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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시간기록자와 두명의 황태자
작가 : 비상도희
작품등록일 : 2017.6.14

한나는 부모님을 의문의 사고로 잃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한나에게 남긴 대저택의 키, 그리고 어릴적 부터 차고 있었던 신비스러운 진주 팔찌 ,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 그러던 중 우연히 발견한 문을 통해 이상한 세계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1화 - 신기루
작성일 : 17-06-14 07:31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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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삐삐삑- 삐삐삑- 삑삑-

 

 시끄러운 알림음이 뉴욕에서 제일 높은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울려 퍼졌다.

 

 “하아...하아...또 그 꿈이네...” 열아홉쯤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핸드폰 알람을 껐다.

 

 (새벽 3시 27분) 여학생이 핸드폰 액정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침대 옆에 던지고 다시 침대 위로 드러누웠다.

 

 ‘왜 매번 이 시간에 같은 꿈을 꾸는 거야... 기분 더럽게’ 여학생이 조각 같은 얼굴을 찡그리며 밤임에도 화려하고 밝은 뉴욕의 야경을 흘겨보았다.

 

 한달에 한번 씩, 꼭 초승달이 뜨는 날이면 뜨겁게 휩싸이던 불과 부모들을 칼로 베던 자들이 어렴풋이 꿈에 나와 그녀를 괴롭혔다.

 

 ‘거슬려, 잘 수가 없어.’

 

 여학생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몸을 부여잡으며 차가운 통유리에 뜨거운 이마를 식혔다.

 

 “알아야겠어. 도대체 왜 이 지옥이 19년씩이나 반복되는 건지.” 이내 여학생이 다짐한 듯 빨간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여학생은 침대에서 핸드폰을 집어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저 한나에요. 할아버지를 뵈러 가야겠어요. 별일은 아니고 그냥 뵙고 싶어서요.” 애써 괜찮은 척 말하는 여학생의 두 눈에는 공포가 어렴풋이 비쳤다.

 

 

 “지금 당장 한국으로 가야겠어요. 오늘 새벽 비행기로 잡아주세요.”

 

 

 

 

 

 ********

 ********

 ********

 

 *(한국, 인천국제공항)

 

 공항의 외각에 지니어스 로고가 새겨진 커다란 전용기가 멈추자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급하게 레드카펫을 깔고 카펫 옆에 일렬로 줄 세워 섰다.

 

 이내 문이 열리고 명품으로 치장한 흑발의 소녀가 도도하게 계단을 내려와 레드카펫을 밟고 지나갔다.

 

 사실 소녀는 매우 초조했지만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비서와 개인교사를 포함한 그 누구도 그녀의 기분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한나야, 오랜만이구나." 그때 경호원들 사이에서 40대 중반의 수트를 빼입은 중후한 신사가 품위있게 걸어 나오며 소녀에게 인사했다.

 

 "아저씨...!" 한나라고 불린 은발의 소녀가 그동안의 감정이 쏟아오르는지 울컥하며 신사에게 걸어가 안겼다.

 

 "하하 우리 한나가 그동안 타지에서 유학하느냐 많이 힘들었나보구나." 신사가 인자하게 웃으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할아버지는요?" 한나가 이내 눈물을 훔쳐내며 물었다.

 

 "호텔에서 기다리고 계셔. 바로 회장님에게로 갈거니?"

 

 "네, 호텔로 바로 가주세요." 한나가 이내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차에 타렴." 신사가 하얀 리무진 문을 열어 한나를 태우고, 운전석에 타고는 유유히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5대의 검은색 세단이 앞뒤로 소녀를 태운 리무진을 경호하며 지니어스 호텔로 안내했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지니어스 호텔에 도착한 소녀의 비서와 개인교사는 놀라움에 들떠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들뜬체 걸어갔지만 소녀는 아름다운 호텔의 전경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할아버지가 있는 최상층으로 가는 전용 엘리베이터에 탔다.

 

 소녀의 비서와 개인교사는 통유리로 된 엘레베이터 밖으로 보이는 한강과 높은 빌딩들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한나야... 혹시 아직도 그 꿈을 꾸니?" 그때 신사가 조용히 한나에게 물었다.

 

 "네??" 한나가 신사의 물음에 크게 당황하며 되물었다.

 

 "나는 아직도 너가 계속해서 그런 악마의 꼬드김에 망상을 볼까봐 속상하단다." 신사가 옷안에서 작은 십자가를 꺼내들며 말했다.

 

 "아... 네... 더이상은 안꿔요." 한나가 신사의 눈을 피하며 말을 흐렸다.

