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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왕총아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6.4

스무 살의 꽃같은 나이에 백련교의 난을 이끈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
동시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불과 2만의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청나라 관군을 연전연파하고 서안으로 진격하는데......
여자 제갈공명으로 해도 과언이 아닌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혼인 명령서
작성일 : 17-06-20 09:24     조회 : 95     추천 : 2     분량 : 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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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수많은 한족 여성들이 만주족 고관들의 강제적인 혼인을 피하기 위해 가혼인을 맺는 일이 성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이 한마디로 운을 뗀 왕총아는 길게 심호흡을 가다듬은 후 말을 이었다.

 

  "우선 그대의 사부님과 가혼약을 맺고, 차후에 그대와 혼인하겠어요."

 

  하늘이 두 쪽 나도 요지부와 혼인해야만 하는 왕총아로서는 가혼약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요지부는 잠시 생각한 끝에 차마 그럴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부님께서 그대와 가혼인을 맺는다면 한동안은 혼인하실 수 없으실 텐데, 사부님께 어찌 그런 부탁을 할 수 있겠소?"

 

  왕총아가 간곡히 애원하듯 말했다.

 

  "제발 부탁이예요. 그대의 사부님께서는 필시 제 청을 들어주실 거예요."

 

  요지부는 삼십대 중반의 노총각인 사부가 왕총아와 가혼인을 맺는다면 자칫 혼기를 놓칠까봐 걱정되었다.

 

  "설령 사부님께서 들어주신다 해도 염치 없는 부탁이 아니오?"

 

  "하지만, 그 방법 밖에는 없어요. 그대의 사부님께 여쭈어 보세요."

 

  요지부는 가혼약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의 뜻이 정 그러하다면, 사부님께 염치 불구하고 여쭈어 보겠소."

 

  "그대에게 어려운 부탁을 해 미안해요."

 

  왕총아는 요지부에게 미안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건륭제의 15남으로 한족 출신 후궁 위가씨의 아들 옹염은 그 자신이 한족의 핏줄을 이어받았기에 제림을 비롯한 한족 출신의 관리들을 신임하고 있었다.

 

  이러한 옹염이 제림으로부터 혼담의 자초지총을 듣자, 화신의 아우가 자신이 신임하는 관리의 정혼자를 빼앗았다는 생각에 크게 분개했다.

 

  "화신의 아우가 고의로 그대의 정혼자를 가로챘단 말인가?"

 

  "소신이 이전에 화대인께 왕낭자와 혼담이 정해진 바를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이 벌이진 것은 고의라고 볼 수 밖에 없을 듯하옵니다."

 

  제림의 부연 설명을 들은 옹염은 분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히 내가 추천한 관리의 정혼자를 가로채다니!"

 

  옹염은 흥분한 얼굴로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제림에게 말했다.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터이니, 그대는 양양으로 돌아가 소식을 기다리고 있게."

 

  "황자 저하의 명에 따르겠사옵니다."

 

  비록 옹염이 황태자의 자리에 내정되어 있었으나, 옹염의 공식 호칭은 황태자가 아닌 황자였다.

 

  30여 년 전, 황태자로 내정한 두 아들이 잇달아 비명횡사하자 황태자의 자리에 액운이 끼었다고 믿은 건륭제는 옹염을 황태자에 봉하지 않은 채 대리청정을 시켰던 것이다.

 

  명칭만 황자였을 뿐 실질적인 황태자인 옹염은 이번 기회에 황제의 사돈이 된 이래 온갖 전횡을 일삼아 온 화신의 일가를 손볼 생각으로 알아서 처리하겠다 말한 것이다.

 

  제림이 물러가자 옹염은 화효공주를 처소로 불렀다.

 

  돌처럼 굳어 있는 옹염의 얼굴을 보자 화효공주는 옹염이 자신을 좋은 일로 부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오라버니께서 무슨 일로 소녀를 부르신 것이옵니까?"

 

  옹염이 화효공주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혹여 아바마마께서 네 시숙부 화림과 아미 제자라는 왕낭자와의 혼인 명령서를 내리신 자초지종을 아느냐?"

 

  이제서야 옹염이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알게 된 화효공주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소녀가 듣기론 시숙부께서 아미 제자인 왕낭자를 마음에 두었으나 아미의 장문인이 허락하지 않아 혼인을 할 수 없다기에 아바마마께 그 사정을 아뢰었던 것이옵니다. 문제될 일이 있사옵니까?"

 

  화효공주의 물음에 옹염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는 바로는 왕낭자는 양양 지현 제림과 혼담이 정해진 여인인데, 너는 그것을 아느냐?"

 

  이 말에 화효공주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럴 리가......"

 

  옹염이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제림이 내게 찾아와 직접 한 말이거늘, 못 믿겠느냐?"

 

  그제서야 화효공주가 뭔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고개를 흔들었다.

 

  "소녀는 정녕 모르는 일이옵니다......"

 

  화효공주는 여전히 화신이 거짓말을 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신이 뭔가 잘못 알고 말한 것이리라 생각한 화효공주는 말을 아꼈다.

 

  옹염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네가 공연히 나서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으니, 이제 어찌할 셈이냐?"

 

  화효공주가 자책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소녀가 책임지고 처리하겠사오니, 심려치 마옵소서."

 

  화효공주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했음에도 옹염은 여전히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만약 네 시아비가 중간에서 농간을 부린 것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화효공주가 그럴 리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시아버님께서 뭔가 잘못 알고 말씀하신 듯하옵니다."

