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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자르의 탑
작가 : 네블
작품등록일 : 2017.6.6

탑을 오르기 위한 여정

 
루비 광산(6)
작성일 : 17-06-20 11:49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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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 빌어먹을 놈!!”

 “시끄럽군.”

 

 오르카가 버프를 사용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승부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폭식은 버프를 상대로 압도적인 강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버프를 30% 흡수하게 될 경우, 자신은 30%가 오르고 적은 30%가 떨어진다. 폭식 한 번에 60%의 간격을 매워버리는 것이다. 만약 폭식의 효율이 극에 달한다면? 상대방의 버프가 강하면 강할수록, 자신의 힘은 압도적으로 강해지리라.

 

 ‘가속도 한 몫 하지.’

 

 가속은 폭식과 나쁘지 않은 궁합을 보여줬다. 민첩에 한정해선 2배에 가까운 효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만약 흡수한 버프가 민첩을 올려준다면, 가속을 이용해 흡수한 능력의 2배를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오르카는 민첩에 관련된 버프가 중심이었다. 그 말도 안 되는 속도의 원천도 버프였던 것이다. 그런 버프를 다른 사람도 아닌 정훈이 흡수를 했으니, 상대가 될 턱이 없는 것이다.

 

 “죽인다! 죽여 버릴 테다!”

 “네 놈이 할 수 있는 건, 입을 나불돼는 것 밖에 없나 보군.”

 “이런 젠장!!”

 

 한 번 깨진 균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더 큰 균형을 불러올 뿐이었다. 오르카가 발악하면 할수록, 정훈은 압도적인 힘으로 누를 뿐이었다.

 

 “와아아아!”

 “오크를 무찔러라!”

 “노움들의 힘을 보여주자!”

 

 마을 입구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오르카가 표정을 굳혔다. 오크의 소리가 아닌 노움의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일말의 기대감마저 무너뜨린 소리였다.

 

 “끝났군.”

 “빌어먹을 노움 새끼들!”

 

 분을 이기지 못하듯이 이를 갈던 오르카는, 곧이어 결연한 표정을 짓더니 정훈에게 말을 걸었다.

 

 “날 죽여라 인간.”

 “아직은 그렇게 못하지.”

 “날 능멸하고자 하는 것이냐! 적어도 내 목숨만은, 날 쓰러트린 녀석에게 거둬지고 싶다!”

 “죽기 직전까지도, 네 입은 쉬질 않는 군.”

 

 정훈은 오르카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네 놈을 죽이지 않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다만 지금 당장 죽이지 않겠다는 소리일 뿐.”

 “정확히 설명해라 인간!”

 “별 건 아니고, 의문점이 있어서 말이지.”

 “···의문점?”

 

 오르카는 정훈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인간이 자신에게 가질 의문이 뭐가 있단 말인가? 이 사건에 아무런 접점도 없이, 그저 노움의 사주만을 받고 참여한 인간이 말이다.

 

 “네 놈의 의문점을 해소시켜줄 정보 같은 건, 난 가지고 있지 않다만?”

 “아니, 넌 가지고 있다. 다만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 그걸 알아내는 것은 내 몫이다.”

 “하! 웃기는 군. 내가 가지고 있지만,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라니.”

 

 오르카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과연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가? 자신이 알기론 아니었다. 자신은 그저 남들보다 특출한 오크에 불과했다. 거창한 비밀을 소유한 오크 같은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그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눈빛이었다.

 

 “좋다. 아는 선에선, 최대한 대답해주도록 하지.”

 “마음에 드는 태도로군. 진 것에 대한 반항으로 입을 안 열줄 알았는데.”

 “우리 붉은 오크 부족은 그렇게 옹졸하지 않다.”

 “그래, 그게 내가 궁금한 점이다.”

 “뭐······?”

 

 정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르카를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너희들은 옹졸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 무(武)에 대한 숭상이 깊으며, 자긍심도 있다. 인간으로 따지자면 긍지 높은 기사라고 볼 수 있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내 말의 요지는 간단하다. 너희는 착취와 지배와는 어울리지 않는 종족이다.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지?”

 “······.”

 

 오르카는 생각의 정리가 필요한지, 꽤 오랜 시간 입을 열고 닫으며 고민했다. 남이 본다면 답답해할 만큼의 시간. 그러나 정훈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대답은 예상하고 있을뿐더러, 닦달한다고 해서 답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깐 말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 때 쯤. 오르카가 입을 열었다.

 

 “글쎄, 확실한 이유는 없었던 것 같군. 굳이 말하자면 두려움. 두려운 감정이 들었었다.”

 “무엇에 대한 두려움이지?”

 “글쎄 그건 나도 알 수 없군. 막연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었으니깐. 다만 강해져야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남의 것을 강탈하고, 착취를 해서라도 말이야.”

 “그러니깐, 별 다른 이유는 없는 거로군.”

 “한심하지만, 그렇다.”

 “쯧.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네가 느낀 그 두려움은, 이 탑의 누구라도 못 버틸 테니 말이야.”