 

 잠시 신사의 두눈에 이채가 떳다가 사라졌다.

 

 "다행이구나. 아저씨가 우리 한나 걱정을 밤새한단다. 엔이 그렇게 된후로..." 신사가 촉촉해진 눈가를 훔치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한나야. 혹시 아직도 그런 꿈을 꾸더라도 회장님에게는 말하지 마렴. 그런 망상 때문에 가뜩이나 아프신 회장님을 더 힘들게 해서는 안되지 않겠니?" 신사가 한나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경고하듯이 한나의 두 눈을 마주보았다.

 

 왠지 한나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것 같았다.

 

 

 그때 마침 엘레베이터가 최상층 펜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들어가자구나."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다시 인자하게 웃으며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 신사를 보며 한나는 잠시 자신이 잘못 본거라 생각했다.

 

 

 

 신사가 펜트하우스 문 앞에 서자 지문인식을 마친 경호원들이 두꺼운 철문을 먼저 열고 들어가 안에 있는 유리문에 보안카드를 대고 두번째 문을 열어주었다.

 

 

 

 안내를 받아서 안으로 들어간 소녀는 침대에 누워서 링겔을 맞고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고는 기쁘게 뛰어가서 안았다. 펜트 하우스에는 할아버지를 위한 개인 의료시설이 대학병원 수준으로 구비되어있었다.

 

 “할아버지!! 저 왔어요!”

 

 “우리 한나 왔구나.” 할아버지가 인자하게 웃으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김비서 잠시 주위를 물려주겠나? 우리 한나와 단둘이 있고 싶네." 할아버지가 한나를 안내한 신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의 눈빛은 인자했지만 목소리만큼은 단호했다.

 

 

 "...네, 회장님." 한나를 데려온 신사가 잠시 멈칫히다가 이내 한나의 비서와 개인교사를 데리고 거실에서 나갔다.

 

 이내 넓은 거실에는 한나와 그녀의 할아버지 그리고 의료기계들의 기계음들만이 있었다.

 

 

 "한나야, 침대 머리맡에 있는 협탁 맨 아래칸에서 상자좀 꺼내 주겠니?" 할아버지가 링겔이 꽂혀진 팔을 보이며 부탁했다.

 

 "네." 한나가 협탁을 뒤지다가 맨 아래칸 깊숙히에서 은색의 작은 보석함을 꺼내들었다.

 

 'Elen’s paradise' 은색의 보석함 뚜껑에 필기체로 쓰여진 검은색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게 뭐에요?" 한나가 보석함을 건내며 물었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보석함 뚜껑을 열어 한나에게 보여주었다.

 

 

 

 안에는 피빛으로 붉게 물든 진주 팔찌가 들어있었다. 특이하게도 밝게 빛나는 달 모양의 유리알 세알이 진주들 사이사이에 끼어있었다.

 

 팔찌를 본 순간 한나는 아득해짐을 느끼며 매번 자신이 꾸는 악몽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뜨겁게 불타던 불, 까만 복면의 사내들... 그리고 피.

 

 한나의 머릿속의 소음들이 점점 커져가는 순간, 할아버지가 휘청이는 한나를 붙잡았다.

 

 

 

 "할아버지..."

 

 "느낀거지? 한나야?"

 

 "뭘...요?" 한나가 강렬한 기억의 잔상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물었다.

 

 "케렌과 너의 어미를 죽인 그 존재들 말이다."

 

 "!!!!" 지끈거리던 머리를 부여잡던 한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알고, 계셨어요...?" 한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를리가. 내가 누구니."

 

 "이신백작, 한국계 영국백작이시자 지니어스의 설립자이시죠." 한나가 할아버지의 의도를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그래, 그리고 너와 나는 이한지의 후손이자 너는 10대 지혜간이다." 할아버지가 베게 밑에 숨겨놓은 오래된 가죽공책과 진주팔찌를 꺼내들어 한나의 손에 쥐어줬다.

 

 "이건 너의 어머니의 유품이란다." 할아버지가 한나의 손에 들린 피빛의 진주팔찌를 내려다 보며 조용히 말했다.

 

 "엔과 케렌이 죽은 자리에 케렌의 시신과 이 진주들만이 있더구나." 할아버지가 착잡한 표정으로 한나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한나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팔찌와 할아버지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내 더 많은 이야기는 영국의 대저택에 도착하는 대로 들려주마." 할아버지가 애뜻하게 한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씁쓸히 웃어보였다.

