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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피를 보는 소녀, 엘리아
작가 : 꽃설향
작품등록일 : 2016.7.25

항상 차가운 뱀파이어, 렌. 그녀와 우연히 만난 인간 엘리아! 그의 과거에 얽혀있는 소피아!
소피아, 엘리아, 렌의 삼각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뱀파이어 렌과 인간 엘리아의 미스터리한 과거!
지금 시작합니다!

 
1화
작성일 : 16-07-28 20:43     조회 : 660     추천 : 0     분량 : 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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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아!!”

 한 부인이 훤칠하고 힘이 세 보이는 장정 네다섯에게 끌려가고 있다.

 다급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좁디 좁은 집에 울려 퍼진다.

 집은 누추해 보이고 집은 거의 텅텅 비어있다.

 가구들이나 액자도 모두 쓰러져 있거나 넘어져 있어서 집이 더욱 초라해 보인다. 부인의 옷에는 피들이 묻어 있었고, 그녀는 도망치려 발버둥을 치지만, 힘이 없어 발버둥도 치지 못한다.

 

 “어머니!!”

 엘리아라고 불리는 2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이 여인의 등에는 피가 묻혀있고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다. 그녀의 다리에는 멍들지 않은 곳이 없었고 피가 입 주위, 코, 그리고 손과 발 등 어디에나 맺혀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를 더 아파 보이고 연약하게 보이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외모였다. 어여쁜 얼굴, 하지만 계속 굶은 듯 한 얼굴, 뺨에 나있는 상처, 그리고 몇 시간을 울은 것인지 모를 부은 얼굴.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무기이자, 약점이었다. 이 여인도 훤칠하고 힘이 세 보이는 장정 두어 명에게 붙들려있다. 어머니에게 다가가고 싶어 발버둥을 치지만, 장정들 때문에 다가가지 못한다.

 

 “어머니....어머니!! 끄윽... 이거 놔! 놓으라고! 놓으란 말야!!!! 흐흑...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왜 이러세요... 제발... 제발 살려만 주세요. 네? 살려달란 말이야!” 울고불고 장정들에게 매달려보지만, 쉽지 않다. 장정들은 더욱 거세게 여인을 붙잡고 있을 뿐이다. 장정들은 어여쁜 한 여인이 울고불고 하자 난감하다는 듯 얼굴을 푹 숙인다. 얼굴은 빨개져 있지만 손은 놓아주지 않는다. 이성을 다시 잡은 한 장정이 몽둥이로 여인의 머리를 후려 갈겼다.

 

 “으헉...”

 ‘퍽!‘하는 큰 소리와 함께 여인은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의 의식은 희미해져만 갔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쓰러졌다.

 

 “한 남성이 이 집 아녀자 2명 중 한 명을 데려가라고 했다. 너희 중 한명이 우리와 같이 가야 하니 조용히 우리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다 죽여 버릴 테니 말이야... 누가 갈 거야!”

 

 

 위압감을 느끼고는 계속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엘리아도 울음을 멈춘다.

 울어야 마땅할 상황 같지만 울면 안 되는 상황.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이었지만 잘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안 그렇다면 모두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제가 가겠어요.”

 이 숨막히는 이 상황에 2명 중 가장 늙어 보이는 한 여인이 말했다.

 그녀는, 엘리아의 어머니였다.

 

 

 ‘뭐? 어머니가?? 안 돼... 이래선 안 돼...’

 점점 희미해지는 의식을 부여잡은 채 여인은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힘 없이 부들부들 일어나 부인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장정들은 쉽게 놔주질 않는다. 숨 막히는 싸움이었다. 아무리 그녀가 정신력이 뛰어나다고는 해도 기절 상태였던 그녀가 이렇게 일어나 아무렇지 않게 힘을 쓴다는 것은 그녀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엘리아... 그만해라.. 그만해. 내가 가야지. 네가 가야서야 쓰겠니...”

 괜찮다는 듯 웃음을 지어보인 그녀는 더욱 엘리아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어머니... 왜 이렇게,... 날 아프게 해요... 왜!!”

 이렇게 말하는 그녀는 그녀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왜 나는 내가 간다고 말을 못하는 걸까...

