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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4인종의 다리
작가 : 밈밈밈
작품등록일 : 2017.6.4

여주가 차원이동 됨. 그 세계에서 열심히 구르며 인간, 용, 도깨비, 구미호 등, 이 네 종족을 만나 일어나는 이야기.

-전개 느립니다.

 
코 꿰다_11
작성일 : 17-06-22 17:32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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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크는 그 날 이후 수업을 빼먹지 않았다. 기특한 제파도가 이유를 물어보자 루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유루린이 자꾸 저 계집에 대해 물어봐."

 

  루크는 유루린이 백희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자칫 잘못해서 백희가 이세계인이라는 것을 말할 까 두려웠기에 검을 들은 이래로, 처음으로 일주일 동안 훈련장에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심통을 부리는 루크였다.

 

  "짜증나."

 

  백희 옆자리에서 어린아이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희는 '왜 저래.' 하고 생각하며 루크를 무시한 채 계속 글자연습을 했다. 그러자 루크가 백희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넌 나를 속였어."

  "나? 내가 언제요?"

  "고등단어 외운다고 했잖아!"

  "내가 언제요? 기억이 안나네."

 

  배째라는 식의 백희를 보자 루크는 부아가 치밀었다. 저 뻔뻔스러운 모습이 얄미웠다. 분명 고등단어를 외우고 있다고 했으면서 눈 하나 깜빡 안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도끼 눈을 뜨고 째려보던 루크는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백희를 건드렸다.

 

  "겨우 그런 쉬운 단어 하나도 제대로 못쓰다니. 넌 얼굴도 못생겼는데 멍청하기까지 하는구나?"

 

  루크의 원색적인 공격에 백희는 열이 확 치솟았다. 백희는 루크가 기어오르지 못하게 확 뭉게 줄까 하다가도 저번처럼 울거나 하면 안되기에 착하게 대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난 너무 마음이 넓어.'

  스스로를 치켜세우며 백희가 처음으로 10살 어린 상대에 대한 어른스러운 대응을 보였다.

 

  "그럴 수 밖에 없죠. 난 여기에 온지 한달 밖에 안됐는걸요."

 

  백희의 반응이 재미 없었는지 루크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원했던 반응은 백희가 길길이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제파도는 속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루크가 백희를 찔러보는 모습이 귀여웠던 것이다. 흡사 좋아하는 아이에게 관심 받고 싶어 하는 모양새였다. 물론 루크는 전혀 그런 마음 없이 그저 백희를 골려주고 싶을 뿐이다. 자기 좋을대로 해석한 제파도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 잠시 일 좀 보러 다녀올테니 두 분은 글자연습 하고 있으세요."

  "네-."

 

  백희와 루크가 합창하듯 대답하자 제파도는 부드럽게 웃으며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 마자 루크는 연필을 소리나게 손에서 놓았다. 매일 땀을 흘리며 수련을 했는데 며칠동안 운동을 못하니 온몸이 근질근질 거렸다. 다른 말로는 심심했다. 루크는 한창 뛰어 놀 나이였기 때문인지 앉은자리에서 계속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방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글자 쓰는 소리밖에 나지 않자 루크는 흘끗거리며 백희의 글자연습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파로의 문자 옆에 써져 있는 한글을 보며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루크가 물었다.

 

  "그게 너네 세계 글자야?"

  "네. 되게 쉬운데. 배워 볼래요?"

 

  루크의 표정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백희가 존대말과 반말을 미묘하게 섞어서 쓴다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일국의 왕자인 자신에게 아버지와 형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반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꾸 백희가 반말을 섞어서 사용하니 루크는 백희를 어떤식으로 혼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루크는 '나중에 아바마마께 물어봐야지.' 하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신기하게 생긴 글자다. 이 글자는 꼭 사람이 모자를 쓰고 있는 것 같아."

 

  루크가 '훗날'의 '훗' 이라는 글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백희가 기분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귀엽죠?"

  "여기 그냥 사람 모양도 있다. 이건 어떻게 읽는 거지?"

  "이건 '옷'이에요. 한글 배워 볼래요?"

 

  백희는 루크가 한글에 관심을 가지자 다시 한번 권했다. 하지만 루크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공부가 싫어."

 

  그러자 백희 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도……."

 

  방 안에서 이상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갔다.

