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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마의 반려(伴侶)
작가 : 미로
작품등록일 : 2017.6.15

인간계로 추방당한 악마 찬성을 우연하게 발견해 구해준 여자, 유 별. 찬성이 이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붉은 돌을 찾아야만 한다고. 그렇게 갖는 것이 두려운 악마와 버려지는 것이 익숙한 여자의 동거가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 사이에선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욕망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저마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어두운 음모들. 그리고 그 음모들을 마주하고 선 두 사람의 섹시하고도 매혹적인 로맨틱 판타지가 시작된다.

 
2. 걱정마라, 잡아먹지 않으니까
작성일 : 17-06-15 05:34     조회 : 278     추천 : 1     분량 : 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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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

 

 얕게 떨리는 별의 뺨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첫 감정은 공포였다. 영화 핸리포터에서나 보던 마법 같은 일이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니, 무서운 것이 당연했다.

 

 (만화처럼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 속에서 바로 사람이 나타났다면 이렇게 무서워하지는 않았을 텐데.)

 

 별은 이건 꿈 일거야, 라고 속으로 되뇌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사람 말을 알아듣는 듯 한 고양이를 보며, 어쩌면 평범한 고양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이 눈을 뜨면, 이부자리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 그럴 거야.’

 

 

 하지만 살며시 다시 뜬 별의 두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별을 지긋이 바라보는 그 회색의 눈동자였다.

 

 처음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별의 눈물에 조금 당황한 듯 보인다는 것.

 

 남자는 별의 무릎 위에 엎드려있던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뭘 넣은 것이냐고 물었다.”

 

 “뭘, 흑 넣어요, 흑... 저도, 방, 흑, 방금까지, 마, 흑, 마셨던, 건, 데요...”

 

 “마셨던...?”

 

 “저, 저는... 흑 그냥, 무, 물 주려고... 흑 근데 고, 고양이가... 흑, 고, 고, 고양이... 흑”

 

 “큰일날 뻔 했군.”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별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애꿎은 ‘고양이’만 반복해서 불러대고 있었다.

 

 

 “후...”

 

 

 별의 앞에 앉은, 검은색에 광택이 적은 수트를 입은 그 남자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머리를 뒤로 쓸어내렸다.

 

 남자는 우는 여자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다. 여자가 왜 우는지도 알지 못했다.

 

 내가 겁을 준건가? 위협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는데.

 

 별을 힐끗, 그리고 다시 땅을 보다가, 다시 별을 힐끗.

 

 한참을 별의 눈치를 살피며 무언가 고민하는 듯 하던 남자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손바닥으로 별의 눈물 젖은 뺨을 덮었다.

 

 별의 놀란 토끼눈이 마지막 남은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렸다. 남자의 온기(溫氣)가 별에게 전해지자, 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눈물을 그쳤다.

 

 따뜻해... 포근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별에게로 흘러들어 왔다.

 

 별은 이 남자에게 온기 이상의 무언가를 받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남자의 눈빛이 이전보다 부드러워 진 탓인지, 처음 별을 휘감았던 공포심은 많이 누그러진 상태였다.

 

 날 해칠 것 같지는 않아.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별은 그렇게 생각했다.

 

 

 “진정이 좀 됐나보군.”

 

 

 남자가 별의 뺨에 남은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내며 부드럽게 말했다.

 

 울음이 그치고, 숨이 자유로워지자 별의 입에서 쌓여있던 단어들이 터져 나왔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에요? 아니, 사람 맞아요?”

 

 “이인(異人)이다.”

 

 “이인? 이름이 이인이에요?”

 

 “아니. 우린 우리를 ‘이인(異人)’이라고 부른다. 너희가 너희를 ‘인간(人間)’이라고 부르듯.”

 

 “이인...? 외계인 같은 건가요...?”

 

 별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이인이라니, 그런 단어는 판타지소설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툴툴거리며, 하지만 무겁게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이인은, 인간들이 소위 ‘악마(‘惡魔)’라고 지칭하는 존재들이다.”

 

 

 아, 악마라고?

 

 놀란 별이 본능적으로 뒤로 이동해 남자와의 거리를 확보했다. 그래봤자 약 1미터 정도지만.

 

 그 모습을 본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하고 웃었다.

 

 

 “걱정마라, 잡아먹지 않으니까.”

 

 “누, 누가 그렇데요? 그래도 악마면... 영혼을 먹고 사나요? 막 계약 이런거 맺나?”

 

 “그런 짓 하지 않는다. ...물론 과거에 그런 이인들이 있기는 했지.”

 

 

 뒷 말을 들은 별의 눈빛에서 긴장이 느껴지자, 남자는 즐겁다는 듯 웃었다.

 

 무서워하면서도 궁금하다며 자꾸 이것저것 캐묻는 이 인간이, 성가셨지만 한편으론 재밌기도 했다.

 

 

 “그럼 저주를 내린다거나?”

 

 “그런거 안한다니까. 대부분의 이인은 이인계(異人界)에서 그저 자신의 맡은 바를 수행하며 지낸다. 요샌 인간을 해하려 드는 이인은 없어. 인간계로 내려오는게 쉬운 일도 아니고.”