 

 그런 어머니는 다 알겠다는 듯 웃어보이고 있었다.

 그러자 장정들은 어머니를 끌고 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상황에서 조차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단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

 

 “어머니... 안돼요! 안 돼! 끄헉... 이거 놔... 놔... 놓으라고!” 이렇게 말했지만 이렇게 말해봤자 그녀에겐 이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얻는 것이라면 폭력과 슬픔 뿐 이었다.

 

 “퍽!”

 한 번 더 한 장정이 그녀의 다리를 후려쳤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 후 엘리아는 다리가 골절되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 ‘한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신을 팔아 넘겼다는 것을...

 

 “으윽... 윽...”

 피멍이 든 다리를 절뚝거리며 일어나 보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있다가 어머니를 구출해 내는 것. 그것만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 뿐 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녀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의 머리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과 다리가 심각하게 골절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머니... 대체 이 사람들은... 왜... 왜 우릴 끌고 가려는 거죠? 아버지는 왜 우리를 팔아 넘기신 걸까요,,, 우리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벌을 받아야 돼요? 그리고.. 왜 어머니가... 저 대신 항상 희생하세요...?‘

 

 “제가 간다고요. 어서 갑시다.”

 부인이 체념 한 듯 영혼 없이 말했다. 그녀의 푸른 눈에는 벌써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아를 위해 그녀는 그녀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낫다고 여겼다. 그녀의 딸은 그녀의 버팀목이었다.

 

 

 *

 “아버지... 잘못했어요... 으아아! 끅... 잘못 했어요,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

 항상 그녀의 남편은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집안에서 큰 소리가 나는 일이 대다수였다. 그녀의 집에서 모든 날은 지옥, 그 자체였다.

 남편이 항상 가구들과 돈이 될만한 것들은 모두 팔아 넘기니, 그녀와 엘리아는 구걸하러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엘리아가 맞는 날이면 엘리아의 어머니는 엘리아 대신 맞았다.

 제발 그만하라고, 그만 좀 해달라고.

 이렇게 해야 폭력과 성폭행은 그녀가 엘리아 대신 받을 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그 뒤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항상 그는 아내와 그의 딸을 때렸고, 성추행했고, 그리고..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냈다. 몽둥이로 그녀와 딸을 구타했고, 성추행까지 했으니... 그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남편은 곯아 떨어졌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그만 좀 하라고 뭐라고 말을 하고 싶어도 벙어리로 지내야 되는 인생. 이러한 인생이 그녀와 딸의 인생이었다.

 

 알코올 중독자이기 전의 남편은 참으로 상냥하고 자상한 남편이었지만, 그의 여동생과 어머니가 차례로 제물로 바쳐진 이후로 그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 처음 그의 여동생이 제물로 바쳐졌을 때 그는 더욱 그의 가족을 더욱 더 돌보았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가 제물로 바쳐진 이후로는 술에 빠져 살다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되버리고 말았다.

 

 그녀와 딸은 하루하루 하루살이처럼 지냈다.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 되는 신세였다.

 

 그녀는 그녀의 딸이 부정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아주 싹싹하고 씩씩하게 자랐다. 그녀의 딸은 공부도 열심히 하여 의사가 되었고, 항상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면 손수 그녀 자신을 치료해 주는 착한 딸이었다.

 

 그런 딸을 제물로 바치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됐다. 이제 막 날개를 펼친 아기 새를 뱀에게 물려죽게 한다니...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느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딸을 준단 말인가. 그것은 말도 안 되고 비인간적인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그래... 차라리 내가 가자. 내가 뱀파이어가 되자.. 난... 엘리아가 없으면 살 수 없으니... 차라리 내가 가고 엘리아가 남아있는 편이 훨 낫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그녀였다.

 

 

 *

 “어머니... 무슨 생각하는 지 다 아는데... 그것만은 피해주세요... 끄흑... 엄마... 나 엄마 없으면 못 살아... 내가 여기서 어떻게 살아? 끄흡... 엄마... 내가 갈게... 엄마 여기서 살아. 내가 갈게... 나 엄마 없이 어떻게 살라고...”

