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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도시의 히어로
작가 : 황규영
작품등록일 : 201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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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신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나를 버린 도시를 구하러 돌아왔다.
이 도시의 정의는 내가 세운다.
타협은 없다.
기생충들은 모두 지옥에 처박아주마.
세상은 히어로를 원한다.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

김민준은 외국 연구소의 희귀질병 치료 실험 대상자였으나, 비밀 치료 실패 후에 로키산맥에 버려졌다. 산속에서 혼자만의 노력으로 질병을 극복하면서, 신체가 강화되고 오감을 넘어 육감까지 크게 향상되었다.
성장기를 연구소와 로키산맥에서 보냈던 김민준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귀국한다.
그가 로키산맥에서 맹수로부터 구해줬던 케이티는 그를 찾기 위해...

 
도시의 히어로 8
작성일 : 16-04-11 13:14     조회 : 560     추천 : 0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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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강력팀장 안상준이 침을 꼴깍 삼켰다.

 전화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조폭 몇 놈을 엮어서 잡아들일 건수인 줄 알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정진이 좋은 건수라고 하자 강력1팀의 실적을 좀 채우겠다고 좋아하며 달려왔다.

 그런데 마약이 나왔다. 한 봉지에 천여 명의 투약 가능 분량이 들었다.

 “저 옷 속에 히로뽕이 더 있겠지?”

 “당연합니다.”

 이제 조폭 몇이 문제가 아니다.

 “정진아. 그러면 가해자가 저 인간을 저렇게까지 부숴버린 건...”

 강정진의 눈빛이 깊어졌다.

 “놈은 이 마약을 노린 겁니다. 틀림없습니다.”

  * * *

 김민준은 고기를 노리고 순댓국을 시켰다.

 나온 음식은 그의 상상과 모습이 달랐다.

 “고기는?”

 탁현경이 뚝배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요.”

 고기조각이 보이기는 했다. 숟가락으로 저어보았다. 내장과 순대 사이에 고기가 몇 조각 들어있기는 하다.

 한숨을 푹 쉬었다.

 “하아. 길 건너편 식당에서 먹을 걸. 거기는 고기가 잔뜩 들어 있던데.”

 탁현경이 발끈했다.

 “거기서 걸어놓은 사진 말씀하시는 거면요. 그거 다 뻥이거든요? 사진만 그렇지 거기는 우리보다 고기 조금 넣어요. 미원은 훨씬 많이 넣고요. 고기도 우리가 훨씬 질 좋은 걸 사용...”

 김민준이 그녀의 말은 한 귀로 흘리며 숟가락을 꽂았다. 국물과 함께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어?”

 

 신세계를 보았다.

  * * *

 밤의 산은 도시보다 훨씬 춥다. 쌍칼파 부두목 이성진이 산속에서 몸을 가늘게 떨며 물었다.

 “그 새끼 왔냐?”

 쌍칼파 간부 박태수가 조금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 안 왔습니다. 형님.”

 그들은 조금 떨어진 산 속 공터를 감시하는 중이다. 공터에는 남자 몇 명이 서성거렸다.

 “이름이 뭐였지?”

 “오동태입니다. 형님.”

 “그래. 그 새끼 튄 거 아냐?”

 “그럴 리가 없습니다. 형님. 그 새끼는 우리가 준 잠바를 입고 갔다가, 저쪽에서 주는 물건을 받아오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잠바 속에 약이 든 건 모릅니다. 그리고 돈 욕심이 큰 놈이라 꼭 올 겁니다.”

 “매번 짭새 피하느라 귀찮네. 그냥 거래하면 편한데.”

 그들은 마약을 직접 배달하지 않는다. 조직원이 아닌 배달꾼을 쓴다.

 “어쩌겠습니까? 우리야 도매니까 좀 안전하지만, 저 새끼들은 골목에서 애들에게 직접 파는 것 같은데, 그럼 짭새가 저 새끼들 냄새 맡을지도 모릅니다.”

 쌍칼파가 배달꾼을 쓰는 이유다. 경찰이 나타나면 자기들은 모르는 척 사라지기 위해서다.

 배달꾼을 썼다고 일이 다 끝난 게 아니다. 쌍칼파는 숨어서 거래를 감시하다가, 상대 조직이 약만 먹고 튀려고 하면 그때 튀어나간다. 거래가 평소처럼 끝난 경우에는, 배달꾼이 도망치기 전에 붙잡아서 돈을 회수한다.

