나는 이야기.

-전개 느립니다.

 
코 꿰다_12
작성일 : 17-06-22 17:33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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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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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점심만찬이 무르익었을 무렵, 제파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배키님이 살던 세계는 결혼 적령기가 언제인가요?"

  "나라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대개 30대 초반이에요. 더 일찍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고 더 늦게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백희의 말에 그래지한과 제파도는 깜짝 놀라 눈이 커졌다. 그들의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던 백희는 무덤덤하게 되물었다.

 

  "여기의 결혼 적령기는 언제에요?"

  "대략 14세에서 16세 사이입니다. 왕족들은 그보다 3, 4년 더 빠릅니다."

  "헉. 그럼 너무 어릴때 결혼 하는 거잖아요."

 

  백희가 루크를 쳐다 보았다. 제파도의 말대로라면 왕자인 루크는 지금 결혼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였다. 백희는 루크를 안쓰럽게 보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왕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장가가야 하는 루크가 안타까웠다. 백희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루크는 그저 고상한 손짓으로 고기를 썰어 입에 넣고 있었다. 입가와 볼에는 소스를 묻힌 채 말이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래지한이 입을 열었다.

 

  "그대의 나이는 지금 몇이지?"

  "저요? 스무살이요."

  "!!"

 

  백희의 대답에 그래지한과 제파도는 손에 잡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떨어뜨렸다. 그러자 시종장 마일드가 쏜살 같이 새로운 포크와 나이프로 바꾸어 놓았다.

  그래지한이 당황한 얼굴로 제파도를 쳐다보자, 제파도도 마찬가지인지 당황한 얼굴을 한 채 그래지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둘은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것 처럼 눈빛을 나누었다.

 

  '알고 계셨어요?'

  '내가 알았다면 물어 봤겠느냐?'

 

  그들은 백희를 14세에서 15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많아 봤자 16세로 보았다. 부드러운 얼굴 윤곽에 백희의 나이를 자기들 마음대로 상상했던 그들은 꿈에도 백희가 스무살일 줄 몰랐다. 그들은 결혼적령기인 백희를 루크에게 시집 보내기 좋다고 여겼고, 루크보다 약 5살 많아 보였지만 그 정도 차이는 왕가의 혼례에서 아무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10살 나이 차이라고 한다면 조금 달라진다. 물론 그 정도 나이차도 크게 상관 없지만 10살인 루크에게 미안해 지는 마음의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이미 루크의 짝으로 백희를 단단히 점찍고 있었다.

  그래지한은 루크에게 고기를 썰어 주었다. 제파도는 루크의 볼에 묻은 소스를 닦아 주었다. 영문을 모르는 루크는 그저 어리 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 거렸다.

  제파도는 그런 루크를 보고 애써 미소 지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백희에게 물었다.

 

  "혹시……. 배키님 부군이 있는지요?"

 

  그 말을 듣자마자 백희가 인상을 팍 찌푸리며 대답했다.

 

  "결혼 하려면 아직 멀었죠. 전 최대한 늦게 하거나 아예 안할거에요."

 

  제파도의 표정은 수심으로 가득찼다. 백희의 반응으로 보아 그녀의 세계에서 결혼은 선택사항에 불과하다. 만약 그런 백희를 10살 어린 루크와 억지로 결혼 시키려고 한다면 분명 불 같이 화를 낼 것임을 안봐도 알 수 있었다.

 

  제파도가 걱정으로 끙끙 대고 있는 반면 그래지한은 무표정으로 샐러드를 씹었다. 백희가 저렇게 완강한 태도를 고수한다고 해도 결혼식장에 데려다 두기만 하면 된다는게 그래지한의 생각이었다. 백희가 들으면 기절할 노릇이었겠지만 어쩌겠는가. 그래지한은 왕이었다. 그래지한은 그저 자신의 막내 아들에게 좀 더 잘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때 루크가 무언가 생각이 난듯 그래지한에게 귀여운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바마마. 유루린이 자꾸 저 계집에 대해 물어봐서 너무 곤란합니다. 저 계집이 이세계인이라고 말 할 수도 없고, 마땅히 대답할 만한 신분이 없어요."

