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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자르의 탑
작가 : 네블
작품등록일 : 2017.6.6

탑을 오르기 위한 여정

 
협상(2)
작성일 : 17-06-20 11:50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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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뭐라고 했냐?”

 

 강찬은 자신이 들은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터무니없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각성자 30명을 판다고? 그게 말이나 돼?”

 “안될 건 없지.”

 “너 그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리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냐?”

 “딱히.”

 

 정훈의 덤덤한 말투에 강찬의 눈썹이 크게 찌푸려졌다.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성자가 어디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같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덤덤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쯤 되면 제안이 아니라, 시비를 걸러 온 것이라고 해도 믿을 판이었다.

 

 강찬이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 마을 사람에 있는 각성자를 다 합쳐도 30명이 안 돼. 근데 네가 30명을 판다고? 그걸 어떻게 믿어.”

 “의심이 많군.”

 “의심이 많은 게 아니라, 현실을 말한 거다.”

 “그럼 거래를 안 하면 그만이지.”

 

 정훈의 말에 강찬이 입을 또 다물었다. 그래, 못 미더우면 거래를 안 하면 그만이다. 지금 당장 경비원을 불러 쫒아내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각성자 30명이라는 단어는, 강찬을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사람 30명과 각성자 30명이 가지는 무게감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막말로 정훈이 각성자들을 내세워 세력이라도 모은다면, 자신의 세력은 눈 깜빡할 새에 다 뺏길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거래를 섣불리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다. 능력자가 30명이나 된다는 건, 자신의 눈을 몰래 피해 키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을 30명이나 연합에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래, 30명이 있다고 쳐. 네가 아무도 몰래 각성자 30명을 키웠다고 생각을 해보자 이거야. 그렇다고 쳐도, 우리 연합에 속내를 모를 놈들로 30명이나 받아들이란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내가 언제 사람으로 판다고 했나?”

 “각성자가 사람이 아니면 뭔데! 뭐, 물건이라도 되나보지?”

 “물건이 각성자는 아니어도, 물건으로 각성자를 만들 순 있지.”

 “너, 설마···.”

 

 정훈의 말에 강찬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모든 아귀가 맞아떨어지게 된다. 정훈의 제안도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고 말이다.

 

 그러나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는 강찬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대답을 들어야만 확신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강찬은 설마 하는 마음을 숨긴 채 정훈에게 되물었다.

 

 “설마, 마력석을 말하는 거냐.”

 “그래 마력석 300개. 이 정도면 각성자 30명은 충분하겠지.”

 “···미친.”

 

 정훈의 확언에 강찬이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는 의자에 파묻혀 여러 가정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혼자서 마력석 300개를 얻을 방법은 찾을 수 없었다.

 

 강찬은 이윽고 계산을 멈추고 말았다. 눈앞의 사내는 계산 밖의 인물이었다. 행동도 말투도, 심지어 정체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을 계산하려 해봤자 자기 머리만 아파지는 것이다.

 

 “너 도대체 뭐하는 새끼냐?”

 “네 알 바 아니지.”

 “이걸 팔고자 하는 이유는 뭔데.”“내가 그걸 말해줘야 하는 이유가 있나?”

 “너, 존나 재수 없는 거 알고 있냐?”

 “충분히.”

 “재수 없는 새끼.”

 

 강찬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기가 빨리는 느낌이었다. 이 거래를 끝내면 이후의 스케줄은 모두 취소해야할 듯싶었다.

 

 “그래서 얼마에 팔 건데.”

 “개당 3천”“···뭐라고 했냐?”

 “개당 3천 크로덴이라고 했다.”

 “이 양아치 새끼가!”

 

 강찬은 순간적으로 정훈의 멱살을 잡을 번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당 3천 크로덴이면, 300개에 90만 크로덴이란 소리 아닌가. 물론 연합에 90만 크로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체란 것이 그렇게 쉽게 돈을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강찬은 연합을 기업처럼 운영하고 있었다. 생산직에 일하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오면, 그것을 전투원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끌어온다. 그리고 그 수익으로 다시 연합에 투자하고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리인 것이다. 그 만큼 운용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90만 크로덴은 한꺼번에 계산을 하게 되면, 자금의 순환이 무너지게 될 것이 뻔했다.

 

 게다가 자금의 순환을 떠나서도 가격이 너무 비쌌다. 강찬이 생각한 마력석의 가치는 1500 크로덴에서 2000 크로덴 사이였기 때문이다.

 

 “3천 크로덴은 너무 비싸. 개당 2천.”

 “싫다.”

 “후― 좋아. 2천 2백.”

 “말귀를 못 알아듣는 군. 거래를 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2천 4백. 그 이상은 주고 싶어도 못 줘. 지금 당장 돈이 없다고!”

 

 자리에 일어서려던 정훈이 강찬의 말에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는 골똘히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강찬이 정훈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정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돈이 없다면···.”

 “···없다면?”

 “할부로도 가능하다.”

 “뭐···?”

 

 강찬이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있을 때, 정훈이 친절하게도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2번에 걸쳐서 150개씩 끊어서 거래하도록 하지. 그 사이에 돈을 구해오면 되지 않나.”

 “와, 너 진짜···, 와···.”

 “할부로 개당 2천 7백. 그 이하는 안 돼.”

 “너 진짜 양아치 새···, 와···.”

 “하기 싫으면 말던가.”

 

 이번에 정말로 미련 없다는 듯이 정훈이 자리에 일어서자, 강찬은 초조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력석 300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말이 각성자 30명이라곤 하지만, 이미 마력석 몇 개를 사용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40명도 넘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은 굉장한 양인 것이다.

