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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디멘션
작가 : 은발늑대
작품등록일 : 2017.6.5

어느 날부턴가 인류의 땅에 정체 불명의 생명체들이 침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차원관문을 통해 넘어와 닥치는대로 인간들을 몰살시켰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들이 보여준 막강한 힘에 인류는 이계의 존재를 오디멘션(O-Dimension)이라 일컬었다.
오디멘션을 막기 위해 인류는 <해방자>들을 모았다. 그들은 이계의 존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집단. 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정의롭고도 성스러운 자들.
그들의 처절한 싸움이 지금 시작된다!

 
이계의 존재(2)
작성일 : 17-06-06 17:22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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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기기기긱!

  “으악!”

  몇몇 대원이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체 기울어진 방향으로 떨어졌다. 소수의 대원과 환혁만이부서진 외벽에 겨우 매달렸다.

  이대로라면 건물이 계속 기울어지며 떨어지는 충격으로 빌딩이 무너져 모두 죽을 위기였다.

  “대, 대령님! 으악!”

  “크윽!”

  환혁 바로 옆에 있던 대원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저 아래로 떨어졌다. 그가 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시야 저편으로 사라졌다.

  쿠구구구!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와 철골들이 부서지고 휘며 기괴한 소리를 냈다.

  “여기서 뭐해요?”

  그때 천천히 기울어져 가는 환혁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녀는 외벽 밖에 서서 한 손에는 검은 장검을 든 체 매달려 있는 환혁을 내려다 봤다.

  아까부터 거리에 서서 거인과 마주하던 여성이었다.

  그녀는 환혁 앞에 위태롭게 쪼그려 앉아 입을 열었다.

  “뭐하시냐고요?”

  “어, 어서! 도망가! 여긴 위험하다고!”

  이랑이 태평스레 말하는 것과 달리 환혁은 어떻게든 민간인을 대피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평안한 표정과 말투였다.

  “아저씨가 더 위험해 보이는데.”

  “큭!”

  “도와줄까요?”

  쾅!

  거인이 빌딩에 손과 발을 꽂아 넣더니 붕괴에 가속을 붙이고 있었다.

  쾅! 쾅!

  심지어 그 거인은 단순히 빌딩을 치는 것이 아닌 점점 빌딩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건물의 구조가 그나마 버텨주어 추락이 늦어지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가속이 붙어 위험했다.

  “도와줘요? 말아요?”

  “큭!”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환혁에게 있어서 이 위기 상황에서 무얼 믿을 수 있겠냐만 지금 당장은 그녀에게 의존해야 했다. 그녀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쾅!

  무너진 빌딩의 꼭대기가 어느덧 다른 빌딩에 부딪혀 수직을 이루고 있었다.

  “도, 도와줘!”

  “정말요?”

  “썅! 장난 칠 때 아냐! 얼른!”

  어느덧 환혁의 목소리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그의 절박함에 이랑이 피식 웃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환혁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랑은 괴력을 발휘해 한 번에 그를 끌어올렸다. 그러더니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는 다짜고짜 무너진 건물의 꼭대기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다, 다른 대원은!”

  “아저씨 하나 구하기도 벅차요. 다른 사람들은 아쉽지만 다음 생에.”

  실제로 다른 대원들은 이미 바닥으로 추락한지 오래였다. 그들을 보는 환혁의 눈동자가 황망했다.

  쿠오오오!!!

  거인이 잔뜩 흥분해서는 괴성을 질렀다. 이랑은 그런 거인의 동태를 힐끔 쳐다보고는 속력을 더 냈다.

  “루시! AA급 탄 허용!”

  [OK! 기다렸다고!]

  이랑의 무전과 동시에 3km 밖 건물에서 대기 중이던 ‘루시’가 방아쇠를 당겼고 두 발의 AA 급 탄이 거인의 아이기스(Aegis)를 뚫고 한 쪽 팔에 박혔다.

