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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약판] 용사가 많이 약했다
작가 : 규율
작품등록일 : 2017.6.7

[약+판타지] 제 양심의규정상 줄거리를 알려드릴 순 없고 그저 흔한 용사마왕물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정도만 알려드리겠습니다.

 
1챕터 (2)
작성일 : 17-06-07 18:58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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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급한 마음에 강제로 차원의 문을 찢어 열었다. 거대한 산이 사막으로 변해버릴 만한 강한 압력이 내 몸을 모조리 분쇄하기 시작했으나 마력으로 빠르게 재생을 시키며 차원의 문을 넘는다.

 

 “멈추어라!”

 

 그것은 언령. 드래곤이 쓰는 용언과 같은 말이 그자체로 힘을 갖는 스펠. 상황을 파악하기도 힘들지만 나는 일단 나의 권속에 해당하는 집사를 멈추게 시켰다.

 

 그리고 보라색 피가 바닥을 적셨다.

 

 보라색 분수를 쏟아내는 것은 새하얀 목. 회색의 정장에 보라색 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그 관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두 명의 남자.

 

 “크, 마왕님. 그렇게나 축제를 원하셨습니까.”

 

 노신사의 갈라지는 목소리가 나를 꾸짖었다. 본래라면 겨우 목정도 베였다고 죽을리 없지만 나는 방금 언령을 내렸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단순히 몸의 구속을 넘어 모든 마력의 행동을 금지시켰다.

 

 본신체에서 분신체로 몸을 갈아탈 기회조차 없이, 본래라면 피하지 않아도 검이 부러질 연약한 일격에 고대부터 마왕을 모시던 집사의 생명이 사그라져간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는 멍하니 용사를 바라본다. 용사의 주위에 보이는 빛 무리. 아주 짧은 시간 생겨나는 빛 무리가 연이어서 하나의 빛의 기둥을 형성한다. 그리고 빛이 그의 몸에 생겨날때마다 용사의 격이 아주 조금씩 성장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이 성장한다. 그러더니 너무 많이 성장한다.

 

 “설마 집사가 흑막인 진보스 히든엔딩이었나. 너무 폭렙인데.”

 

 “......”

 

 나는 아무런 기술도 익히지 못 했음에도 마왕보다 강해진 용사를 바라본다. 물론 어디까지나 막 차원의 문을 억지로 통과한 자신을 기준삼은 것이지만. 여긴 마계가 아닌 나를 쓰러트릴 용사의 앞이다.

 

 “치트인가. 버그인가.”

 

 치트? 치트란 무엇일까. 버그의 반대말일까? 하지만 허약한 용사일 때 자신을 보고 외쳤다는 점을 보면 치트란 것도 마왕강림에 비할 정도의 수준임이 분명하다.

 

 강해진 격으로 보자면 이득을 본 것이라고 해석해야겠지.

 

 “음. 근데 이대로 쓰러트리면 너무 허무하잖아.”

 

 용사는 나를 무찌를 자신이 충만한지. 팔짱을 끼고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지?

 

 도망을 쳐야하나?

 

 아니, 마왕인 내가 도망을 친다고?

 

 내가 도망을 쳐도 그걸 아는 마족은 없다. 그저 용사만이 알 뿐이지. 하지만 지금의 몸상태로는 마계로 갈 차원의 문을 열 수 없다. 한동안 추격적이 벌어지겠지.

 

 “아, 그래. 놔주자. 어차피 폭렙도 했고 지금상태로 모험을 하면 예전에는 못 해본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겠지.”

 용사는 내게 등을 보였다. 너무 무방비해 보이는 모습.

 

 그것이 굴욕을 선사했다.

 

 싸우고 싶다.

 

 이 한 몸 불 살러 싸우고 싶다. 혼을 걸고 소멸의 위험을 감수하고 모든 힘을 끌어내서 싸우고 싶다. 악조건이면 악조건인 상태로 혼신의 생사결을 펼치고 싶다.

 

 “그레고릭.”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그레고릭의 가르침이 가슴에 남아 타오르는 불을 잠재운다.

 

 ‘마왕님. 절대로 자신의 직무를 잊어선 안됩니다.’

 

 ‘마왕님. 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마왕님. 부디 제 허락 없이 싸우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수많은 말이 사슬이 되고 족쇄가 되어 나를 붙들었다. 지금 내가 싸우다가 이기면 상관없다. 하다못해 둘 다 죽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진다면? 만약 용사가 이겨버린다면 마계는 어찌되는가.

 

 잘은 모르겠지만 집사를 죽여서 용사의 격이 강해진것을 볼 때. 자신마저 죽게되면 용사는 마계에 와서 힘이 약해진 상태로도 마족들을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쓰러트릴수록 강해질 것이다.

 

 전투는 곧 학살이 되고 이번에는 용사가 마계를 상대로 축제를 벌이게 될 것이다.

 

 “살면서 이처럼 자신이 없던 적은 처음이군.”

 

 30m에 달하는 서류를 보았을 때도.

 

 그레고릭이 107의 분신체와 함께 나를 알현했을 때도.