 

  옹염이 냉소했다.

 

  "흥,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니, 두고보자꾸나."

 

  집으로 돌아온 화효공주가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은 다름 아닌 시어머니 풍제문이었다.

 

  "어머님께 부탁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화효공주의 어두운 얼굴을 보자 풍제문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 생겼음을 짐작하고 근심어린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옵니까?"

 

  화효공주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소녀가 자초지종을 잘 알지도 못한 채 시숙부의 혼담에 나섰다 오라버니께 호된 꾸지람을 들었지 뭡니까?"

 

  "어찌 그런 일이......"

 

  풍제문은 깜작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화신과 옹염의 관계가 더욱 나빠질까봐 걱정된 풍제문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자세한 자초지종을 말씀해주세요."

 

  화효공주가 그간의 자초지종을 말하자 풍제문이 말했다.

 

  "황자 저하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시아주버니께서 양양 지현에게 혼담을 양보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화효공주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을 아버님께 말씀드리기가 실로 난감하오니, 어머님께서 말씀해주소서."

 

  풍제문이 화효공주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제가 알아서 처리할 터이니, 공주께서는 심려치 마소서."

 

  이날 화신이 조정의 용무를 보고 돌아오자마자 풍제문이 따지듯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대감께서는 시아주버니의 혼담에 대해 자초지종을 모두 알고 공주마마께 청을 드린 것이옵니까?"

 

  난데없는 풍제문의 질문에 화신이 당황하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요?"

 

  풍제문은 화신이 모르고 그런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하늘같은 남편이 치졸한 수법으로 남의 혼담을 가로챘으리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풍제문이 말했다.

 

  "오늘 황자 저하께서 공주마마를 부르셔서 시아주버니의 혼담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더이다. 대감께서 공주마마께 청을 넣었다 들었는데, 어찌 자세한 자초지종도 모르시고 그런 청을 넣으셨습니까?"

 

  화신은 자신을 하늘처럼 믿는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혼담에 문제가 있다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요?"

 

  "황상께서 시아주버니와의 혼인 명령서를 내린 왕낭자가 양양 지현과 혼담을 정한 사이라 하더이다."

 

  화신은 모르는 척하며 되물었다.

 

  "그게 사실이요? 나는 모르는 일이오."

 

  풍제문이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공주마마께 청하기 전에 왕낭자 본인에게 물어보았더라면, 이런 사단이 없었을 것이 아닙니까?"

 

  화신이 스스로를 자책하듯 이마를 쳤다.

 

  "내가 경솔했구려."

 

  풍제문이 이제 되었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대감께서 아우를 생각하는 마음만 앞서 그런 일이 생긴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음부터는 공주마마께 청을 올릴 때는 좀 더 신중하소서."

 

  화신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 다음부터는 신중하리다."

 

  풍제문이 말했다.

 

  "시아주버니의 이번 혼담은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옹염이 나서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화신은 자칫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수습하기 위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황제 폐하께 잘 말씀드리겠소."

 

  그길로 곧장 건륭제를 찾아간 화신은 특유의 언변으로 운을 떼었다.

 

  "자애로우신 황제 폐하께 아뢸 말씀이 있어 발걸음하였나이다."

 

  건륭제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짐에게 부탁할 것이라도 있는가?"

 

  화신은 건륭제의 미소에 호응이라도 하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지난 번에 황제 폐하께서 망극하옵게도 소신의 아우와 아미의 왕낭자에게 혼인 명령서를 하사하시어, 성은이 하해와도 같사오나......"

 

  화신이 여기서 말을 중단하자 건륭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짐이 화효공주의 말을 듣고 혼인 명령서를 내린 것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그제서야 화신이 용서를 구하듯 엎드려 절하며 말을 이었다.

 

  "황공하옵게도 아미의 왕낭자는 양양 지현 제림과 혼담을 맺은 사이였다 하옵니다."

 

  건륭제는 어의없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경이 공주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지 않았단 말인가?"

 

  "소신의 아우가 소신에게 자세한 자초지종을 다 고하지 않은 까닭에 소신이 왕낭자가 제림과 혼담을 맺은 일을 듣지 못해 공주마마께 잘못 말씀드려 황제 폐하께 누를 끼쳤사오나, 이 모든 것이 소신의 부덕의 소치로 생긴 일이오니 마땅히 소신에게 그 죄를 물으소서."

 

  화신이 그럴싸하게 꾸며낸 말에 건륭제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사돈지간인 경과 나 사이에 그 정도의 일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혼인 명령서를 시정하면 그 뿐인것을......"

 

  화신은 이마가 거의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하해와 같은 폐하의 성은에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건륭제는 교지를 쓰려하였으나 뭐라 써야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붓을 쥔 채 화신에게 물었다.

 

  "경이 말해보게. 어떤 교지를 내리는 것이 좋겠는가?"

 

  "황제 폐하께서 친히 제림과 왕낭자의 혼인을 축하하는 교지를 내리시오면, 제림도 왕낭자도 황제 폐하의 성은에 망극할 것이옵니다."

 

  이미 화림과 왕총아의 혼인이 틀어진 것을 안 화신은 선심이라도 쓰듯이 말한 것이다.

 

  "그게 좋겠군."

 

  건륭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교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짐은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양양 지현 제림과 아미 제자 왕낭자의 혼인을 축하하노니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하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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