  쾅! 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거인의 팔이 나가떨어졌고 뜯어진 단면에서 피가 솟구쳤다. 빌딩을 타고 올라오던 거인의 움직임이 잠시 주춤거리며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유효타가 되나 싶었지만 이내 상황은 다시 급반전 됐다.

  거인의 팔이 엄청난 속도로 다시 재생되는 것이었다.

  [어머~ 고속 재생이야! 마나로 구성된 몸뚱아리인가?]

  “트리플 A 탄 허용. 군인 아저씨 대피시킬 때까지 최대한 늦춰봐.”

  쾅! 펑!

  아까보다 더 위력이 강력한 탄이 거인의 다리에 박혀 그대로 폭발했다. 흔적도 없이 다리가 절단 되었지만 이내 고속 재생하여 다리가 생성됐다.

  하지만 아까와 달리 루시는 방아쇠를 멈추지 않고 재생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펑! 펑! 펑!

  폭발을 뒤로하고 이랑은 건물 끝까지 달려서는 무너진 빌딩을 지탱해준 다른 건물 쪽으로 다렸다. 그 순간에도 건물이 기울어 졌고 이내 걸을 수 없을 만큼 기울어 자연스레 미끄럼을 타야했다.

  그렇게 이랑과 환혁이 미끄러져 내려가던 중 저 끝에 반대편 건물에서 다른 대원들이 보였다.

  “유 대령님!”

  건물 끝에 간신히 다다른 이랑은 대원들에게 환혁을 넘겨주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환혁은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아까처럼 쪼그려 앉아 있었다.

  “이 건물 서쪽으로 가면 주차장이 있어요. 거기에 보면 화물용 승강기가 있으니 그걸로 탈출하면 되요.”

  “너는!?”

  “내 신경 쓸 겨를 있으면 아저씨 목숨이나 잘 간수하세요. 박봉 받으면서 개죽음 당하기는 아깝잖아요? 그리고…….”

  이랑의 이채가 거인을 향했다.

  “당신들은 저것을 막을 수 없으니까.”

  그녀는 뒤돌아서서 다시 거인에게 뛰어갔다.

  환혁이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떠나자마자 빌딩이 더 가라앉아 저 아래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젠장!”

  바깥을 내려다보니 중력을 버티지 못한 빌딩이 추락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중력을 무시한 이랑이 거인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환 대령님! 얼른 가셔야 합니다! 이대로는 이 빌딩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

  그 광경을 보던 환혁은 병력을 이끌고 사라졌다.

  무너지던 빌딩의 기울기가 거의 수직에 다다랐을 때 이랑은 부서진 절단면의 꼭대기에서 거인과 마주 하고 있었다.

  “평범한 신은 아닌 것 같네. 하필이면 이럴 때…….”

  그녀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검은 검을 바라봤다.

  신을 없애기 위해 선택된 더러운 힘, 하지만 그것이 이랑에겐 숙명이었다. 어쩔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짐이었고 도망칠 수 없는 현실이자 운명이었다.

  다만 그 운명에 있어서 도망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런 운명에게 대가를 주어야 하는 것이 불합리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우린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이랑은 지그시 눈을 감고 주변의 것들에 집중했다.

  흩날리는 흙먼지, 뒤덮인 거인의 피냄새, 더러운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들, 그리고 나.

  이랑은 눈을 뜨자 그녀의 눈가에 파란 마나들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색이 점점 짙어져 점점 전신으로 퍼져갔다.

  “해방(解放)!”

  고요한 외침과 함께 그렇게 그녀의 능력이 해방되었다.

  광풍이 검끝으로 모여들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하얗게 물들어서 달빛과도 같이 변했다.

  이윽고 밤의 어두운 빛마저 반사시킬 정도로 백발이 빛을 내자, 이랑은 주저 없이 칼을 대각아래로 늘어뜨렸다.