 

 

 

 

 

 

 

 

 한나는 도망치듯이 펜트하우스에서 나와 한층 밑의 비상계단 창문앞에 기댄체 지끈거리는 머리를 찬바람에 식히고 있었다.

 

 구역질이 나오는걸 참기가 힘들었다.

 

 할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내 꿈속의 그 지옥들이 진짜라는 거야...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한나는 비틀거리며 할아버지가 끼워준 진주팔찌를 지긋이 내려다보았다.

 

 엄마의 유품.

 

 엄마라는 단어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울지 말자. 울면 지는거야." 한나는 눈물을 훔치며 애써 밝게 웃었다.

 

 하지만 이내 한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소리내어 펑펑 울었다.

 

 "그런 지옥같은 일이 진짜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잖아. 그래서는 안되는거잖아..."

 

 

 

 한참을 소리내서 울던 한나는 이내 퉁퉁부은 눈으로 창문 밖, 노을이 지는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펜트하우스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던 한나는 그만 위층에서 내려오는 남자애를 보지 못하고 부딪혀 크게 휘쳥거렸다.

 

 

 뒤로 넘어질 뻔하던 한나를 그 남자애가 재빨리 한 손으로 잡아끌었다. 한나 또한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게 그 남자애를 붙잡았다.

 

 마치 한나가 그 남자애에게 안겨있는 자세가 되었다.

 

 한나는 넘어질 뻔한 충격에 깜짝 놀라 멍하니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그 남자애를 보았다.

 

 

 그 남자애는 얼굴은 온통 검정 천 으로 두르고 있어서 눈밖에 보지 못했는데, 에메랄드빛이 도는 아주 맑은 청록색 눈 이였다.

 

 눈밖에 못봤지만 엄청난 미소년임을 짐작 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한나는 그 남자애의 품에서 천천히 빠져나오며 어색하게 인사했다.

 

 다시 보니 검은색 눈동자였다.

 

 

 <아까 잘못 본건가...>

 

 

 한나의 인사에 그 남자애는 매우 당황해 하며 뒷걸음질 쳤다.

 

 "너...정체가 뭐야?" 살짝 앳된 미성이지만 섹시한 목소리가 들렸왔다.

 

 "네?" 한나는 남자애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하며 되물었다.

 

 <아니 왜 초면에 반말이지.> 한나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 깊은 빡침이 올라오는것을 느꼈다.

 

 그렇게 서로를 다른 이유로 계속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남자애의 눈이 한나의 오른쪽 손목에 있는 진주 팔찌에 향했다.

 

 

 "그거... 시빈 아니야? 너. 엘리어스야?!" 그 남자애는 진주 팔찌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이내 한나의 손을 움켜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엘리어스? 난 한나야, 이한나. 어... 눈이...!" 당황해하며 남자애의 손을 떼어내려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그 남자애의 눈은 다시 청록색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난 세비어스 레이 신이야. 너, 나와 같이 하렘으로 가자! 널 데려가면 아버님을 뵐수 있을꺼야!!" 남자애는 한나의 팔목을 강하게 움켜잡으며 아래층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아니 잠깐만! 나 할아버지한테 가야되! 이거 놔줘!" 한나는 그 남자애를 있는 힘껏 밀치며 발버둥쳤지만 그 남자애의 힘은 엄청났다.

 

 발버둥치던 한나를 잡아당기던 남자애는 실수로 한나의 팔찌를 뺐다.

 

 그 순간 한나를 잡고 있던 남자애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꺄악-!!" 남자애가 사라지자 발버둥 치던 한나는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으으...뭐야? 어디간거야?! 뭐야 이게?!!" 한나는 너무 놀라 주위를 돌려봤지만 비상계단에는 오직 한나 혼자만 있었고 심지어 쥐죽은듯이 조용했다.

 

 

 한나는 얼빠진체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바닥에 떨어진 팔찌를 주워들고 급하게 위층으로 뛰어올라갔다.

 

 

 

 

 펜트하우스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보자 이내 긴장이 풀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데 그 순간 손목에 빨갛게 난 손 자국이 보였다.

 

 그 남자애가 쎄게 붙잡아서 생긴 자국이였다.

 

 <정말 있었던 일이였다고?>

 

 한나는 자신의 손목에 난 자국에 얼어붙은 체, 천천히 닫히고 있는 비상문 뒤의 어두운 공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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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희 17-06-14 07:35
 
호러물 아닙니다... ㅠㅠ 그리고 한나가 갓난아기 시절을 계속해서 꿈꿀수 있는것은 설정값도 있지만, 갓난아기라도 엄청나게 큰 일을 겪으면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계속해서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이상 설명충이였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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