 

  그래지한은 그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였다. 제파도도 루크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파도는 루크가 백희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백희는 그저 루크가 자신을 '계집'이라고 표현 한것에 이를 갈며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그래지한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흠. 그렇다면 에시카르 후작가의 수양딸이라고 하자."

 

  그러자 제파도가 바로 반박하고 들어왔다.

  "자, 잠시만요, 전하. 후작에게는 아무 기별도 안 넣으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는 백희가 손을 들고 끼어들었다.

  "저기, 제 의견은요? 수양딸이라니요?"

  루크는 그런 백희를 보고 화를 내었다.

  "지금 아바마마의 말씀에 끼어드는 것이냐!"

 

  그래지한은 백희와 루크는 없는 사람 취급하며 제파도만을 쳐다보고 말했다.

 

  "나중에 말하지 뭐. 꼭 필요할 때만 말하면 상관 없지 않겠느냐?"

  "아니, 후작의 의견은……."

  "내 말인데 받아들여야지."

 

  그래지한의 당연하다는 말투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제파도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래지한을 바라보았고 루크는 '역시 아바마마!' 라는 표정으로 그래지한을 보았다. 백희는 다른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물어본다면 되도록 자리를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그 시각.

  왕성 이곳 저곳에서는 왕 그래지한이 제파도와 3왕자, 그리고 정체 모를 어린 여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함께 식사를 한 지 한달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문이 지금에서야 퍼지는 것은 이상했다. 더욱이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 '여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로코의 왕 그래지한이 움직이면 수백, 수천개의 눈이 따라간다. 눈들은 자신들의 주인에게 달려가 오늘의 그래지한은 무엇을 먹었고, 무엇에 미소지었으며, 오늘밤 누구를 취했는지 낱낱이 고하는 것이다.

 

  눈들은 왕이 한달 전 점심만찬을 연다고 했을 때 촉각을 세우며 탐색을 벌이려 했다. 허나 그들은 여러겹의 방해로 인해 허탕을 치기 일수였다.

  백희가 눈들을 피해 한달이나 무사할 수 있었던 까닭은 오로지 시종장, 마일드의 노고였다. 마일드는 백희가 점심을 먹으로 오기전 모든 시녀들을 사자궁의 구석으로 내 몰았다. 영문을 모르는 시녀들은 그저 시종장이 하라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치 빠른 눈들은 마일드가 왕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호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쥐새끼마냥 이리저리 탐색을 벌이는 눈들은 시종장이 쳐놓은 여러 덫을 피하여 한달 만에 왕의 점심만찬을 염탐할 수 있었다. 끈기의 산물이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백희를 보았고 곧장 주인에게 달려가 고했다. 그리고 눈들의 주인은 대부분이 왕의 여자들이었다.

 

  왕의 여자들은 로코의 왕궁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장미궁에서 기거 중이었다. 장미궁은 아름다운 장미 정원이 일품이라 지은 이름이기도 했지만, 다른 의미로 그곳에 사는 여자들이 장미처럼 아름답고 가시를 품고 있다는데에서 온 이름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장미들은 그들이 심어 놓은 눈들이 가져온 소식에 불 같이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왕의 곁에 어린 여성이 있다는 것은 왕의 여자인 그녀들을 몹시 분노케했다.

  그날, 로코의 장미궁이 진동하였다.

 

 

 

 ***

 

 

 

  백희는 새끼손가락으로 사정없이 귀를 쑤셔댔다.

 

  "누가 내 욕을 하나?"

 

  간지러운 귀를 긁으며 눈 앞에 있는 옷들을 바라보는 백희는 드디어 바지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표정이 되었다.

