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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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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이광의 인생 개척사.

군 시절부터 복학생시절, 취업과 생존경쟁,목숨을 걸고 나선 치열한 삶의 전장.

이것은 흙수저의 피비린내 나는 인생사이며 성공사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버무린 인간들의 생존사인 것이다.
이 시대를 거쳐간 세대는 모두 영웅이었다.
우리는 이 영웅들이 다져놓은 기반을 딛고 이렇게 사는 것이다.

이이야기는 이 시대가 끝날때까지 계속된다.

 
27 화
작성일 : 16-07-25 15:55     조회 : 529     추천 : 0     분량 :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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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27

 

 

  그날 저녁은 레이션 1박스를 까서 분대원 회식을 했다. 1명이 휴가 중이라 8명이 1박스를 똑같이 나눴는데도 초콜릿, 통조림, 껌까지 각자 7, 8개의 선물이 돌아갔다.

 “날 잡아서 한 박스 술 바꿔먹자.”

 이광이 선언하자 환성이 일어났다. 자기 몫을 우의 주머니에 넣고 벙커를 나온 이광이 부분대장 양만호를 불러내었다.

 “야, 나 아랫마을 다녀올 테니까.”

 “알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양만호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양만호는 이광과 윤진의 사이를 아는 것이다. 본래 제가 먼저 찍었던 윤진을 이광이 가로챈 꼴이었지만 본인은 휴가와 맞바꾼 셈으로 치고 있다. 휴가 동안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7시 반이다. 이광이 집 앞에 다가가 휘파람을 불었더니 곧 방문이 열리면서 윤진이 나왔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당으로 나온 윤진이 문 앞에 선 이광의 손목을 잡더니 건넌방으로 끌었다.

 둘은 말없이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 앉았다. 방으로 들어와서야 운동화를 벗는 이광의 뒤에서 윤진이 말했다.

 “그놈이 내일 낮에 온다고 편지가 왔어.”

 윤진이 이광의 뒤에서 두 손으로 상반신을 껴안았다. 뭉클한 젖가슴의 감촉이 등에 느껴졌다. 이곳은 전화가 없다. 그래서 우체부가 작전하는 것처럼 편지를 배달해오는 것이다.

 “내일 낮 12시쯤 도착한다는 거야, 9시에 명현리에서 내려서 한 시간 버스 타고 두 시간 샛길을 걸어올 테니까.”

 이제는 이광이 바지를 벗기 시작했으므로 윤진도 뒤에서 옷을 벗으면서 말을 이었다.

 “3년쯤 전에도 그렇게 온 적이 있어, 그때는 나하고 둘이 왔지만.”

 옷을 벗은 이광이 깔아놓은 요 위로 올랐을 때 윤진이 바로 안겼다. 윤진은 이미 알몸이다. 곧 방안에서 거침없는 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옆방의 윤진 어머니가 가끔씩 기침을 했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 엉킨 두 쌍의 사지가 몸부림을 치면서 절정으로 오르고 있다. 방안은 눅눅한 열기로 덮여졌다. 이윽고 윤진이 절정에 오르면서 신음을 뱉었다. 이광은 윤진의 알몸을 빈틈없이 껴안은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윤진도 엉킨 몸을 풀지 않는다.

 “어떻게 할 거야?”

 윤진이 사지를 늘어뜨리면서 물은 것은 한참 후였다. 윤진의 남편이 내일 데리러 온다는 말이다. 술 마시면 구타를 일삼는 남편이다. 실제로 윤진의 등과 다리에 난 상처는 구타에 의한 것이었다.

 실직 후에 술주정이 늘어난 남편은 알콜 중독 치료를 세 번이나 받다가 뛰쳐나왔다. 참다못한 윤진이 이혼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맞기만 했고 결국 강원도 깊숙한 이곳 친정까지 도망쳐온 것이다. 윤진은 그 작자가 오지 못하도록 공비가 출현한 것이 고맙다고까지 했다.

 윤진은 남편한테서 온 편지를 보여줬는데 구구절절 다시는 술 먹지 않고 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늘어놓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공비 출현이 뜸해지고 통행제재가 풀렸기 때문에 남편이 내일 데리러 오는 것이다. 아니, 끌고 가려고 오는 것이나 같다. 이것은 법으로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알았어.”

 윤진의 몸 위에서 떨어져 옆에 누운 이광이 긴 숨을 뱉으며 말했다.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부탁해.”

 윤진이 팔을 뻗어 이광의 상반신을 껴안았다. 볼을 이광의 가슴에 붙인 윤진이 더운 숨을 뱉으며 말했다.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야.”

 “내가 쏴 죽이면 공비가 한 짓으로 알 거야.”

 “죽여.”

 다리 한 짝을 이광의 하체 위로 비스듬히 걸쳐 온몸을 붙인 윤진이 말했다.

 “죽여버려.”

 “한 번 더 할까?”

 “내가 위에서 해줄게.”

 이광의 남성을 움켜쥔 윤진의 숨소리가 다시 가빠졌다. 방안에 열기가 일어나면서 조금 전보다 더 큰 신음 소리가 울렸다. 윤진이 금방 뜨거워진 것이다. 옆방에서 기침 소리가 들렸는데 윤진의 신음에 맞추는 것 같다. 이광은 두 손을 뻗어 윤진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뜨겁다. 윤진의 말과는 달리 이 순간은 가장 황홀한 시간이다. 이 황홀한 기쁨을 방해하는 놈은 총살시켜야 된다. 그놈은 내일 이곳에 왔다가 공비의 총에 맞아 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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