 

 정훈은 작게 혀를 차며 말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사실이라고 하니 속이 쓰린 것이다. 그리고 정훈은 이런 상황이 분명 처음은 아니었다.

 

 ‘도우미 요정 녀석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그리고 나도 그랬지.’

 

 탑의 모순은, 탑에 존재하는 이상 절대 알 수 없었다. 설령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붉은 오크부족도 노움들도, 그 모순의 피해자인 것이다.

 

 ‘생각한 것 보다 심하군.’

 

 자신의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탑의 모순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 한 종족의 생존여부, 한 사람의 감정까지도 말이다.

 

 정훈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아자르를 죽이러 가는 동안 이 같은 광경들을 더욱 목격할 것이 뻔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자신은, 이와 같은 모순의 피해자들을 베어내게 될 것이 분명하고 말이다.

 

 기껏 회귀를 했음에도 자신은 아직 아자르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벗어나질 못하는 것이다. 이 빌어먹을 굴레를 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아자르를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설령 자신이 괴물이 되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니깐.

 

 “생각은 끝났나?”

 “덕분에.”

 “그럼 이제, 그만 나를 놓아다오.”

 “알겠다.”

 

 정훈은 익숙한 솜씨로 오르카의 목을 베어냈다. 쓰러지는 오르카의 몸. 정훈은 한참을 오르카의 얼굴을 바라보고 나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띠링.

 [붉은 오크의 수장 오르카를 잡았습니다. 경이로운 업적! 칭호 ‘오크 학살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붉은 오크의 수장 오르카를 잡았습니다. 경이로운 업적! 모든 스텟이 5 올랐습니다.]

 

 ‘아직 미션은 클리어 되지 않았군.’

 

 미션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르카를 죽이는 것뿐만이 아닌, 붉은 오크부족을 몰아내고 노움들에게 자유를 찾아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정훈은 자신이 나서 빠르게 잔당을 소탕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나머지는 노움 부족으로도 충분해보였기 때문이다.

 

 ‘일단 전리품부터 확인해봐야겠군.’

 

 방금까지 동정을 표한 상대의 전리품을 확인하는 것이 웃기기도 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었다. 이미 끝낸 일은 빠르게 청산해야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정훈 그렇게 자기위안을 하며 아이템창을 열었다.

 

 ‘아이템창.’

 

 

 《아이템》

 

 [종류 : 목걸이]

 [이름 : 침묵의 목걸이]

 [티어 : 레어(上)

 [마나의 유동성을 감출 수 있다.(3티어 스킬 이하)]

 [영창을 할 때 소리를 감출 수 있다.(3티어 스킬 이하)]

 

 [종류 : 건틀릿]

 [이름 : 오르카의 건틀릿]

 [티어 : 2]

 [옵션 : 공격력 +30, 힘 +5, 내구도 50/50]

 [오르카가 쓰던 건틀릿이다.]

 

 

 ‘왠지 버프를 거는 게 느껴지지 않더라니.’

 

 정훈은 침묵의 목걸이를 보고 적잖지 않게 놀라고 있었다. 언뜻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템이지만, 이 아이템이 얼마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침묵의 목걸이는 몬스터전에서는 굉장히 쓸모없는 아이템이었다. 추가 스텟도 붙어있지 않으며, 몬스터에게 스킬을 감춰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인전에선, 그 어떤 아이템보다 가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상대에게 스킬사용 여부조차도 들키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당장 정훈의 머릿속에는, 이 아이템으로 할 수 있는 수십 가지의 사용법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 정도면 강화해서 후반까지 쓸 수 있겠군.’

 

 정훈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노움도 붉은 오크무리를 진압했는지, 듣기 좋은 알림이 정훈의 귀에 울렸다.

 

 [히든 미션 ‘노움족의 구원’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제압했군.’

 

 미션 클리어 메시지를 확인한 정훈은 노움 족장을 찾아갔다. 아직 정산할 것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눈치가 빠른 족장은, 미리 나침반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외부인님.”

 “보상을 받고 하는 거니, 딱히 감사를 표할 필요는 없다.”

 “여기, 저희 일족의 보물입니다. 소중히 간직해주시길···.”

 “노력해보도록 하지.”

 

 정훈은 나침반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렸다. 이 마을에선 볼일이 전부 끝마쳤기 때문이다.

 

 “저···, 외부인님. 바쁘시지 않다면 오늘 밤에···.”

 “바쁘다.”

 “···네?”

 “바쁘다고 했다.”

 “그,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정훈은 자신을 붙잡는 촌장의 말을 단칼에 거절했다. 보나마나 사소한 부탁이나 사례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정훈의 입장에선 그런 일로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여야겠군.’

 

 이제껏 정훈은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하고 완벽히 준비를 하려고 했다. 사람들과 최대한 연관되지 않고, 모습을 들어 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훈의 마음이 크게 바뀌었다. 천천히 일을 진행하기엔 자신은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조금 템포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강찬과 접촉해봐야겠군.’

 

 열흘. 적어도 열흘 안에는 예비 플로어를 벗어나리라 마음먹은 정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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