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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미선
작가 : MIN
작품등록일 : 2017.5.28

호기심이 낳은 불화일까, 하늘이 엮은 장난 일까. 인간도, 정령도 될 수 없는 소녀와 인간 남자의 사랑. 그리고 소녀의 사랑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또 다른 남자.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과연 그들의 사랑은 지켜질 수 있을까..?

 
01화 만남의 시작
작성일 : 17-06-06 01:49     조회 : 372     추천 : 0     분량 : 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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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화 만남의 시작

 

 

  나무들이 울창한 산 속.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풀이 잔뜩 우거진 그 곳에 새하얀 소녀가 잠들어있다. 숨소리조차 없는 것이 꼭 죽은 사람 같았다.

 

 저벅저벅.

 

  인적이 드문 것이 분명한 이곳에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는 점점 더 소녀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소녀는 여전히 눈을 꼭 감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

 

  발소리가 소녀의 근방에서 멈췄다. 소녀를 발견한 것이다.

 

 “이게 무슨…….”

 

  발소리의 주인은 시대와 어울리지 않게 한복을 차려입은 남자였다. 남자는 소녀를 발견하고 무척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보십시오. 괜찮습니까? 일어나 보십시오.”

 

  남자는 소녀에게로 다가가 깨웠다. 하지만 소녀는 남자의 부름에도 깨어나지 않았다. 남자는 아무리 깨워도 소녀의 의식이 없자 무릎으로 머리를 마치고 한손을 이마에 올리더니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산을 수호하는 물의 정령이여 이 산의 주인이 명령하니 어서와 이 소녀에게 물의 기운을 불어 넣기를 바라노라.”

 

  남자의 말이 끝나자 손끝에서부터 푸른빛이 일더니 소녀에게로 스며들어갔다.

 

 “이걸로 일단은 안심인가.”

 

  한숨을 내쉬며 한시름 덜었다는 듯 안심한 표정을 짓던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소녀에게로 스며들었던 푸른빛이 다시 몸 밖으로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이럴 리가 없을 텐데!”

 

  다시금 소녀를 이리저리 살피던 남자는 소녀에게서 이질감을 느꼈다. 정신을 집중하고 그 느낌을 자세히 느끼려하자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기운을 감지했다.

 

 ‘정령…… 아니, 인간인가?’

 

  남자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고민을 이어갔다.

 

 “하, 인간의 육체와 정령의 영혼을 가진 존재인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하며 말을 하는 남자. 그러나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잠이 든 소녀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말도 안 되는 일을 마주한 남자만 당황스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

 

 “일단 거처로 옮겨야겠군.”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남자가 소녀를 안아 올렸다. 느티나무들이 즐비한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고목나무 한 쌍을 거쳐 커다란 바위를 지나자 높디높은 벼랑의 밑 부분에 도착했다. 그는 소녀를 수풀 위에 잠시 내려놓더니 땅에 손을 짚고 말했다.

 

 “나 이곳의 주인이니 길을 열어 맞이하라.”

 

 그러니 벼랑이 흔들리더니 아랫부분부터 서서히 동굴의 입구가 들어났다. 남자의 키 정도의 동굴 입구가 들어나자 소녀를 다시 안고 동굴의 안쪽을 행했다. 어느 정도 안쪽으로 들어오자 동굴의 입구가 사라지더니 벽면을 타고 불빛이 생겨났다. 그 불빛을 따라 남자는 동굴의 깊숙이 들어갔다.

 

  동굴의 끝자락에 다가온 듯 좁았던 길이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의 나무문이 나타났다. 그는 문을 몸으로 밀어 열었다.

 

 끼익-

 

 기분 나쁜 마찰음과 함께 나무문이 열렸다. 남자가 방 안으로 발을 들이자 안에서부터 불이 켜졌다. 밝아진 내부는 생각 외로 아늑해 보였다. 나무와 돌로 만들어진 가구와 동물가죽으로 된 이불, 몇 가지 약초들이 보였다. 남자는 돌로 된 침대에 소녀를 눕혔다.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인가.”

 

  남자가 소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소녀는 정령의 영혼을 가졌지만 인간의 육체에 얽매여 있다. 그렇다고 소녀가 인간들과 어울려 살 수 있을 리 없다. 필시 문제가 생길 터였다.

 

 “아아…….”

 

  남자의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던 그때, 소녀의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보십시오, 정신이 드십니까?”

 

 “여기가…… 어디입니까?”