  “부디 용서하길 바랍니다. 초라한 인간의 몸으로 신을 처단하는 저를…….”

  패기 넘치던 목소리는 사라진지 오래다.

  대신 우울한 음성이 구슬프게 그녀의 작고 도톰한 입술사이로 외워졌다.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키이이이이이이이잉!!!

  귀를 찢을 듯한 공명음과 함께 진동이 그녀의 검에서 일어났다. 모여들었던 광풍이 마찰을 일으킨 것이다.

  “삭풍(朔風)……!”

  쿠오오오!

  주문을 외우자 거인이 괴성을 지르며 형체를 바꾸었다.

  이번에는 뱀이었다.

  수백만 마리 쯤 되는 뱀으로 신체를 분해시켰고, 그것들이 지체 없이 이랑의 모가지를 노렸다. 비처럼, 또는 화살처럼 뱀무리가 달려든다.

  슈욱!

  단 한 번이었다.

  이랑은 단 한 번 위에서 아래로 칼을 휘둘렀을 뿐인데, 공간이 멈춘 듯 뱀들이 잘려나갔다. 어떤 건 몸이 반토막 나고, 어떤 건 목이 날아갔다.

  신기하게도 뱀들에게서 피가 나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뱀들은 유리파편처럼 부서졌다. 떨어져 나온 파편들은 다시 잘게 쪼개져서 공기처럼 산화됐다.

  끝이었다.

  허무맹랑하지만 거인은 그걸로 다시 존재를 찾지 못했다.

  신이란 존재는 늘 일격에 죽어야 했다. 딱히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랑은 늘 일격필살을 고집했다.

  그러다보니 한 번에 많은 힘을 소비해야 했다. 상대를 가늠할 것 없이 전력을 쏟는 것이다.

  “하아…… 하아…… 하아…….”

  거친 숨이 이랑의 목구멍을 긁었다.

  아무리 신이라 해도 저들은 존재하는 것들. 무(無)로서 존재를 상실하게 하는 건 사실상 상대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랑은 누군가를 늘 없애야 하는 숙명이 싫었다. 그래서 모든지 한 번에 없앴다.

  단번에 죽음에 다다르면 고통이 없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는 모른다.

  ‘죽는 게 다 똑같을 텐데…….’

  백발이 점점 힘을 잃더니 축 쳐졌다. 색깔도 본래의 검은 색으로 차츰 돌아왔고, 검에 모여들었던 기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때 쿨럭 하고 핏덩어리가 목구멍을 넘어왔다.

  “하아, 젠장…….”

  생기를 잃은 눈동자가 손바닥에 고인 핏물을 비췄다. 다행히 급격히 뛰었던 심장박동이 차츰 잦아들어서 망정이지, 조금만 더 나아갔다면…….

  [야! 최이랑! 괜찮은 거야?!]

  무전기 너머 루시가 놀라서 물었다. 스코프로 사태를 지켜보다가 이랑의 각혈을 본 것이다.

  “괜찮아. 후……. 한 두 번 이런 것도 아닌데, 뭐…….”

  [이쒸! 사람 놀라게 하지 말라고!]

  “걱정 해준 거야?”

  [그래! 내 돈 줄 끊길까봐 걱정했다!]

  누가 파트너 아니랄까봐.

  평소처럼 대해주는 루시, 그녀를 떠올리자니 이랑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이랑은 군인들이 사라졌던 방향을 바라봤다. 다행히 그들은 잘 돌아간 모양이었다.

  이미 많은 생명의 기척이 희생됐지만, 이만하면 다행이지.

  “철수하자.”

  [어? 군인 아저씨들은?]

  “잘 돌아갔겠지. 철수도 작전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인데.”

  [그렇긴 하지……. 합류지점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응…….”

  이랑은 검집에 칼을 집어넣고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심신이 무거워 쓰러질 지경이었지만, 애써 참고 견뎠다.

  어차피 직면한 숙명이기에 버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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