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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2. 혹부리 할아버지 (3)
작성일 : 17-06-13 12:31     조회 : 408     추천 : 1     분량 :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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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쫘닌하안~!!! 뇨자라~!!! 나를 욕하지는 뫄~”

 

  가온은 떠들썩한 노래방에서 혼자 죽상을 짓고 있었다. 승후가 옆에서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오직 가온만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따로 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가온에게 여기저기서 마이크를 건넸지만 가온은 술을 마셔서 그런지 속이 좋지 않다며 웃어넘겼다. 좀 마음 편히 놀아보겠다는 사람을 이렇게 가시방석에 앉혀놓은 이몽룡의 멱살을 잡고 짤짤거리며 흔들고 싶었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혹부리 노래방까지 와버렸으니 그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가온은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나저나 도대체 이 노래방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야?”

 

  “문제가 없는데 자꾸 신고가 들어온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가 아닐까?”

 

  승후의 말에 가온이 떨떠름하게 답했다. 노래방에 들어와서 두어번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주변을 살폈지만 이상한 것은 없었다. 노래방의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나도 잘 놀았다. 오히려 잘 놀아서 탈이라고 해야 할까? 그 어떤 사건 사고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도대체 노래방에 무슨 일이 있길래 자꾸만 신고가 들어오는 걸까? 가온과 승후는 머리를 맞대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너무나도 상냥한 주인 할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착한 주인 할아버지를 의심하는 것 같아서 어쩔 줄 몰랐다. 아니, 이미 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시점에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불편했다. 짧은 시간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더니 가온은 더 이상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그는 괜히 옆에 있는 승후의 옆구리를 찔렀다. 자신을 갈 수 없으니 네가 가라는 무언의 신호였다. 승후는 입술을 삐딱하게 불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온아, 한 곡 해 봐.”

 

  “술 좀 깨지 않았어?”

 

  “아뇨. 아직... 좀...”

 

  또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마이크를 어색하게 바라보며 가온은 고개를 내저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팀장 덕분에 노래방에 들어와서는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았지만 속이 거북했다. 빨리 사람들이 이 자리를 파하고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하지만 술에 취해 들떠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기에 가온은 더욱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망할 팀장놈 반드시 돌아가서 멱살을 잡으리라.

  그렇게 즐겨야할 자리에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신고가 들어온 곳에서 무엇 때문에 신고가 들어왔는지 제대로 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온의 헤븐워치가 반짝였다. 가온은 헤븐워치를 노려봤다. 안 그래도 전화할 생각이었는데 이 망할 팀장이 전화를 준 것이었다. 가온은 서둘러 노래방 복도로 나와 버튼을 눌렀다.

 

  “여기는 이상없습니다.”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툴툴거리며 가온은 자신이 지금 매우 불쾌한 상황임을 드러냈지만 팀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예의 그 하이톤의 목소리로 여전히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자기~ 제대로 놀고 있어?”

 

  “제대로 놀겠습니까? 멀쩡한 노래방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신고를 한답니까? 이렇게 나오시면 저 진짜 보이콧 할 겁니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원한이 가득담긴 목소리로 겁을 줘도 몽룡은 뭐가 그리 즐거운 것인지 여전히 기분이 좋아보였다.

 

  “너희가 원하던 폼 나는 일이야. 폼 나는 일.”

 

  “그러니까 뭐가 폼 나는 일...”

 

  “이제 됐겠지? 이제 됐을 거야.”

 

  가온은 몽룡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려다 입을 다물었다. 속닥거리는 소리에 가온은 온 신경을 집중했다.

 

  “수상한 기운이 있다는 신고라구. 저승에서도 이번에 큰 건이라고 나한테 말했는걸~? 그러니까 자기가...”

 

  “알았으니까 좀 조용히 좀 해보십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여러 귀들을 상대했지만 이렇게 기분 나쁜 감각은 처음이었다. 가온은 승후를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승후의 모습은 어째서인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험신호를 알리려는 듯 심장의 펌프질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가온은 느낄 수 있었다.

 

  “승후야! 어딨어, 노승후!”

 

  조급한 마음에 누군가 들을 지도 모른다며 밖에서는 절대 부르지 않는 이름을 부르며 가온은 노래방을 돌아다녔다. 심상치 않은 상황을 느꼈는지 평소라면 전화가 연결된 상태에서 계속 장난을 걸어올 몽룡의 목소리가 조용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주머니.”

 

  또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가온은 발걸음을 멈췄다.