 

 “이곳은 제 거처입니다. 인적이 드문 산 속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발견하고 데려왔습니다.”

 

  소녀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남자가 소녀를 부축했다.

 

 “괜찮습니까?”

 

 “네, 저는 괜찮습니다.”

 

 “방금 막 일어나신 분께 이런 말씀을 드리기에는 좀 이르지만 혹, 잠들기 전의 일을 기억하십니까?”

 

  남자의 물음에 소녀는 기억을 더듬었다. 어렵지 않게 정령계에서의 일을 기억해 낸 소녀가 물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곳이 인간들이 사는 곳인가요?”

 

  소녀는 남자가 자신을 이상하게 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남자의 대답은 의외로 무난했다.

 

 “그렇습니다. 이곳은 괴산이라 불리는 인간계의 산들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한두 시간정도 내려가면 인간들이 사는 마을이 나오죠.”

 

 “그렇군요.…… 이곳이 인간계…….”

 

  소녀는 작은 목소리로 남자의 말을 되새겼다. 그토록 궁금해 하던 인간계에 자신이 와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전 이곳 괴산의 주인 ‘호’라고 합니다. 산을 지키는 산신령이지요.”

 

 ‘그러니 다른 걱정은 마시고 편히 당신의 이야기를 꺼내셔도 됩니다.’ 입을 열지 않아도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소녀는 남자의 정체에 놀라는 것도 잠시 조금 전, 자신의 황당한 질문에 조금의 당황함도 없이 답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저는…… 정령계에서 왔습니다.”

 

  남자-호의 정체를 알고 안심한 소녀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분명 호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서도 소녀의 시선은 다른 곳을 보는 듯했다.

 

 “아주 아름다운 그곳에서 저는 많고 많은 나무의 정령 중 하나였고, 그들 중 가장 어리석은 정령이었습니다.”

 

 “…….”

 

 “지나친 호기심이 저를 알게 했고, 그로인해 저는 이런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고개를 떨어뜨린 소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몇 번을 접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한때는 인간이었고 한때는 정령이었으며 지금은 그 무엇도 아닌 듯합니다.”

 

 “알고 계셨군요.”

 

 “예. 알고 있습니다."

 

  소녀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졌다. 조금씩 다가온 어둠이 결국은 소녀를 가려버리는 듯 했다.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으로의 한발을 내딛던 순간부터 잠들어있던 그 순간에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아…….’

 

  호는 소녀의 말을 듣고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안타까운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이제 다시는 그 어떤 시절로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하늘은 제게 더 이상 그 무엇도 허락하지 않으려 봅니다.”

 

 “제가…… 이름을 물어도 되겠습니까?”

 

  분위기를 바꿀 의도로 호가 질문했다. 그러나 그 평범한 물음에 소녀의 눈이 흔들렸다.

 

 “이름……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소녀의 말에 호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이런, 제가 괜한 질문을 했습니다.”

 

  당황한 호는 자신의 실수를 수습하려 애썼다. 소녀가 그런 호에게 말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걸요. 그쪽에서는 다들 저를 하얀 꽃의 아이라 불렀습니다.”

 

  호는 소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호가 옅은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이름을 지어드려도 될까요?”

 

 “제 이름을요……?”

 

 “허락, 해주시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름다울 미(美)와 고울 선(嬋). 미선이라 하심은 어떠신지요?”

 

  소녀는 호가 지어준 이름이 꽤나 마음에 든 듯 얼어있던 표정을 풀고 그림 같은 미소를 지었다.

 

 “미선... 마음에 듭니다. 이름의 뜻이 무엇입니까?”

 

 “따뜻한 봄날이 오면, 이 괴산의 산기슭에 미선나무의 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새하얀 그 나무의 꽃과 무척 닮으셨습니다.”

 

 “그렇습니까…….”

 

 “원래는 아름다울 미(美)와 부채 선(扇)을 써서 아름다운 부채라는 뜻입니다만 어울리지 않는 감이 있어 바꾸었습니다.”

 

 ‘미선……. 미선나무…….’

 

  소녀는 계속 미선나무라는 단어를 되새겼다. 마치 잊어버리지 않으려 머릿속에 각인 시키는 듯 했다.

 

  처음으로 소녀에게 이름이 생겼다. 하얀 꽃의 아이였던 작은 정령소녀는 이제 그 무엇도 아닌 존재가 되었지만 더는 슬프지 않았다.

 

  소녀는 인간계에서 ‘미선’이라는 이름을 얻고 비로소 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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