 

 

 

 

 ***

 

 

 

  백희가 로코에 온지 두달이 조금 넘었을 때, 왕 그래지한은 백희와 루크, 그리고 제파도를 점심만찬에 초대하곤 했다. 물론 백희가 이세계인이었기 때문에 시녀들을 다 물리고 오직 시종장 마일드만이 그들의 식사를 보살폈다. 그들이 식사를 하기전에 음식은 다 차려진 상태였으나 컵에 물을 채운다던가, 떨어뜨린 수저를 새로 가져다 준다던가-주로 루크가 떨어뜨린-, 부족한 냅킨을 보충해 준다던가 하는게 마일드의 일이였다. 원래는 이 모든 일을 여러 시녀들이 하는 것이었지만 그게 불가능 했기에 마일드 혼자 담당하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마일드는 매 식사 때마다 고역을 겪고 있을 것이다.

 

  점심만찬은 말 그대로 만찬이었기에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음식이 나왔다. 이곳의 음식은 밀가루가 주식이여서 빵 종류가 많았다. 더불어 고기, 샐러드, 과일 심지어 초콜렛도 있었다. 백희에게 익숙한 음식들이 있는 반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음식도 많이 있었다.

  다 좋았지만 한국인인 백희는 매운 음식이 없다는 것에 몹시 아쉬워했다. 이 곳 파로에는 고추가 없는 건지 아니면 매운걸 못 먹는 건지 모르겠으나, 언젠가 매운맛을 자급자족해 먹겠다고 다짐하는 백희였다.

 

  백희는 처음 점심만찬에 초대 되었을 때 경직된 얼굴로 식사를 하였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은 편한 마음으로 소고기를 맛보고 있었다. 그래지한이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넷이서 점심을 함께 했기에 오히려 다 같이 점심을 먹지 않는 날이면 허전하기 까지 했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자주 얼굴을 보게 되니 백희와 그래지한은 어느새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까지 되었다.

 

  "내 첫인상은 어땠느냐?"

  "전하, 저 솔직히 말해도 돼요? 화 내실거 같은데."

  "무슨 말을 듣던 화내지 않겠다. 말해 보아라."

  "솔직히 왕인 줄 몰랐어요. 앉아 있던 자세도 너무 불량했고 머리모양도 좀 그렇잖아요."

 

  그래지한이 뭐라 반응 하기도 전에 루크가 버럭 화를 내었다.

 

  "이 무엄한! 아바마마께 그 무슨 망발이냐!"

 

  백희는 루크가 화를 내어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근 세달을 함께 공부하다보니 루크가 화를 내는 모습은 병아리가 삐약 대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건 그래지한도 마찬가지인건지 막내 아들을 가볍게 무시하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내 머리 모양이 이런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오오. 대박. 왕들은 머리 모양 하나에도 의미를 둔다는게 사실이었군요!"

 

  백희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런 백희를 본 루크는 뒷목이 빠질 것 처럼 아파왔다. 무례도 이런 무례가 없었다. 만약 다른 귀족 여식들이 그래지한에게 저런 언사를 보인다면 당장에 혀가 잘릴 터였다. 하지만 그래지한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머리를 이리 박박 민 이유는 단 하나다."

 

  백희가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그래지한을 바라보았다. 그런 백희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래지한은 한껏 가슴을 피며 자신의 까까머리를 한 번 매만졌다.

 

  "파로의 수많은 왕들 중 이와 같은 머리 모양을 가진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직 나 뿐이다. 난 파로에서 유일하다."

  "헐."

 

  백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이없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래지한만의 특별한 이유를 생각했던 백희는 상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오자 입이 헤- 하고 벌어졌다. 그래지한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모양이었다.

  '역시 이 아저씨는 이상한 왕이다.'

  그래지한의 여러 행보들을 종합해서 내린 백희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알게 모르게 그래지한을 고도로 돌려 깎아내리는 교육을 제파도에게 받아온 백희였기에 내린 감상일지도 몰랐다. 주입식 교육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그런 백희와 달리 유난히 그래지한을 반짝반짝 거리는 눈동자로 바라보는 루크는 감명받은 목소리로 외쳤다.

 

  "역시 아바마마이십니다! 저도 아바마마를 따라서 머리를 이렇게 한 것이옵니다!"

  "역시 내 아들이다."

 

  백희는 루크를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어쩐지 루크의 머리모양도 왕자 답지 않게 까까머리였다.

  '이래서 윗사람이 중요한가 보다.'

  백희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제파도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한숨을 쉬며 백희에게 말했다.

 

  "저도 전하께 머리모양에 신경 써 주십사 몇번이나 간곡히 말씀드렸지만……. 보셨죠? 전하와 루크 저하는 남다르십니다."

 

  백희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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