 

 “그렇구나... 그런데 악마라면, 막 검정색 날개 있고 뿔이랑 꼬리 있고... 뭐 그래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쪽은 너무 그냥 인간 같은데요.”

 

 

 남자의 모습은 영락없는 인간이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매우 훤칠한 인간이라는 정도?

 

 그의 외모엔 역시 눈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 크고 깊은 눈으로 옆으로 아주 살짝 찢어져 있었는데, 그 눈으로 상대방을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남자는 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쉬이 하지 못했다.

 

 별은 스마트폰을 두드려 초록 검색창에 ‘악마’를 검색해 이미지를 띄워 남자 쪽으로 화면을 돌려주었다.

 

 약 3초간 화면을 바라보던 남자는, 이내 인상을 한껏 찡그렸다.

 

 

 “너희 인간들은 우리를 악마라 부르고, 그런 식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걸 즐기는 모양인데. 우린 별로 그런걸 달가워하지 않아. 날개를 달고 다니는 개체도 몇 없다.”

 

 “그럼, 날개가 있는 악마... 아니, 이인도 있다는 거예요?”

 

 

 별이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대답을 하려던 남자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며 말을 삼켰다.

 

 상황을 즐기던 나머지 너무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고 말았던 것이다.

 

 

 “날 구해준 은혜에 대한 예의는 여기까지.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남자의 단호함에 별은 말을 잃고 조용해졌다. 별의 작은 방 안에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흘러다녔다.

 

 그렇게 10초 쯤 지났을까.

 

 꼬르륵-

 

 적막을 깨는 큰 울림이 남자의 배에서 들려왔다. 본인의 소리임을 알게된 남자는 수치심에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귀까지 붉어진 얼굴을 눈치 챈 별이 키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좀 먹을래요? 이인도 시간되면 배고픈건 우리랑 똑같은가봐요.”

 

 “...대부분 다 똑같다. 부가적인 능력이 있을 뿐.”

 

 “그럼 혹시, 음식 나와라 얍! 이런거 해서 바로 뭐 만들어내고, 그런건 안되요?”

 

 

 별은 진심이었다. 집에 딱히 먹을 것도 없었고, 손님을 대접할 거리는 더더욱 없었다.

 

 남자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별을 노려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네, 그런건 못하는구나... 쳇.”

 

 

 별은 서랍을 뒤적거려 배달음식 전단지를 찾아 남자에게 건넸다.

 

 

 “먹을 수 있을 만한 것 찾아서 말해줘요.”

 

 “더 이상의 신세는 지고 싶지 않다.”

 

 

 남자는 별이 건넨 배달음식 전단지를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자신의 목 부근을 더듬거렸다.

 

 그 곳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고개를 급하게 좌우로 흔들어 방 안을 훑었다.

 

 

 “뭐 찾는거 있어요?”

 

 “빨간 돌.”

 

 “돌?”

 

 “내 목에 걸려있던 빨간 돌 말이다. 보지 못했나?”

 

 

 남자는 굉장히 당황 한 듯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었다.

 

 별이 함께 이리저리 방 안을 돌아보았지만, 빨간 돌은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어젯밤 고양이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부터 고양이의 목에 빨간 돌 같은 것은 없었다.

 

 털의 색이 워낙 짙은 흑색이었기에 별이 헷갈릴 수도 없는 부분이었다.

 

 별은 남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고, 남자는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빠졌다.

 

 무슨 돌이기에 저렇게 찾는 것일까, 별은 궁금해졌다.

 

 물어보면 또 단호히 거절당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런 생각이 별의 커져가는 호기심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중요한 물건인가 봐요?”

 

 “그래.”

 

 “뭐에 쓰는 물건인데요?”

 

 “돌아가는데 필요한 것이다. 이인계로.”

 

 “열쇠... 같은 거예요?”

 

 “이를테면 그런 것이지. 우리는 그 것을 귀환석(歸還石)이라 부른다.”

 

 

 남자는 다시 생각을 시작했다.

 

 아마 돌을 어디에 떨어트린 것인지 기억을 더듬고 있는 것이겠지.

 

 생각이 많아 보이는 남자를 앞에 두고, 별은 큰 생각을 거치지 않은 채 하고 싶은 말을 냅다 던졌다.

 

 

 “같이 찾으러 다녀봐요. 도와줄게요.”

 

 “말했지만, 더 이상 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

 

 “왜요?”

 

 “신세를 지면, 갚아야 하니까.”

 

 “나한테 신세 안지면, 방법 있어요? 이쪽 돈 있어요? 지낼 곳은요?”

 

 

 남자는 당돌하게 물어오는 별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 인간은 왜 나를 돕겠다고 하는거지?

 

 남자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일은 그녀에게 득이 될 것이 없는 일이었다.

 

 그의 얼굴을 뒤덮고 있던 인상이 풀어졌다.

 

 별은 그의 그 표정이 ‘없다’는 의미임을 알았다.

 

 

 “그럼 신세 좀 져요. 안 갚아도 되요. 굳이 갚아야 한다면, 아-주 천천히 갚으면 되구요.”

 

 

 남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별은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남자가 자신의 머리를 뒤로 쓸어내리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별은 그것이 ‘긍정’의 의미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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