 

 하지만 부인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가주세요. 지금 당장.”

 장정들은 어쩔 줄 모른다는 눈빛이었다.

 그러자 대장 같은 한 장정이 이렇게 말했다.

 “데려가. 먼저 말했으니...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엄마? 엄마... 왜 그래? 흑... 엄마! 엄마! 가지마요... 가지 마요...”

 아무리 애원하고 애원해도 그녀는 돌아올 수 없었다.

 

 “다다음날이 제식이다. 내일은 제식 장에 와라. 내일 면회 하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대장 같은 남성이 이제 다 끝났고, 가자는 듯 장정 다여섯 명에게 말했다.

 

 

 “엄마... 안 돼! 가지 마요! 안 돼!!!!!!”

 목이 터져라 부르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힘없이 끌려갈 뿐이었다.

 

 그녀의 딸, 엘리아를 위한 결심이었다.

 

 

 

 **

 뚜벅 뚜벅.

 

 

 어머니의 발소리와 다른 무거운 발걸음. 그리고 배로 느껴지는 위압감.

 

 

 ‘이 사람은…

 아버지구나.‘

 

 

 “딸꾹! 딸꾹!”

 한 남성이 엘리아의 집에 들어왔다.

 술에 취한 것을 보나 행색을 보나 술 주정뱅이 같았지만,

 그는 엘리아의 아빠였다.

 자신의 어머니가 잡혀간 이 날에도 태평히 술을 마신 자신의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엘리아는 그를 더욱 증오하기 시작했다.

 

 “우리 예쁜 엘리아... 오늘 아빠랑 뭐하고 놀래?”

 그는 능구렁이 같은 손으로 엘리아의 얼굴을 쓰윽 만졌다.

 

 ‘더러워. 역겨워.’

 엘리아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작 아무 말도 못했다.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는 엘리아는 자신이 한심했다.

 

 떨어지려고 뒤로 슬금슬금 도망쳤지만 아버지도 엘리아를 따라와 포위망은 더욱 좁혀졌다. 벽에 부딪힌 엘리아는 이제 끝이라는 듯 눈을 꼭 감았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벽에 간신히 기대어 말하는 엘리아의 목소리는 너무나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때, 그녀의 아버지가 쓰러졌다.

 

 “쿵!”

 

 “커어억.... 드르렁... 커어억! 큭컥...!”

 코를 드르렁 거리는 걸 보니 곯아떨어진 것이 분명했다.

 

 “불행 중의 다행이네. 근데... 엄마... 하...”

 엘리아의 푸른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눈물은 더 큰 눈물을 만들어 후두둑 떨어졌다.

 

 “엄마... 엄마... 보고싶다... 끄흑... 끅... 엄마는 나 안 보고 싶어? 난 엄마 무지 보고픈데... 어머니... 와주세요...” 한 단어, 한 단어를 말하는 것이 엘리아는 너무나 힘들었다.

 

 그런데, 그때 반짝 거리는 어떤 한 물체가 보였다.

 엘리아는 그 쪽으로 걸어가 반짝 거리는 물체를 보았다.

 그것은 귀걸이와 목걸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하얀 종이가 있었다.

 엘리아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열어 보았다.

 

 

 

 “엘리아... 어느덧 네가 20살이 되었구나. 모진 시련에도 이렇게 어여쁘게 자라준 너를 보면, 그 어떠한 아픔도 사라지는 것 만 같구나.

 

 이렇게 어여쁜 너에게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선물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싸지만 나의 마음이 들어가 있는 목걸이와 귀걸이다. 옷장에 옷도 새로 사 두었으니 예쁘게 입어주었으면 한다. 부디 더욱 예쁘게 커주길 바란다. 엄마는 항상 널 응원하마.

 

 엘리아...

 

 사랑한다.

 

  -엄마가- “

 

 

 “흑흑.. 으허헝...”

 어머니와의 추억을 상상하며, 그녀가 준 선물을 꼬옥 간직하며...

 그렇게 엘리아는 오늘도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눈을 감으며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숨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

 

 “꺼억... 꺽... 꺽...”

 

 그 소리의 주인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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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K 16-07-29 18:22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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