 

  백희는 이 곳에 온지 세달 동안 로코의 수도에서 부른 제단사가 만들어 준 아름다운 드레스들을 입었다.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백희였기에 착용감은 불편했지만 예쁘고 화려한 드레스는 입을 맛이 났다. 하지만 그것도 어쩌다 한두번 입어야 괜찮지 세 달 내내 드레스만 입고 생활 하려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한국에서 입고 다녔던 옷들도 캐주얼하고 커다란 박스티만 즐겨 입었기에 치렁치렁하고 실용성 없는 드레스는 금방 질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백희는 제단사에게 부탁했다.

 

  '바지를 입고 싶어요! 품이 넓은 셔츠도!'

 

  제단사는 이 여인이 이런말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는 처음에 백희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했다. 그는 계속해서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어왔고 백희도 그것을 예쁘다고 입어 주었으니 자기 소임을 다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마다 백희가 바지와 품이 넓은 셔츠를 계속 주문하는 것이다. 제단사는 여자가 바지를 입고 싶다는 말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백희의 주문이 점점 간곡해져 갔고 결국 제단사는 나름의 판단을 내렸다.

 

  '남장을 하고 몰래 나가려는 것이로군.'

 

  제단사는 결국 백희를 이기지 못하고 남성용 바지와 품이 넓은 셔츠, 그리고 백희가 그려준 그림을 토대로 만든 편한 느낌의 겉 옷을 만들어왔다. 백희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제단사에게 고마워했다.

 

  "칼! 정말 고마워요!"

  "소, 소인이야 말로 감사드릴 따름이옵니다."

 

  제단사는 백희에게 감동했다. 왕궁에서 사는 여인이 자신의 옷을 입어 주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영광인데, 하찮은 제단사에게 진심으로 고마움까지 표하니 감동 할 수 밖에 없었다. 칼은 백희의 방을 나오고 나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제단사로서 살아오면서 이런 대접은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는 힘 닿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백희를 위한 옷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백희는 신이 난 얼굴로 바지와 셔츠, 그리고 후드 짚업 형태의 겉옷을 입었다. 백희가 칼에게 그려준 그림은 후드짚업에 지퍼 대신 단추를 달은 모양새였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시녀 위니는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백희에게 말했다.

 

  "배, 배키님. 정말 그… 옷을 입고 나가실 거에요?"

  "그럼요! 지금 루크 왕자가 훈련장에 있다니까 저도 거기 가서 운동 좀 해야 겠어요."

 

  그 말에 위니는 정신이 혼미해 지는 것을 느꼈다. 저번에 백희가 왕실 훈련장을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루크의 스승으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한 제파도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허락도 없이 왕실 훈령장에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지체 높은 귀족의 여식이 운동이라니! 게다가 피치 못할 사정 때에나 입는 남성복을 입고! 위니는 백희가 항상 시녀들에게 다정하고 친절하며 존대말을 써주어 좋았지만 가끔 아니, 자주 상식에서 엇나가는 행동을 할 때에는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지금이 그 상식을 커다랗게 벗어난 행동이었다.

 

  "배, 배키님. 아무리 그래도 왕실 훈련장에 허락도 없이……."

  "괜찮아요. 루크한테 허락 받았어요."

 

  그러자 위니의 얼굴이 사르르 풀어졌다.

 

  '거짓말이지만.'

  사실 백희는 누구에게도 허락 받은 적이 없었다. 루크에게 허락 받는걸 기대 할 바에는 차라리 그래지한에게 허락 받는게 빠를거라고 생각했다. 백희는 그래지한이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잘해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서 이야기를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무려 일국의 왕이 그렇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었고 백희도 그것을 모르지 않을 만큼 어리지 않다. 그래지한의 행동을 토대로 백희는 자신에 대한 가치를 짐작하였다.

 

  '나는 이 곳에서 좀 많이 괜찮은 존재인가 보다.'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시녀들과 함께 방을 나서는 백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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