  * * *

 숟가락이 떨렸다. 곰을 잡을 때도 안 떨리던 손이, 국물과 고기 한 조각에 살짝 흔들렸다.

 ‘진정하자. 마음을 자연과 동화시키고 자신의 내부를 관조하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느낄...’

 고대 유적지에서 나온 책의 내용을 속으로 읊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입안에 들어온 고기를 씹었다. 얼큰하면서도 기름진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 뒤로 국물에 깃든 감칠맛이 따라왔다.

 “조, 좋군.”

 로키산맥에서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던 맛이다.

 이번에는 순대를 입에 넣었다. 순대 속을 채운 야채와 고기가 씹혔다. 보통 사람보다 월등한 미각과 후각 덕분에, 순대에 깃든 맛을 확실히 느꼈다.

 감동이 밀려왔다.

 눈을 살짝 감았다.

 “많이 맛있다.”

 햄버거보다 더 맛있다.

 

 순댓국집 딸 탁현경은 어이가 없었다.

 ‘순댓국이 눈까지 감으면서 먹을 정도로 맛있으면, 소고기라도 구워먹으면 아주 춤이라도 추겠네.’

 그래도 자기네 집 음식이 맛있다고 하니 기분은 좋다.

 ‘나쁜 사람은 아닌가?’

 그녀의 눈에 그때서야 김민준의 옷 상태가 들어왔다.

 ‘심하게 낡았네?’

 로키산맥 불법 쓰레기장에서 주운 옷이다. 그걸 입고 숲을 돌아다녔다. 옷은 그가 주울 때보다 더 낡았다.

 그녀가 김민준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았다. 보통 손님과는 먹는 자세가 다르다.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가락씩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

 그 모습이 경건하기까지 했다.

 ‘마치 이런 맛있는 음식은 난생 처음 먹는다는 것처럼...’

 제대로 보았다.

 탁현경은 상식선에서 생각했다.

 ‘그럴 리야 없지. 그래도 얼마나 못 먹고 살았으면... 아빠한테 고기 좀 많이 넣어주라고 할 걸.’

 조금 전 김민준의 모습이 떠올랐다.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허공에 젓가락질을 다 했을까?’

 

 탁현경이 공기밥 한 그릇을 김민준의 식탁에 놓았다.

 김민준은 이미 밥을 하나 말았다. 이건 뭔가 싶어 아가씨를 쳐다보았다.

 “서비스에요.”

 난생 처음 받아본 서비스다.

 ‘이 아가씨. 좋은 사람이구나.’

 “고맙...”

 탁현경이 작은 주먹을 불끈 쥐어 위로 들어보였다.

 “힘내요.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

 그러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소 속에 불쌍해하는 눈빛이 살짝 드러났다.

 김민준이 눈을 껌뻑였다.

 ‘이 아가씨가 왜 나를 불쌍해하지?’

 그는 이제 병을 완전히 치료했다. 고국으로 돌아왔다. 퍽치기 강도를 잡고 십만 원도 벌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는 순댓국을 먹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곰을 때려잡았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탁현경은 김민준을 마주보자 어쩐지 조금 부끄러워졌다.

 ‘내가 너무 나섰나?’

 김민준의 낡은 옷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왕 한 김에 조금만 더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옷 그렇게 얇게 입고 다니면, 감기 걸려요.”

 김민준이 자신의 옷을 보았다. 한여름 복장이다. 그나마도 낡았다.

 병이 낫기 전에는 그의 몸에서 열이 많이 났다. 신경계통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체온도 따라서 높아졌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옷을 얇게 입었다.

 이제 병이 완전히 나았다. 그래도 옷 입는 습관이 바뀌지 않았다. 그의 체질은 잦은 실험과 병 치료를 위한 수련을 거치면서 추위를 잘 타지 않게 변했다.

 이 정도 날씨에 이렇게 입어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

 옷은 얇고 낡았지만, 마음은 부자다. 순댓국 한 그릇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주머니에는, 이 순댓국을 열아홉 그릇이나 더 사먹을 수 있는 돈이 남아 있다.

 든든했다.

 귀국해서 서울역의 공항철도 개찰구를 나왔을 때만 해도 완벽한 빈털털이였지만, 이제는 풍족하다.

 그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만, 탁현경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도시 생활의 경험이 없고, 탁현경은 이곳에 사는 사람이다.

 ‘여기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도시. 이 상태로 돌아다니면, 시선을 끌겠지.’