 

 마왕의 지위에 올라 모든 마족을 굽어 살피게 되었을 때도.

 

 이렇게 무겁고 답답한 적은 처음이다. 나의 생명은 얼마든지 받칠 수 있지만 마계를 없애는 일에 제물이 될 수는 없다.

 

 나는 그레고릭의 가르침에 따라 용사를 보내주었다.

 

 아직 식지 않은 뜨거운 피웅덩이를 밟으며 마왕성의 집사였던 이를 내려 보았다. 지금쯤 분신체가 모조리 사라져서 마계에 혼란이 생기겠지.

 

 그리고 그걸 처리하다보면 용사는 터무니 없이 강해져있을 것이다.

 

 본래는 쓰러트릴 수 없는 존재들을 쓰러트리게 될 것이고 격은 나날이 성장하겠지.

 

 그 꼴을 내비두어선 안 된다.

 

 “그레고릭. 죽어서도 마계를 지켜라!”

 

 손상된 몸으로는 펼쳐선 안 되는 언령. 수명이라고 불리는 선천지기를 기초로 삼고, 마력으로 조율을 하며, 혼의 일부를 핵으로 삼은 스펠.

 

 마술이면서 마법의 영역을 침범한 마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 지금 생겨난다.

 

 그레고릭의 몸이 빼빼 말라간다. 마르고 말라 뼈만 남아버리고 그 뼈들이 얽히고 얽히며 하나의 창처럼 변해간다.

 빠졌던 회색의 머리카락들이 창대의 끝을 풍성하게 감싸며 둥지를 튼다.

 

 바닥에 흩뿌려진 피가 모여들어 구의 형태를 띠며 그 둥지에 안착하자 그것은 하나의 창으로도 지팡이로도 보였다.

 

 “나의 이름은 무엇이냐. 창조자여.”

 

 “너의 이름은.”

 

 새롭게 태어난 그레고릭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레고릭이란 이름은 마계에서 가장 위대한 집사로서 남았으면 한다. 다른 누구도 그와 같은 이름을 쓰면 안 된다.

 

 설령 그레고릭의 몸으로부터 만들어진 마도구라고 할지라도.

 

 “용사를 죽이는 것이 숙명이다. 그런 너는 특별하니 스스로 이름을 지어라.”

 

 “흐흐흐.”

 

 보랏빛 광채를 내며 웃음을 흘리는 마도구에게 손을 뻗는다. 압도적인 마력. 그리고 느껴지는 그레고릭의 권능. 본래는 상실되어야 할 마법이 마도의 힘을 빌려 남았다.

 

 마술을 쓰게 해주는 마도구도 아니고 마법을 쓰게 하는 마도구라니.

 

 내가 만들었지만 실로 위대한 것을 태어나게 했다.

 

 “데드엔딩. 앞으로 그것이 나의 이름이다.”

 

 마도구가 스스로의 이름을 정하자. 강한 마력의 파동이 뿜어졌다.

 

 “좋군. 데드엔딩.”

 

 나는 나의 주변에 떠다니는 107개의 데드엔딩을 보면서 미소 지었다. 데드엔딩의 보라색광구마다 그런 나의 비쳐보였다. 인간계에 널리 퍼져있는 마왕다운 사악한 웃음이다.

 

 “가자. 용사보다 강해지기 위하여.”

 

 “어디로 갈 것이지?”

 

 “어디든, 용사보다 한 발 앞서서.”

 

 내가 강해지면 좋겠지만 그건 솔직히 무리다. 마왕은 그자체로 완성된 존재.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다. 세상에 모든 마를 통솔하는 능력과 마계에서 무한한 마력공급이 가능하니 강해지려는 것도 이상할 노릇.

 

 하지만 지금의 난 몸이 손상되어 있다. 게다가 인간계는 마력이 없다. 그저 마력이 되지 못한 에너지로서 마나가 존재할 뿐. 가공이 용이하고 다양하게 변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지만 용사를 쓰러트리긴 힘들겠지.

 

 마력이 곧 몸의 구성을 이루는 경지에 도달하였기에 마력의 수급이 시급하다.

 

 하지만 마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용사를 내버려두면 터무니없이 강해질 테니까.

 

 “용사의 성장을 방해하고 나의 성장을 추구한다.”

 

 다행이라면 본래 용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잘 알고 있다. 어디까지나 전대의 용사에 대한 것이지만 강해지기 위해 사용된 과정을 대부분 숙달하고 있다.

 

 그러니 그것을 가로채서 용사의 성장을 막는다.

 

 “재밌겠군. 흐흐흐.”

 

 데드엔딩이 분신체를 소거시키며 웃었다. 그 웃음소리만큼은 그레고릭이랑 닮았어. 어쩌면 이 목소리도 과거의 그레고릭 목소리일 수도 있다.

 

 그 진의여부는 오로지 죽어버린 그레고릭만이 알겠지. 더불어 영혼조차도 애고로 만들어졌으니 알아낼 방법은 이제 없다.

 

 “분신체를 하나 보내, 용사를 감시해라.”

 

 “그냥 가서 싸우면 안 되나? 우리 둘의 무력이라면 드래곤도 문제없을 텐데.”