 

 게다가 각성자를 외부에서 스카웃을 해오려면 그 것 이상으로 돈이 들어갈 것이 뻔했다. 차라리 지금 덤터기를 쓰더라도 이 쪽이 이득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각성자가 된 40명은 충성이라도 맹세할 테니깐.

 

 강찬은 결심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뒤돌아가는 정훈을 멈춰 세웠다.

 

 “이봐!”“뭐 할 말이라도 있나?”

 “······2천 6백.”

 “뭐?”“할부로 2천 6백! 그 이상은 나도 안 돼!”

 “좋다.”“···젠장.”

 

 간신히 거래를 하는 것에 성공한 강찬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지출이 컸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많은 양을 구매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구매할 거였다면, 한 번에 거래하는 것이 시간과 인력을 아낄 수 있지 않은가.

 

 강찬은 서둘러 거래를 마무리 지으려다가, 생각난 것이 있는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만 더.”“거래는 끝나지 않았나?”“불공정거래 했으면, 보너스라도 줘야지. 양심은 있냐?”“신경 꺼라.”

 “재수 없는 새끼. 어려운 거 아니니깐, 일단 들어나 봐라.”

 “귀찮게 하는군.”

 정훈은 곧바로 돌아가려다가 강찬의 말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사실 할 말이 있었던 것은 정훈도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빚을 먼저 만들어두면 이야기하기에도 편할 것이 분명했다.

 

 “마력석으로 사람들이 각성을 마치면 보스에게 도전할 거야.”

 “그래서?”“그때 너도 좀 도와라.”

 “···뭐?”

 “어려운 거 안 시킬 테니깐, 그냥 좀 도와라.”

 

 정훈은 이야기가 너무 좋게 흘러간다고 생각 들었다. 자신이 이 쇼를 벌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강찬을 이용해 빨리 예비 보스를 클리어 하기 위해서 아니었던가. 그런데 정작 강찬이 먼저 자신에게 손을 내민 상황이었다.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덥석 받아 물면 또 의심할 게 뻔하고. 한 번은 튕겨야겠군.’

 

 강찬은 워낙 매사에 철저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그냥 수락하면 의심을 할 것이 뻔했다. 어쩌면 자신의 의중을 알아차릴 수 있을 지도 모르고 말이다. 만약 자신의 의중을 알아차린다면 절대 넘어갈 강찬이 아니었다.

 

 “내 도움 따윈 없어도 30명이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을 텐데?”

 “싸우는 것만 일은 아니지.”“쯧. 번거롭게 사는 군.”“무슨 소린지 이해했냐?”“비전투원들을 보호해달란 거 아닌가?”

 “그래, 정확히 이해했다. 다른 층과는 달리 예비플로어는 돌아올 수 없으니깐, 클리어하려면 다 같이 클리어를 해야 해. 그러니깐 비전투원들만큼 보호역할을 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말이야. 안 그랬으면 네 마력석도 안 샀어.”

 

 정훈은 이해를 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잠시간 고민을 한다는 듯이 뜸을 들이다 강찬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 정도라면 도와주지.”“···뭐?”

 “왜, 문제 있나?”

 “아니, 분명 거절할 줄 알았는데 의외라서 말이야. 혹시 너도 같이 클리어하려 했던 거 아니야?”

 “망상증도 병인거 아나?”

 “재수 없는 새끼.”

 정훈은 생각보다 예리했던 강찬의 질문을 유연하게 넘겼다. 아마 조금만 더 여지를 줬더라면 눈치 챘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그 이후로도 거래의 방식과 두 번째 거래의 시기, 그리고 보스전을 감행할 일정 등을 조율한 정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던 거래였기 때문이다.

 

 “그럼 150개는 지금 일시불로 결제하고, 나머지 150개는 5일 뒤에 결제. 보스전은 그로부터 다시 또 5일 뒤. 불만은 없겠지?”“좋다.”

 “거래는 내려가서 하도록 하지. 한 동안 바빠지겠군.”

 정훈은 강찬과 함께 내려가 마력석을 한 번에 거래를 완료했다. 돈을 줄 때 강찬이 인상을 잠시 찌푸렸으나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

 

 

 연합건물 밖으로 나온 정훈은 마을 안으로 걷기 시작했다. 슬슬 여관에서 피로를 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훈은 거리를 걸으면서 오늘 했었던 거래에 대해서 복기하기 시작했다.

 

 ‘39만 크로덴이라, 두 번째 거래까지 마치면 78만 크로덴인가? 크게 이득 봤군.’

 

 실제로 정훈이 거래한 1티어급 마력석은 정가가 1500크로덴이었다. 그것을 2600크로덴에 팔아치운 것이다. 물론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압도적으로 부족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득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게다가 정훈이 팔아치운 마력석은 불의 마력석이 아니라, 이미 정훈이 폭식을 통해 화속성의 기운을 모두 흡수한 일반 마력석이었다. 정훈은 화속성의 기운을 흡수하고도 1100크로덴이라는 가격을 더 올려 받은 것이다.

 

 ‘강찬이 이 사실을 알면 열불 터지겠군.’

 

 물론 알아봤자 강찬이 뭘 할 수 있겠냐 만은 말이다. 짧은 복기를 마친 정훈의 눈앞엔 어느새 광장이 펼쳐져있었다.

 

 여기서 북쪽이나 동쪽으로 가면 여관이 나왔다. 단지 시장을 거쳐 가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었다. 그러나 정훈이 향한 방향은 북쪽도 동쪽도 아닌 서쪽이었다.

 

 ‘쯧. 오늘 밤도 편히 쉬는 건 글렀군.’

 

 서쪽으로 향하는 정훈의 발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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