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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억
작가 : Gaveriel
작품등록일 : 2016.7.22

기억

-김소월-

왔다고 할지라도 자취도 없는
분명치 못한 꿈을 맘에 안고서
어린 듯 대문 밖에 빗겨 기대서
구름 가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바라는 볼지라도 하늘끝에도
하늘은 끝에까지 꿈길은 없고
오고 가는 구름은 구름은 가도
하늘뿐 그리 그냥 늘 있읍니다.

뿌리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그 맘이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자갯돌 밭에서도 풀이 피듯이
기억의 가시밭에 꿈이 핍니다

 
아마도 그건
작성일 : 16-07-26 00:31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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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 후 입대

 끔직할 정도로 클리셰적이지만, 고전이 고전인 이유가 있듯 그 상황에선 최선의 대처였다고 생각한다. 약 2년간의 군생활 잠시 동안은 그나마 다른 생각을 하지않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군생활이 적응되니까 그런 효과도 차츰 빛을 바래버려서 제대를 앞둔 지금은 심란하기 그지없다는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고생많았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행보관님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대 앞까지 따라 나오셨다. 우리들은 시시콜콜한 추억, 덕담, 농담등으로 가벼운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었지만, 괜히 가슴이 아리는 듯한 느낌때문일까 아이러니한 무거움이 느껴졌다. 문 밖을 나서서도 멀어져가는 나와 동기들을 그는 끝까지 손을 흔들며 바라보았고 서로가 아지랑이처럼 흐릿해질 무렵에서야 당신의 자리로 흩어져갔다.

 맑은 가을 하늘

 동기들과 인사를 나누며 하나 둘씩 떠나보내는 이 날은 이별이란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달갑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 날을 괜시리 떠올리게 만들었다.

 설사 그것이 원래 자리로, 혹은 더 나은 곳으로 가는 것이라고 해도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과 만났고 오랜만에 같이 밥도 먹었다. 묘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굉장히 반갑고 기쁜 일이었다. 허나 복학, 취업, 인간관계...그동안 할 필요없었던 생각들이 쉴새 없이 몰아치는 것이 머리를 지끈거리게했다. 신생아가 된 듯한, 너무 많은 것을 찰나에 얻은 듯한 알 수 없는 무력감이 몸을 뒤덮었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 군대가 생각을 정리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인 이유를 확실히 깨달았다.

 

 항상 일어나던 때에, 일어나 같이 식사를 하고 부모님을 배웅해드렸다. 휴대폰도 살려야하고 복학신청도 해야하고... 오늘을 굉장히 빠듯하게 보내야 될 것같다. 그나저나 군바리 티는 안 나야할텐데 학교로 가는 길은 2년전에 가던 길과 같았지만, 조금씩 변해있었다. 새로생긴 가게,리모델링된 건물,새로 생긴 건물,뭐가 변했는지 일일이 세고있으니까 되게 나이들어보이네.. 학기중이라서 그런지 캠퍼스에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뭐랄까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활기나 생명력이 더 몰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센치해진다. 아직 졸업..안 했겠지 이번 학기가 아마 마지막일테지 형이나 성유정 둘 다 휴학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으니까 학교 지리를 까먹지 않아서 빠르게 복학 신청을 마치고 나올 수 있었다. 이 근처는 하나도 변한게 없는 것 같다. 1년동안 습관처럼 걸어다니던 길을 그때처럼 거닌다. 다리가 조금 떨렸다.

 

 "..주현상"

 

 "...오랜만이네"

 

 만나고 싶지않던 사람

 

 "...그래 그렇네"

 

 손이 조금 떨린다. 어쩌면 조금이 아닐지도 모른다.

 

 "...갈게"

 

 "잠깐..잠시만"

 

 조금 물러서서 그녀와 눈을 맞췄다. 눈동자에는 온전히 내가 맺혀있었다. 먼저 피해야할까 아니면 그대로 있는게... 맞는걸까 조금씩, 유정이의 눈동자에 비친 내가 흔들린다.

 

 "떨지마"

 "미안한 척도 하지마"

 "그냥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있어"

 

 안그러면...내가..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뭔가를 계속 삼키고 있었다. 온몸을 떨고있었다.

 

 내가 흔들린 건 나만의 이유가 아니었구나

 우리는 아직 2년 전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긴 시간을 도망쳤지만 단지 눈을 잠시 어딘가로 돌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 무책임한 최초의 상황을 둘 모두 해결할 용기가 없었다. 부끄럽게도 난 항상 그녀보다 겁쟁이였었고 나도 모르는 새에 힘든 일을 모두 그녀에게 떠밀었던 것이다.

 

 "유정아...사랑해"

 

 숙여졌던 고개가 다시 들렸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맞췄다.

 

 "정말 사랑했어"

 

 헝클어진 그녀의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이렇게 힘든 말 아무 잘못없는 너한테 말하게해서 미안해"

 

 눈가에 묻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냈다.

 

 "우리... 헤어지자"

 

 그녀는 내 품에 안겨왔다. 나는 그녀를 품어줬다. 2년 전에 맺어야했을 끝을 나는 이제야 맺었다. 그녀도, 나도 서로 잘 몰랐기에 끝을 내지 못하고 아파했다. 하지만 2년 동안 그녀와 내가 깨달은건 시작을 하기 위해선 끝을 내야한다는 것과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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