 

  “여기에 가득가득 담아가자.”

 

  무엇을?

  가온은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여러 번 옮겨보았지만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어디에 가득 담아간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히히히히”

 

  기분 나쁜 웃음소리에 가온은 머리가 아파왔다. 표정을 잔뜩 찡그린 그는 주먹을 꼭 쥐고 조용히 중얼거리듯 아직 몽룡과 연결되어 있는 헤븐워치에 입을 대고 말했다.

 

  “허가... 해주십쇼.”

 

  “뭐를?”

 

  “뭐긴 뭡니까, 무기 사용허가 말입니다!”

 

  조급한 듯 입술을 살짝살짝 씹는 가온과는 다르게 몽룡은 뭐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 있는지 느긋하게 답했다.

 

  “여기서는 상황이 보이지 않지만... 네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한 번 믿어 볼까?”

 

  가온은 돌아가면 반드시 한 대 치고 말리라는 언제나 하는 다짐을 하며 왼손 검지를 빠르게 ‘톡톡’하며 움직였다. 자기는 이렇게나 조급한데 뭐가 저리 차분하단 말인가.

 

  “좋아, 허가할게.”

 

  가온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공중에서 총 한 자루를 만들어 내었다. 언뜻 보기에 비비탄용 권총처럼 보였지만 손에 굳건히 쥐어진 그것은 장난감 총보다 훨씬 튼튼해 보였다.

 

  “이제 담아가자. 사람들의 기를. 산 자의 영기를.”

 

  “동작 그만.”

 

  을씨년스러운 목소리가 거기까지 말을 마쳤을 때 가온은 갑작스레 나타난 정체불명의 도깨비 둘에게 총을 겨눴다. 가온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마른침을 삼켰다. 폼 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지 위험천만한 일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은 없었다. 바느질, 화장실 뚫기 같은 일들 말고 다른 일들이 하고 싶었던 건데 이런 일이라니! 그는 ‘폼 나는 일이기는 하네. 총질도 하고.’라며 빠르고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가온의 말에 멈춰 선 도깨비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들은 도깨비가 아니었다. 험상궂은 외모에 머리에 난 뿔.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이질감.

 

  “사람을 헤치는 것은 저승 도깨비 법에 어긋나는 거 아닌가? 아니지. 오니는 한국 저승 법을 잘 모르려나? 그래도 이거 저승 국제법상 위법인거 알지?”

 

  “화랑...인가?”

 

  “미안하지만 나는 화랑보다 더 폼 나는 직업을 가졌다고.”

 

  평상시에는 화장실 귀신 화장지 염색해 주는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가온은 총구가 그들을 벗어나지 않게 집중했다.

 

  “우리는 아무 짓도 안 했는 걸?”

 

  “우리는 착한 오니야.”

 

  “방금 사람들의 양기를 가져가겠다며.”

 

  본인 귀로 똑똑히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내빼는 오니들을 향해 가온은 더욱 더 총을 쥔 손에 힘을 실었다. 여차하면 바로 쏠 생각으로 그는 잠시간 그렇게 있었다.

 

  “들킨 거야?”

 

  “들켰나봐.”

 

  “그럼 죽이자.”

 

  쏙닥거리던 오니들은 결국 가온에게로 덤벼들으려 했으나 갑자기 나타나 막아서는 긴 장검 앞에 멈칫거리며 설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검이 바로 자신들을 꿰뚫었을 테니까.

 

  “아서라. 안타깝게도 우리는 저승 경찰이라 불리는 화랑들이랑은 다르게 너희를 즉결처분할 수도 있거든.”

 

  “너 어디 갔다 온 거야.”

 

  그렇게 찾을 때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승후가 떡하니 가온의 앞에 나타났다. 승후는 미안하다는 듯 살짝 고개를 까딱이며 말했다.

 

  “재미난 걸 발견해서 잠깐 다녀왔어.”

 

  “그래서? 뭘 발견했는데?”

 

  “안내 데스크 밑에 쪼그리고 계신 할아버지, 그만 나오시죠?”

 

  승후의 말에 가온은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들에게 야구르트까지 준 친절한 할아버지가 이 상황과 무슨 상관이 있길 래? 아무상관 없는 친절한 할아버지를 지금 이 상황에 끼어들게 만들려는 건가? 민간인을? 영문을 모르는 가온을 신경 쓰지 않고 승후는 약간 날이 서있으면서도 비꼬는 듯한 말투로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 아니다. 고부도리지이(ごぶどりじい)라고 불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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