 

 마계에도 드래곤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력을 쓰는 마룡과 마나를 쓰는 드래곤은 상성이 다르다. 100%의 몸이라면 별로 고민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용사가 기술을 익히기 전에 쓰러트린다. 그게 안 될 것 같다면 미리 영양분이 될 적들을 제거한다.”

 

 “흐흐흐. 마왕이 겁이 많군.”

 

 부정할 수 없다. 그만큼 내 어깨에 짊어진 것이 무겁다. 마계에 비하면 어깨위의 목은 솜처럼 가벼울 따름.

 허나 모든 마를 지배하는 마왕으로서 마도구의 무례를 계속 용납하는 것도 이상하지.

 

 “명에 따르라.”

 

 “흐흐흐. 언령이라도 내릴 표정이군.”

 

 깐죽거리는 말투와 달리 허공에 생겨난 분신체가 쏜살같이 하늘을 날아 모습을 감춘다.

 

 “보인다. 보여. 마을에서 용사가 나오고 있어. 그리고 그의 옆에 웬 여자애가 하나 붙어있군. 겉으로 보기에는 시골아낙네다.”

 

 이번 용사는 그 마을 출생이었지. 그렇다면 소꿉친구일 수도 있다. 본래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연약한 소꿉친구를 데려가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지금의 용사는 강하다.

 

 대륙에 존재하는 초인에 버금간다.

 

 그런 초인과 함께라면 모험은 여행이란 것으로 둔갑해버리지.

 

 “죽일까? 직접 내려가서 분홍색 심장꼬치를 만들어도 되고, 멀리서 바람의 칼날로 목위를 가볍게 만들어서 듀라한 지망생으로 만들어도 되는데. 흐흐흐.”

 

 잠시 고민을 해본다. 용사를 죽이면 일단 분신체는 소멸한다. 그리고 마도구인 데드엔딩은 그레고릭의 마법과 달리 분신체를 더 만들지 못 한다.

 

 “어차피 연약한 계집애. 경우에 따라 인질이 될 수도 있으니 내버려둬라.”

 

 “그래?”

 

 “용사가 어디로 가고있지?”

 

 “동쪽으로 가고 있어. 이쪽 길로 가면 산맥이 턱하니 보일텐데.”

 

 산맥이라. 머릿속에서 지도를 그려본다. 인간의 마을 같은 것은 너무 오래되어서 의미가 없다. 나라정도가 되지 않는 한 번영과 멸망을 반복하겠지. 반면 산은 어지간해서는 사라지는 일이 없다.

 

 그런 면에서 축제동안 그려낸 지도는 정확도가 높다.

 

 “본래 용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라면 서쪽으로 향했겠지만 지금의 용사는 동쪽의 슈베르탄 산맥을 넘을 무력이 충분하다. 산맥의 중심도 아니고 뿌리에 해당하는 곳을 넘어 국경을 넘어도 이상하지 않겠지.”

 

 “흐흐흐. 산속에서 기습인가.”

 

 “아니. 아직 때가 아니다. 분신체를 보내 산맥을 살펴라.”

 

 생각해보니 보고를 안했거나 기록이 유실된 던전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 마음만 같아서는 분신체를 마계로 보내 사정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고 싶지만 마도구는 마도구지 마족이 아니다. 내가 차원을 넘겨 보내줘도 되돌아올 수 없다.

 

 “방금 만들었으면서 잘도 부려먹는 군.”

 

 “다 너의 숙명을 위해서다.”

 

 “흐흐흐. 일단 기다려주겠어. 하지만 나의 인내심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마왕에게 하는 말치고는 건방지기 짝이 없지만 지금은 데드엔딩의 존재가 중요하다.

 

 데드엔딩의 분신체들이 하늘위로 날아가는 것을 보며 나도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마을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주변을 살펴 거목에 손톱을 찔러 넣고 마나를 활용하여 껍질을 완벽하게 도려낸다.

 

 공들여 벗겨낸 껍질의 넓이는 가로 3m의 세로 5m. 껍질을 둘로 접어 포개고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다. 구멍으로 머리를 집어넣어 하나의 거적대기를 걸친 모습을 하게하고 덤블을 꺾고 화관처럼 머리에 써서 뿔을 감춘다.

 

 “흐흐흐. 엘프놀음인가.”

 

 데드엔딩의 말을 무시하고 수분이 많아 보이는 나무에 데드엔딩의 창날을 꽂아 넣는다.

 

 “끈적끈적한 액체가 내 몸에 달라붙고 있어.”

 

 창날을 뽑아내니 진액이 묻어있다. 진액을 껍질 외투에 바르고 나뭇잎을 뜯어다가 붙인다. 그리고 재차 데드엔딩을 진액이 흐르는 곳에 찔러 넣는다.

 

 “으읏. 함부로 박지 말아줘. 아프다고.”

 

 무시하고 재차 박는다. 마력의 구성상 창날의 예리함이 평범했기에 살살 박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처음도 아니잖아.”

 

 “처음에도 세게 박았잖아. 히잉.”

 

 일부로 낸 여자 목소리와 그레고릭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몸에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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