 남의 시선을 끄는 건,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 상관없었다.

 하지만 조금 전부터는 아니다.

 김민준이 대한민국의 법을 떠올렸다. 법전 전체는 본 적이 없다. 로키산맥의 쓰레기장에서 얻은 데이터들 중에는 대한민국 법전은 없었다.

 대신에 관계된 자료는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법은 잘못됐어.’

 그는 오동태가 가진 악의를 읽었다. 오동태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벽돌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공격한 오동태를 반쯤 죽여 놓았다.

 ‘그 정도는 정당방위로 인정해줘야지.’

 누가 봐도 정당방위의 선은 넘었지만, 숲에서 산 그의 기준에서는 정당하다. 그냥 정당한 정도가 아니라, 살려둘 정도로 크게 봐주었다. 뼈만 몇 군데 부러뜨렸다. 숲에서 맹수들과 싸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관대한 처분이다.

 자신의 양심에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지만, 법의 잣대로는 그렇지 않다.

 법을 집행하는 곳은 국가권력기관이다.

 ‘도시에 적응하고 살아야지. 여기는 숲이 아니니까.’

 귀찮은 일을 피하려면, 겉으로는 평범해 보여야 한다. 그래야 경찰의 시선을 끌지 않는다.

 “옷이라... 좀 춥긴 하더군요.”

 하나도 춥지 않았지만, 이 날씨에 여름옷을 입고 있으면 추워해야 보통 사람으로 보인다.

 “계절에 맞는 옷으로 한 벌 사야겠군요.”

 탁현경이 그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보니까 쫌 생겼네? 이런 사람이 어쩌다가... 응? 한 벌? 그럼 지금은 두꺼운 옷이 한 벌도 없나?’

 뭔지 모르게 안타까웠다. 선심 쓰는 김에 크기 쓰기로 했다.

 “이 시간에 옷 가게도 다 문 닫았을 거예요. 일단 우리 아빠 안 입는 옷이라도 빌려드려요? 좀 낡았지만 가지셔도 되는데...”

 김민준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호의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 * *

 쌍칼파 부두목 이성진이 짜증을 냈다.

 “춥다. 추워. 추워서 미치겠다. 야. 오동태 그 새끼 날씨 춥다고 지 혼자 어디 따뜻한 데 짱박혀서 술이라도 처먹는 거 아냐?”

 “제가 조직에 있는 사람이라는 눈치를 충분히 줬는데, 설마 그러겠습니까?”

 “우리 이름 판 건 아니지?”

 “그런 실수는 안 했으니 걱정하지 마십... 어? 형님. 저 새끼들이 그냥 가려나 봅니다.”

 “뭐? 저 새끼들은 참을성이라고는 쥐똥만큼도 없네. 씨팔. 돈 못 받고 돌아가면 형님이 가만 안 있을 텐데. 왜 배달꾼으로 그딴 새끼를 써서... 어? 그 새끼 니가 데려왔지? 이걸 그냥 확!”

 “제, 제가 이번 거래만 끝나면 동태 새끼를 확실히 손봐주겠습니다.”

 “아예 손모가지를 분질러버려!”

 

 이미 부러져있다.

  * * *

 강력팀장 안상준이 팔다리가 부러진 오동태의 몸에서 억지로 벗긴 점퍼를 조심스럽게 뜯으며 말했다.

 “역시 강 무당이야. 감이 강하게 온다더니, 대박 사건을 찾았구나.”

 경사 강정진은 강력1팀에 있을 때에도 범죄에 대한 감이 좋았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강 무당이다.

 “마약 사건이라는 게 조금 걸립니다. 우리 1팀에 주려고 했는데, 마약팀에서 나설 거 아닙니까?”

 ”그래도 먼저 침 바른 건 나야. 그런데 말이야. 너 아직 우리 1팀이라고 부르네?“

 “아. 그냥 입에 익숙해서요.”

 “녀석. 그럴 걸 왜 옮겨서...”

 “제가 원해서 강력팀을 떠난 건 아닙니다만?”

 “아. 미안. 그래도 말이야. 벌써 일 년이나 지난 일이니까, 위에서도 잊어먹었을 거야. 슬쩍 돌아올래?”

 “싫습니다.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아쉽네. 그때 그 사건만 안 맡았어도 계속 강력팀에 있었을...”

 강정진이 안상준의 말을 끊었다.

 “팀장님. 놈들 때문에 피해자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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